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의 공권력 투입 압박을 강정마을 주민들과 지킴이들이 견디고 있는 가운데, 6일 오후 3시에는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사업단을 주민들과 지킴이들이 인간띠로 에워싸는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5일 오전에는 해병전우회와 특수임무수행자회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강정마을 진입을 시도해 경찰들과 충돌했다.
이들은 해군기지 건설 사업단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제주해군기지를 반대하는 세력들이 강정마을로 들어오면서 공사가 차질을 빚고 있다”고 주장하며 강정마을 진입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 소식을 들은 강정마을 주민들은 “외부세력은 해군과 공권력이다”면서 호각과 ‘해군기지 건설반대’가 적힌 노란 깃발을 들고 막아서 강정마을 진입을 하지 못했다.
한 강정마을 주민은 “이날 찬성집회에 찾은 사람 중에는 이곳에 왜 왔는지도 잘 모르는 사람도 있었다”면서 이번 찬성집회가 관제집회임을 알렸다.
이어 “해군이 이날 집회에 참여했다는 증거도 있다”면서 “해군들이 찬성집회의 현수막을 걸어주는 것을 찍은 사진이 있다”고 밝혔다.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한 회원은 “군인이 법을 위반하는 행위”라고 규정한 뒤, “이날 관제집회를 도운 해군들은 과거에도 주민들에게 살상무기를 가지고 훈련했다면서 협박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편, 보수단체 회원들은 경찰들과 물리적인 충돌을 빚은 뒤, 오후가 되어서야 돌아갔다.
시민사회 원로들과 함께 한 촛불문화제
저녁에는 통일문제연구소 백기완 소장, 문규현 신부 등 시민사회 원로들과 전국여성농민회 회원들이 함께 한 가운데, 해군기지 건설사업단 정문 앞에서 촛불문화제가 개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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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참소리] |
사회를 맞은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회원은 “내일이면 통일선봉대와 한국대학생연합 친구들이 제주도를 찾고 전국 각지에서 강정마을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강정마을을 찾을 것”이라고 말한 뒤, “해군과 우근민 도정의 허구에 맞서 4년 3개월 간 싸운 강정주민들과 함께 강정마을 해군기지를 반드시 막아내자”고 외쳤다.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은 여는 말에서 “오늘 우리는 보수단체 회원들의 진입을 막아내는 작은 승리를 했다”면서 “우리에게는 평화와 명분이 있기 때문에, 계속 이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뿐 아니라 강정마을에서 해군의 모습은 대한민국 해군이 아니었다”며 “대한민국 주민과 국민을 지켜야하는 군인들이 사람들을 때리고, 침탈하고, 불순세력과 연대해 거짓집회를 개최하고, 그 장소를 만들어줬다. 이 모두 대한민국 해군이 한 만행이다”고 말했다.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은 해군의 만행을 비판하면서 재차 “주민과 국민이 없는 해군은 있을 수 없다”면서 주민들을 더 이상 괴롭히지 말고, 해군기지 건설을 백지화 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한국전쟁 시절 만났던 제주도 출신 노동자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많은 이들에게 왜 강정마을에 해군기지가 건설되서는 안되는지 말했다.
백기완 소장은 “당시 제주도민들은 자신의 고향을 숨기며 살아야 했다”면서 “1947년부터 1949년까지 무려 8만 명의 제주도민들이 학살을 당했다. 이런 아픔의 땅에 해군기지건설을 절대 안 된다”고 소리 높여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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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참소리] |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전국여성농민회 각 도대표들도 함께 자리해,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투쟁에 앞장서고 있는 여성주민들을 위로했다.
윤금순 여성농민회 전 대표는 “땅을 일구고 생명을 가꾸는 여성들이 앞장서 마을을 지키는 것을 보면서 응원하러 왔다”면서 내일 인간띠 잇기 행사에도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촛불문화제를 마치고 참가자들은 12일 째, 쇠사슬농성을 진행 중인 현애자 민주노동자 제주도당 위원장이 있는 구럼비바위 입구까지 행진을 하고, 내일을 기약하고 헤어졌다.
행진을 하는 와중에 40년째 강정마을에 살았다는 오씨 할머니는 “이렇게 함께 싸워주는 사람들이 많아서 기쁘고 너무 고맙다”면서 “해군기지를 강정마을에 짓겠다고 하면서 마을공동체까 깨졌다. 친척끼리도 찬성과 반대가 나뉘면 얼굴도 보지 않는다. 이런 상황이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평생 농사를 짓던 땅을 모두 빼앗겨 앞으로 생계도 막막하다”면서 “생계도 생계지만, 강정의 아름다움과 기름진 땅이 모두 사라진다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 앞으로도 포기하지 않고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