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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화원] 15
S#1. 김명륜의 집 / 대청 / 낮
홍도, 종이를 들여다보고 있는데, 윤복이 물그릇 들고 옆에 온다.
홍도 : 다녀왔느냐?
윤복 : 스승님.. 혹.. 도움이 될지 모르겠으나..
홍도 : 무엇이냐?
윤복 : (홍도 귀에 대고 얘기하면)
홍도 : (빙긋 웃는다) 좋은 이야기를 물어왔구나. (윤복에게 미소 짓고)
윤복 : 그렇습니까?
김명륜 : 화사를 시작하겠는가?
홍도 : 예. 시작하겠습니다.
홍도, 손 내밀면,
윤복이가 아픈 손에 붓 쥐어주고, 정성스럽게 끈으로 붓을 손에 단단히 동여매 준다.
홍도 : (윤복 한 번 보고) 시작하겠다.
윤복 : (끄덕이고)
홍도, 빈종이 들여다보다가 붓질 시작하면,
S#2. 김명륜의 집 / 사화서 밖 / 낮
담장 너머, 홍도와 윤복을 감시하는 ‘잠복’의 시선 보인다.
S#3. 조영승의 집 / 사랑채 / 낮
조영승, 김귀주, 사랑채에 앉아있고,
조영승 : 호판 대감의 초상화는 어떻게 되었는가?
김귀주 : 듣던 대로 깐깐한 분이었습니다. 담장 안으로 눈길만 줘도 벼락이 떨어질 것입니다.
조영승 : 그렇지. 그 인사가 쉽게 마음을 열리가 없지.
김귀주 : 너무 심려치 마시지요. 꼬장꼬장하기 이를 데 없는 호판이라면, 씨알도 안먹힐 것입니다.
조영승 : 그래도 마음을 놓아선 아니되네.
김귀주 : 예. 금명간에 별제를 불러 상의를 해보겠습니다.
S#4. 김명륜의 집 / 대청 / 낮
화면 가득 보이는, 김명륜의 아들 모습. 무표정한 그 얼굴 보이고, 그 앞에 그림 펼쳐진다.
김홍도의 [무동].
김명륜 : 저것으로 아이를 웃게 할 수 있겠는가?
홍도 : 가장 알기 어려운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 하였습니다. 최선을 다했으니, 기다릴 수밖에요.
김명륜, 아들 보면, 윤복도 걱정스럽게 홍도 보고... 홍도, 한껏 집중해서 김명륜 아들의 반응 본다.
김명륜의 아들, 김홍도의 무동 보다가, 뭔가 발견한 듯, 그림 번쩍 들어 올리면,
주변 소음 모두 사라지고, 고요한 가운데, 김명륜 아들이 보는 순서대로,...
북소리 들리고, 피리 소리 섞여들면서, 그림 속 악공들의 악기 소리 어우러지고,
드디어 무동에게 시선 멈추면, 그림 속 무동이 대청에 나타나 신명나게 춤을 추고, 흥겨운 음악소리 이어지며,
무동의 춤 보던 김명륜의 아들, 드디어 웃는다.
김명륜의 아들, 종이에 무어라 적고, 김명륜에게 준다.
아들(소리) : 그림에서 소리가 들렸습니다. 오랫동안 들을 수 없던 소리입니다.
김명륜 : (감동) 고맙네. 단원.
홍도 : (긴장 풀리며) 감사합니다.
윤복 : 되었습니다. 스승님.
S#5. 김명륜의 집 / 사랑채 안쪽 방 / 낮
홍도와 윤복 앞에 놓이는, 잘 말아놓은 두루마리 하나 보이고.
김명륜 : 어떻게 한 것인가?
홍도 : 예. 어제 저 아이를 보았을 때, 저 아이는 낯선 손님이 말을 시키는 데도 퉁명스럽게 인사도 안하고 지나갔습니다. 또한,
금일 화제를 받고 저 아이의 마음을 열고자 말을 시켰으나, 이 또한 모른 척 했습니다. 이것이 이상하다 여기고 있었는데,
윤복 : 우물가에서 두 여인이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저 아이는 어릴 적, 엄마를 잃은 후 웃음을 잃었다 하였는데,
실은 어머니가 돌아가실 무렵 크게 앓은 후, 그 후로 저렇게 무뚝뚝한 아이가 된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크게 앓은 후 듣는 능력을 잃게 되는 아이가 있다 알고 있습니다.
홍도 : 저 아이가 웃음을 잃은 것은, 만물이 주는 소리를 저 혼자만 듣지 못하였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 화폭 속에 소리를 가득
담아 보았습니다. 청력을 잃기 전, 어머니와 마지막으로 보았다는 남사당패 놀음을 기억해 내기를 바라면서 말입니다.
김명륜 : 잘 해 주었군. 금일 단원의 그림을 얻게 되었으니, 화계의 약조대로, 초상화를 주겠네. (초상화 내밀면)
홍도 : (초상화 받아 윤복에게 주고) 감사합니다.
윤복 : (초상화 받아들고) 감사합니다.
김명륜 : 헌데.. 그 그림에는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네.
홍도 : 무엇입니까?
김명륜 : 초상화를 펼쳐 보게.
윤복 : (초상화를 펼친다)
김명륜 : 인물에 능한 대화원의 그림이네만... (김명륜 초상화 위로) 이상하게도, 어딘가 모르게 이 그림은 내가 아닌 다른 이라는
느낌이 강하네. 거기 눈을 좀 보게나.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홍도,윤복 : (초상화의 눈을 보는)
홍도 : (초상화의 눈과 김명륜의 눈을 번갈아 보다가) 이 초상화의 눈은,
윤복 : (확신) 대감님의 눈을 그린 것이 아닙니다!
김명륜 : (고개를 끄덕이며) 나 뿐 아니라 다섯 명의 화계 사람들 모두가 제 각각 비슷한 얘기를 했다네.
홍도 : 다섯 명이라 하셨습니까? 그것이 누구입니까?
김명륜 : 그 때, 대화원께서 우리 오죽회 계원 모두에게 초상을 하나씩 그려 주셨네. 그 다섯 명을 말하는 것이네.
홍도, 윤복 : 오죽회?
(insert : 다섯 개의 대나무 그림)
윤복 : (홍도 보고, 작게) 나머지 네 개의 그림을 다 모아 놓으면,
홍도 : 답이 보일 것이다.
홍도,윤복 : (서로 보고)
S#5-1. 타이틀
붓으로 쓰여지는 글씨, [바람의 화원] 十五畵
S#6. 조영승의 집 / 사랑채 / 낮
잠복, 문가에 엎드려 있고, 조영승과 김귀주, 장벽수가 그 앞에 앉아있다.
조영승 : 이게 어찌된 일인가? 호판이 그림을 내주었다니.
김귀주 : (눈치 보며) 그러게 말입니다, 그렇게 깐깐한 자의 마음을 어찌 움직였는지, 험..
조영승 : 대체 왜 그 그림이란 말인가!
김귀주 : 지금 이렇게 손 놓고 있을 때가 아니네. 주상께서 임오년의 일(주 :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두어 죽게 한 일)에
칼을 대기 시작하면.. 우리는 모두 죽은 목숨이야!
장벽수 : 제가 한번 은밀히 그 비밀을 알아보겠습니다.
김귀주 : 그래, 자네가 움직여주게. 서둘러야 하네.
장벽수 : 예. 알겠습니다.
S#7. 김조년의 집 / 사화서 / 윤복의 작업장 / 밤
김명륜의 초상화에서 눈 부분을 종이에 베껴 초를 뜨는 윤복,
옆에서 지켜보는 홍도.
S#8. 공씨의 집 / 밤
술상 앞에 놓고 앉아있는 공씨. 술 한 잔 들이키고, 수염 닦으며 앞 보면, 홍도와 윤복이 앉아있다.
공씨 : 그러니까, 일전에 물어본 대로, ‘오 죽’ 즉, (손가락 다섯 펴고) 다섯 대나무라는 뜻의 화계에 대해서 알아본 바,
홍도 : 거, 말 좀 작작 하고, 어서 화계원들이 누구인지부터 이야기 해 보게,
공씨 : 흠! (윤복에게 눈짓 하면)
윤복 : (술 따라주고)
공씨 : (술잔 들고) 첫째는, 이미 만났던 호조판서 김명륜 대감. 깐깐하고 명석한, 화계의 조맹덕이고,
두번째는 왕실의 종친 되는 복원군 어른이네. 이 어른은 조선의 산수를 모조리 그러모은다 들었네.
S#9. 복원군의 집 / 사랑채 / 낮
김홍도의 [사인암] (단원절세보첩 중) 화면 가득 보이고.
빙긋 웃는 복원군. 초상화 두루마리를 건네준다.
S#9-1. 김조년의 집 / 사화서 / 윤복의 작업장 / 밤
홍도와 윤복, 복원군의 코 초 뜨는 위로...
공씨(소리) : 세 번째는, 학계의 큰 산이신 백암 유은 선생이네. 백암 선생은 학계의 큰 산이지만, 저간의 유행을 잘 알고 계시지.
S#10. 공씨의 집 / 낮
홍도 : 유행이라니, 무엇 말인가?
공씨 : (술잔 들이키고, 식 웃으며) 그것 있잖은가? 속화 말이네.
S#11. 유은의 집 / 사랑채 / 낮
윤복, 그림을 그리고 있고(신윤복의 [기방무사]), 머리에 관을 쓴 점잖은 선비, 수염 만지며 보고 있다.
윤복, 붓 들고(그림 완성) 유은 보면,
공씨(소리) : 저간에 떠도는 재미난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려 이야기책처럼 모으는 취미가 있다네.
유은, 그림 들고 헛기침 하고,
S#12. 유은의 집 앞 / 낮
두루마리 들고 문에서 나오는 윤복. 식 웃고,
S#12-1. 김조년의 집 / 사화서 / 윤복의 작업장 / 밤
홍도와 윤복, 백암의 입 초 뜨는 위로...
공씨(소리) : 그리고, 네 번째, 지금은 관직에서 물러나 계신 혜명 어른,
이 어른은 호랑이 같은 생김 같지 않게 화조나 영모를 좋아하신다네.
S#13. 혜명의 집 / 사랑채 / 낮
영모도 보고 뿌듯하게 웃는 혜명.
영모도 내리면, 윤복과 홍도, 두루마리 앞에 놓고 인사하는 모습 보인다.
S#14. 빈청 / 낮
장벽수, 김귀주, 조영승 앉아있고,
조영승 : (의구심에 가득차서) 벌써 네 개의 그림을 받아갔다... 호판, 복원군, 백암, 혜명이라...
김귀주 : 대체 그림을 내어준 네 명의 인사들이 무슨 연관이 있는 것인가? 뭔가 짐작 되는 바가 없는가?
장벽수 : 예, 김홍도와 신윤복은 분명 10년전 활동했던 오죽회 화계원들을 찾아다니는 것입니다.
조영승 : 오죽회?
김귀주 : (어렵풋이 기억이 난다) 옳거니, 나도 그 모임에 대해서는 들어본 기억이 있다네.
장벽수 : 당시 다섯 명의 화계원들로 구성된 모임이었습니다.
김귀주 : 다섯이면, 이제 하나의 그림만 손에 넣으면 되는 것 아닌가?
조영승 : 허나, 이미 손을 쓰기엔 늦은 것이 아닐지...
장벽수 : 심려 놓으시지요. 네 개의 그림을 모았다고 하나, 마지막 화계원의 그림은 구할 수 없을 것입니다.
조영승 : 그렇게 자신하는 연유가 무엇인가?
장벽수 : (빙긋 웃으며) 그것은..
S#15. 공씨의 집 / 낮
홍도와 윤복, 공씨 보고 있고,
홍도 : 그래, 마지막 화계원은 누구인가?
공씨 : (술잔 들고) 쉽지 않을 것이오. 마지막 화계원이 누구냐- 하면,
윤복, 홍도 : (공씨 보면)
S#16. 빈청 / 낮
장벽수 : 바로, 접니다. (만면에 미소 띄우고)
조영승, 김귀주 : (장벽수 보다가 같이 웃는다)
김귀주 : 마지막 그림은 절대로 구할 수 없겠군. 하하.
장벽수 : 그렇고 말고요.
S#17. 도화서 / 화원회의실 / 낮
신한평, 김덕성, 자비대령화원1 등 앉아있는 화원회의실.
홍도, 회의 진행하는 장벽수 보는데..
장벽수, 뭐라 이야기하다가 홍도 슥 보고..
S#18. 도화서 / 화원회의실 밖 / 낮
홍도 나오는데, 장벽수 뒤에서 따라온다.
장벽수 : 이보게 단원.
홍도 : (돌아보면)
장벽수 : 그래, 손은 좀 괜찮은가?
홍도 : (손 보고) 별제 어르신 덕에 아주 좋습니다.
장벽수 : 그래. 조선의 화선인데, 어서 나아 화사를 해야지. 안 그러면 도화서에 머물 연유도 없는 것인데, 그렇잖은가?
홍도 : 이제 아예 저를 도화서에서 내치고자 하십니까?
장벽수 : 그럴 리가 있겠는가? (어깨 툭툭 치고) 어서 쾌차하게. (가면)
홍도 : (장벽수 보는데)
김덕성 : (홍도 뒤에 오면서) 선물로 무얼 가지고 갈 것입니까?
자비대령화원1 : 글쎄.. 별제는 워낙 지닌 것이 많으니, 무얼 더 준단 말인가?
김덕성 : 수석 모으기 좋아하는 예판어른께는 언제든 돌만 안겨주면 되는데, 별제 구미에 맞는 것은 고르기가 여간 힘이 듭니다.
(옆에 신한평에게) 자네는 뭘 가지고 갈 것인가?
신한평 : (쐐한 얼굴로) 저는 참석을 못할 것 같습니다.
김덕성 : 아니 왜? 해마다 자리를 채우던 사람이,
자비대령화원 : (김덕성에게 눈치주며, 작게) 큰 아들놈 비명에 보내고, 작은 아들놈 도화서 쫒겨나고,
저이가 지금 제정신이겠는가. 흠흠...
김덕성 : (씁쓸하게 신한평보는)
신한평 : 잘 다녀들 오십시오. (인사하고 피하듯 간다)
홍도 : (뒤 돌아보면)
김덕성 : 어이쿠!
홍도 : 별제 어른 생신이 언제입니까?
김덕성 : 익일이라네.
홍도 : 다들 초대 받으셨습니까?
자비대령화원1 : 그럼. 도화서 사람은 다 초대받았지. 누구 같은 망종이 아니면. (팩 가면)
홍도 : 생일이라...
S#19. 김조년의 집 / 사화서 / 윤복의 작업방 / 밤
윤복, 홍도와 혜명의 귀 초 완성하고 있다. 턱만 없는 어진의 모습이고...
윤복 : (완성되어 붓을 떼고) 다 되었습니다.
홍도 : (어진을 보며) 이제 마지막으로 턱 부분만 남았구나.
윤복 : (홍도 보며 끄덕이는데)
조년소리 : 화공 있는가?
윤복 : (놀라) 김조년 어르신입니다. 얼른, 얼른 숨으십시오, 스승님! (밖을 향해) 자,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옷을 갈아입던 중이었습니다. (다급하게 홍도보면)
홍도 : 어디로 숨으란 말이냐?
윤복 : 쉿! (주변 두리번 거리다, 병풍 보고) 저기, 병풍 뒤가 좋겠습니다.
홍도 : (병풍뒤로) 허허, 참.. 한밤중에 숨박꼭질 하는 것도 아니고,
윤복 : (홍도를 병풍뒤로 확 밀어넣고, 어진위에 여인을 스케치 한 그림 얼른 올려놓는다, 문 열어주며) 들어오십시오.
김조년 : (들어와 둘러보고, 작업대 위에 놓인 여인의 그림을 보며) 여인을 그렸군. (매서운 눈초리로 그림 뜯어보면)
윤복 : (긴장하고)
김조년 : 과연 화인의 눈이다. 몇 번 보지 않은 정향의 자태를 기억하고 있지 않은가? (윤복 보면)
홍도 : (굳어지는 얼굴)
(insert : 청금상련 연회장에서 가야금을 키고 있던 정향의 모습)
윤복 : 몇 가닥 선으로 알아보시니, 눈이 매우십니다.
김조년 : (그림 보며) 자네의 그림 속에 그려진 사람은, 그 마음이 느껴지네. 그 여인의 마음도 화폭에 담아 보여주게.
윤복 : (조년 보고) 여인의 마음을 어찌 이 좁은 화폭에 붙잡아 둘 수 있겠습니까..
김조년 : 그렇지. 허나 그 좁은 화폭에라도 잠시나마 붙잡아 두고 싶은 것이 사내의 마음 아닌가. (미소 짓고) 그만 쉬게.
윤복 : (일어서서) 편히 쉬십시요.
김조년 : (나가고)
윤복 : (안도의 한숨 쉬며) 나오십시오, 스승님.
홍도 : (병풍 뒤에서 대답없이 그대로)
윤복 : (반응이 없자, 병풍을 젖힌다, 홍도 모습 보이고) 이제 괜찮습니다. 나오십시오.
홍도 : (대답없이 윤복을 보는)
윤복 : 왜, 그러십니까?
홍도 : ... 처음부터 이 집에 정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느냐?
윤복 : ... 이곳에 와서 알았습니다. 운명이란... 참으로 가혹하지 않습니까.
홍도 : (윤복을 보는)
S#20. 김조년의 집 / 별당 / 밤
정향, 가야금 줄을 묶고 있는데,
김조년(소리) : 자리에 들었느냐?
막년 : (작게) 아씨.
정향 : (손 멈추고) 무슨 일이십니까?
김조년(소리) : 잠시 들어가도 되겠느냐?
정향 : 이 년, 자리에 누운 지 오래입니다. 전하실 말씀이 무엇인지요?
S#21. 김조년의 집 / 별당 밖 / 밤
김조년 : (문 밖에 서서) 화공에게 언질을 해 놓았다. 언제든 네 모습을 화폭에 담을 수 있도록 저어말지 말고 동행 하거라.
S#22. 김조년의 집 / 별당 / 밤
막년 : (좋아) 아씨!
정향 : (손 들어 막년 저지하고, 평정심) 어르신께서 그리 말씀하시면, 따라야지요.
김조년(소리) : 너의 마음을 전부 얻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너의 진심이 느껴질 때 까지 기다릴 것이다.
김조년 멀어지는 소리 들리고, 정향, 묶던 가야금줄 마저 묶는데,
막년 : 아씨, 이제 도련님을 자주 볼 수 있게 된 것입니까?
정향 : (알 수 없는 미소) 마음이 이상하구나. 좋은 것인지 싫은 것인지.
막년 : 싫을 이유가 무엇입니까?
정향 : 화공께서는.. 행수어른이 시킨 일을 하는 것 아니니? 화폭에 담겨도 그것은 화공의 것도, 나의 것도 아니고, 행수어른의 것.
그러니 내가 마냥 웃을 수 있겠니? (가야금줄 묶고)
막년 : (생각해 보다가) 그래도, 도련님을 보는 건 좋은 거죠. 그렇지요?
정향 : (말없이 가야금줄 마저 묶고 막년에게 건네준다) 화공의 마음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S#23. 김조년의 집 / 사화서 / 윤복의 작업방 / 밤
턱만 없는 어진 그림 놓여 있고, 홍도와 윤복 앉아있다.
윤복 : (턱이 없는 미완성 그림을 보며) 화계의 마지막 인사는 별제 어르신이십니다. 가능하겠습니까?
홍도 : 절대로 초상을 넘겨주지 않으실 것이다. 익일, 별제 어르신의 생신이라 하는데.. 그것을 어찌 이용할 수 없을지..
윤복 : 별제 어르신의 생신이라면, 하루 종일 사람들이 끓어댈 텐데...
홍도 : 바늘을 숨기려면 바늘더미에 숨기라는 말이 있다. 사람이 많아 번잡할 때가 오히려 눈을 피하기 좋을 것이다.
윤복 : 그렇지만, 어찌 눈을 피해 들어간다 해도, 초상이라면 여간 깊이 간직하지 않을텐데.. 그것을 어찌 찾는단 말입니까?
홍도 : 어떻게든 해 봐야지. 마지막 초상을 찾는 일은 내가 알아서 할테니, 너는 빠지거라. 너가 그들 앞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
윤복 : 스승님 혼자 어찌 하겠단 말입니까? 예?
홍도 : (막막하지만) 날 못 믿겠단 것이냐?
윤복 : 그것이 아니라..
홍도 : 됐다 그럼. (방 둘러보고) 아무래도 만나는 장소를 옮겨야 할 것 같다. 좀 더 안전한 곳에서 마지막 그림을 완성하도록 하자.
윤복 : 예.
S#24. 김조년의 집 / 별당 / 낮
윤복, 간청하는 얼굴로 앞을 보고 있고, 정향, 당황한 얼굴이고..
윤복 앞에는 그림 그리는 도구들 놓여있다.
정향 : 얼마큼 중요한 일입니까?
윤복 : 얼마큼.. 다시 태어나서 내가 그대가 되고 그대가 내가 되어, 내 마음을 안다면.. 당장 입은 옷을 벗어줄 만큼 중요한 일이오.
정향 : (윤복 보다가) 막년아. 가서 자줏빛 끝동을 댄 저고리와 푸른 치마를 내오너라.
막년 : 예. 아씨. (일어서서 옷시렁 있는 옆방으로 가고)
윤복 : 고맙소. 내, 언젠가 꼭 보답하겠소.
정향 : (못 들은 척) 화사는 언제 마치시겠습니까?
윤복 : 돌아오는 대로 마치겠소. (두 손으로 정향의 손 잡고) 정말 고맙소.
정향 : (윤복 흘끗 보고) 미워 죽겠소.
윤복 : (식- 웃고)
정향 : (못 이기는 척 웃고)
막년 : 가져왔습니다. (옷 들고 선 모습 보이고)
윤복 : 잠시만 기다리시오. (막년에게 옷 받아들고 나간다)
cut to,
여인복을 입고 변신해 있는 윤복의 모습, 곱게 화장을 했고, 마지막으로 윤복의 입술에 연지를 칠해주는 정향.
윤복, 가까이 다가 온 정향의 얼굴에 일부러 시선을 멀리 두고 있고...
정향, 윤복의 입술에 집중하여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데...
정향 : (연지 칠하며) 내 어머니께 연통을 넣어 언질을 해 두겠습니다.
윤복 : 고맙소.
정향 : (붓 떼며) 되었습니다.
윤복 : (머쓱하게 웃고 경대에 자신의 얼굴을 이리저리 비추어보는)
막년 : (옆에서 신기한 듯 구경하며) 참으로 어여쁘십니다. 화공.
윤복 : (여인 흉내 내며, 어색하다, 두 손 고이 접고) 어떻습니까, 감쪽같은지요.
정향 : (고개 끄덕이고)
윤복 : (일어서며 나가려는) 이만, 가보겠소. 내 이 일은 잊지 않으리다.
정향 : 부디 조심하시어요.
윤복 : (문지방을 넘는데)
정향 : 헌데,
윤복 : (뒤돌아보면)
정향 : 화공은... 어찌하여 화원복보다 치마저고리가 더 어울리십니까.
막년 : (낄낄)
윤복 : 흠흠... 칭찬으로... 듣겠소... (심호흡 크게 하는)
S#25. 장벽수의 집 / 화서창고 앞 복도 / 낮
장벽수, 모퉁이를 돌아 들어오면... 화서 창고 앞을 지키고 있는 덩치 큰 보초 두 명.
장벽수 : (흡족한 듯 고개 끄덕이며) 별 일 없는가?
보초1 : 개미 다리 하나 보이지 않습니다.
장벽수 : (어깨 툭툭 치며) 쭉 그렇게만 해주게.
S#26. 서징의 집 / 작업장 / 낮
텅 빈 작업장. 문 열리고, 홍도, 두루마리(초상화) 네 개 들고 와서 놓는다.
작업장 둘러보는 홍도.
(insert : 동제각화 할 때, 그림을 그리던 장면)
홍도, 한 번 둘러보고 뭔가 결심한 듯 밖으로 나간다.
S#27. 장벽수의 집 / 사랑채 / 낮
김귀주, 조영승, 장벽수, 김덕성, 자비대령화원 등 앉아있고,
조영승 : 자네 생일상 자리니 축수를 해야겠군. 무병장수하시게.
장벽수 : 고맙습니다. 우상어른. 우상어른께서야 말로 오래오래 무병하셔야지요.
김귀주 : 별제야 뭔 걱정이 있겠습니까. 송죽이 도화서 최고화원이 되면 그것이 곧 소원성취가 되는 것일 텐데요.
자비대령화원 : 그래, 잘 지켜봄세. 부지런히 정진에 힘쓰라 하게.
장벽수 : 감사합니다. 이제 주연을 즐기시지요. 오늘은 특별히 북청사자 놀음도 준비했습니다.
S#27-1. 장벽수의 집 / 마당 뒤 / 낮
사자 놀음을 준비하는 사당패들 보이고, 악기를 꺼내고, 중얼중얼 연습을 하고, 한쪽에선 서너명 모여 떡을 먹고....
마부탈을 쓴 광대 두명(홍도와 공씨) 조금 떨어진 곳에서 옷 매무새를 점검하고 있다.
공씨 : (품에서 지도 꺼내 홍도에게 넘겨주며) 잘 할수 있겠소?
홍도 : (지도 펼쳐보며 ‘화서보관소’ 표시 보이고) 여기가 화서보관실이란 말이지? 생각보다 많이 복잡하군.
공씨 : (주변 살피며 작게) 거기 적어둔 대로 뒷문으로만 다니슈. 곳곳마다 지키는 녀석들이 한둘이 아니니.
홍도 : (지도 품에 넣으며) 알았소. 고맙네.
사당패 : (연습삼아 풍악이 울리고)
공씨 : 오호라, 풍악이 울리는 구나~ 연습한번 해볼까?
홍도 : 연습은 무슨, 그냥 신명나게 한판 놀면 되는 것 아니오?
공씨 : (우스꽝 스럽게 걸으며) 요래 따라해 보십시요~
홍도 : (쑥쓰러워) 흠흠...
공씨 : (홍도한테) 아, 얼른!
홍도 : (공씨 걸음 어설프게 따라하는)
공씨 : (과장되게 다른 걸음 걸으며) 이렇게!
홍도 : (공씨 걸음 어설프게 따라하는)
지켜보던 사당패들, 썰렁하고 걱정스럽게 홍도를 바라보다가, ‘아 도저히 못봐주겠네’ ‘오늘 망했다’ 한마디씩 하며
장난치듯이 풍악 멈추고 악기 팩 팽개치고, 다들 외면하고,
홍도 : (걸음 멈추고) 왜들 안웃지? (걸음 흉내내며) 이게 안 웃기오? 정말 안 웃기오?
공씨 : (탈 휙 벗으며) 안 웃깁니다! 이제 어쩌실겁니까?
홍도 : (탈 벗으면 드러나는 홍도 얼굴, 사당패들 향해) 진짜 안 웃기오?
S#28. 장벽수의 집 / 마당 / 낮
사람들, ‘축하하네’하며 들어서는 가운데, 마당에 놓인 잔칫상 보이고, 생도들과 이인문도 잔치 손님들 가운데 있고,
고봉 : 이야- 상다리가 부러지게 차렸구나, 응?
장효원 : 높으신 어른들께서도 오시니, 제대로 해야 하지 않겠냐?
고봉 : 그럼! 그럼그럼, 말이라고? 근데, (눈치 보고) 금일, 온대냐?
장효원 : 무엇이?
고봉 : 기생들 말이다. 별제 어르신께서 기생들을 부르셨냐 말이다.
장효원 : 곧 들이닥칠게다.
고봉 : 어느 기방 기생들이라냐? 응?
장효원 : 기생이야, 정향이가 없는 마당에, 누가 온들 무슨 상관이냐?
고봉 : 왜 상관이 없어? 넌 참- 뭘 모르는구나.
탈을 쓴 사자놀음 사당패들 마당으로 우르르 들어오고, 사람들 사당패들 보고,
반대쪽에서, 문 끼이- 열리고, 전모쓴 기생들 들어온다.
곱게 차린 기생들 들어서고, 술태, 만복이 기생들 보자 입이 쩍 벌어지고, 사람들도 기생들쪽으로 일제히 고개 돌아가고...
술태 : (침흘리며) 우리 육덕이도 왔구나~
만보 : 으매 곱다...
이인문 : (시선은 기생에게, 술태 만보에게) 오늘은 얌전히들 굴거라.
마부 탈을 쓴 홍도, 기생들 중 윤복의 고운 자태에 시선 빼앗기는데, 홍도와 윤복 스친다,
순간적으로 윤복임을 알아보고 놀라는 홍도,
홍도 소리 : 저 녀석 저거, 절대 나서지 말라니까 겁도 없이... (하면서도 윤복의 아름다운 자태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기생들 사람들 사이로 걸어 들어가는데..
고봉 : 아유~ 곱다! (효원에게) 이래도 안 좋냐? 응?
효원 : 네놈은 눈이 어찌 그리 낮게 달렸냐? (하다가, 말 멈추고)
기생들 맨 마지막에, 따라 들어오는 한 명의 기생, 윤복이다.
윤복, 효원 앞을 스치고 지나가고...
효원은 윤복인 줄은 꿈에도 모르고, 그 기생 보는데..
윤복, 효원 있는 곳 지나쳐 들어간다.
윤복, 들어가며 눈으로 요리조리 살피고, 윤복과 기생들 장벽수와 높은 사람들 있는 대청으로 올라간다.
옆기생 : 넌 갑자기 어디서 왔니?
윤복 : (새침하게) 어머니한테 얘기 못 들었니?
옆기생 : 무슨 얘기?
윤복 : 평양에서 유명한 일패기생 설이가 금일 특별히 내려왔다는...
S#29. 장벽수의 집 / 대청 / 낮
장벽수와 조영승, 김귀주, 예조판서, 김덕성, 그리고 양반들 앉아있는 주안상 보이고.
계월, 앞에서 큰 절 올린다.
기생어머니 : 금일 생일을 맞으신 장벽수 별제 어르신, 만수무강하옵소서.
기생들 : 만수무강하옵소서. (절하고)
윤복 : (눈치 보며, 따라서 절하고, 여자 절이 익숙하지 못해 일어서다 기우뚱! 하자)
기생들 : (대청으로 올라가 양반들 사이사이에 하나씩 앉는데)
장효원 : (얼른 옆으로 와 윤복 잡아주고)
윤복 : (효원 보자 놀라는데)
장효원 : 괜찮으시오?
윤복 : (‘모르는구나’싶어 안심) 괜찮습니다. (미소 지으면)
효원 : (설레이고)
장벽수 : 어서 올라오지 않고 뭐하느냐? (윤복을 찬찬히 보는)
윤복 : 예-
효원 : (안타까워 보다가, 가고)
윤복 : (장벽수의 시선을 피하며, 다른 자리 앉으려는데)
장벽수 : (자기 옆자리 가리키며) 여기 앉거라.
윤복 : (고개 돌려 난감한 표정짓고) 예.
장벽수 : (흐믓해서 윤복을 보고)
윤복 : (들키지 않으려고 최대한 고개 돌리고, 장벽수 옆 자리에 앉는)
사자놀음 시작을 알리는 풍악소리가 울리고...
S#29-1. 장벽수의 집 / 마당 / 낮
사자 놀음이 시작되고...
마부 탈을 쓴 홍도, 놀이가 한창이고, 대청쪽을 주시하는 홍도,
S#29-2. 장벽수의 집 / 대청 / 낮
장벽수와 조영승, 김귀주, 예조판서, 김덕성, 그리고 양반들 앉아있고, 마당에선 사자놀음이 한창이다,
사람들 웃음소리 들리고,
윤복 : (장벽수 흘끔 보고는, 장벽수에게) 저, 어르신.
장벽수 : 무엇이냐?
윤복 : 잠시 측간엘 좀..
장벽수 : 어서 다녀오거라. (윤복의 얼굴선 보며 ‘익숙한 느낌’ 때문에 고개 갸웃한다)
윤복 : 예- (일어나서 대청 아래 내려서고)
효원 : (대청으로 내려오는 윤복을 보는 효원)
마당에서 사자놀음 준비중인 마부탈 쓴 홍도가 윤복을 본다.
윤복이 모퉁이 돌아 사라지고..
S#30. 장벽수의 집 / 담장 옆 / 낮
윤복, 주위를 살피면서 ‘화서보관소’를 찾고 있다.
앞에서 머슴 하나가 걸어온다.
윤복 : 저기, 물어볼게 있습니다.
머슴 : (그저 영광이고) 예.
윤복 : 뒤뜰과 연결되는 문을 찾는데, 어디로 가야할지...
머슴 : 담장을 따라 주욱 가십시오.
윤복 : 고맙습니다. (가고)
효원 : (뒤따라오다 윤복을 보는, 얼른 따라 가고)
S#30-1. 장벽수의 집 / 마당 / 낮
사자놀음이 클라이막스로 치닫고... 마부 홍도, 관중들 박수 유도하고...
홍도, 사람들에게 술 따라주면서, 슬쩍 마당뒤쪽으로 빠진다.
미리 대기하고 있던 공씨와 엇갈리며 술병 넘겨주는 홍도,
홍도와 같은 복장에 같은 탈을 쓴 공씨가 술병을 들고 마당으로 들어온다.
S#31. 장벽수의 집 / 화서보관실 건물 앞 (야외) / 낮
윤복, 화서 보관실 앞에서 주위를 살핀다. 막,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효원 : 어딜 찾으시오?
윤복 : (전모 만지며) 답답하여, 산책을 하던 중이었는데, 돌아가는 길을 잃었나 봅니다.
효원 : 저런.. (윤복 보는데, 아무래도 마음에 든다) 이름이 무엇이오?
윤복 : (최대한 얼굴 돌리고) 설이라 합니다.
효원 : 설이... 아주 잘 어울리는 이름이오. 난 장효원이라 하오.
윤복 : 예, 이댁 어른께서 왕실의 화사를 주관하는 도화서에 별제로 계신다 들었습니다.
효원 : 그렇소. 나 또한 도화서에서 가장 어린 나이에 화원이 된 자고. 이런 말 그렇다만,
효원(소리) : (윤복도 같은 나이에 화원이 되었는데..생각하는 윤복 얼굴 위로) 도화서에서는 하늘이 내린 재능이란
소리를 듣고 있지.
윤복 : (같잖지만) 어머- 대단하시다. 그럼, (효원의 어깨에 손 얹으며) 그림을 좀 구경시켜 주시어요. 네?
효원 : (자기 어깨에 얹힌 손 보고, 기분 좋아) 그림을 좋아하오?
윤복 : 예, 소녀 보는 안목은 없지만.. 별제 어른신과 젊은 화공의 솜씨가 궁금합니다.
또한, 이댁에는 귀한 그림이 많을 것 아닙니까, 오늘처럼 좋은 기회를 놓칠수는 없지요.
효원 : (흐믓해서) 그럼, 날 따라 오겠소?
S#32. 장벽수의 집 / 담장 옆 / 낮
탈 쓴 홍도, 집안을 살피며 지도를 꺼내들고 화서보관실을 찾는다.
공씨소리 : 거기 적어둔 대로 뒷문으로만 다니슈. 곳곳마다 지키는 녀석들이 한둘이 아니니.
홍도, 방향을 잡고 움직이는데, 저 앞에 문을 지키고 있는 남자 2명이 보인다.
얼른 방향을 바꿔, 다른 쪽으로 움직이고,
S#32-1. 장벽수의 집 / 대청 / 낮
장벽수와 조영승, 김귀주, 예조판서, 김덕성, 그리고 양반들 앉아있고,
조영승 : (장벽수에게) 헌데, 단원 그 자는 안 보이는가? 워낙 귀신같은 자니, 무슨 수를 어찌 쓸지...
장벽수 : 염려 놓으시지요, 단원이라면 얼씬도 못하도록, 아랫것들에게 단단히 일러뒀습니다.
김귀주 : 모를 일이네. 자네가 초상을 가진 줄 알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취하려 할 걸세. 조심 또 조심하게.
장벽수 : 명심하겠습니다.
조영승 : 만사불여 튼튼하니겠는가, (불안한 듯) 혹, 모르니 한 번 들러보게.
김귀주 : 그래. 김홍도 그 자는 늘 머리가 비상하지 않은가.
장벽수 : 살펴 보지요. (문 밖을 향해) 돌쇠야! 화서 보관실에 좀 다녀오거라!
공씨 : (마당에서, 장벽수의 ‘화서보관서 다녀오란’ 말을 듣고, 보는)
김귀주 : (믿지 못하는 듯) 자네가 직접 다녀오게.
장벽수, 자존심 상한 듯 헛기침하며 자리 뜨고...
S#33. 장벽수의 집 / 마당 / 낮
장벽수, 대청에서 내려온다.
순간, 탈 쓴 공씨가 장벽수를 본다. 술병 들고 있는 공씨 얼른 잔을 하나 집어들고 장벽수에게로 간다. 일부러 시간끌고,
한종일 장벽수 뒤로 서고,
공씨 : 아니 이게 누구십니까! 오늘의 주인공 화공 나으리 아니십니까? (술잔 강제로 쥐어주고) 나으리의 생신을 감축드리는
의미에서, 자, 제 술 한잔 받아보시오~
생도들 : (만복, 술태, 고봉 와와 박수 유도하는)
장벽수 : (분위기 때문에 술 받고)
공씨 : 내 질펀하게 놀았더니 머리가 어질어질 헌데, 여기 화공 나으리께서 옆전 몇 닢이라도 던져주면 을마나 힘이날까~
사람들 : (와와)
장벽수 : 끝나고 값을 후하게 주마. (가려는데)
공씨 : (앞을 가로막고) 안목이 워낙 고매하신지라, 우리같은 천것들 노는 것은 상대도 하기 싫으신가 봅니다~
(사람들 보며) 에이, 여기서 그만 놀고 접어야 겠소~
사람들 : (아우성 치고)
장벽수 : (한종일에게) 잔치가 끝나면 값을 후하게 내주게. (가고)
한종일 : 예 (뒤따르고)
S#34-1. 장벽수의 집 / 대청 / 낮
S#34-2. 장벽수의 집 / 화서보관실 앞 / 낮
S#35-1. 장벽수의 집 / 측간 앞 / 낮
S#35-2. 장벽수의 집 / 화서 보관실 앞 / 낮
장효원, 윤복과 같이 화서보관실 앞에 오면,
장효원, 윤복을 데리고 와서 그림 보여주고. 보초1, 2 서있다가 효원에게 인사한다.
보초1 : 무슨 일이십니까?
효원 : 열어주게.
보초1 : 안됩니다. 별제 어른께서 절대로 아무도 들이지 말라 하셨습니다.
윤복 : 어머.. 안되나봐요. 가요. (돌아서려 하면)
효원 : (자존심 상해, 윤복의 팔 잡고) 기다리시오.
윤복 : 안된다지 않아요. 천한 기생이 와서 그러시나본데, 그냥 갈래요.
효원 : 기다리라지 않소. (보초1에게) 어서 열게. (눈짓, 윤복쪽 눈짓하며, 간절하게) 열라는 소리 안 들리는가?
보초1 : (난감한 표정으로 보초2 보고) 그럼, 금세 나오셔야 합니다.
효원 : 알겠소.
보초1 : (열쇠 열어주면)
효원 : 들어갑시다.
윤복 : 아무래도.. 저 때문에 곤란하신 듯한데..
효원 : 괜찮소. 들어가시오.
윤복 : 그럼.. (앞으로 가고)
효원 : (자기 보고 웃는 보초1, 2 잠깐 노려보고, 안으로 들어가려다 얼른 나와서, 주머니에서 엽전꺼내 보초들 손에 쥐어주며)
잠시만 나갔다 오시오 (간절하게, 안에 윤복 의식하며) 얼른!
보초들 : (가고)
S#35-3. 장벽수의 집 / 화서 보관실 건물 앞 (야외) / 낮
홍도, 건물 안으로 막 들어가려는데, 건물 안에서 보초1,2가 나온다.
홍도, 얼른 몸을 숨기고, 보초1,2가 서로 떠들며 한눈을 팔고 있을때,
홍도 건물 안으로 잠입한다.
S#35-4. 장벽수의 집 / 화서보관실 / 낮
S#36. 화서 보관실 앞 / 낮
마부 탈을 쓴 홍도, 손에 지도(장벽수 집)를 들고 화서 보관실을 찾아온다.
홍도 : (지도에 표시된곳 확인하고, 화서 보관실을 보는, 주변을 확인하고 안으로)
S#37. 화서 보관실 안 / 낮
어둑하고, 아늑한 화서 보관실. 서가가 군데군데 있고, 잘 정돈된 족자들 보인다.
탈을 쓴 홍도 안을 살짝 엿보더니 잽싸게 들어온다.
효원 : (바로 옆에 붙어선 윤복이 좋고) 이 그림은 말이다..(족자 펼치면, [난죽도]보인다) 명나라때 그려진 난죽도란 그림인데,
문인화가들이 즐겨 다루던 것이다. (왼쪽에 있는 윤복쪽으로 가까이 가며, 왼쪽 그림 풀고 오른쪽 그림 마는데)
윤복 : (효원 보면)
효원 : (윤복이 좋고)
윤복 : (그림 보며) 난죽도.. 참 좋은 그림이네요- (웃으면)
효원 : (그림, 계속 말면.. 그림 바뀌고, 그림 끝나는데, 윤복 가까이서) 설이라 했느냐...
윤복 : (시선 피하며) 예...
효원 : (손이 움찔 하면서, 윤복의 허리쪽으로 서서히 다가가고)
홍도 : (숨어서 보며, 작게) 저 응큼한 녀석...
효원 : (윤복의 허리에 손이 막 닿으려는데)
윤복 : ( ‘밝히기는’ 생각하며 효원을 째리고, 몸 살짝 비키며) 그런데.. 이 댁엔 그런 그림은 없나요?
효원 : (손 거두고) 어떤 그림 말이오?
윤복 : 지체높은 집에는 그런 것이 있다던데... 사람 얼굴이 크게 그려진..
효원 : 초상을 말하는것이군. 초상은 말이다, 사람을 그대로 옮긴다고 ‘진사’라고도 하고, ‘사진’이라고도 부르지. 그걸 보고싶으냐?
윤복 : (끄덕이고) 그런 그림은 지체높은 분들만 가질수 있다고..저는 그런 것은 있다는 말만 들었지..근처도 가보지 못했으니까요.
효원 : 잠깐 기다려 보시오. (찾으러 가면)
윤복 : (초상화가 어딨나 시선이 분주하게 움직이는데)
홍도 : (서가 사이에 몸을 숨기고, 윤복의 옆으로, 작게) 윤복아...
윤복 : (놀라는)
홍도 : 쉿! (하면서 탈을 살짝 벗어 얼굴 확인시켜주고) 오지 말라하지 않았느냐.
윤복 : (효원 눈치보며, 작게) 여길 어찌 들어오셨습니까?
효원 : (서가 사이에서 족자 하나 꺼내고, 환하게 웃으며, 윤복에게로) 여기 있었구나.
홍도 : (숨고)
효원 : (초상화 함 들고 나와) 여기 있군! (돌아보면)
윤복 : (효원 코앞에 있고) 보여주시어요.
효원, 함에서 초상 꺼내 조심스레 풀면...
장벽수의 초상(그림은 보이지 않음. 초상 든 효원의 뒷모습과 그걸 보는 윤복의 얼굴만 보이고..) 보인다.
윤복 : 정말... 살아있는 것 같아요. (그림 잡으려면)
효원 : (피하며) 만지면 안되오.
윤복 : 역시.. 천한 기녀라.. 이런 귀한 그림을 가까이서 볼 자격이 아니되는군요... 그림 잘 보았습니다. (돌아서려면)
효원 : 아니오. 아니오, 보시오.
윤복 : (그림 보며, 자연스럽게 그림 자기가 들고)
효원 : (윤복 옆에 서서 그림 보는데)
홍도 : (숨어서 둘을 지켜 보다가, 살금살금 움직이고, 눈빛을 반짝이며 족자들 죽 훑으며, 초상화 족자와 같은 족자 찾는다)
윤복 : (홍도쪽 한번 보고, 그림 보며) 근데... 화공이 그리신 그림은 어디 있지요? (효원 보고, 얼굴 가까이) 여긴, 없는가요?
효원 : 아, 아니오, ...(생각하다, 생각난 듯) 처음으로 낙관을 찍은 그림을, 아버지께서 보관해 두셨소.
기다리시오, 금세 찾아 올테니. (서가 안쪽으로 가면)
윤복, 효원 멀어지는 것 보고, 윤복과 홍도 싸인 주고 받는 동시에, 홍도는 족자와 같은 두루마리 바닥으로 죽--- 밀어주고,
윤복, 착 받아서 홍도가 준것과 바꿔치기 하고, 장벽수 초상을 말아 다리에 묶는데,
동시에, 효원이가 돌아본다.
치마 미처 다 못 내리고 눈 마주친 윤복(두루마리는 가렸다).
효원, 놀라 윤복 보고...
윤복 : (치마 얼른 내리며, 허리잡고) 아아... 허리가 좀 아파서...
효원 : (홀린 듯 윤복에게 다가와, 구석쪽으로) 여기, 여기 좀 앉으시오.
윤복 : 괜찮습니다.
효원 : .... 난... 안괜찮소. (윤복의 허리를 두 손으로 잡고, 서서히 벽쪽으로 밀어 붙힌다)
홍도 : (숨어서 지켜보며) 아니, 저 응큼한 놈이... !!
윤복 : (효원에게 밀려 벽에 바짝 붙여지고) 그만 나갈까요?
효원 : (허리 잡은 두손에 힘이 들어가고, 자기 쪽으로 쭉 댕기는데)
홍도, 족자꽂이를 확 밀어 버리고, 우당탕! 하면서 족자 꽂이가 쓰러진다.
홍도의 흔적(탈에 붙어있는 털 같은 것)이 떨어지고, 놀란 효원과 윤복,
효원 : 누, 누구요!
홍도 : (두리번 거리며) 여기가 어딥니까? 뒷간을 찾는데, 길을 잘못 든 것 같습니다.
윤복 : 저는 먼저 나가 보겠습니다. (나가고)
효원 : (가는 윤복 보며 아쉽고, 홍도에게 버럭) 썩 꺼지지 못하겠소?
홍도 : 귀청 떨어지겠네. (나가려다 다시 돌아서며, 약올리듯) 방해가 되어 미안-합니다.
효원 : 당장 나가시오!
홍도 : (리듬타듯) 그나저나 뒷간은 어디로 가야하나... (과장된 우스꽝스런 걸음걸이로 문쪽으로 가고)
효원 : 별 정신나간 놈을 다 보겠네.
홍도 : (탈을 살짝 벗어 올리고, 미소 씩 짓고, 탈 다시 내려쓰고)
S#38. 장벽수의 집 / 화서보관실 밖 / 낮
홍도, 화서보관실에서 나와 복도를 걸어가고,
잰 걸음으로 걸어오는 장벽수와 한종일, 모퉁이를 막 돌아서는데, 홍도와 마주친다.
한종일 : 예가 어디라고 함부로 돌아다니느냐?
홍도 : 죄, 죄송합니다.. 뒷간을 찾다가 그만...
한종일 : 썩 나가거라!
홍도 : (도망치듯 가고)
장벽수 : (빗금같은 불길함 스치며, 빠른 걸음으로 화서창고 문쪽으로)
효원 : (열쇠들고 나오는) 아버지!
장벽수 : (효원 밀치고 들어간다)
S#39. 장벽수의 집 / 마당 / 낮
사자 놀음이 끝이 나고, 사자들 모두 퇴진한다.
그 자리에 풍물패들이 우르르 들어오는데...
멀리 대문으로 윤복이가 나가는 뒷모습 보이고...
S#40. 장벽수의 집 / 화서보관서 / 낮
장벽수, 빠른 걸음으로 초상화가 있었던 함 앞까지 걸어온다. 옆으로 한종일 따르고,
초상화가 들어있는 함, 컴컴한 그림자 속에 다른 함들과 같이 쌓여있는데...
장벽수, 초상화가 들어있었던 함을 집어 재빠르게 열어보면...배접된 두루마리가 그대로 말려있는 것이 보인다.
장벽수, 안심하는데...장벽수, 열었던 함 닫는다.
그러나 순간, 홍도가 떨어뜨린 흔적(?) 본다.
장벽수, 다시 함을 꺼내 열어본다. 그리고 두루마리를 펼쳐보는데...
초상화는 감쪽같이 사라지고 아무 것도 그려지지 않은 산수화 그림!
한종일 : (놀라며) 어찌 된 것입니까?
장벽수 : (버럭) 그걸 나한테 묻는가, 지금!
한종일 : 김홍도... 이 도깨비 같은 놈...
장벽수 : (직감하는) 그 자다.
한종일 : 누구 말입니까?
장벽수 : 방금전에 만났던 그 놈, 탈 쓴 녀석이 김홍도란 말이다!
한종일 : (놀라서 보는)
장벽수 : 대문을 봉쇄하거라. 탈 쓴 자들은 단 한사람도 내 집에서 나갈수 없다! 빨리!
S#40-1. 장벽수의 집 / 마당 뒤 / 낮
놀이패들 뒷정리를 하며 짐을 챙기고 있고,
탈을 쓴 공씨 주위를 살피고, 탈을 벗거나 쓰고 있는 자들 사이에 슬쩍 껴 들어간다.
성난 표정의 장벽수 오고, 그 뒤로, 한종일과 주먹꾼들 따라 온다.
공씨 긴장하고,
장벽수 : 거기들 섯거라.
탈무리들 : (자리에 서고)
장벽수 : (성큼성큼 다가가 탈쓴 자들을 주르륵 보다가, 탈을 쓴 공씨 앞에 시선이 멈추고, 서서 노려보는)
공씨 : (목에 침이 꼴깍 넘어가는 것 보인다, 마치 긴장한 것 처럼)
장벽수 : (공씨 노려보며) 김홍도... 자네가 감히 날 속이려 들어? (‘넌 끝났어’ 생각하며 비웃는) 어서 그 탈을 벗게.
공씨 : (장벽수를 보는)
장벽수 : (거칠게 탈을 벗기면, 헤벌쭉 웃고 있는 공씨 얼굴 드러나고, 놀라는 장벽수, 탈을 바닥에 내던지고, 발로 꾹 밟는다)
홍도 : (탈을 쓴 홍도, 뒷마당으로 막 들어서는데, 장벽수 무리들 보고)
장벽수 : (홍도를 보는) 저 놈이다!
홍도 : (그대로 달리는)
한종일 : 뭣들하느냐! (쫒고)
주먹꾼들 : (쫒아가고)
S#40-2. 서징의 집 / 산길 일각 / 낮
탈을 벗은 홍도. 빠른 걸음으로 산길을 오고, 그 뒤로 한종일과 주먹꾼들이 따라 붙는다.
홍도, 인기척 느끼고 샛길로 빠져 나간다.
S#40-3. 서징의 집 / 산길 일각 / 낮
홍도, 풀숲에 납작 엎드려 숨어 있고, 한종일과 주먹꾼들 홍도가 숨은 근처에 멈추고,
한종일 : 근처에 있다. 샅샅이 뒤지거라.
주먹꾼들 : (흩어져 찾고)
홍도 : (엎드려 숨어있는데, 옆으로 주먹꾼 한명이 지나가고, 얼른 일어나 자리를 피하고)
한종일 : (인기척에 돌아보고, 홍도를 봤다)
S#41. 서징의 집 / 작업장 / 낮
윤복(여복), 초상화 하나씩 펼쳐서 걸고 있고, 다섯 개의 초상화가 모두 걸린다.
이때, 문 열리고 홍도 들어서고,
윤복 : 스승님..!
홍도 : 어서 여길 피해야 한다. 서두르거라! (초상화 떼어내고)
윤복 : 나가서 어디로 갑니까?
홍도 : 안전한 곳을 찾아봐야지. 그건 쫒기면서 생각해보자. (초상화 거두어 손에 쥐는데, 밖에서 인기척 들린다)
안되겠다. (윤복에게 그림 건네 주고, 적당한 곳에 숨기며) 이 안에서 꼼짝 말거라.
윤복 : 스승님은 어쩌시려구요?
홍도 : (다급하게) 내 알아서 하마. 설마 죽이기야 하겠느냐.
윤복 : (나오려하며) 싫습니다. 스승님과 같이 있겠습니다.
홍도 : (단호하게) 정신 못차리느냐?
윤복 : (홍도를 보는)
홍도 : 절대 밖으로 나오면 안된다. 절대. (안으로 밀어넣고, 막 문을 빠져 나가려는데)
순간, 문 벌컥 열리고 한종일과 주먹꾼들 들이닥친다.
한종일 : 여깁니다. 어르신!
주먹꾼들 : (홍도 주위를 빙 둘러싸는)
한종일 : 탈 바가지는 어디다 벗어 던지셨습니까?
장벽수 : (마당으로 들어선다)
홍도 : 그 연세에, 이 먼곳까지 대단하십니다.
장벽수 : 그런가? 난 자네의 그 변신술이 더 놀랍네만.
홍도 : (보면)
장벽수 : 그림을 내놓게. 그리한다면, 이 모든 일을 내 불문에 부침세.
홍도 : 무슨 말씀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장벽수 : 모른다? (비웃으며) 이제와서 그림을 모으는 이유가 무엇인가?
홍도 : 그것이 궁금하십니까? 그 그림들을 찾아서 스승님과 서징의 죽음에 관한 비밀을 밝혀내기라도 한다면,
별제 어르신께도 누가 되는 것입니까?
윤복 : (숨어서 조마조마, 틈으로 홍도의 모습 보이고)
장벽수 : 자네를 위해 충고하나 해주지. 화를 자초하지 말고 예서 멈추게.
홍도 : 충고 고맙습니다.
장벽수 : 길게 얘기 않겠네. 어디에 숨겼나 그림은?
홍도 : 모른다지 않습니까? 괜한 수고 마십시오.
장벽수 : 흠... (한종일에게 눈짓하고 옆으로 비켜선다)
주먹1 : (홍도의 등을 내리친다)
홍도 : (푹 주저앉고)
한종일 : (다친 손 보며) 다친 그 손이 거추장 스럽지 않습니까?
홍도 : (긴장되지만, 대범하게 손들어보며) 이 손이 좀 명이 길긴 하지?
주먹1 : (홍도의 손을 거칠게 잡는다)
윤복 : (하얗게 질린다, 윤복의 주먹2가 허리춤에 칼자루를 잡는 것 보이고 밖으로 나오며) 가져 가십시오!
장벽수, 한종일... 기생 윤복을 보고, 어안이 벙벙한 상태로 보고 있고,
장벽수 : (윤복을 찬찬히 보다) 잠깐... 너는! 신윤복...!!
윤복 : 원하시는게 그림 아니십니까? 전부 가지고 가십시오!
홍도 : (안된다는, 강한) 윤복아!!
윤복 : (그림을 던져준다)
홍도,윤복 : (팽팽하게 보는데서)
-15부 엔딩-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