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테니스의 무인헬기, 가미가제로 끝나다.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황 장 수
1. 지난 주 목요일 인천 송도에서 해군 정찰용 무인헬기가 시험 비행 중 추락, 조종차량과 충돌해 외국인 기술자가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그런데 애초 이 무인헬기 사업권을 따낸 사람은 지난 대선 때 『황제 테니스』 사건으로 유명했던 선모 전 서울시 테니스협회장이었다.
그는 정치권 모두에 마당발로써 일종의 브로커 역할을 수행하며 종종 사고를 쳐 온 인물이었다.
나는 작년에 해군 무인헬기 납품의혹에 선씨가 개입되어 있다는 제보를 진작 받은 바 있으나 하도 지저분한 건이라 관련기관에 제보만 하고 글을 쓰지는 않았다. 그러나 결국 인명사고까지 이른 이 사고를 보며 진작 문제제기를 했어야 했다는 자책감이 든다.
2. 작년 이맘 때 선씨와 이 사업에 관련을 맺은 한 지인이 찾아와 상세히 제보를 한 바 있다.
나는 2008년인가 해군 무인헬기 납품 사업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 한 월간지 기사를 읽은바 있다.
당시 기사 내용은 해양환경에 적합하지 않은 해양 운용실적이 없는 무인헬기를 저가에 납품하는 과정에서 외압이 개입되었다는 의혹제기였다.
어쨌든 당시 찾아온 제보자는 자신주변이 이 사업으로 선씨에게 돈이 일부 물렸는데 선씨가 아직도 이 사업으로 벌어서 갚겠다고 큰소리를 치고 있다고 말하며 고민을 토로했다.
선씨는 2006년 대선과정에서 화제가 된 황제테니스 사건에서 MB에게 남산테니스장 독점사용에 협조하고 전직 국가대표 선수와의 게임주선 및 뒤풀이 향응 및 비용대납 등과 관련해 유명했던 인물이다.
그는 이 사건 당시 서울시 테니스협회장이었으며 정보시스템 관련 IT업체의 서울시 납품에 관련된 의혹, MB 당선 이후 시장 당시 서울시 관련 시설과 관련된 금품수수 사건 등에서 선씨가 등장한 일도 있었다. 그는 정치권 이쪽 저쪽에 다 끈을 대는 브로커이다.
또 그는 2008년 8월 해군 정모함 탑재 무인정찰기 사업을 따낸 지 두 달 뒤 재벌 2세, 전직 총리 아들이 연계된 주가조작 사건으로 구속되었으며 이후 지자체 단체장 비리와 관련된 사건으로 등장된 바 있는 단골 스캔들 메이커다.
당시 지인의 제보내용은 선씨가 군 고위층과 막연한 관계를 과시하며 이 사업을 따냈고 이후 이 무인정찰기 사업을 빙자해 주변 여러 곳에서 돈을 끌어 들였고 자기 주변도 물려있는데 납품이 완료되면 돈을 갚겠다고 큰소리 치고 있다는 것이었다.
3. 당시 계약 내용은 해군과 오스트리아 쉬벨사 무인헬기 4대를 해군과 납품계약을 했고 쉬벨사로부터 시제품 무인헬기 2대를 구입하는 조건으로 에이전트 독점 계약을 따냈으며 기계납품, 교육, 운용 등이 포함된 계약이라 다수 인원과 훈련장, 정비팀, 교육요원 등은 『무인항공센터』라는 회사 이름 하 운용하는 조건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가 여러 군데서 돈을 끌어들였고 이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자 채권 관계가 있는 여러 명 중 한 사람이 압류된 시제품 2대를 경매를 통해 받아 갔다는 것이다.
해군은 당시 이 거래에 대해 내부 반대가 많았고 해상운용 무인 정찰기도 실적이나 경험이 일천해 매우 우려가 컸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해군 측은 4EA 모두 만들어져 성능통과를 거쳐 납품될 때까지 대금지급을 escrow(은행 등에 찾아가지 못하게 신탁하는 방법) 처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선씨는 무인헬기 사업과 관련 주변에서 끌어 댄 돈을 갚지 못하고 있고 선씨가 툭하면 들먹이는 고위층과의 관계 때문에 돈을 선뜻 빌려준 사람들의 고민이 깊다는 것이다.
또 선씨는 256억원의 계약이 완료되면 그 중 17.5%의 무인항공센터 명의 agent fee를 받게 되어있는 조건이고 이 센터를 계속 유지하면 이후 계속 납품될 때마다 agent fee와 유지보수비가 나오니 회사유지를 잘하게 해 달라고 주변 채권자들을 설득해왔다는 것이다.
더 웃기는 것은 2010년 11월 G20 당시 G20 준비상황을 소개하는 TV 프로그램에 이 무인헬기가 소개되었다는 전언이었다.
나도 그 다큐 프로그램을 봤는데 강남 회의장인 코엑스 상공에 이 무인헬기를 정찰용으로 띄우는 과정이 나온 걸로 기억한다.
4. 어쨌든 선씨는 사실상 소규모 납품에 불과한 이 사업에서 여러 군데서 무리하게 자금을 땡겼고 이후 다른 회사가 대리점으로 에이전트를 계승해 운용하다 이번 사고가 난 것이다.
선씨는 무인정찰기 납품의혹을 일으키고 이와 관련된 차입 등에서 물의를 빌고도 별 탈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 무인정찰기 납품사업에서 비바람이 거센 해상의 특성상 『고정익』이 아니면 되지 않는다는 반대에도 선씨가 사업을 따낸 과정에 대해 군 검찰은 수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작년 내가 선씨 관련 무인헬기 납품의혹을 들고 기관에 제보한 바 있지만 그간 어떤 조사도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오히려 선씨의 해군 정보함 납품 무인정찰기 사업에 대해 주요 일간지, 뉴스채널 등이 앞다퉈 홍보성 보도를 냈고 해군이 아닌 정보담당 기관의 예산이 이 사업에 투입되고 있다는 전언도 들린다.
선씨가 『저가 입찰방식으로 사업을 따낸 뒤 다른 방식의 보상이 있을 수 있다』고 이 사업을 잘 아는 인사가 언급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5. 여기서 몇 가지 의문이 떠 오른다.
선씨는 황제테니스, 서울시 관련시설 금품의혹, 주가조작, 구속(1년6월, 집행유예 3년), 지자체장 비리 관련의혹 등 여러 차례 물의를 빚은 인물임에도 어떻게 이 방산납품 사업이 가능했는가 하는 문제이다.
들리는 바에 의하면 모종의 일로 정권 핵심이 선씨에게 뭔가 걸려있어 그가 특별 관리되고 있고 무인 정찰기 납품 또한 그에 대한 배려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또 2008~2009년 그가 관련된 주가조작에 대한 처벌에서 그를 집유로 끄집어 내기 위해 이 주가조작 사건 관련자들의 처리에 대해 시간을 끌며 무척 고심했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단체장 관련 의혹에서도 고위층이 손을 써서 조용히 처리했다는 전언도 있었다.
그래서 그에게 적은 방산사업 하나를 던져줘 먹고 살게 했는데 그는 이 조차 여기저기 돈을 끌어들여 또 사고를 친 것이다.
어쨌든 부적절한 인물에 북한의 첩보를 입수하는 해군 정보함의 핵심인 무인정찰기 사업이 던져지고, 이것이 선씨가 에이전트를 맡은 적절하지 못한 외국회사 기종으로 선정된 것이 결국 대형 사고를 쳤다.
나는 이번 사고를 보면서 첫 단추가 잘못 시작된 일은 결국 끝이 좋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황제테니스로 이륙하고 G20 현장까지 선회하다가 결국 가미가제 식으로 자신의 조종 차량을 덮쳐 자살추락 해버린 것이 무인 정찰기 사업이면의 웃지 못할 희극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