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한번만 빌려 줄래요
아무것도
따지지도 말고
아무것도 묻지도 말고
그냥 어깨만 한번 빌려줄래요
삶에 지치고
그리움에 지치고
외로움에 지쳐서
서 있기조차 힘들어 그래요
빌려준 그대의 어깨가
조금 젖을지도 몰라요
그래도 괜찮다고 말해줄래요
어쩌면 소리 내어 울지도 몰라요
우는 소리가
좀 클지도 몰라요
이번 한 번만
그대 어깨 좀 빌려 줄래요
그대는 아무 말 하지 않고
그냥 옆에 가만히 있어주면 되구요
다시는 이런 부탁 하지 않을게요
오늘만은 그대의 어깨에 기대
울고 싶어요
/김인숙
https://www.youtube.com/watch?v=NSQD-uPJucQ
엄청 내린다
그래 장마라지
톡보내고 나니 비 쏟아진다
어제 반짝하더니 오늘은 종일 내린다는 예보
에구 그만 내려도 좋으련만
된장국 데워 밥말아 한술
아침을 일찍 먹었다
어제 저녁 술만 마셔서인지 배가 구풋
비도 오니까 일찍 한술 하는게 낫겠다
내리는 빗방울이 꽤 굵다
오늘 또 얼마나 내리려나?
그동안 내리지 못한 것 모두 쏟아 부으려나?
동물들 챙기러 나가지 못하겠다
누워 있으니 잠이 솔솔
식곤증인가?
한숨 자고 나니 9시가 다 되간다
억세게 내리던 비가 이슬비로
우리 새끼들 배고프겠다
얼른 나가 먹이를 주었다
닭장에 빗물이 들어와 질퍽질퍽
이럼 병아리들에겐 별로 좋지 않은데
브라마 병아리 한 마리가 웅크리고 있다
장마에 지쳤나?
살아나면 좋겠는데...
모이만 주고 바로 들어 왔다
비가 다시 내린다
누우니 또 잠이
몸이 축 처지는 것같다
이대로 누워만 있으면 안될 듯
집사람도 계속 잠만 잔다
차라리 오늘 큰형님 모시고 식사하면 어떨까?
날씨 궂으니 같이 식사라도 했으면 좋겠다
집사람이 전화드려 보란다
전화드리니 오늘 점심 약속 있으시다고
다음에 모시고 해야겠다
잠을 잘수록 몸이 처지니 차라리 차타고 한바퀴 돌고 오자고
아산형님 전화하여 저녁때 막걸리 한잔 하잔다
차라리 점심을 같이 하시자니 약속 있으시다며 저녁에 막걸리 한잔 하자고
그렇게 하시자 했다
비가 억수로 쏟아진다
그래도 집에 있느니 차타고 나가 보자고
양고실재 터널이 개통되어 고창까지 금방 간다는데 아직 가보질 못했다
터널을 통해 고창에 가보자고
백암 앞을 지나는데 조사장이 생각난다
점심 식사 안했으면 고창가서 같이 식사하고 오면 좋겠다
조사장 집 앞에서 전화하니 조사장은 친구 만나 식사하러 갔단다
집사람이 조사장 안사람에게 전화
아직 식사하지 않았다기에 같이 고창으로
백암에서 고창까지 가는데 터널을 통하니 불과 5분여 밖에 걸리지 않는다
참말 시간이 절약된다
앞으론 일보러 읍내 가는 것보다 고창가는게 더 빠르겠다
고창 코다리찜에 가서 식사
난 콩나물에 청량고추 한조각 넣어 김에 싸먹는게 맛있다
여기에 공짜 막걸리라 입맛이 더 난다
막걸리 한주전자에 코다리찜까지 먹고 나니 배가 만땅
왜 이리 맛난 것만 보면 정신없이 먹어댈까?
아직은 젊은 걸까?
또 억수로 비가 내린다
이젠 좀 그쳤으면...
조사장 안사람을 내려주고 우리도 바로 집으로
비가 많이 내려 운전하기가 힘들다
그대로 떨어져 잠한숨
한주전자 마신게 은근히 취한다
집사람은 노래교실 다녀 온다고
한숨 더 자려 했더니 종원형님 전화
바둑두러 나오란다
이따 저녁에 술마시려면 지금은 쉬는게 좋은데...
지난번에도 몇 번 거절해 미안한 마음도
생각고 불러주는데 자꾸 몸을 빼는 것도
에라 술도 한잔 마셨으니 한수 두어볼까?
택시 불러 타고 바둑휴게실로
장사장 김작가 종원형님등 몇분이 와 계신다
다른 분들은 짝지어 바둑 두고 있는데 종원형님은 날 기다리고 계신다
종원형님과 한판
내가 생각할 땐 넘 쉬운 상대인데 내 집중력이 떨어져서인지 엉뚱하게 당해 버린다
중반들어 하변을 내주고 중앙에 큰 모양을 형성
깨러 들어 온 흑을 공략하며 집을 지어가는데 그만 귀에서 쉽게 사는 수를 잘못 보아 가일 수 하며 후수를 잡는 통에
흑을 크게 살려주면서 중앙이 무너지니 백의 비세
내가 중앙 경영을 넘 잘못해 완패
다시 한판
이판엔 중앙의 곤마를 넘 몰아붙이다 역으로 백돌이 갇히며 잡혀 버려 투석
뭐 이러나
이래서 내 바둑이 엉터리
박샘 전화
내가 세시경 시간이 난다니 전화했다
그런데 형님과 한창 열올려 바둑두다보니 통화하기 어렵다
내가 이따가 전화하겠다고
모처럼 시간내어 전화했는데 받을 수 없어 미안
내가 시간이 날 때 전화해야겠다
다시 한판
종원형님은 쉽게 상대할 수 있는데 두판이나 지다니
한참 수가 떨어진다 생각하고 내가 너무 욕심내어 몰아붙이는 것같다
한박자 늦춰 내 돌을 안정시켜가며 상대를 추궁할 줄 알아야하는데 빨리 잡고자 하는 마음이 넘 강하다보니 무리수를 두는 것같다
이판은 좀더 다르게 두어 보자고
집의 균형을 생각하면서 일방가를 짓지 않고 여기저기 집을 지으며 뛰어든 돌을 무리한 공격을 하지 않았다
최대한 내 돌의 안정을 취하면서 집의 균형을 맞추어 가니 중후반 들어 백의 우세
흑이 승부수를 띄운다
흑 전체가 살아나가면 흑 승
난 곤마중 일부만 떼어 먹어도 승
수를 읽고 또 읽고
전체를 잡으러 들지 않으니 결국 흑이 옥쇄를 각오하고 백과 수상전으로 달려든다
난 이미 수를 보고 있어 가볍게 피하며 흑을 끊어 잡아 버리니 뛰어들어 온 흑이 전체 몰살
이 판은 내 생각대로 완승했다
이렇게 두는게 내바둑인데 간혹 맞받아 치며 상대의 수에 휘말린다
집사람 전화
아산아짐이 내려오라했다고
어느새 다섯시
아산형님이 술한잔 하자 했는데...
다음에 두자며 일어섰다
택시를 부르니 모두 학생들 태우러 나가고 없다
종원형님께 태워다 달라고
종원형님이 선뜻 그러잔다
형님 덕분에 아산형님집까지 잘 왔다
시간이 좀 있길래 박샘에게 전화
바쁜지 받질 않는다
다음에 통화해야겠다
아산형님이 부추전을 맛있게 부쳐 놓으셨다
술한잔 하고 싶어 불렀단다
형님은 부추전을 좋아하며 전을 직접 부치시는데 얄프름하게 잘도 부치신다
집사람이 전 집을 해도 괜찮겠다고
깨간장에 찍어 먹으니 넘 맛있다
낮에도 술한잔 잘했는데 또 부추전에 맛있게
왜 이리도 술을 좋아하는지...
아짐이 토란대 넣어 오리탕을 끓였다
식사한끼 같이 하고 싶어 준비하셨단다
이거참 우리가 대접해야하는데...
너무나 고맙다
오리탕도 맛있는데 부추전에 배가 이미 불러 버렸다
맛있는 오리탕 있는 줄 알았으면 배 한쪽 구석을 남겨 둘텐데...
그래도 맛있어 배가 완전 만땅될 때까지 오리탕을 먹었다
형님이 노인회에서 커피를 싸게 판다며 한통 사려냐고
다른 분들에게 팔라하니 선뜻 가져가지 않는단다
그럼 내가 한통 가져 가겠다며 계좌이체를 해주겠다고
모두들 가져가지 않는다니 나라도 한통 팔아주는게 좋겠지
오늘은 점심 저녁을 기분좋게 먹고 마시고
항상 이런 날이었으면 좋겠다
다음엔 우리가 준비해 아산형님네랑 같이해야겠다
집사람은 아집집에서 꽃을 얻어와 여기저기 심는다
난 전혀 관심없다
내 마음이 삭막한가?
하루 일과 대충 정리
술이 덜 취했나?
무협드라마 한편 보고 잠자리로
새벽녘까지 천둥번개 치며 내리던 비 멈추었다
님이여!
장마철 건강관리 잘하시고
힘들고 어려운 이 있다면 선뜻 어깨 한쪽 빌려주는 따뜻한 인정 나누며
오늘도 무탈하고 평안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