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도 어제만큼 포근해서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일 것 같다네요.
저는 사람을 만나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주로 말하기보다는 남의 말을 듣는 것을 좋아하고,
이왕이면 쉽게 맘을 터놓을 수 있는 술자리가 좋습니다.
(그래서 어떤 분은 제가 술을 좋아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습니다. ^^*)
오늘은 고등학교 동창들이 만나는 날입니다.
우리들은 한 달에 한번 모여 작은 것, 사소한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작은 것이지만 소중할 수 있고, 사소하지만 나중에 크게 쓰일 수 있는...
우리말에는 품사가 있습니다.
이름씨(명사), 움직씨(동사), 그림씨(형용사) 같은 것도 있지만 토씨(조사)도 있습니다.
다른 것은 혼자 쓰일 수 있지만, 조사는
체언이나 부사, 어미 따위에 붙어 그 말과 다른 말과의 문법적 관계를 표시하거나
그 말의 뜻을 도와줍니다. 혼자 쓰일 수는 없습니다.
조사를 순우리말로는 토씨나 걸림씨라고도 합니다.(둘 다 사전에 올라 있습니다.)
'토씨'에는 문법적인 풀이 말고도, 작은 것이나 하찮은 것이라는 뜻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토씨처럼 혼자 쓰일 수도 없는 작은 것도,
그 쓰임에 따라 다른 어떤 것보다도 크게 쓰일 수도 있습니다.
술을 마신다.
술도 마신다.
술만 마신다.
술은 마신다.
이렇게 네 문장은 토씨 쓰임에 따라 뜻이 다 다릅니다. 그것도 크게 다릅니다.
작고 하찮은 토씨 하나로 뜻과 맛을 달리할 수 있는 것이죠.
우리 주변에는 작은 것, 사소한 것, 하찮은 것이 많습니다.
그러나 그런 것들도 모두 쓰임이 있습니다.
그리고 때에 따라 그 쓰임이 다른 그 무엇과 견줄 수 없이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오늘도 작은 것을 깊게 생각해보는 하루로 살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