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아웃-심포 유이치
표지가 눈 덮힌 히말라야 같은 바위산이고 제목이 ‘화이트아웃’이라 산 이야기가 어느 정도 있을 것이라 생각되었다.
화이트아웃은 등반기를 읽다 보면 눈보라 속에서 화이트아웃으로 방향을 잃고 가까이에 있는 캠프를 찾지 못해 비박했다는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하지만 산 이야기는 아주 조금 스쳐가고 주된 내용은 산을 좋아하는 도가시라는 댐 직원과 댐을 점령한 테러리스트 7명과의 싸움이다. 유일한 통로인 터널을 폭파하자 30km가 넘는 눈 덮힌 계곡으로 모든 출입로가 막힌다. 댐 직원들을 인질로 잡고 제한시간 24시간 안에 50억엔을 입금하라고 한다. 그러면서 댐을 폭파하겠다고 한다. 댐 하류에는 1백만명의 시민이 살고 있다. 도가시는 댐 직원이라 댐의 지리를 잘 알아 댐을 폭파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외부와 연락하기 위해 하루 종일 허리까지 빠지는 눈길을 걸어 하부댐까지 가고 또 초인적인 힘으로 조난자를 구조하기 위해 돌아온다. 조난자를 구조하다 조난사한 친구 가즈시의 약혼녀을 구하기 위해 돌아와 테러리스와 싸운다.
모험 스릴러 종류의 소설이랄까 산악모험 액션영화인 클리프행어와 비슷한 것 같다.
산을 무대로 하지만 등산은 없고 등산의 개념들은 골고루 가져다 쓰이고 있다.
타니가와다케, 비박, 저체온증, 러셀, 화이트아웃, 설동, 킥스텝, 눈사태...
저자 심포유이치는 “남에게 자랑할 수 있는 등반 경험이라고는 전혀 없지만 산악인의 산행기는 수도 없이 읽었다”고 한다. 말하자면 이 책을 쓰면서 산행기에서 등산의 개념들을 따 오고 오로지 상상력으로 썼다는 말이다.
나는 처음 읽었지만 이 소설은 많은 독자들이 읽고 있는 책이다. 그 만큼 재미있다는 말이다. 이 번 여름 무더위 속에서도 읽을 수 있을 만큼 재미는 있지만 山書를 읽었을 때보다는 몰입감이나 전율의 느낌은 적어 나에게는 山書가 최고다. 그래도 책 읽기에 부담이 있는 사람들도 읽어 볼 만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