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9:13]
또 우리가 포도주를 담은 이 가죽 부대도 새것이더니 찢어지게 되었으며 우리의 이 옷과 신도 여행이 심히 길므로 인하여 낡아 졌나이다 한지라...."
자신들의 신앙적이고 복종적인 태도로 말미암아 일단 이스라엘 지도자들의 호감을 얻었다고 판단한 기브온 사신들은 이제 자신들이 멀리서 왔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즉 그들은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하고 계획한대로 자신들의 남루한 옷차림을 비롯하여 곰팡이 난 양식과 찢어진 가죽 부대, 헤어진 신 등을 일일이 증거물로 내보이면서 '먼 여행길'을 강변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기브온 사신들은 이스라엘과 화친을 맺는데 성공한다. 이로 볼 때 아마도 이들은 (1)이스라엘이 가나안 족속 이외의 나라들과는 화친을 잘 맺는다는 사실 및 (2)그들의 신 여호와의 이름으로 맺은 화친은 절대 보장된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었던 듯하다.
아무튼 이스라엘 측에서는 하나님의 뜻을 어기는 잘못을 범했지만, 기브온 거민 측에서는 자신들의 생명을 구하는 현명한 처신을 했던 것이다.
그러나 화친을 맺기 위하여 그들이 벌인 각종 거짓 행각은 결코 정당시 될 수 없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가나안 족속 멸절 명령의 목적은 그들로부터 영향받게 될 모든 죄악의 요소를 철저히 진멸하는 데 있는 것이지, 기생 라합처럼 여호와를 신실히 신뢰하고 그의 긍휼을 진심으로 구하는 자까지 죽이는 데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브온 거민들도 진정 여호와를 신뢰했다면, 라합처럼 신실되이 여호와의 긍휼에 의지했어야 옳았다. 그러나 그들은 생명 부지를 위해 여호와의 이름을 사용했을 뿐(9절) 라합처럼 진정한 여호와 경외자는 아니었던 것이다.
[막 2:21]
생베 조각을 낡은 옷에 붙이는 자가 없나니 만일 그렇게 하면 기운 새것이 낡은 그것을 당기어 해어짐이 더하게 되느니라..."
생베 조각을...더하게 되느니라 - 예수께서 도래하심으로써 시작된 새로운 진리,새로운 교훈, 새로운 삶의 자세는 결코 옛 형식들안에 국한될 수 없음을 보여 주는 비유이다. 여기서 예수께서 가르치신 새로운 복음을 상징하는 '생베 조각'은 헬라어로 '라쿠스 아그나푸'라 하여 '표백 처리하지 않고, 재단하지 않은 천', 즉 새로 짠 천, 사람의 손을 거치기 전의 올을 촘촘히 한 천을 뜻한다.
이에 비해 옛 율법주의 구조와 낡은 형식 위주의 유대주의를 상징하는 '낡은 옷'은 거의 헤어져 조그마한 자극에도 찢어져 버릴 참으로 생명력이 결여된 천을 가리킨다. 이러한 생명력이 결여된 것들에 생베 조각처럼 그 활동력과 생명력이 왕성한 예수의 새로운 교훈과 복음을 붙이려고 하면 그 헤어짐이 더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예수께서 가르치시는 바 새로운 교훈과 은혜의 복음 및 생명의 진리는 아무리 작은 부분이라 하지만 형식적이고, 바리새주의적인 옛 율법주의와는 절대로 합할 수가 없는 것이다(. 오직 새로운 진리에는 새로운 가치관과 새로운 형식이 요구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