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대자동차 노조 내 일부 현장 노동조직들이 올 9월차기 집행부 선거를 앞두고 조직을 선거체제로 재정비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21일 울산 노동계에 따르면 현대차노조(지부장 이경훈)는 오는 9월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4대 임원 선거를 치를 예정으로 일부 현장 노동조직들은 이미 선거모드에 돌입했다.
현재 이 노조의 현장 노동조직은 군소 조직까지 포함해 모두 7개다.
이들은 정권 (재)창출이라는 목표 아래 연대 가능한 조직들끼리 물밑 접촉을 벌이거나, 혹은 군소조직·무소속 조합원 모두를 흡수하는 새 조직을 만들겠다며 기존 조직을 아예 해산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가장 발 빠른 행보를 보이는 쪽은 중도합리 노선인 ‘현장혁신연대’.
이 조직은 다음 주쯤 사실상의 선거체제인 전략기획팀을 구성해 정권창출을 위한 선거공약과 재정 마련 방안 등을 본격 논의할 예정이다.
일단 독자출마를 전제로 하되, 상황에 따라 다른 조직과의 정책연대나 조직통합의 여지도 열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실리 노선인 현 집행부를 출범시킨 ‘전현노’ 역시 핵심 간부들을 중심으로 정권 재창출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선거준비를 서두르기 위해 원래 5월까지 남은 의장단 선거 일정을 조금 앞당겨 다음달 초쯤 실시하기로 했다.
이 조직 역시 독자 출마를 전제로 하고는 있지만, 정권 재창출을 위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이미 다른 조직과 접촉을 시도하는 등 정책연대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강성 ‘민노회’는 지난달 기존 조직을 아예 해산하는 초강수를 뒀다. ‘평의회’와 함께 무소속 조합원들을 흡수해 조직을 새로 만들겠다는 복안인데 이를 위해 ‘새로운 조직건설을 위한 준비위원회’를 가동 중이다.
아직 현장노동조직위 틀을 갖추지 못했지만 중도 노선인 하부영 전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장이 이끌고 있는 ‘제2민주노조실천단’도 어떤 형태로든 이번 선거에 개입하기로 했다.
하 전 본부장은 올해 선거에 직접 출마하거나 정책연합시에는 해당 조직의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구상이다.
올해 선거의 관전 포인트는 2년 전 현대차노조 역사상 15년 만에 ‘강성’ 노조의 아성을 깨고 정권교체에 성공한 ‘실리’ 집행부의 기조가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 하는 부분이다.
이 경우 현 집행부가 연임에 성공할지, 비슷한 성향의 조직에 정권을 바통터치할 지, 그것도 아니면 정책연합을 시도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반면 중도실리 노선에 넘겨준 정권을 탈환하기 위한 강성 조직간 범 연대 가능성도 눈여겨볼 만하다.
현대차 현장 노동조직 관계자는 “차기 집행부의 성격을 크게 강성이냐, 중도합리냐로 나눈다면, 실리를 표방한 지금의 집행부에 대한 평가가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라며 “그런 맥락에서 현 집행부가 올해 노사관계의 최대 복병인 근로시간면제제도(타임오프)나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 문제,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어떤 성과를 도출할 지가 차기 집행부 선거 결과의 나침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현대차 노사는 22일 오후 2시 본관 아반떼 홀에서 1/4분기 노사협의회 상견례를 열고 타임오프 관련 협의를 본격 시작한 뒤 5월에는 임금 및 단체협상을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