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명절을 살펴보며 심오한 깨달음을 갖는다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하면 신발 끈을 묶는 아침.
바쁨과 경쟁으로 다급해지는 마음을 성인들과 선현들의
따뜻하고 심오한 깨달음으로 달래본다.
物極必反 器滿則傾(물극필반 기만즉경)/
만물이 극에 달하면 반드시 되돌아가고, 그릇이 가득 차면 곧 기운다.
"달도 차면 기운다."
삶은 '배움의 영역'이고, '비움의 영역'이 있다
사람의 마음을 읽고 예측하는 깨달음이 매우 소중하다
집터가 명당임을 아는 것 까지는 '배움의 영역'이고,
부자가 된 농부가 그집을 떠날 것까지 보는 것은 '비움의 영역' 입니다.
바둑에서는 이를 '통유(通幽)'의 단계라 합니다.
'통유'란 채우는 단계를 지나 비움으로 또 다른 세계가 있음을 알고
이해하는 경지를 말합니다.
도에 이르려면 채우는 것이 아니라 비워야 하고, 얻으려면 주고, 가지려면 버리고,
이기려면 져주는 오묘한 역설의 세계가 바로 '통유'의 단계입니다.
요즘은 양력 중심이다 보니 음력 보름에 대한 개념이 없다.
그러나 삼국유사 '백제본기' <의자왕>에는
"백제는 보름달과 같고, 신라는 초승달과 같다"는 기록이 있다.
가득 찬 보름달은 기울고 초승달은 점차 차오르니,
백제는 무너지고 신라가 승리한다는 의미다.
국가의 운명까지 달에 비유되는 것이다. 이렇듯 달은 농경사회에서는 중요한 상징이었다.
우리 전통명절에,
달 명절은 1월 15일(대보름)·6월 15일(유두)·7월 15일(백중)·8월 15일(한가위)의
네 가지가 있다.
이 중 정월대보름은 새로운 한 해를 맞아 삿됨을 물리치는 벽사(辟邪)의 명절로
나머지 셋과는 성격이 다르다. 다른 명절은 모두 농사와 관련되기 때문이다.
6월 보름은 유두절로 농사를 일단락짓고,
참외나 수박 등 햇과일로 풍요를 기원하는 유두천신(流頭薦神) 제사를 올린다.
이때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고 목욕재계를 하는데,
동쪽으로 흐르는 물은 태양의 양기가 충만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유두라는 명칭도 동류두목욕(東流頭沐浴)
즉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 감고 목욕한다는 말의 축약이다.
이렇게 하면, 풍년이 들고 다음에 찾아올 더위를 타지 않고 이긴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7월 보름은 1년의 중간에 위치하는 보름이라고 해서 백중(올해는 8월 27일)이라 한다.
또 백종이라고도 하는데, 백 가지 종류 즉 많은 과일과 곡물이 난다는 의미다.
7월 보름에 무슨 다양한 곡물이 난단 말인가?!
여기에는 인도의 불교문화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인도에서 7월 보름은 우기가 끝나고 여름이 본격화되는 시기다.
즉 다양한 수확이 존재한다는 말씀.
이런 인도의 기후 환경이 불교를 타고 전래된 명칭이 바로 백종이다.
백중을 불교에서는 우란분절이라 한다.
우란분절은 거대한 나눔 축제를 통해,
저승에서 대규모 특별사면이 단행되는 속칭 '지옥이 열리는 날'이다.
불교에서는 7월 보름에 수행자와 이웃 및 죽은 망자를 포함하는
공덕 나눔의 행사를 단행한다.
이 대화합의 장에 함께하며 자신의 과오를 뉘우치면,
어떤 영혼이든 특별사면(천도) 대상이 된다. 이것이 우란분절이다.
불교 나눔의 핵심은 삶과 죽음을 넘어서는 인간끼리의 나눔이다.
인본주의적인 불교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라고 하겠다.
이렇게 유두와 우란분절을 거친 뒤 대망의 피날레로 한가위를 맞는다.
한가위는 '가장 큰 보름' 이라는 의미다.
즉 6∼8월에 이르는 대보름이 한가위로 대단원의 막이 내려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