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차벗 2급사범반, 2학기 개강 시작입니다!
한국 다례로 개강을 여는데 족자와 다포의 수묵화로 그려진 연꽃이 분위기를 더해주네요.
다식으로는 도라지정과와 호두정과 타르트, 단팥만주를 준비해 보았어요.
그리고 오늘은 개강차회라 원장님께서 손수 만드신 다식도 준비해 주셨어요.
금귤정과와 흑임자떡, 대추 마카다미아, 피스타치오 올리브인데 차림새도 정말 예쁘네요!
오른쪽은 소영씨가 직접 농사지은 토마토인데 빛깔도 곱고 달콤했답니다.
다심원에서 배우는 한국다례는 사원다례를 기반으로 한다고 해요. 인사를 할 때도 세 번의 죽비 소리에 맞춰 허리를 곧게 펴고, 합장을 하고, 묵묵히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합니다. 합장에는 모두가 한 마음이 된다는 뜻이 있다고 해요.
중국, 한국, 일본의 차문화가 모두 조금씩 다른데 중국은 차문화를 예술이라 하여 다예(茶藝), 우리나라는 예절이라 하여 다례(茶禮), 일본은 수양이라 하여 다도(茶道)라고 부릅니다. 기본 상차림도 다른데, 중국은 기본 6잔을 두는 한편, 우리나라는 5잔이 기본 세트라고 합니다.
쓰는 다기도 실용성을 중시하는 중국 문화와 조금 달라요. 뜨거운 수증기가 맺힌 차관의 뚜껑을 받쳐두는 개반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은 감 문화인 만큼 저울을 따로 사용하지 않고 차호에 담긴 찻잎을 차칙에 굴리듯이 넣어 담습니다. 잔은 1번부터 5번까지, 시계방향의 순서로 상석 잔이 정해집니다.
계절마다 차를 우려내는 방식도 달라지는데 여름이라 끓는 물 위에 차를 붓는 상투법으로 차를 우려주셨어요.
차는 세 번에 나누어 따르는데 5번부터 1번 -> 1번부터 5번 -> 거의 방울만 남겨 5번부터 1번으로 따라 마지막 방울, 옥루가 상석잔인 1번 잔에 떨어지도록 합니다. 옥루를 떨어트리는 것은 차관에 물이 남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물이 남아있으면 오래 우러나 쓴맛이 나기 때문입니다. 뚜껑을 잡을 땐 아래 사진처럼 손가락을 모아 꼭지를 가볍게 눌러주듯 잡아야 합니다.
세 번에 나누어 따르는 이유는 차 맛이 고루 섞이기 위함입니다. 상석잔을 두어 예의를 두지만 차 앞에서는 모두 평등합니다.
상석은 보통 차실에서 가장 편안한 자리로 정해집니다. 다심원의 상석은 아름다운 풍경이 바로 보이는 민서씨 자리라고 볼 수 있어요. 그러나 장소가 평등한 평등위에서는 팽주 입장에서 오른쪽을 기준으로 상석이 정해집니다. 다심원의 상석은 평등위 상석과 동일한 셈이지요.
차를 마실 때는 왼손에 찻잔 바닥을 받치고 오른손으로 찻잔을 어루감싸듯 잡습니다.
차 색을 보고, 차 향을 맡은 후, 세 번에 나누어 마시는데 잔을 완전히 비워 빈 찻잔과 찻잔 밑바닥도 감상해 봅니다. 그리고 팽주에게 상석부터 돌아가며 덕담을 합니다. 색, 향, 미에 대한 칭찬이 기본입니다.
두 번째 잔부터는 숙우에 담긴 차를 직접 따라 마시는데 두 잔까지는 기본으로 마셔야 예의입니다.
숙우를 다른 사람에게 건네줄 때도 오른손으로 바로 잡을 수 있도록 위 사진의 방향에 맞추어 건네줍니다. 숙우에 담긴 차를 직접 원하는 만큼 따르기 때문에 적게 마신다고 눈치 볼 필요도 없습니다.
다식은 두 번째 잔을 비우고 세 번째 잔부터 먹을 수 있습니다. 상석에 앉은 사람은 어슷하게 놓인 젓가락의 열을 맞춘 후 이용하는데요. 다식을 담은 후에는 사진처럼 젓가락의 장식이 있는 윗면이 뒤집히지 않도록 가지런히 올려 다음 사람에게 건네줍니다. 손이 음식을 잡는 부위에 닿지 않도록 장식 아래로 내려오는 것도 주의해야 합니다.
아래 동영상은 젓가락 잡는 방법입니다.
집의 놋젓가락이 무거워서 조금 실수를 했는데요..! 간단히 설명드리면 왼손으로 받쳐 오른손으로 위에서 아래로 쓸어내리듯 잡는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오늘의 첫 번째 차는 녹차였어요. 한국의 기본차는 항상 녹차입니다. 연두빛의 수색 덕에 백자의 연잎 문양이 더 아름다워 보여요!
두 번째 차는 황차였어요. 저는 원래 황차를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오늘 한국 다례를 배우며 마시니 또 새롭게 느껴지더라고요. 좀더 향기롭고 구수했어요!
세 번째 차는 그간 차수업에서는 마셔보지 못했던 값비싼 차를 마셔보았는데요. 다른 지역보다 북쪽에서 생산되어 보다 단맛이 나는 보이차, 20년도 빙도를 마셨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향내음도 나고 화한 맛도 나서 마음에 들었어요.
원장님께서 소영씨가 따온 토마토와 어울리는 토마토 개완에 우려주셔서 또한번 웃음꽃이 피었어요.
차에서 나는 은은한 향내음이 좋다고 말씀드렸더니 네 번째 차는 정말 특별한 차, 베트남의 목향꿀에 침향을 가향한 침향차를 내어주셨어요. 구하기도 어려운 차이거니와 침향과 목향꿀이 섞여 나는 단향과 은은한 단맛이 일품이었어요. 진숙쌤이 요즘 배앓이를 심하게 하는 딸을 위해 박하꿀에 담은 침향차를 한 통 가져가셨어요.
개강 차회라서 원장님이 점심밥을 사주셨어요! 다심원을 나서는 세 분의 옷차림이 전부 여름과 어울리는 푸른색이네요!
점심메뉴는 근처의 참불쭈에서 쭈꾸미 볶음을 먹었어요. 양도 많고 쭈꾸미가 탱탱하고 맛있었어요. 밥을 먹으며 함께 나누는 담소도 즐거웠고요!
다심원에 다시 돌아와서, 원장님께서 특별히 말차도 내려주셨어요. 대화를 나누면서도 담담히 말차를 격불해 주시는 모습에서 세월이 묻어나는 단아함이 느껴져서 영상에 담아보았어요.
고른 입자의 유화가 정말 아름다워요! 원장님께서 내려주신 말차는 말차를 좋아하지 않는 저희 남편도 맛있다고 감탄했어요. 다완도 정말 특이하지 않나요? 마시면 마실수록 초승달처럼 휘어진 웃는 눈이 슬쩍슬쩍 보이는 재미있는 잔이었어요.
팥만주와 건망고, 잣이 들어간 육포와 같이 마셨어요.
소영씨가 김해의 금란다원에서 받아와 원장님께 나눠드린 홍차 대금침도 마셔보았어요. 소영씨는 제가 본 사람 중 차의 나눔 문화를 가장 잘 실천하는 사람이예요!
찻잎이 일반 녹차잎과는 다르게, 마치 백호은침처럼 길고 뾰족하게 생겼어요. 제 입맛이 변한 걸까요? 홍차도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과일향이 은은하게 나고 달달하니 맛있더라고요.
중국차와는 또 다른 우아함과 단아함이 느껴지는 한국 다례 첫 시간, 풍요롭고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첫댓글 와~어쩜정리를 깔끔하게잘해주셨네요
첫시간이였는데
기억해자세히올려주셔서
참석못하신분이
도움이마니되겠어요
수고하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