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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화.
북적거리는 거리.
환하게 웃고 있는 사람들.
사람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웃고 떠들고 있을 때
사건은 일어나고 있었다.
비싼 명품가방을 든 부귀영화를 부리는 아줌마.
양복을 열어놓고 걷는 아저씨.
가방을 뒤쪽에 매고 다니는 학생.
주로 이 사람들이 범인의 표적이 되곤 한다.
“음... 좋았어.”
멀리서 전봇대에 기대 검은 모자로 얼굴을 가리고 청자켓을 위에 걸친 한 사람.
여자처럼 보이는 사람은 주위를 살피더니 움직이기 시작했다.
천천히 걷더니 점점빨리걸어 한 남성에게 부딫혔다.
돈이 좀 있어 보이는 남성은 양복을 열고 있었으며
그 여자의 손은 어느새 오른쪽 자켓 안쪽으로 들어가 있었고,
여자는 고개를 숙이고 재빨리 그 장소를 빠져 나왔다.
그 여자는,
그랬다 소매치기 범이었다. 전문 소매치기 범.
그 여자의 얼굴은 흔히볼수 있었다.
수배 중이기 때문이다.
거리를 걷다 보면 흔히볼수 있는 게 그녀의 얼굴이 붙어 있는 포스터 였다.
그녀는 재빨리 한적한 골목으로 향했고,
소매치기 모두가 그러다 시피 검은 지갑에서 돈만 쏙 끄집어 내고 지갑은 바닥에 재빨리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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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근하게.”
“네?”
“그 애 한 테 가까이 접근해. 그엔 보기보다 머리가 너무 좋단 말이지 ”
두 손가락으로 자연스레 이마를 짚고서는 비릿하게 웃는 한 중년의 남자와.
그 앞에 딱딱하게 굳어 앉아있는 20대 초반의 남자.
“접근해서 내 앞에 잡아다 놔.”
“강회장님.”
“난 김형사 자네를 믿어, 보상은 해줄 꺼야. 평생 먹고 살만하게.”
무슨이유에서인지 모르는 상황에 지시를 받은 남자와
언제 웃었냐는듯 차갑게 식은 얼굴의
지시를 하는 또 하나의 남자.
당사자인 둘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모르는 은밀한 뒷거래가 이어지고 있었다.
넓은 정원을 지나 대문 앞까지 다다른 남자는
“접근이라.... 무슨 수로?”
자신에게 되물어봐도 답은 나오지 않는지
“휴...”
하고 한숨을 내뱉고는 '삐그덕' 하고 문을 열고 나와 버렸다.
고개를 설래 젖는 것도 잊지 않고.
집으로 돌아온 남자는 넥타이를 왼손으로 끄르며, 소파에 쓰러지듯 앉았다.
강회장을 상대하기가 힘들었는지, 탁자 위에 놓여 있던 와인을 따 잔에 따르지도 않고 입가로 가져갔다.
“인간 김인하. 어쩌다 이렇게 됐냐..”
평색먹고 살만한 돈.
강회장의 그 말에 넘어간 자신이, 스스로가 어이없어서 인하는 작은 실소를 터트렸다.
“언니...”
“응?”
“미안......”
“뭐가......”
가슴이 아려옴을 느낀 그녀는
동생이 무슨 이유에서 이런 말을 하는지 알고 있는 그녀는 찟어지는 가슴을 부여잡았다.
“혜인아...”
“혜민이 언니.. 나 때문에 힘들지?”
“아니...”
싱긋 웃으며 혜인이의 머리를 쓰다 듬었다.
“언니 하나도 안 힘들어..그러니까 걱정하지마.. 알았지?”
“응”
몇분정도 혜인이의 침대에 걸터앉아 혜인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다
“언니 잠깐 나갔다올께.”
하며 말한 뒤
오늘도 마찬가지로 검은 모자를 쓰고 집을 나왔다.
“나...언니가 무슨 일하고 있는지 나 다 알고 있단 말이야.....”
어제와는 다른 자리에 서서 또 다른 타깃을 물색하고 있었다.
신호등이 바뀌길 기다리는지 서있는 여자.
이번엔 저 여자다.
이번엔 약해 보이는 여자를 타깃으로 잡았다.
여자가 주위를 둘러보고있을때, 방심한 틈을 타 뛰어가며 재빠르게 가방을 낚아 챘...
낚아채려고 했다.(!)
근데.. 몸이 안 움직인다?
뒤돌아보니 여자는 독기 어린 눈빛으로 자신의 가방과 내 손목을 잡고 있었다.
여자는 흥분했는지 눈이 벌겋게 충혈되어있었다.
그녀는 사태파악이 되자 바로 그 여자의 손을 뿌리치고 냅다 달렸다.
멀리쯤왔다싶어 안쪽 골목에 들어가 벽에 기댔다.
“오늘 일진 존나 사납네. 씨발 오늘은 글렀어.”
“헉헉헉....”
벽에 기대 숨을 고르고 있는데 한 남자가 숨을 헐떡이며 이쪽으로 달려 왔다.
처음부터 따라온 모양인지 남자는 심하게 숨을 헐떡였다.
“아 씨발”
낮게 욕지거리를 내뱉고 다시 뛰었다.
“저기 잠시만요! 할 얘기가 있어요!!!”
*
“자요.”
근처 벤치에 앉아 남자가 건네는 캔 커피를 받아 드렸다.
살짝 고개를 숙이는 것으로 고맙다는 말도 대신했다.
“할 얘기가 뭔데요?”
“.....왜그렇게 성급해요? ”
“바쁘니깐요. 용건만 간단히 말해요.”
“이름이 뭐예요?”
싱긋 웃으며 말하는 남자의 말에 적잖게 놀랐다.
“뭐...하는 거예요 지금?”
“에이~ 몰라서 물어요? 작업 거는 거잖아요”
남자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한 이얀 이요. 진짜 용건은 뭡니까?”
말투를 다르게 하며 살짝 경계 어린 눈빛과 말투로 물었다.
남자의 얼굴은 언제 웃었냐는 듯 서서히 굳어갔다.
약간 뜸을 들인다 십 더니 갑자기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는 더욱 차갑게 얼굴을 굳히고는 말했다.
'사람의 얼굴은 어디까지 굳을 수 있느냐?' 라는 쓸데 없는
의문까지 들 정도 였다.
“아까부터 쭉 지켜봐 왔어요.”
꿀꺽- 하고 마른침을 삼켰다.
“처음부터 뒤따라온 거구요.”
“왜? 무슨 이유 때문에?”
우리 둘은 오랫동안 침묵을 지켰다.
오랜 시간 지켜오던 침묵을 깬 것은 남자 쪽이었다.
방금 나와 사근사근히 말하던 남자라고는 절대 볼 수 없을 정도로 남자의 표정은 차가웠다.
그리곤 뒤이은 남자의 말에 경악 할 수 밖에 없었다.
몸이 돌떵이 같이 굳어버릴 만큼. 딱 그만큼 놀랐다.
정확하게 알 수 있었다. 아까 내 이름을 물은 것은 나를 떠보기 위한 장난이었다는 것을...
“너 집으로 왔다. 이혜민.”
남자의 손이 뒷주머니로 움직였을 때, 혜민은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이제 남자의 손에는 수갑이 들려 있겠지?'
'그럼... 혜인이는(!!!)'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는 순간 혜민은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나 또 다시 달리고 말았다.
갑자기 생각난 혼자 남을 혜인이의 생각에 이대로 잡혀갈 수만은 없었다.
얼마쯤 달렸을까?
젓 먹던 힘까지 내어 달리던 혜민은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뒤를 돌아 보았고 보이는 건 횡 한 골목길.
이상하게도 남자는 뒤쫓아 오지 않았다.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혜민은 뒤돌아본 후로 천천히 걸었지만 절대
긴장을 풀지는 않았다. 혹시 또 모르지 않는가?
뒤에서 쫓아오고 있을지.
걸어서 집에 다다른 혜민은 검은 모자와 어두운 계열의 옷가지를 벗고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옷과는 다르게 매우 여성스러운 옷을 입었다.
얇은 블라우스와 주름치마.
블라우스 위에 걸친 베이지색의 조끼.
지금 혜민의 모습은 포스터와도 너무 달랐고 사랑스러웠다.
절대 범죄자. 전문소매치기 범 이혜민이라고는 보여지지 않았다.
이 모습은 혜민이 자신의 동생인 혜인이에게 보여주는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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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잡으로 왔다. 이혜민.”
여기까지 말을 마친 인하는 자신도 놀랐다.
강회장이 자신 앞에 혜민을 잡아다놔라는 뜻은 절대 경찰로서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라는 것을 무엇보다 잘 알고 있는데,
자신도 모르게 나온 이 모든 것들이 당한 혜민보다 자신이 더 놀랐으면 놀랐지 절대 덜하지는 않았다.
다른 방법으로 혜민에게 접근하려던 인하였는데 자신도 모르게 계획을 망쳐버리고 말았다.
인하자신도 안다.
자신은 바른 경찰이 아니라는 것을. 다른 경찰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인하는 뒷주머니로 손을 옮겼고 자신이 손을 옮김에 따라 혜민은 눈을 질끈 감았다.
여전히 인하는 포커페이스를 유지한 채로 모든 행동을 하고 있었다.
그 순간 갑자기 혜민이 일어나더니 달렸다.
그제서야 인하는 다행이라는 듯 살짝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래도 자기도 경찰이라고......
아무리 바른 경찰이 아니지만 무의식적으로 나온 인하의 경찰스러운행동을 보면
인하도 대한민국 경찰이긴 경찰인가보다.
무의식적으로 나온 행동해 계획에 차질이 생긴인호는 순간적으로 계획을 바꿨다.
'일단 이 여자가 이 자리를 떠야 한다.'
그래서 인하는 없는 수갑을 꺼내는척했고 바로 도망가주는 혜민의 덕에 미소를 지으며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 씨발, 존나 놀랐어.”
심장에 손을 얹어 평소보다 빠른 자신의 심장박동 수를 느끼며 인하는 말했다.
어지간히도 놀랐는지 인하의 턱 끝에는
미처 혜민이 보지 못한 작은 땀방울 하나가 떨어지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와 혜인의 방으로 간 혜민은 곤히 잠들어있는 혜인을보고는
머리를 몇번쓰다듬어주고 이마에 쪽 소리 나게 뽀뽀를한뒤 조용히 혜인이의 방에서 나왔다.
혜인의 방에서 나온 혜민은 자신의 방으로 가 침대에 걸터앉았다.
“휴”
한숨을 쉬는 혜민의 표정에는 많은 표정이 공존했다.
불과 30분전 일을 돌이켜보는 혜민.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다. 왜 쫓아오지 않았을까?
골똘히 생각하던 혜민은 책상 쪽으로 다가갔다. 까치발을 들고 손을 올려 책 꽃이 위에 얹인후 좌우로 손을 움직이더니
무언가를 잡아 손을 내렸다,
주먹쥔손을 혜민이 폈을 때 보이는 것은 작은 열쇠였다.
혜민은 맨 밑에 있는 세 번째 서랍에 열쇠를 끼워놓고는 오른쪽으로 돌렸고
'딸각' 하고 경쾌한 소리가 나며 서랍이 열렸다.
서랍 속에는 흰 봉투 하나와 검은색 가죽으로 덮여있는 보통 공책만한 크기의 수첩이 자리잡고 있었다.
혜민은 수첩과 봉투를 끄집어 내더니 다시 침대에 앉았다.
그리고는 수첩을 펼쳤다. 수첩에는 날짜와 액수가 적혀있었다. 시작은 2006년 8월7일
“2006년 8월7일.. 8월 3일 혜인이가 갑자기 쓰러졌었지...그때 병이 있는걸 알았고...”
혜민은 말을 하는 순간에도 남이 보기에도 안타까운 쓴 미소를 짓고 있었다.
8월3일 갑자기 쓰러진혜인. 그것으로 고민을 많이 하던 혜민.
마지막은
“2008년 8월 19일..”
그 뒤로 적힌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검은 수첩은 장부로 보였다.
그리고 같이 꺼냈던 흰 봉투에는 여러 개의 통장이 들어있었다.
혜민은 통장 하나를 꺼내를었고 펼쳤다. 마지막 숫자는 '3,360,920'. 통장 잔고였다.
혜민은 자신이 어떤 꼴을 당해도 혜인이의 수술을 꼭 시켜주고 싶었다.
그래서 소매치기라는 것에 가담하게 되었다.
단순히 돈벌이로 시작된 것이 이제는 담배처럼끊을수 없는
중독이 되어 버렸다.
“중독이야. 지독한 중독,”
혜인이의 수술비 700만원. 이제 약 400만원 정도가 남았다.
얼마전 다리에 암을 제거하는 1차적인 수술을 받았고, 수술은 성공적이 었지만 한번더 수술을 해야만한다.
소매치기가 아니라 번듯한 직장을 구할 수도 있는 것이 었지만 23살인 혜민은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고등학교 2학년 중퇴였다.
동생이 아파 직장을 구하려 발로 이리 뛰고 저리 뛰어도 봤지만 그런 혜민에게 돌아오는 건 매몰찬 문전박대뿐이었다.
고등학교 중퇴가 문제였다. 아르바이트도 있었지만 돈을 많이벌수 있는 조건이 없었기에
'소매치기 범' 이라는 혜민의 선택은 어쩔 수 없는 것이 었다.
그렇다고 은행을털수있는것은 아니지 않는가?
어쩔 수 없는 선택에 혜민은 더 이상 헤어나올 수 없는 지독한 중독에 걸리고 말았다.
아침일찍일어난 혜민은 혜인을 위해 밥을 차리고 있었다.
김치찌개를 열심히 끓이던 혜민은 갑자기 밀려오는 두통에 잠깐 주저 앉았다.
그것도 잠시 혜민은 귀 바로 위인 자신의 이마 양 옆을 두 손으로 톡톡 때렸다.
정신을 차리려는 듯 고개를 설래 젖고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침대 옆의 서랍 속에서 하얀 통을 꺼내 손바닥에 약 두세 알을 털고는
물 없이 약을 삼켰다.
혜민은 얼마 전 계속되는 두통에 병원을 찾았고 병원에서는 그냥 가벼운 것이라 약 몇 번만 먹으면 두통이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
다시 부엌으로 온 혜민은 찌개를 숟가락으로 한 숟갈 떠서 입에 넣곤
“음~”
하고 감탄사를 내뱉었고
손에 쥐고 있던 숟가락을 내려놓고 혹시나 식을까 냄비뚜껑을 덮고는 입고 있던
앞치마를 벗어 식탁의자에 걸었다.
혜인의 방으로 들어간 혜민은 자고 있는 혜인을 깨웠고
“혜인아. 일어나봐 밥 먹자.”
부스스 눈을 뜨며 일어난 혜인의 눈은 너무도 티 나게 퉁퉁 부어 있었다.
밤새 울었는지 붕어 눈이 되어있는 혜인이의 얼굴을 보니 또 다시 코 끝이 찡해져 왔다.
간신히 눈물이 흐르려는 것을 참고 혜인이를 부축해 식탁까지 왔다.
이제 겨우 19살. 한창 친구들과 놀 때이지만 혜인이는 그러지 못했다.
혜인이의 몸은 다른 학생들과 너무나도 달랐기 때문이다.
17살.
혜인은 그 어린 나이에 다른 사람들이라면 생애 겪어보지 못할 고통을 맛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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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재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