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은, 일상 19-20, 뜯겨진 시트지
“은이 잘 있었어? 선영이 누나가 놀러 와 있었네.”
출근하고 은이 집에 갔더니 선영 씨가 놀러 와 있었다.
바닥에 늘어진 베개며 옷가지를 정리하다 가습기 옆에 구겨진 종이가 보였다.
펼쳤더니 은이 방 벽에 붙어있는 시트지 조각이다.
“어? 이게 여기 왜 있지? 찢어졌네,”
구겨진 시트지를 펼치며 혼잣말을 했더니 옆에 있던 선영 씨가 웃는다.
“선생님, 그거 하은이가 했어요.”
“네? 하은이요? 하은이가 했다고요?”
“네, 하은이가 했어요. 내가 봤어요.”
선영 씨 말로는 누워있던 하은이가 팔을 뻗어 벽에 있는 시트지를 뜯었단다.
벽을 보니 시트지 그림 속 나무 왼편 땅 부분이 뜯겨있다.
평소에 잘 쓰는 왼손을 뻗었을까, 아니면 오른손을 뻗었을까.
왼손을 썼다면 누운 자세에서 스스로 할 수 있는 만큼 돌아누웠을 것이고,
오른손을 썼다면 잘 사용하지 않던 오른손도
왼손만큼 의지를 가지고 움직였다는 뜻이 된다.
궁금해서 더 물었지만 선영 씨는 더 이상 알려주지 않았다.
은이가 가만히 있으려 하지 않고 스스로 힘을 주어 움직이니 다행이다.
선영 씨 말대로 은이가 직접 한 것이기 바랐다.
2019년 5월 26일 일지, 정진호
임우석(국장): 요즘 은이가 부쩍 많이 움직이는 것 같아요. 스스로 움직인다는 것 자체가 반가운 소식. 은이의 의지에 더해 우리가 도울 부분을 찾아봐요.
월평: 얼른 워크숍해요.
첫댓글 시트를 뜯은 일에서 이런 의미를 찾다니 놀랍습니다. 고맙습니다.
하은이가 시트지를 뜯은 게 맞습니다~ㅎㅎ
하은이 속옷 보려고 들어갔다가 하은이 손에 시트지 조각이 묻어 있더라고요.
벽을 바라보고 오른쪽으로 뒤집기를 하여 왼손으로 시트지를 잡아당기는 하은이를 보고 정말 깜짝 놀랐어요.^^
ㅋ ㅋ 선영이 바른말만 하는거 잘 아시죠? 선영이가 보길 잘 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