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초 단장님의 후기를 부탁하는 문자를 받고 글쓰기도 글 읽기도 좋아하지 않아서(?) 사양했었는데 매월 순례 후 올라왔던 후기가 없으니 숙제를 마치지 않는 학생 기분이 된 것 같아서 기억력이 소진되었지만 더듬어서 몇 자 적어본다.
잘못 기억하고 있거나 틀린 부분이 있더라고 양해 해주실거라 믿으면서...
일찍 찾아온 한낮의 무더운 날씨가 무색하게 아침에는 쌀쌀한 날씨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반월당 sk아파트 앞에 도착하니 벌써 선배님과 임원진들께서는 일행들은 반갑게 맞아주신다.
이번 순례는 차량 2대로 신청자를 마감하는 관계로 후보로 신청하신 분들은 동참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다고 하는데, 전날 달구벌 연등축제 참석으로 피로하고 지쳐서인지 아님 더 중요한 행사가 갑자기 생겨서인지 신청자 중 몇 분들의 불참으로 빈자리를 다 채우지 못하고 1호차 43명, 2호자 41명을 태운 차량은 반월당을 떠나 강원도 춘천 청평사를 향해 출발하였다.
이번 달 선지식 행사는 52야 도반들의 월례회를 대체하는 관계로 우리 도반들이 가장 많이 참석하였다.‘사람이 힘이다’라는 말이 실감나게 동기들이 많으니 더욱 신나는 순례길을 예고했었다.
칠곡휴게소(?)에서 잠깐 휴식 후 출발하는 차안에서 우리는 아침 예불을 올린다.
56학번 김형태 거사님께서 여법하게 집전을 해주셨는데, 새로운 목소리에 신선함을 느끼게 참 잘도 해주셨다.
맞춤형 진행 코스에 맞춰 단장님의 박수삼창은 부처님의 가피를 느끼게 우렁차게 이어졌고, 우리 도반 공덕림 박향자의 재치있는 진행에, 또 우리도반 안연화 최영옥 보살님의 맛깔스런 회원소개가 진행되었다.
이번 동참자 중에는 지금까지 불교대 선배님들 중에서 제일 고참이신(39학번) 신성자(대웅 김상수 고문님 옆지기) 선배님도 참석하셨다.
신 선배님은 동화사 봉사단장을 오래 맡으셨고, 대웅 고문님도 동화사 신도회장을 오래하셨고 포교사로서 오랜 시간 봉사하셔서 그런지 참 얼굴도 맑았지만 곱게 아름답게 사시는 두 분을 뵈니 살짝 부러움이 났었다.ㅎㅎ
각양각색의 법문 같은 회원 소개를 듣다보니 우리가 탄 차량은 치악산휴게소(?)에서 한 번 더 휴식을 취한 뒤 춘천의 대표음식 막국수 집에 도착하여 이른 점심을 먹었다.
단일 메뉴인 막국수로는 법우님들의 요기가 부족할까봐 감자전을 옵션으로 추가해주셔서 푸짐하게 맛있는 점심공양을 마치고 차는 목적지 청평사주차장에 도착했다.
한낮을 향해 가는 시각이라서 주차장에서 한참을 걸어서 청평사까지 올라가는데 오르막 내리막을 걷다보니 얼굴과 겨드랑이 등짝에서 땀방울이 맺히는데 골짜기에서 흐르는 시냇물 소리가 땀을 식혀주고 무거운 발걸음을 가볍게 해줬다.
강원도에 가뭄이 심각하다는 뉴스를 들었던 기억이 났었는데 계곡의 흐르는 물을 보니 이제 해갈은 되었었나 보다.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서 공주설화, 거북바위, 구송폭포를 거쳐 청평사 대웅전에서 삼배 후 극락보전으로 이동하여 집전의 달인 임동명 거사님의 목탁에 맞춰 우리들은 업장이 소멸되는 느낌이 들게 백팔대참회문을 소리 내어 힘껏 읽고 기도 올렸다.
소양호 한쪽에 우뚝 쏫아있는 오봉산 기슭에 자리하고 있는 청평사는 고려 광종 274년(974년)에 창건되었으며 조선 명종 때 보우선사가 중창, 대사찰이 되었다가 한국전쟁에 소실된 것을 1970년 전각을 짓고 회전문을 보수하고 범종각과 요사체를 앉혔다고 하며, 청평사는 댐이 생긴 이후 더욱 유명해졌다고 한다. 소양댐에서 배로 15분 걸리는 섬속의 절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청평사의 현존 건물로는 대웅전을 중심으로 극락보전, 삼성각, 회전문(보물제164호), 세향원, 청평루, 해탈문, 큰방, 요사체 등이 있으며, 주요 문화재로는 강원도문화재자료 제 8호인 삼층석탑(공주탑)을 비롯하여 진락공부도(眞樂公浮屠) 및 환적당부도(幻寂堂浮屠) 및 고려정원(高麗庭圓)이 있다.
청평사의 맑고 상쾌한 공기를 뒤를 하고 우리는 강원도립 화목원으로 이동하였다.
대구의 수목원과 유사하지만 대구는 입장료가 없는데 이곳은 대인 1,000원인데, 우린 단체라서 1인 700원에 40명 입장료만 내고 83명(경로우대자 면제)이 관람했었다(재무국장님! 회비 아낀다고 경로우대자 부풀리기 하셨죠?ㅋㅋ)
다양한 약초들과 예쁘게 단장된 화목원의 다양한 모습들을 보며 심신의 피로도 풀고 마음을 힐링하는 시간도 가졌다.
돌아갈 길이 먼 대구로 오기 전 휴게소(?)에서 저녁 국수 공양을 맛있게 한 후, 1호차에서는 돌아올 때 빠지지 않는 가요 버라이어티쇼(?)를 감상하고 즐기다보니 멀게만 느껴진 대구까지 금방 달려온 느낌이었다.
이른 7시 출발에서 대구 도착하는 늦은 9시30분까지 긴 15시간동안을 지루하지 않게 재미있게 즐기고 온 순례행사가 되었다.
많은 법우님들과 함께 기도하고 참회하는 시간을 통해 마음을 정화하는 계기를 갖게 해주신 모든 분들께 늘 감사드린다.
발원문
부처님 어디에 계십니까?
대궐 같은 법당에 황금 옷을 입고 계십니까?
특급호텔에서 맛있는 공양을 받고 계십니까?
고급차에 앉아 명승지를 구경하고 계십니까?
눈을 부릅뜨고 찾아보고
목이 터져라 불러보아도 찾을 수 없으니
당신은 도대체 어디에 계십니까?
큰절을 찾아다니고
부자동네 다 돌아다녀도 찾을 수 없어
마침내 빈촌에 이르니
아!
당신은 여기에 계셨군요.
장애 있는 자들과 함께 놀아주며,
병들어 누운 자들을 돌봐주며,
배고픈 자들에게 밥을 나눠주며 계셨군요.
이제야 알았습니다.
당신은 가난과 고통과 공포가 있는 곳에
헐벗고 배고프고 두려워하는 중생들과 함께 계신 것을
그리고
법당의 부처님께 복을 달라며
열심히 기도하였던 것은
한갓 형상에 외쳐댄 것임을
그동안 저희들은 사랑과 명예와 재물을 쫓아
앞만 바라보며 달리느라
아픔과 두려움과 배고픔으로 신음하는 이들을
쳐다보지 않았습니다.
부처님!
당신의 참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저희들의 눈높이로 당신을 찾았던 지난날을
진심으로 참회합니다.
수십 년을 당신의 모습을 보았으며,
오랜 세월 당신의 이름을 불렀으며,
많은 날들을 당신의 말씀을 배웠지만,
저희들은 당신의 마음을 몰랐습니다.
이제야 알겠습니다.
촛불은 어두운 곳에서 더욱 빛나고,
향은 더러운 곳에서 더욱 향기롭고,
손길은 차가운 곳에서 더욱 따뜻하며,
밥알은 배고픈 자에게 더욱 소중한 것을,
앞으로 당신을 만나고자 할 때엔
어두운 곳을
더러운 곳을
추운 곳을
배고픈 곳을 찾겠습니다.
그 곳의 모든 이들이 환한 미소 지을 때
저희는 당신의 미소를 보게 되리라 믿습니다.
그곳에서 저들이 웃음 꽃을 피울 때
당신의 음성을 듣게 되리라 믿습니다.
저희 불자들은
당신이 계신 곳을 언제나 잊지 않고
당신의 가르침을 가슴에 담아
당신이 나아가는 그 길을
힘들고 어려워도 끝내 포기하지 않고 따를 것을
진심으로 발원합니다.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시아본사 석가모니불
첫댓글 맛깔스런 청평사 후기글 잘 읽고갑니다.
감사합니다.
금륜거사님! 두서없는 글이 맛깔나신다니...부끄럽심다.
훌륭하신 염불심 선배님!! 청평사 후기글 정말 멋져요..역시 단장님눈은 예리하십니다.또 보배를 찾았네요...
발원문 가슴에 와닿습니다. 감사합니다. 부처님 가피 듬뿍 받으시옵소서.....
나무서가모니불. 나무서가모니불. 나무시아본사서가모니불...
지나친 과찬은 부담스러워요.ㅎㅎ
전공이 이과라서 글재주는 없심더~~
역시!! 울 염불심보살님 글 멋져요~~ 문장력부터 어느 하나 흠 잡을데가 없네요.
찡한 가슴의 전율을 느끼게 하는 발원문까지... 감사해요~~ 날마다 행복 가득 하소서~~
아휴~~어지러워 죽겠다.비행기 타다가 ~~
단아한 모습만큼이나 글솜씨도 수준급입니다.또한사람의 스타탄생을 축하드리며 순례후기 고정 필진으로 강력히 추전합니다. 항상 고맙고, 해맑은 웃음은 53의 청량제입니다.염불심 선배님! 사랑합니다
한번 더 후기 과제 주시면 53완주를 못하고 하차하는 불행을 ㅋㅋ
수고 했습니다.
부탁을 잘 했나 봅니다.
발원문까지.....
감사 합니다.
단장님 후기는 쓰는 사람에게 부담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one time!!
우리 52야 수석부회장님~ 짱~~~!!
우리 도반들 두루두루 잘 챙겨주시고
참 야물딱지신 모습 닮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저도 참 오랜만의 동참인데 앞으로 기회가 되면 참석하도록 하겠습니다
장거리는 노우~
이번에도 동문들과 함께하면서 마음은 충분한 에너지를 채워 왔는데
촌사람 티낸다고 멀미에다 저질체력이라 사흘 비실거리다 이제야 조금 눈이 떠집니다~^^.
요조숙녀 현모양처의 심벌 우리 총무님은 사람 보는 눈은 쪼매 부족하신 듯...
덜렁대고 대충하고 잘 까먹고 융통성 없고~~
닮으면 큰일 나요~~ㅎㅎ
언니, 잘 읽고 갑니다. 글 한 편으로 성지순례 다녀온듯 합니다.ㅎㅎ
언제나 화이팅 넘치는 언니가 있어 든든하고 행복해요~
자주 뵙도록 제가 분발하겠습니다~!!
든든한 외사촌 동생이 있기에 더 힘이 났나보다.ㅋㅋ
그래도 너를 만나면 돌아가신 엄마의 끈을 만난것 처럼 반갑고 좋더라.
한눈에 그려진 청평사와 함께한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참 단아한 모습을 보면서 불연이 남달라 보였는데...
학교 동문회을 위해 봉사 헌신하시는 선배님 모습은 존경스럽습니다.
후기글과 발원문 감동입니다.
앞으로도 좋은글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_()_
젊어서 불교와 인연 맺은 선배님이 참 부러웠습니다. 짧은 불연으로 지식은 짧고, 기억력은 한계에 다달라서 입력과 출력이 되지 않아서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서 저장되지 않습니다.ㅠㅠ
처음 발원문을 읽고 너무 감동 받아서 콧등이 찡하고 눈시울이 뜨거웠졌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름답고 행복한 후기글 감동입니다 염불심 선배님 늘 부처님 미소 영원 하시길 기원 드립니다()()()!!!
53선지식에서 범공거사님과 함께 기도하는 것이 영광입니다~
오랫만에 까페들어와보니 2달전에 쓴 후기글이네요. 대단한 관찰력과 문장력이네요. 이렇게 잘 쓰시면 전 어떡하라구요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