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264대 교황으로 카롤 보이티아 추기경이 선출되었다.
456년 만에 처음으로 비(非)이탈리아계 출신 교황이 된 그는,
재임기간 동안 수많은 나라를 방문하고,
수만 명의 사람들을 만나
역대 어느 교황보다 많은 사목활동을 펼쳤다.
본명 카롤 보이티아(요한 바오로 2세 교황으로 칭함)는
1920년, 폴란드 남부 작은 마을 바도비체에서
군인 출신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에서
3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9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이후 아버지와
형, 누나 모두를 잃는 비운을 겪는다.
뛰어난 운동실력과 배우, 각본가로서의 재능을 갖춘 그는
라틴어와 그리스어 등
8개 나라 언어를 구사하는 능력 또한 탁월했다고 한다.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며
연극반에서도 활동했던 카롤 보이티아는,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학업을 접고는 지하 연극단체에서 공연을 하고,
시나 희곡을 쓰거나 문학토론회 활동 등을 했다.
전쟁의 참혹한 현실 속에서
인간의 잔인한 모습들을 보게 된 그는
, 크라쿠프 교구가 운영하던 신학교에 입학,
1946년 사제품을 받고, 성직자의 길을 걷게 된다.
이후 신학박사 학위를 받는다.
사제가 된 그는,
1948년, 폴란드 외딴 시골마을로 파견되었다가,
1949년에는 크라쿠프의 성 플로리아누스 교구로 옮겨
대학에서 윤리학 등을 가르친다.
그리고 현대 교회의 문제점을 다루는 글을
가톨릭신문 등에 실으면서,
성직자로서의 입지를 더욱 굳힌다.
1958년에는 교황 비오 12세에 의해
크라쿠프 대주교를 보좌하는 임무를 맡게 되고,
1958년 9월에는 주교품을 받는다.
당시 38세였던 그는, 폴란드에서 가장 젊은 주교가 된다.
1962년에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 참석,
종교의 자유와 현대세계의 사목 헌장에 대한
결의를 이끌어내는 능력을 발휘,
1964년에는 바오로 6세 교황에 의해
크라쿠프의 대주교로 임명된다.
그리고 1967년, 추기경에 서임된다.
1978년 8월, 바오로 6세가 선종하고,
다음 교황으로 요한 바오로 1세가 선출되었으나,
즉위하고 며칠 뒤 선종하자, 다시 콘클라베가 열렸고,
1978년 10월 22일, 그는 새로운 교황으로 선출된다.
그의 나이 불과 58세였고,
그는 최초의 공산주의국가 출신 교황이 되었다.
그는 전임교황 요한 바오로 1세의
의지를 다시 이어받겠다는 의미로
자신의 이름을 ‘요한 바오로’로 정했다.
당시 유럽은 종교적인 외교 갈등이 심각한 상황이었다.
교황은 그런 상황 속에서 해외 사목활동을 해나가는데,
그러던 어느 날,
교황청 앞에서 터키 청년이 쏜 총에 맞는 일이 발생한다.
다행히 목숨을 건진 그는 회복한 후,
암살범이었던 청년을 만나러 교도소를 찾아간다.
청년과 대화를 하고 나온 그는
“그와 나눈 이야기는 둘만의 비밀로 남을 것이다.
나는 그를 용서하였다”고 말하며
청년에 대한 사면을 국제사회에 요청하기도 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교황이 되기 전부터 이미 탁월한 학식과 예술적 재능,
거기다가 운동실력까지 갖춘 뛰어난 인물이었다.
그래서인지 어느 역대 교황보다 활발한 사목활동을 펼쳤다.
26년의 재임기간동안 104차례의 해외방문을 통해
무려 1,930,000km를 다니는 등
대내외 사목활동을 가장 많이 한 기록이 있다.
또한 과거 교회가 저지른 불관용 행위에 대한 고백을 함으로써
화해와 일치를 위해 한 단계 나아가는
진보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
생전에 ‘하느님의 육상선수’, ‘행동하는 교황’이라는
애칭을 듣기도 했던 그였지만,
임기 말에는 여러 병마와 싸워야 했다.
그리고 2005년 4월 2일, 오후 9시 47분(로마현지시각).
그의 나이 향년 84세에 선종하였다.
선종을 앞두고 그는 베드로 광장에 모인 수많은 사람들에게
‘나는 행복합니다. 여러분도 행복하게 지내십시오.
우리 함께 기쁘게 기도합시다’라는 말과 함께
“아멘”이라고 강복한 뒤, 숨을 거두었다고 한다.
그리고 교황의 선종 소식을 전해들은 수많은 군중은
그에게 ‘박수’를 보냈다고 하는데,
이는 존경을 표하는 이탈리아식 추모방식이라고 한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한국 천주교 200주년 기념식 때 내한하여
103위 복자에 대한 시성식을 거행했으며,
1989년 세계성체대회 때도 한국을 방문하는 등
생전에 한국교회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10월, 그의 축일을 맞아
그의 업적을 기리며 마음속 박수를 보낸다.
외침, 2018년 10월호(수원교구 복음화국 발행), 김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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