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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체육중고교에서 건강기부센터를 운영 중인 최철순(61) 체육교사가 시민의 관절을 교정해주고 있다. 최경식 |
경력 20여년 자격증 4개
척추·관절 교정 무료봉사
효과 탁월 전국에 입소문
“모든 병을 고치려면 뼈가 제자리에 있어야 합니다.”
강원체육중고교에서 건강기부센터를 운영 중인 최철순(61) 체육교사의 건강 지론이다. 그는 “몸의 축을 담당하는 척추와 관절이 균형을 갖추면 각종 관절염과 통증은 물론 만병의 근원을 다스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최 교사는 지난해 3월부터 이곳에서 선수 학생과 일반 시민들을 위해 무료로 스포츠마사지와 카이로프랙틱을 재능기부하고 있다.
카이로프랙틱은 손으로 근육을 풀고 뼈를 바로 잡아주는 치료법으로 최근 주목받고 있다. 척추 교정은 물론 뇌와 장기간의 신경 흐름을 원활하게 도와 척추측만증 뿐 아니라 환자의 건강 증진에도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최 교사는 ‘학생과 시민들을 위해 봉사해 달라’는 허 엽 강원체육중고교 교장의 권유로 센터 운영을 직접 맡게 됐다. 선수 학생들 사이에서 센터는 종합병원이 부럽지 않은 ‘힐링의 공간’과도 같다.
허 엽 교장은 “지난해 센터가 들어선 이후 학생들의 뼈와 자세 등을 교정, 전국체전에서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두는데 일정 부분 기여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가 재능기부를 한다는 소식이 입소문을 타면서 현재 센터에는 서울에서부터 제주도까지 전국 각지에서 환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지난 17일 오전 9시. 그의 센터를 찾았다. 이른 시간임에도 센터에는 어느새 환자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했다.
지인의 소개로 방문했다는 김동수(56·춘천시 후평동)씨는 “오늘로 세 번째 방문”이라며 “평소 안 좋던 허리와 불안정하던 걸음걸이가 신기할 정도로 나아졌다”며 흐뭇해했다.
환자를 떠나보내기 무섭게 노모를 모시고 중년 남성이 들어왔다.
이해윤(51·후평동)씨는 “신경외과와 한약방 등을 모두 다녀봤지만 어머니의 다리 통증이 호전되질 않아 모시고 오게 됐다”고 말했다. 20여분간 관절 교정과 마사지 등을 받은 노모 김주명(87·여)씨는 고마음의 표현이라도 하듯 연실 다리에 힘을 주어가며 걷기를 반복해 보였다. 지난해 이곳 센터를 찾은 손님은 대략 1200여명. 올 들어서만 100여명의 환자들이 다녀갔다.
그가 스포츠마사지와 카이로프랙틱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강릉중학교 체육교사로 근무하던 19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체육 수업 시간 축구를 하는 학생들이 툭 하면 발목 등을 다치는 것을 보고 스포츠마사지를 배워 치료해 줘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그러던 중 제1회 전국 중고교 체육교사 스포츠 마사지 1급 자격증 연수에 참가하게 되면서 새로운 분야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스포츠마사지 1급 자격증을 비롯 한국카이로프랙틱 1급 자격증, 마사지강사 자격증, 발마사지 1급 자격증 등을 두루 취득했다.
남다른 열정과 노력으로 1996년에는 대한탁구협회로부터 협조 공문을 받고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3회 아시아 탁구 선수권 대회에 국가대표 전담 물리치료사로 참가했다. 그는 포천 탁구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유남규, 김택수, 이철승, 오상은 등 당대 최고의 국가대표 선수들과 동고동락하며 그들의 물리치료를 도맡았다.
그의 정성스런 물리치료 효과가 도움이 됐던 걸까. 선수들은 그동안 한 번도 넘지 못했던 만리장성의 벽을 넘어 우승을 차지했고, 그 역시 치료에 대한 자부심과 보람으로 최고의 순간을 만끽했다.
3년 뒤인 1999년에는 중국의 추나요법을 배우기 위해 허베이성 무한시로 건너가 중국의과대학 추나요법을 전공한 주지평 교수로부터 강의를 들었다. 최 교사는 당시 한 달간 중국에 있는 조카의 집에서 신세를 지며 추나요법을 터득했다.
그는 “중풍(뇌졸중)의 시작은 발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교수의 설명에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중풍은 건강에 자신 있는 사람도 목뼈와 등뼈, 요추뼈, 골반뼈가 틀어져 상하 혈이 잘 통하지 않아 나타나는 증상으로 볼 수 있다”며 “편두통과 심한 몸살 등도 중풍의 일종이므로 항상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후년이면 정년을 맞는 최 교사는 교단을 떠난 이후에도 건강기부센터 운영을 계속해서 맡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재능을 기부하는 것이 꿈이다.
최 교사는 “학교 측에서 허락해 준다면 퇴임 이후에도 센터를 운영하며 학생과 많은 시민들의 건강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그는 강원대 사범대학 체육과를 거쳐 관동대 교육대학원 체육교육 석사 학위를 받았다. 최경식 kyungsik@kad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