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국민학교와 같은 교육기관이 없던 시절에는 일종의 사설 교육시설로 서당이 있었다. 서당에는 훈장과 생도로 구성되어 있는데 유명한 훈장님을 문중이나 마을에서 초대하여 서당을 세웠다. 훈장은 선생님이고 접장은 학생의 대표 통솔자를 말하며 생도는 일반학생이다. 서당에서는 천자문이나 동몽선습 명심보감 통감 등을 비롯하여 경서를 배우고, 글을 짓고, 글자를 쓰는 것 등을 배웠다.
선비들(요즘은 학생)은 대개 서당(국민학교)을 거쳐, 향교 또는 4학(중 고등학)을 거쳐 성균관(대학교)에 진학하면서 공부를 했다.
서당에서 천자문이나 동몽선습을 한 권 다 배우고 나면 학부모들이 훈장님께 음식을 차려 대접했다. 이것을 "책거리"라고 한다. 책거리는 훈장님의 노고에 보답하고 학동의 공부를 더욱 격려하기 위한 것으로 이때는 반드시 송편을 장만했다. 송편은 속이 비어 뚫려져 있다. 학동들의 지혜구멍이 송편처럼 펑 뚫리라는 바램에서 준비하는 것이다.
요사이도 한학기가 끝나면 방학이 되기전에 학생들이 선생님을 모시고 수박이나 떡을 준비해서 선생님께 감사하는 책거리를 한다. 이러한 풍속은 바로 서당의 책거리에서 연유한 것이다.
우리 농사일에서도 책거리와 비숫한 끝맺음을 하는 호미씻이라는 풍속이 있다. 호미씻이는 여름농사가 거의 끝나 밭이나 논을 매는 호미을 다쓴 후에 호미를 씻어 둔다는, 농사를 일단락 짓는다는 뜻에서 각 가정에서 술과 음식을 장만하여 흥겹게 하루를 즐기는 행사이다.
우리생활에서 작심삼일이니 용두사미니 하여 끝을 흐지부지하게 끝내는 것을 경계한다. 책거리나 호미씻이는 둘다 끝맺음을 중시하며 그 마침을 감사하는 민속이다. 우리조상들은 '시작이 반이다'하여 시작을 중히 여겼지만 마무리도 철저하게 매듭을 지었다.
첫댓글 윤사장님! 책거리의 유래...잘 알았습니다. 가끔 책거리를 하면서 대충 알고는 있었습니다만 윤사장님께서 확실히 개념정리를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