야스오와 티모, 이말년과 주호민, 페레이라와 린가드, 미뇰렛과 카리우스.
일명 ‘그래도 내가 쟤보단 낫지 더비’ 목록에 추가될 것이 하나 더 생겼는데요.
안녕하세요 축구보는 기자입니다. 오늘은 토트넘과 아스날의 리그 35라운드
북런던 더비에서 나타난 양 팀의 전술과 문제점에 대해 분석해보는 시간을 준비했습니다.
아스날과 토트넘의 포메이션
먼저 아스날은 큰 변화 없이 최근 계속 들고 나오는 3-4-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습니다.
반면 토트넘은 4-4-2 혹은 4-4-1-1이라 부를 수 있을만한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는데
케인과 손흥민이 투톱에 가깝게 형성하고 모우라와 시소코가 각각 좌우측면의 날개를 맡는 형태였습니다.
이 포메이션을 보고 가장 먼저 의아하게 생각했던 점은 왜 4-4-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을까였습니다.
아스날이 시즌 재개 이후 계속해서 3백을 꺼내왔었다는 점은 무리뉴 감독도 이미 알고 있었을 겁니다.
그리고 단순하게 생각했을 때 3백은 투톱을 상대하기에 정말 좋은 포메이션이기 때문에
원톱을 두고 상대 윙백이 전진했을 때 좌우 측면으로 넓게 역습하는 그림으로 출전할 줄 알았습니다만
무리뉴 감독은 4-4-2 포메이션을 꺼내왔습니다.
이 선택에 대해 전술을 분석하며 함께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아스날의 공격 전술
아스날은 토트넘에 비해 중원에서의 영향력을 갖고 오기 수월했습니다.
둘 모두 중앙 미드필더의 숫자는 둘로 같았지만 아스날은 원톱으로 나선 라카제트가
상당히 밑으로 많이 내려오면서 중원에서의 숫자싸움을 적극적으로 도왔기 때문입니다.
빌드업 시에는 사실상 중앙 미드필더처럼 움직인 라카제트로 인해
아스날은 마치 3-3-4와 같은 모습을 취했는데 이 장면도 그렇습니다.
보시면 쓰리백이 넓게 벌린 가운데 앞 쪽에 라카제트, 자카, 세바요스가 위치해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덕분에 로셀소와 손흥민의 압박에도 자카는 볼을 전개할 선택지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전방에서 라카제트가 빠지긴 했지만 전방에 넷이라는 숫자는 충분히 위협적입니다.
윙백들이 측면으로 매우 넓은 위치에서 오버래핑하며 윙어 역할을 대신하고 있었고
오바메양과 페페는 각각 좌우측 하프스페이스로 침투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측면으로 볼이 투입될 시 토트넘의 측면 수비수들은
순간적으로 두 명을 마크해야하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었고
이로 인해 생기는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 아스날의 목표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는 결과적으로 잘 먹혀들지 않았는데 무리뉴 감독이 이러한 아스날의 측면 공격을 막기 위해
모우라와 시소코를 측면 윙어로 둔 플랫한 4-4-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기 때문입니다.
아스날의 이러한 공격 전술은 측면에 의존하는 경향이 많아 결국 측면이 죽어버리면
공격 자체가 답답하게 전개되는데 무리뉴 감독이 이런 점을 잘 파고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이 날 아스날은 우측면으로 정말 많은 공격을 시도했는데 토트넘의 모우라와 벤 데이비스,
그 중에서도 특히 모우라가 매우 뛰어난 모습을 보인 것도
아스날에게 있어서는 패배의 요인 중 하나였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토트넘의 모우라는 무려 13번의 태클을 시도했고
그 중 10번을 성공시키면서 좌측면을 지배했습니다.
이 부문에서 공동 2위를 기록한 세바요스, 무스타피가
각각 6회에 그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로 어마어마한 수치였습니다.
반면 아스날의 페페는 9번이나 볼 소유권을 상실했는데
이 또한 이 부문 2위인 세바요스가 5회, 오리에가 4회로
그 둘을 합친 만큼이나 많은 수치였습니다.
페페가 70분에 교체아웃 됐다는 점까지 생각하면
실로 대단한 수치였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토트넘의 전술
반면 토트넘은 홈이긴 했으나 기본적으로 선수비 후역습의 형태였습니다.
전방압박을 가져가긴 했지만 냉정하게 봤을 때 경기의 전체적인 주도권은 아스날이 쥐고 있었습니다.
토트넘은 후방 빌드업을 거의 하지 않았으며 중원을 건너뛴 롱 패스를 통해 공격을 전개하는 비중이 높았습니다.
요리스가 31개의 패스 중 24개를 롱 패스로 처리한 반면
마르티네즈는 37개의 패스 중 단 1개만을 롱 패스로 처리했으며,
전체 패스 숫자가 거의 300개 가까이 밀린 토트넘이
롱 패스와 높은 패스 수치만큼은 아스날보다 많았다는 통계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뭐가 중요하겠습니까? 축구는 패스 많이 한다고 이기는 스포츠가 아니라
골 많이 넣는 팀이 이기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골만 많이 넣을 수 있다면 사실 문제는 안 됩니다.
이러한 역습 위주의 공격 방식은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한 팀에게는 잘 통용되지 않는다는 우려가 있으나
적어도 아스날을 상대로는 잘 통했습니다.
그래서 사실 볼 탈취 이후 역습 위주의 한 방 장면이 많아
공격 전술이라고 분석할만한 내용이 많지는 않지만
지공시의 모습을 보자면 손흥민은 베예린과 무스타피 사이의 공간을,
헤리 케인은 다비드 루이즈와 콜라시나츠 사이의 공간을 공략하려 움직이고자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위해 모우라와 시소코가 각각 측면에서 아스날의 수비수들을 끌어당기는 움직임을 가져가곤 했습니다.
토트넘 문제점
오리에는 경기 초반부터 꾸준하게 실수를 저지르며 토트넘의 수비에 위기를 초래했습니다.
위치를 잘못 잡아 볼의 컷팅에 실패하거나 동료와의 패스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어이없이 볼 소유권을 상대에게 넘기는 등의 모습이 꽤 자주 나왔습니다.
아스날의 왼쪽에 요즘 가장 폼이 좋은 선수 중 하나인 티어니와 득점왕 경쟁을 하고 있는
주장 오바메양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토트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아찔했던 구멍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결국 오바메양에게 향하는 볼을 커팅하며 제대로 된 수비를 해내나했지만,
커팅하면서 터치가 너무 길어 그대로 볼을 빼앗기고 라카제트에게
선취점을 허용하는 대형사고를 저지르기도 했습니다.
이후에도 오바메양을 완벽하게 놓치면서 결정적인 실점위기를 맞이하기도 했죠.
그나마 시소코가 수비적으로 많은 기여를 해줘서 더 실점을 당하진 않았습니다.
토트넘에게는 다행스럽게도 아스날에는 콜라시나츠가 있었습니다.
득점한 지 3분 만에, 케인에 의해 압박을 당하던 콜라시나츠가 다급히 건넨 백패스를
다비드 루이즈가 받지 못해 그대로 손흥민에게 득점을 허용하면서,
수비 실책으로 인한 실점을 서로 하나씩 나눠 갖는 훈훈한 라이벌 의식을 보여줬습니다.
토트넘은 수비 외에 공격에서도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 날 물론 두 골이나 터뜨리긴 했습니다만 앞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이렇다 할 공격전술은 보기 힘들었습니다.
오히려 아스날이 수비적으로 스스로 무너졌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겠죠.
아스날의 공격 전술이 토트넘의 수비에 막혀서 갑갑했다면
토트넘은 이렇다 할 공격 전술이 없어서 갑갑했던 경기였습니다.
토트넘은 승리했음에도 앞으로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하는
의문을 남긴 경기였다고 평할 수 있겠습니다.
아스날 문제점
아스날의 문제점은 이전에도 다룬 적이 있는데 결국 수비진에서의 안정성은 여전했습니다.
특히 콜라시나츠는 매우 부진했으며 다비드 루이즈도 좋은 평가를 받긴 힘듭니다.
그나마 무스타피 정도만이 괜찮은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평할 만 합니다.
마르티네즈의 선방 쇼가 아니었다면 커다란 점수 차이로 패배했을 수도 있었던 아스날이었습니다.
두 번째로 이전에 제가 옹호했던 라카제트가 최근 득점도 터뜨리면서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는 있습니다만 체력적인 문제는 해결되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었는데
아르테타 감독은 이 문제를 페페나 오바메양이
간간히 라카제트를 대신해서 내려오는 것으로 해결하려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아직 이 셋 사이에서 이 타이밍에는 누가 내려갈 것인가에 대한 정리가 제대로 되어있지는 않은 것 같아 보입니다.
자카와 세바요스가 볼을 잡고 있을 때 라카제트가 안 내려갈 시에
후방에서 토트넘의 압박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이로 인해 후방에서 볼을 탈취당하는 모습도 수차례 보이곤 했습니다.
좀 더 확실하게 롤을 부여해서 이를 해결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상으로 토트넘과 아스날의 리그 35라운드 북런던더비에 대한 분석을 마쳤습니다.
양 팀 모두 여러 문제점들을 보여줬는데 앞으로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대해
팬들의 우려와 기대를 모두 갖게끔 만드는 경기였다고 총평하면서 이만 영상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끝.
안녕하세요 축구보는 기자입니다.
이번에는 토트넘과 아스날의 북런던더비에 대해 분석하는 영상을 제작해봤습니다.
이 경기에서 토트넘과 아스날 모두 해결해야할 문제점들을 드러냈지만
그럼에도 라이벌전에서 승리를 거머쥔 토트넘은 축하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엔 두 팀 모두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며 이만 글을 줄입니다.
ps. 이전 글에서 많은 분들께서 좋아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저도 더 나은 영상으로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첫댓글 원래 아르테타가 수싸움에서 강점이있다 생각했는대 티어니가 계속고립되더라구여ㅜㅜ
분석글 잘 보고 갑니다
재밌게 잘 만드셨네요ㅋㅋ
좋은 분석글이네요~
정성글. ㄷ ㄷ
우와 잘봤습니다
좋은글입니다~!!!
재밌네요ㅋㅋㅋ 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