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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든 반려동물과 행복하게 살아가기
 
 
 
카페 게시글
반려견 19년차 찡이 이야기 스크랩 큰따옴표, 작음따옴표
더불어밥 추천 0 조회 2,280 12.03.09 17:45 댓글 7
게시글 본문내용

찡이 책 원고를 다 쓰고 디자인에 들어가기 전  

몇 명의 편집자가 먼저 글을 읽었다.

그 중 한 명에게서 연락이 왔다.

 

확인할 게 있다고.

통일을 하던가, 원칙을 정해야 한다고.

뭘?

 

 

"찡이랑 얘기할 때는 큰따옴표를 쓰고 다른 아이들이랑 나눈 얘기에는 작은따옴표를 썼더라."

"......"

"찡이랑은 진짜 대화를 한다고 생각하고, 다른 애들이랑은 걔들 마음을 읽는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야.

"......."

 

 

큰따옴표와 작은따옴표.

작은 차이같지만 큰 차이.

나도 모르게 내 무의식에서 나온 차이.

늘 대화한다고 생각했던 다른 녀석들에게는 미안하지만

그래, 난 늘 찡이와의 대화를 의심해본적 없다.

 

 

사람들이랑 얘기할 때처럼 말을 못 알아 듣는다고 짜증을 내본적도 없다.

알아듣는 척하고 이해는 못했다고 화낸 적도 없다.

사람과 대화하다가 딴 생각을 해본적은 있어도 찡이의 얘기를 허투루 들어본 적은 한 번도 없다. 찡이는 하품나는 헛소리 안 하니까^^  

 

 

늘 진심을 다해서 나눴던 행복했던 대화.

그래서 찡이는 큰따옴표구나.

 

 

사진만 봐도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안다.

내가 분명 그랬을 것이다.

"알아, 알아, 찡. 그래도 할 건 해야지."

 

찡이가 이렇게 졸랐을 것이 뻔하다. 

"언니, 목욕한지 한 달 밖에 안됐는데 안 하면 안될까? 지난 번에도 두 달 만에 했잖아."

한두 달에 한번씩 하는 목욕도 겨우 하고 살았던 지저분하고 게으른 남매의 대화.

찡이는 진심으로 애원하고 나는 진심으로 설득했겠지.

그래, 그래서 큰따옴표.

 

 

대장과 다른 녀석들에게는 미안.

너희들과의 대화도 어느 순간 큰따옴표가 될 거야.

다만 지금은 찡이오라방과 언니가 함께 보낸 19년의 시간을 이해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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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2.03.09 22:53

    첫댓글 글 읽으면서 더 마니 찡이가 그리워지네요~~ㅠㅠ
    제가 이런데 밥님은 어떠실까요??~~감히 제가 그마음을 다 이해는 못하겠죠?? 그래도 조금은 알것같아요~~~
    저도 자인이와 늘 대화합니다~~눈으로 표정으로 아니 느낌으로도 늘 대화합니다~~ 전화로도 이야기하고요~~ㅎㅎ

  • 12.03.10 02:15

    저도 짜인언니처럼 전화로 통화하곤했죠.
    그때가 눈물나게 그립네요

  • 12.03.10 09:53

    찡!! 잘지내고 있지?
    찡이 따라간 울 공주도 잘 챙겨주렴..
    오늘은 유난히 더 많이 그리운 날입니다...

  • 12.03.10 10:59

    밥님!! 찡이의 저모습에 저는 왜 가슴이 아릴까요?ㅠㅠ

  • 12.03.10 19:23

    자기가낳은 간난아기의 옹알이를 알아듣지만, 다른집 간난아기의 옹알이는 못알아듣는다죠..그런거겠죠....나랑같이사는 냥이들과의 대화는 전혀의심없이 받아들이면서 다른냥이들의 말에는 아마 이런뜻이겠지? 하는것.......

  • 12.03.12 21:16

    정말 그런대화가 오가는걸 제귀로 들은듯 착각이 드네요.

  • 12.04.02 14:30

    모두가 반려동물 모두와 함께 큰따옴표를 쓰면서 살면 좋겠어요..... 전 아직도 작은 따옴표 뿐인거 같아서....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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