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성의 택배 이슈진단 - 2
본지는 택배전문가인 조윤성 ㈜프로엘앤씨 대표의 기고를 통해 택배업계와 택배시장의 이슈를 테마별로 진단함으로써 택배산업의 건전한 발전 방향을 제시한다. 조윤성 대표는 지난 1974년 대한통운에 입사 한 이래 30여 년을 택배와 3자물류의 한 길을 걸어온 물류전문가이다. 조윤성 대표는 대한통운 택배사업부장, 서울택배지점장, 현대택배(현 현대로지스틱스) 물류개발부장, 아주택배 택배사업본부장, 벨익스프레스 총괄사업본부장, 사가와익스프레스코리아 대표, 로젠택배 대표, (주)프로엘앤씨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편집자 주>
택배업은 상생경영이 기본이다.
근래 경제나 경영의 화두는 상생(相生)인 것 같다. 수직적 계열관계에서의 상생,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경쟁관계에서의 상생, 부자와 서민간의 상생 등 사회불안요소를 완화시키고 건전한 사회와 국가를 유지하기 위한 tool로서 상생(또는 동반)관계를 호소하고 있다. 이러한 상생경영의 개념은 택배업계에서는 더욱 필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일반적으로 택배서비스는 크게 집하기능과 배달기능 그리고 운송과 중계기능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택배사업이 성공적으로 고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으며 성장하기 위해서는 서비스제공에 참여하는 모든 네트웍들이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고 활발하게 영업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화물의 집하와 배달기능을 담당하는 영업점의 안정성은 매우 중요한 경영의 초점이라고 할 수 있다.
1. 택배영업점의 운영상황
택배사업의 특징을 말하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네트웍사업이다” 또는 “프랜차이즈사업이다”라고 말한다. 이 말은 일반택배사업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서비스지역내에 적정한 네트웍(영업점, 집배송센터, 터미널 등)을 확보해야 하며 국내의 택배업체들은 이러한 방대한 네트웍을 확보하기 위하여 자금 부담이 적고 집하영업면에서 보다 활동성이 우수한 대리점체제를 선호함으로서 대부분의 집배송네트웍을 위탁점체제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택배네트웍이 사업초기부터 프랜차이즈 형태로 출발한 것은 아니다. 정기노선화물운송업체들은 대부분 프랜차이즈 조직으로 운영하기는 하였지만 한진택배나 대한통운 등 소위 택배메이져들은 서비스품질 향상과 일관성 있는 마케팅전략 추진을 위하여 직영영업조직을 구축하고 운영하였다. 그러나 후발주자였던 현대택배가 대부분의 집배송네트웍을 위탁점체제로 출범시켰고, 그들의 활발한 자생적 영업력은 빠른 시간내에 현대택배를 업계 1위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해 냈으며 이후 출범한 대부분의 택배사들은 운영원가적으로도 경쟁력이 있는 위탁점체제를 구축하였다. 물론 대한통운택배나 한진택배의 경우에도 원가경쟁력확보차원에서 점차 많은 영업네트웍을 위탁점으로 전환시켰다. 이러한 택배업의 위탁점체계는 2005년경까지 나름대로 건전한 성장을 해오며 택배산업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2005년을 넘어서면서 급격한 택배단가의 하락과 각종비용의 상승, 택배수수료의 인하 등으로 인하여 위탁점의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많은 지역의 위탁점들과 택배기사들이 계약을 포기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들이 서울 등 대도시의 대단위 아파트지역을 포함하고 있는 지역, 인천, 부천지역, 안산지역 등이다. 이들 지역에서 영업점이 이탈하면 결국 “콜밴”을 사용하게 되는바 이에 따른 문제는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2. 택배프랜차이즈의 성격
일반적으로 프랜차이즈란 프랜차이저(가맹본사)가 다수의 프랜차이지(가맹점)에게 자기의 상표, 상호, 서비스표, 휘장 등을 사용하게 하여 자기와 동일한 이미지로 상품을 판매하고 용역을 제공하는 등 일정한 영업활동을 하도록 하는 연쇄점의 한 형태로서 가맹본사는 각종 영업의 지원 및 통제를 하며, 가맹점은 가맹본사로부터 부여받은 권리 및 영업상 지원의 대가로 일정한 경제적 이익을 지급하는 계속적인 거래관계를 말한다. 이러한 프랜차이즈 사업방식은 특히 사업범위를 넓혀 이익과 경쟁력을 키우려는 본사와 기술적, 자금적, 기업이미지 측면에서 열세인 개인 또는 중소업체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유통분야의 일반적인 사업형태가 되었다. 택배사업도 어떻게 보면 본사는 브랜드와 시스템을 제공하고 개인이나 중소업체들은 일정구역을 할당받아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실질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매우 다르게 운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일반적인 프랜차이즈시스템은 어느 한 지역의 프랸차이지가 없어도 그 지역의 판매를 포기하면 그만이고 본사나 다른 지역에 있는 프랜차이지의 판매활동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반면 택배프랜차이즈시스템에서는 하나의 화물을 집하하더라도 그 화물을 집하한 영업점에서 직접 배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지역의 영업점이 배달을 해야 하고 그 화물을 배달점으로 운송하고 분류하며 그에 따른 정보관련 업무를 본사가 처리해 주어야 한다. 즉 택배 서비스는 판매점에서 제조와 판매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집하영업점과 본사, 그리고 배달영업점이 협동으로 서비스의 완성이 이루어지는 특수한 협동생산체제라는 것이다. 따라서 어느 한 지역의 프랜차이지가 모집되지 않으면 그 지역의 영업활동을 본사가 직접담당을 하거나 비상수단을 동원하여 집배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어느 지역 프랜차이지의 서비스품질이 나쁘면 그 영향은 본사뿐만 아니라 모든 다른 프랜차이지들의 영업활동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 다음의 표는 일반적 프랜차이즈시스템과 택배프랜차이즈시스템을 비교해 본 것이다.
3. 영업점 공석에 따른 문제
그렇다면 어느 지역에 위탁점이 이탈한다면 어떤 문제들이 발생할까? 물론 택배업체들이 위탁점이 모집되지 않는 지역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직영영업점을 운영한다는 전략으로 영업점운영을 한다면 위탁점 운영시보다는 비용이 다소 증가된다는 것 외에는 문제가 될 것이 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택배사들은 위탁점으로 운영하겠다는 것이 기본적인 영업점운영전략이기 때문에 소위 “콜밴업체”와 장기적인 배송위탁계약을 체결하거나 단기적인 콜밴차량을 이용하여 공석영업점문제를 처리해 나가게 되는데, 이러한 콜밴운영지역이 증가하게 되면 다음과 같은 많은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1) 서비스품질 악화 콜밴기사들은 배달되는 수량을 기준으로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아예 배달수량이 적으면 그 지역을 맞지 않으려고 한다. 따라서 중견업체의 경우에는 일평균 150개정도, 배송밀도가 높으면서 수수료가 다소 낮은 소위 메이져업체에서는 최소 200개 정도를 요구하고 있는데 결국 이렇게 많은 배달량은 서비스수준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2) 비용의 증가 일반적으로 콜밴업체들의 배송단가는 비수기에는 업체에 따라서 1,200원에서 1,500원(부가세 별도), 가을 성수기에는 1,400원에서 1,600원 정도를 요구하고 있으며 명절 때에는 1,800원에서 2,400원까지 요구하게 된다. 이는 정상적인 택배사원들에게 지급되는 수수료의 최소 50%이상으로서 콜밴지역이 증가하면 많은 부담이 된다.
3) 집하영업시장의 황폐화 콜밴기사들은 집하영업보다는 배달서비스에 치중하는데 사실은 집하영업을 하고 싶어도 많은 배달량 때문에 집하영업을 할 수도 없고, 집하영업활동을 하게 되면 수금문제, 고객관리문제 등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러한 부수적인 일들을 할 수가 없다. 따라서 콜밴기사를 장기적으로 운영하는 지역의 집하영업은 괴사하게 된다. 이런 상태가 장기화되면 집하물량이 어느 정도 확보되어야 운영이 가능한 위탁점 운영속성상 위탁점의 확보가 점점 더 어려워지게 되고 결국 집하시장이 황폐화되는 것이다.
4) 택배기사 모집의 어려움 콜밴기사들에 대한 수수료가 높다는 것은 정규택배기사들도 잘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들이 담당하는 지역이 증가하게 되면 비슷한 여건에서 집배송활동을 하는 택배사원들의 박탈감을 조성하여 이들의 이탈을 부추기는 역할을 할뿐만 아니라 가뜩이나 택배기사 희망자가 적은 상황에서 이왕이면 수입이 더 높은 콜밴기사를 희망하게 되어 영업점의 택배기사모집을 어렵게 한다.(이탈한 택배기사가 1~2개월 후에는 콜밴기사로 그 영업점에 투입된다는 것이 농담처럼 회자되지만 일반적인 현상이 되고 있다)
5) 품질관리의 어려움 본사는 사업의 성공을 위하여 전반적인 서비스품질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그러나 영업점과 택배사원들의 이탈이 많아지면 위탁영업점과 택배기사들이 자리를 지키고 집배활동을 해주는 것만도 고마운 상황이 되어버리고 어렵게 업무를 하는 이들에게 서비스품질 운운하며 제재를 하는 것은 사치가 되어버릴 수도 있다. 따라서 공석영업점이 증가할수록 전반적으로 품질관리의 어려움이 따른다.
4. 상생을 위한 방안
영업점이나 택배기사들이 이탈하는 원인은 물론 사업(수익)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택배본사가 영업이익을 적정수준으로 실현하고 있는 것도 아니며 영업점의 수수료를 낮출 수 있는데 까지 낮춰서 겨우 적자를 면하는 수준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우선 본사의 사업전략의 방향이 변화되어야 하며 그 초점은 위탁점을 살려서 전전한 조직으로 육성함으로서 본사와 위탁점이 상생하면서 사업을 성장시키겠다는 기본 경영철학이 확립되고, 그 바탕위에 다음과 같은 방안들이 실천되어야 한다.
1) 생존가능한 취급수량이 가능한 구역 할당 기본적으로 위탁점주들이 비용을 커버하고 자신의 적정한 수입이 확보되기 위해서는 집배송구역의 특성에 따라 달라지지만 최소한 집배수량이 각각 일평균 2,500수준은 되어야 한다. 즉 11톤 노선차량 2대분의 집하와 배달량이 되어야 인력, 작업장, 사무실 등을 운영할 수 있는 비용과 영업점주의 생활비를 확보할 수 있다. 속담에 “소도 언덕이 있어야 비빈다”고 했다. 따라서 영업확대를 위하여 세분화시킨 영업점의 규모를 적정하게 확대조정해주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일평균 2,500개를 취급하게 되면 월간 위탁점의 수익은 택배사에 따라서 1,500만원~1,800만원 정도 발생하고 모든 비용을 제하고 위탁점주들은 300~400만원의 수익을 가져갈 수 있다)
2) 위탁점의 업무량 경감 위탁점의 수익을 키워주기 어려우면 비용을 줄여주는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위탁점들은 택배기사들을 관리해야할 뿐만 아니라 고객응대, 사고처리, 영업활동 및 수금관리, 작업관리 등 실로 하는 일이 매우 많으며 이를 수행하기 위한 인건비 등에 많은 비용이 투입된다. 따라서 수수료가 적은 택배사들은 일반관리업무는 본사조직이 통합하여 관리하고 위탁점은 택배기사들의 집배관리만 담당하게 하여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춰주어야 한다.
3) 공동집배송센터의 운영 특히 대도시지역의 영업소들이 가장 어려워하고 있는 문제 중의 하나가 작업장의 확보이다. 도시내에는 빈 공터가 없고, 근교지역은 그린벨트로 묶여있어 불법으로 사용하다가 과태료를 부과받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며 집배송거리가 길어져 택배기사들의 비용부담도 증가하게 되고 영업활동시간도 감소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일부 위탁점주들은 스스로 영업구역을 좁혀 규모를 축소시키고 결국은 자신의 수익을 악화시키고 본사의 온선 및 분류작업비 증가를 초래할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작업장 확보의 어려움을 해결해주고 영업점의 규모를 적정하게 유지해주는 한편 노선운송의 효율성도 높일 수 있는 공동집배송센터를 확보하고 지원해야 한다.
4) 생존가능한 수준의 수익창출 유도 현재도 본사의 수익성이 양호하다고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본사의 수익을 포기해서 위탁점의 수수료를 높이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고 지금과 같은 낮은 수수료수준으로는 취약지역의 영업점 이탈 악순환은 계속될 것이다. 때문에 본사는 운영부문의 합리화를 더욱 추구하여 운영원가를 줄이고, 이 절감효과를 취약한 위탁점의 수수료로 전환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집하화물의 단가인상을 추진하여 수수료 절대액을 키워야 하며, 부피나 중량에 관계없이 집하단가만 통제함으로서 화물의 크기만 커져 결과적으로는 운송비와 분류작업비만 확대시키는 방법에서 탈피하여 부피나 중량의 크기와 택배단가를 매칭시켜 실질적인 단가 인상을 유도해 나가야 한다. 또한 노선운송이나 분류작업 등 외부에 위탁처리하고 있는 부분들을 가능하면 위탁점에게 맡김으로서 집배송 외의 부문에서 수익을 창출하여 전체적인 영업점 운영능력을 키우는 노력도 필요하다.
5. 결론
영업점의 이탈이 비단 낮은 수수료에 의한 수익성 악화 때문만은 아닐 수 있으나 어쨋튼 영업점의 역할은 택배서비스활동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고객에 대한 서비스측면도 그렇고 집하물량을 증대시키는 역할도 그렇고, 또한 원가적인 측면에서도 가장 높은 비율을 점유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 영업점들이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건강하게 운영되어야 택배사업 전체가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택배영업점들은 자금력이 있는 사람들이 아니고 소액의 운영자금으로 택배기사들을 소사장으로 모집하여 사업을 운영하는 사람들로서 장기적 관점에서 영업점을 운영할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 당장 최소한의 수익이 확보되지 않으면 안 된다. 따라서 이들이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수익을 맞춰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여 상생하는 구조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위탁점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택배사들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이제 국내택배시장도 어느 정도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과거와 같은 높은 성장을 기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이제 품질관리와 내실을 기해야 할 때다. 그리고 그 첫걸음은 위탁영업점과의 상생의 경영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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