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매장구성(MD)도 유행을 탄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지상 1층 로열박스에 구두매장이 있었지만 지금은 대부분 신사화는 신사복층으로, 숙녀화는 숙녀복층으로 올라갔다. 남성 넥타이도 마찬가지다. 그 빈 자리를 백화점 간판격에 해당되는 고급 해외 명품이나 수입 화장품 브랜드들이 차지했다. 고객층이 비슷한 제품을 한자리에 묶겠다는 뜻도 있지만 무엇보다 구두 매출이 예전만 못한 게 가장 큰 요인이다. 전통적인 백화점 층별 매장은 1층 화장품 잡화, 2~3층 여성복, 4층 남성복, 5층 아동복, 6~7층 생활용품 가전 등으로 구성돼 있다. 100여 년 역사를 가진 소호 미쓰코시 등 일본 백화점에서 유래한 매장 구성으로 한국 백화점들도 큰 틀은 여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유행에 따라 각광받는 제품들이 변하고 점포별로 주고객층도 차이가 나면서개성 있는 매장 형태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2월 문을 연 롯데백화점 대구점은 지상 1층 다음으로 매출 비중이 높은 2층에 40ㆍ50대 중년여성용 의류인 '마담부틱' 매장을 과감하게 넣었다. 대개 다른 백화점들은 지상 2층에 젊은 여성들이 주로 찾는 영캐주얼 매장을 넣는다. 전통적인 섬유도시 대구는 구매력 있는 중장년층 여성이 다른 어느 지역보다 많기 때문에 이들을 배려한 매장 구성이라고 한다. 지상 1층에 세계 3대 명품 브랜드로 꼽히는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부틱 매장을 지방 백화점 가운데 유일하게 모두 입점시킨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최근에는 연령이나 소득계층별로 선호하는 상품을 한 곳에 모아 소위 '연관 구매효과'를 노리는 매장 구성이 유행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지난 3월 1층 패션잡화 매장에 있던 고급 보석 브랜드를 모두 2층 명품층으로 옮겼다. 보석과 명품은 어차피 고객층이 겹치기 때문에 VIP 전용 주차장과 곧바로 연결되는 2층으로 모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