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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축구의 도시다. 특정 도시에 이렇게 많은 연고 프로축구 클럽이 있는 건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물다.(사진 한상무) |
영국의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세계의 수도를 꼽는 기사를 실었다. 인구, 교통, 문화유산, 경제, 면적 등 여러 항목을 비교 분석한 끝에 여러 도시들 가운데 런던을 세계의 수도로 꼽았다.
런던은 총점 100점으로 미국의 뉴욕(97점)을 3점차로 따돌렸다. 1904년, 1948년 올림픽을 개최했고 2012년 올림픽을 유치한 영향이 컸다. 뉴욕은 올림픽을 연 적이 없다. 런던에서 스포츠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런던은 서울보다 크다. 1,578㎢로 605㎢인 서울의 2.5배다. 인구는 700만 명을 조금 넘는다. 1천만 명이 사는 서울보다 인구 밀도가 낮다. 그런 런던에 13개의 프로축구 클럽이 있다.
2000년대 들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함께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나눠 갖는 아스날과 첼시를 비롯해 토트넘, 풀럼, 웨스트햄이 런던을 연고로 하고 있다. 때문에 축구 종가인 영국에서도 런던은 특별한 축구 도시다.
한국의 수도인 서울에는 FC 서울, 서울 유나이티드, 은평청구성심병원 등 3개의 축구 클럽밖에 없다. 이 가운데 프로 클럽은 FC 서울뿐이다. 다른 두 클럽은 아마추어다.
축구에서 영국과 한국을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영국인에게 축구는 곧 삶이다. 대다수 팬은 조상 대대로 내려오며 응원한 클럽이 있다. 한 클럽의 팬이 되면 죽을 때까지 그 클럽의 팬이다.
자신의 클럽에 대한 자부심 또한 대단하다. “내 팀은 내 인생과 같다. 유년 시절부터 나와 함께 성장했기 때문이다. 내 팀의 역사에는 나의 역사가 스며 있다”는 이야기는 영국의 축구팬들에게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영국의 축구 클럽은 저마다 독특한 개성을 자랑한다. 런던을 연고로 하는 13개 클럽은 그러한 경향이 더욱 두드러진다.
부유한 첼시
첼시는 프리미어리그의 대표적인 부유한 클럽이다. 첼시 지역은 런던의 대표적인 부자 동네다. 클럽과 연고지의 이미지가 맞아 떨어진다. 첼시 지역이 부유하다는 건 첼시의 홈구장인 스탬포드 브릿지에 도착하기 전부터 느낄 수 있다.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차를 몰고 풀럼 로드의 나이츠브릿지를 지나면 화려한 런던 시내와 전혀 다른 풍경과 만나게 된다. 첼시 지역은 깔끔하고 조용하다. 치안도 좋다. 런던 시내의 지저분하고 복잡한 이미지와는 다르다.
첼시 지역의 주택만 봐도 그런 분위기를 바로 알 수 있다. 런던의 다른 지역 주택들보다 고급스럽다. 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가면 드넓은 공간이 펼쳐진다. 런던이지만 또 다른 세상에 온 듯 하다.
이런 부자 동네 한 가운데 4만2,500석 규모의 스탬포드 브릿지가 자리잡고 있다. 스탬포드 브릿지의 서쪽 입구를 향해 걷다 보면 웅장하고 현대적인 경기장과 만나게 된다.
스탬포드 브릿지의 세련된 외양은 과거와 현재가 함께하는 런던의 이미지와 왠지 맞지 않는 듯 하다. 옛 느낌이 나는 건 골목에 있는 지안프랑코 졸라(42) 등 전설적인 선수들의 대형 사진과 VIP석 입구에 있는 100년 전의 스탬포드 브릿지 입장권 창구뿐이다.
첼시는 부유한 구단의 이미지를 내세우려고 한다. 스탬포드 브릿지 바로 옆에 있는 밀레니엄 & 콥튼 호텔이 대표적인 예다. 첼시는 최근 수백억 원을 들여 이 호텔을 최고급 수준으로 바꿔놓았다.
첼시라는 브랜드를 더욱 고급화하기 위해서였다. 지난해 윔블던테니스 대회에 출전한 모든 선수를 이 호텔에 유치해 적지 않은 홍보 효과를 거뒀다.
첼시의 한 관계자는 “첼시 팬의 대다수가 상당한 경제력이 있다. 첼시 마케팅의 기본 전략은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팬들을 공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첼시가 축구팬을 위해 값을 내려 판매하는 건 시즌 입장권 밖에 없다. 기존 연간 회원이 다음 시즌 연간 회원권을 다시 사려고 할 경우 동반 어린이에게 50% 할인 혜택을 주기는 하는데 이마저도 기존 연간 회원에게만 해당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첼시 팬들에게 구단의 넉넉한 살림살이는 커다란 자부심이다. 그리고 이는 성적으로 나타난다. 첼시는 1992년 잉글랜드 1부리그가 프리미어리그로 개편된 이후 단 한 번도 강등되지 않는 등 꾸준하게 성적을 올렸다.
특히 조세 무리뉴(45) 전 감독의 지휘 아래 2004-05시즌과 2005-06시즌 2시즌 연속 리그 우승을 했고 지난 시즌에는 리그컵과 FA컵을 거머쥐었다.첼시 팬으로선 돈과 실력에서 모두 1등이라는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돈 자랑을 하는 첼시를 바라보는 시선이 고울 리 없다. <골닷컴>의 존 듀어든 아시아 편집장은 “첼시의 예전 팬은 노동자 계층이었다. 현재의 부유한 팬들은 축구도 잘 모르면서 우승과 승리 만을 좇는다. 그리고 성적에 따라 변덕이 심하다”고 말했다.
런던 클럽(SPORTS2.0) |
전통의 풀럼
풀럼은 첼시와 이웃 사촌이다. 첼시의 아랫동네가 풀럼이다. 지하철역으로 두 정거장이다.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풀럼의 홈구장인 크레이븐 카티지까지는 택시로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현재 스탬포드 브릿지가 있는 곳에 1905년 이전까지는 풀럼의 홈구장이 자리잡고 있었다. 풀럼은 첼시와 함께 대표적인 런던의 부자 동네다. 첼시 지역보다 더 하면 더 했지 뒤지지 않는다.
영국 축구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LG가 지난해 여름 풀럼과 스폰서 계약을 맺은 이유 가운데 하나가 풀럼 지역에 살고 있는 갑부들을 겨냥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지만 풀럼은 여러 면에서 첼시와 다르다. 부유한 동네에 있지만 클럽의 형편은 하늘과 땅 차이다. 풀럼은 다른 런던 연고 클럽에 비해 팬층이 얇은 편이다. 1월 4일 현재 올시즌 풀럼의 홈 11경기 관중은 25만129명이다.
경기당 평균 2만2,739명으로 좌석 점유율은 85% 정도다. 좌석 점유율이 95%를 넘는 다른 런던 연고 프리미어리그 클럽과 차이가 난다.
연간 회원 수도 적다. 축구 외에 뮤지컬 등 지역 안에 즐길 거리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풀럼의 저조한 성적도 한 가지 이유다.
풀럼은 1월 4일 현재 2승9무10패(승점 15)로 20개 클럽 가운데 19위다. 2001-02시즌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한 이후 가장 나쁜 성적이다. 풀럼은 첼시, 아스날, 리버풀, 맨유같은 ‘빅 클럽’이 아니다.
런던을 연고로 하는 프리미어리그 5개 클럽 가운데 유일하게 우승한 적이 없다. 구단주인 모하메드 알 파예드는 웬만해선 지갑을 열지 않는다. 풀럼 선수 가운데 웨인 루니(23, 맨유), 스티븐 제라드(28, 리버풀)같은 세계적인 선수는 한 명도 없다.
그럼에도 풀럼 팬들은 변치 않고 풀럼을 사랑한다. 풀럼 팬들은 이에 대해 “아스날, 첼시 등이 풀럼보다 실력이 뛰어나다는 걸 모르진 않는다. 그렇지만 풀럼은 여전히 매력적인 팀이다. 그리고 우리에겐 영원한 최고의 스타가 있다. 크레이븐 카티지다”라고 입을 모은다.
템즈 강을 끼고 있는 크레이븐 카티지는 풀럼 지역의 명물이다. 퍼트니 브릿지역에서 나와 서쪽으로 15분 정도 걸으면 크레이븐 카티지가 나온다. 보는 순간 단번에 낡았다는 느낌이 든다.
크레이븐 카티지는 1896년 개장한 이후 여러 차례 보수 공사를 해 지금과 같은 형태가 됐다. 철판으로 된 지붕을 지탱하기 위해 나무 기둥이 곳곳에 세워져 있다.
수천 명의 팬들이 좌석에 앉아 동시에 발을 구르면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하다. 그렇지만 크레이븐 카티지는 단점보다 장점이 더 많다. 그라운드와 관중석의 거리가 가까워 바로 눈 앞에서 선수들이 뛰는 걸 볼 수 있다.
올드 트래포드, 에리미트 스타디움 등 최신식 경기장보다 경기의 감동을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선수들도 크레이븐 카티지에 대해 “아늑한 게 마치 집에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정감이 넘치는 크레이븐 카티지는 1879년 창단돼 런던 연고 클럽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풀럼의 이미지와도 맞아떨어진다.
풀럼의 한 관계자는 “크레이븐 카티지는 다른 경기장에서 느낄 수 없는 포근한 느낌을 갖게 한다. 풀럼은 전통을 중요하게 여기며 앞으로도 이는 변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 파예드 구단주도 “풀럼은 대부분의 시간을 크레이븐 카티지에서 보냈다. 오랜 벗이다. 크레이븐 카티지는 지은 지 100년도 넘었지만 앞으로도 풀럼의 집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편의 시설을 확충하고 경기장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벵거의 아스날
런던을 연고로 한 프리미어리그 5개 클럽 가운데 홈구장을 가장 찾기 쉬운 클럽은 아스날이다. 코크포스터스행 피카딜리 라인 지하철을 타고 북동부에 있는 아스날역에서 내리면 된다.
역 이름이 클럽 이름 그대로인 아스날역이다. 클럽 이름이 지하철역 이름으로 쓰이는 건 5개 클럽 가운데 아스날 뿐이다. 이는 아스날의 명성을 드러내는 팬의 자랑거리다.
아스날역에서 내리면 왼쪽으로 여러 대의 크레인을 볼 수 있다. 1913년부터 2006년까지 93년 동안 아스날의 홈구장으로 쓰인 하이버리 스타디움의 터전에 세워진 아파트 건설용 장비다.
리그 13회, FA컵 10회, 리그컵 2회 등을 이루며 아스날의 영광을 함께했던 하이버리 스타디움이 문을 닫았듯이 한 시대를 풍미했던 데니스 베르캄프(39)는 은퇴했고 티에리 앙리(31)는 지난해 여름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로 떠났다.
풀럼과 위건 애슬레틱의 경기 1등석 티켓(사진 한상무) |
그렇지만 아스날을 응원하는 팬들의 행렬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홈구장 규모가 3만8천 석에서 6만 석으로 늘어났으나 시즌 입장권 구입은 여전히 ‘하늘의 별 따기’다. 아스날 팬들에겐 세스크 파브레가스(21) 같은 또 다른 영웅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들이 한결같이 지목하는 영원한 영웅은 아르센 벵거(59) 감독이다. 1996년 9월 아스날의 지휘봉을 잡은 벵거 감독은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성공한 외국인 지도자다.
리그 3회, FA컵 4회 우승을 이뤘고 2003-04시즌에는 26승12무의 무패기록으로 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팬들이 벵거 감독에 열광하는 이유는 뛰어난 성적도 성적이지만 지루한 경기를 펼치던 아스날을 매력적인 팀으로 바꿔놓았다는 데 있다.
아스날 팬인 제이미 린치 씨는 “빠른 패스로 상대팀을 옥죄는 아스날의 공격 스타일은 매력적이고 아름답기까지 하다. 벵거 감독 부임 이후 아스날은 180도 달라졌다.
그리고 파브레가스 등 능력 있는 선수들도 벵거 감독이 있었기에 영입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다른 클럽의 팬들은 아스날 팬들을 가리켜 “독선적이고 잘난 척이 심하다”고 비아냥댄다.
그러나 아스날 팬들은 충분히 그럴 자격을 갖췄다. 아스날은 벵거 감독 체제 이후 1월 4일 현재 공식경기에서 379승151무117패를 기록했다. 승률이 70%에 이른다.
통산 1,167득점(경기당 평균 1.80점)에 588실점(경기당 평균 0.90점)으로 공격은 화끈했고 수비는 단단했다. 올시즌 아스날이 치른 30경기 가운데 무득점 경기는 0-0으로 비긴 지난해 11월 7일 슬라비아 프라하(체코)와의 원정경기 뿐이다.
프리미어리그 21라운드 현재 42골(경기당 평균 2골)로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했다. 리그 전경기에서 득점한 팀은 아스날밖에 없다. 아스날 팬들은 이같은 기록을 바탕으로 다른 런던 연고 클럽들과 종종 비교한다.
아스날의 흥미진진한 축구와 달리 첼시, 토트넘은 이기는 데에 집착해 경기내용이 지루하고 재미 없다고 지적한다. 지난 시즌부터 사용하고 있는 홈구장 에미리트 스타디움이 FA컵 결승전과 국가대표팀 경기만 열리는 뉴웸블리 스타디움을 빼고 런던에서 가장 큰 경기장이라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다.
열등 의식의 토트넘과 열정적인 웨스트햄
토트넘은 아스날에 대한 라이벌 의식이 강하다. 두 클럽의 경기는 북런던 더비로 불리며 런던 연고 클럽간 경기 가운데서도 대표적인 경기로 꼽힌다.
영국 축구에 정통한 한 축구 관계자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런던 연고 클럽들끼리의 경기는 경기장 분위기가 살벌할 정도인데 아스날과 토트넘의 경기는 그 어느 경기보다 치열하다”고 말했다. 아스날과 토트넘의 홈구장도 무척 가깝다.
아스날의 에미리트 스타디움에서 토트넘의 화이트 하트 레인까지 걸어서 20분이면 갈 수 있다. 아스날보다는 토트넘이 느끼는 경쟁 의식이 더 강하다.
아스날 팬들은 “토트넘전은 아스날의 중요한 경기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고 말한다. 일부 아스날 팬은 “실력이나 경기장 시설, 클럽의 규모 등을 고려하면 토트넘은 더 이상 아스날의 라이벌이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대체로 젊은 층의 아스날 팬들이 그런 편이다. 이들의 주장은 최근 맞대결에서 나타난 아스날의 압도적인 성적을 근거로 한다. 토트넘은 1999년 11월 7일 2-1로 이긴 이후 아스날전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20경기 연속 무승(8무12패)이다. 토트넘은 올시즌 아스날과 치른 두 차례 맞대결에서도 각각 1-3, 1-2로 졌다. 올시즌 토트넘의 성적도 신통치 않다.
최근 2시즌 연속 5위를 차지하며 올시즌 맨유, 첼시, 아스날, 리버풀의 ‘빅 4’아성을 깰 것으로 기대됐으나 시즌 개막 이후 단 한 차례도 10위 안에 들지 못했다.
토트넘의 다니엘 레비 구단주는 이적시장이 열릴 때마다 많은 돈을 들여 전력을 보강했지만 아직까지 재미를 못 보고 있다. 영국 현지 축구 관계자들은 토트넘 팬들을 가리켜 현실을 잊은 채 과거에 묻혀 살아가는 사람들이라고 혹평한다.
영국의 한 축구관계자는 “토트넘 팬들은 1971-72시즌과 1983-84시즌에 거둔 유럽축구연맹(UEFA)컵 우승 등 한때 잘 나가던 시절을 되새기며 산다. 그리고 그때를 떠올리며 토트넘이 아스날보다 더 뛰어난 클럽이라고 믿는다.
그렇다고 그런 믿음을 입밖으로 내놓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경기장 주변 상황도 토트넘이 아스날보다 열악하다. 화이트 하트 레인 주변은 런던의 대표적인 슬럼가다. 영국에서 치안이 가장 잘 돼 있다는 런던에서도 범죄 발생율이 높은 지역이다.
15년째 런던에서 살고 있는 한 교민은 “런던은 밤에도 마음 놓고 돌아다닐 수 있는 안전한 곳이다. 그러나 북동부 지역만은 예외다. 낮에도 길을 걸을 때 조심해야 한다. 사건,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곳”이라고 말했다.
그런 면에서 런던 시내에서 동쪽으로 벗어난 곳에 연고를 두고 있는 웨스트햄은 토트넘과 비슷하다. 웨스트햄은 범죄가 빈번히 일어나는 이스트 엔드에 있다. 이곳은 런던의 대표적인 빈민촌으로 알려져 있다.
올 시즌 런던 연고 클럽 홈경기 흥행 성적(SPORTS2.0) |
런던 시민들은 웨스트햄을 ‘이스트햄’이라고 낮춰 부르기도 한다. 그렇지만 축구에 대한 열정은 다른 클럽에 견줘 뒤지지 않는다. 웨스트햄 팬의 대다수는 노동자다. 이들은 지역 연고 의식이 확고해 웨스트햄에 대한 애정이 강하다.
어떤 일이 있어도 웨스트햄에 대한 사랑이 식지 않는다. 2003-04시즌 리그1(3부리그)로 강등됐지만 홈경기 평균 관중이 3만3,900여 명에 이르렀다. 그러나 열정이 지나쳐 난폭한 팬도 적지 않다.
2005년 레시 알렉산더 감독이 만든 영화 <훌리건스>에서 밀월 팬들과 격렬하게 싸우는 상대편 팬들이 바로 웨스트햄 팬들이다.
듀어든 <골닷컴> 아시아 편집장은 웨스트햄 팬들에 대해 “폭력성이 강하지만 반대로 열성적이라고 할 수도 있다. 팀 성적에 관계없이 팀을 긍정적으로 보는 좋은 팬들”이라고 말했다.
런던 vs 非런던
런던에는 13개의 프로 클럽이 있다. 축구를 좋아하는 런던 시민들에게는 자랑스러운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런던 이외 지역 사람들에겐 그다지 자랑거리도 흥미거리도 아니다. <골닷컴>의 존 듀어든 아시아 편집장은 “영국엔 5천만 명을 위한 100개의 프로 클럽이 있다.
런던 시민 700만 명에 13개 클럽은 결코 많지 않은 숫자다. 잉글랜드 북서부 지역엔 (런던 연고 클럽보다)축구 클럽이 더 많다”고 말했다. 맨체스터, 리버풀 등 북서부 지역 클럽 팬들은 숫자에서나 실력에서나 런던 지역 클럽보다 못할 게 없다는 반응이다.
이는 성적이 말해 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팬들은 “아스날과 첼시가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 적이 없다. 맨유 또는 리버풀보다 못하다”고 입을 모은다.
챔피언스리그는 런던 연고 클럽에들게는 아직까지 넘을 수 없는 벽이다. 토트넘이 UEFA컵 우승 2회(1972, 1984년), 컵위너스컵 우승 1회(1963년)를 이뤘고 첼시는 1971년과 1998년 컵위너스컵 정상에 올랐다.
아스날(1994년)과 웨스트햄(1965년)도 각 1차례씩 컵위너스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러나 어느 런던 연고 클럽도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2006년 아스날이 런던 연고 클럽으로는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했다. 그러나 아스날은 바르셀로나에게 1-2로 역전패했다.
런던 프리미엄과 티켓
런던에 있는 클럽들은 연고지 자체가 엄청난 기득권이다. 런던 연고 클럽은 성적이 나빠도 웬만한 런던 지역 외 클럽보다 입장권 가격이 비싸다.
1월 3일 현재 프리미어리그 19위로 하위권인 풀럼은 지난해 12월 22일(현지시간) 위건 애슬레틱과 치른 홈경기 1등석을 성인 기준 45파운드(약 8만5,500원)에 팔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가장 비싼 홈경기 입장권 가격인 44파운드(약 8만3,600원)보다 1파운드 비쌌다. 첼시와 아스날처럼 인기와 성적이 모두 좋은 클럽들은 런던 연고팀의 프리미엄을 더욱 누린다.
아스날은 상대팀을 A, B밴드로 구분하는데 맨유, 리버풀, 첼시, 토트넘, 웨스트햄 등 5개 팀이 A밴드다. 에미리트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아스날과 A밴드 팀의 경기를 본부석 1층 맨 앞자리에서 보려면 94파운드(약 17만8,600원)의 거금을 내야 한다.
토트넘이 아스날, 첼시, 리버풀, 맨유, 뉴캐슬, 웨스트햄 등 A밴드 팀과 갖는 홈경기의 가장 비싼 입장권 가격은 71파운드(약 13만4,900원)다. 웨스트햄도 A밴드 팀과 치르는 홈경기 1등석 입장권을 61파운드(약 11만5,900원)에 판매한다.
같은 런던 연고 클럽이라고 하더라도 소속 리그에 따라 입장권 가격의 차이는 크다. 그렇지만 런던 연고 프리미엄은 하부리그 클럽에게도 적용된다.
4부리그인 리그2의 바넷과 브렌트포드의 경우 성인 기준 1등석 입장권 가격이 20파운드(약 3만8,000원)다. 2부리그인 챔피언십의 찰튼 애슬레틱과 동일 기준에서 같은 가격이다.
SPORTS2.0 제 85호(발행일 1월 7일) 기사
런던=이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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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http://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worldfootball&ctg=news&mod=read&office_id=227&article_id=0000001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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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부럽다...
흠 풀럼.. 분발해라
런던이 급부러워 ㅠㅠ
지금은 파산되어서 런던 외곽으로 연고지 강행해서 밀튼 케인즈라는 클럽으로 개명 했지만 윔블던이라는 팀도 런던이었죠;;; 예전에 윔블던 잘하는 선수 정말 많았는데... 한창때 EPL 상중위권까지 들던 팀이고...
네이버스포츠에 떴던거네..
좋은 기사 ㅎㅎ
저 중 네군데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