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상수리나무가 마른잎을 남기는 일 박남준
아직 건너야 할 겨울이 멀다고 바람 부는 언덕 위 늙은 상수리나무가 말했다
다 버리고 나서야 봄이 오는 것이야 그랬었던가 떠나보내고 나서야 그 길을 따라 끝없이 이어졌던 귀에 익은 발자국소리 절절해졌던가 저 마른 잎들이 눈물겹다고 젖은 눈길을 쓸어내렸을 때였나 부르르 잎새 하나 떨궈내렸지 이 겨울 지친 굴뚝새가 외톨박이 곤줄박이가 내 노을의 가지에 기대어 작은 울음 울 때 나 이토록 말라버린 오랜 기다림의 말들 한 잎 한 잎 저 먼산 넘어 산 쪽으로 더욱 굽어 흔들리고 뿌리깊은 지상의 아래쪽으로만 키워왔으므로
단풍이 고왔던 가을에도 물론 이 숲에 왔었고, 눈이 하얗게 내리면 또 다시 찾아 올 상수리나무 숲입니다
그 무성했던 잎들은 모두 지상으로 내려와 나무들의 시린 발등을 두텁게 덮어주었고, 아무리 조용히 걷고자 해도 마른 잎 밟히는 소리가 서걱서걱 내 뒤를 따라 옵니다
이 숲에 살던 꿩은 어째서 보이지 않는지...? <2013.12.8.올림픽 공원>
첫댓글 벽촌에서 농사 짓는 체하는 건달농사꾼인 나한테는 낙엽은? 솜이불처럼 포근하게 느껴지더군요. 갈쿠로 쓱쓱 긁어다가 겨울을 나는 양파, 화초, 어린 묘목의 부위에 쏟아부어주고 싶네요. 낙엽. 요긴하지요. 위 사진 속의 나무들은 자신이 떨꾼 낙엽으로 자신의 뿌리를 덮는 이불이 되겠지요. 글쎄 그걸 긁어갈 궁량을 대는 내가 밉겠지요. 벌거벗은 나무로서는.
추운 겨울에 사람들은 두꺼운 옷을 겹겹히 껴입어야만 겨울을 나는데도 나무는 발가벗어야 겨울을 나는군요. 삶의 방식이 전혀 이질적이네요. 주머니가 빈 나로서는 나무처럼 벌거벗고 살았으면 싶네요. 아쉽게도 추워서 옷 입고도 비싼 유류를 때야만 겨울철을 보내는 현실이....
실제로 우리들이 어린시절만 해도 저런 낙엽을 긁어다가 땔감으로 쓰던 시절이 있었지요
요즘 젊은이들이야 상상이나 할까요? 보일러만 켜면 만사 오케이 인 줄 알테지요 ㅎ
내가 사는 아파트도 지은지 오래되어서 실내가 추워요
내복 입고도 추워 겉옷까지 껴 입고 지냅니다 ㅎㅎ...
"벌써 내복을을 입느냐"면서 맨종아리를 까 보이는 친구를 보면 미워요 ㅎㅎ
상수리나무는 눈물겹게 낙엽을 떨궈 보냈지만 그런데도 꿩은 보이지 않느다고? 작가는 이야기 하는 것일가? 알기 어렵네.
ㅎㅎ...위의 시는 박남준 시인의 시이고...
아래 글은 내가 붙인 글이라서 연결이 안되는 거야 당연한 일,
실제로 저 숲에서 언젠가 토실하고 화려한 장끼 한 마리를 근접촬영 했었거든...
실제로 야생 꿩을 가까이서 찍기는 어려운일 아니겠나?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