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대 의대 ? 국립 보건의료대 !

[양기성]

순천대 의대 ? 국립 보건의료대 !

- 이정현, 국립보건의료대·병원 설치 발의 -
- 의사협회,“비현실적, 전면 재검토해야” -
- 순천대학,“우리 대학의 목표와는 달라” -
- 지역사회,“법률 제정도, 실효성도 의문” -

지역의 숙원 사업이었던 순천대의 의과대 유치가 이정현 국회의원을 만나 추진방향이 완전히 바뀌게 되었다. 이정현 의원은 순천대학교에 의과대를 설치하는 대신 순천에 국립보건의료대학과 병원을 각각 설치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의사협회가 즉각 반발하고 나섰고, 지역 주민들도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

이정현(순천․곡성지역구.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지난 5월 20일(수) ‘국립보건의료대학 및 국립보건의료대학병원 설치 운영법’을 제정하기 위해 법률 제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순천대학교에 의과대학을 유치한다는 자신의 애초 공약과 달리 공공의료기관에 필요한 공공의료인력 양성을 목표로 별도의 국립보건의료대학과 국립보건의료대학병원을 설치하는 내용의 법률안을 발의한 것이다.

이정현 국회의원은 “농어촌지역과 오지, 낙도같은 의료 취약지나 공공의료기관은 민간 의료기관 중심의 의료체계로 운영하기에 한계가 있다”며 “공공의료분야에 장기간 근무할 의료인력 양성기관과 의료인력 교육과 수련, 진료를 담당할 시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정현 국회의원 측은 이번 법률안은 지난 5월 19일(화) 새누리당 국회의원 47명의 동의를 받아 발의했고, 6월에 있을 상임위(보건복지위)에 상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후 공청회 등을 거쳐 올 12월이나 2016년 2월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법률 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정현 의원 측은 법률 제정이후 설립되는 국립보건의료대학은 신입생 정원 약 100명으로 6년 과정을 운영하고, 국립보건의료대학병원은 최대 400병상을 목표로 설립할 계획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보건의료대학과 병원 설립에 2025년까지 3278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역의 관심은 이정현 의원이 발의한 법률이 제정될 경우 대학과 병원의 입지가 어디로 결정되느냐 이다. 이와 관련 이정현 의원 측은 “법률 발의 과정부터 보건복지부와 협의하고 있기 때문에 순천에 유치한다는 전제로 하는 것”이라며 “입지 결정 시기는 정해진 바 없지만 법률 제정 이후 즉시 결정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곳곳이 지뢰밭이다. 당장 대한의사협회가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의사협회는 “비현실적 대안”이라고 규정하며 “전면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공공보건의료인력 양성은 새로운 법률을 제정하지 않아도 이미 ‘공공의료에 관한 법률’, ‘국립대학병원 설치법’ 등에 근거가 있다는 의견이다. 설령 법률대로 대학과 병원이 설립되어도 의사 배출까지 20년 이상이 소요되어 목적과 달리 막대한 예산만 낭비할 것이라는 우려이다. 

보건의료정책에 정통한 순천의 한 전문의료인도 “제정 법률안에 위헌적 요소가 있는 등 실효성이 의문”이라며 “충분한 준비없이 질러놓은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순천대 의과대 유치활동 당사자인 순천대학교 박병희 기획처장은 “공공의료인력 양성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별도의 대학 설치는 순천대의 목표와 다른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시민사회진영에서는 더 혹평했다. 여수시민협 한창진 전 대표는 “순천대 의대 유치가 불가능함에도 내년 선거를 의식해 정치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의대를 유치하지 못한 것에 대한 사과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순천광장신문에서 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