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문인협회 2022년 공작산 시화전 (2)
홍천문인협회 2022년 공작산 시화전 2
수타사(壽陁寺) 주변은 어릴 적 보던 수타사가 아니다.
군(郡)에서 이 절 앞을 하마 여러 해 전에 수만 평을 매입, 휴식공간으로 만들어 군민의 품으로 안겨주었다.
초등교 시절 여기에 한 번 올작시면 자갈 깔린 신작로를 밑창 다 닳은 고무신 신고 고된 행보를 해야 했는데, 이젠 모두 뻥 뚫린 오룡 고갯길 터널 덕에 시내서 이 삽십 분이면 간단히 오가는 한나절 커피타임 코스가 되어 버렸다.
공작산(孔雀山)은 해발 887m에 불과한 읍내 어디서나 잘 보이는 산이다.
산 아래 수타사는 비록 조계종 제4교구 본사인 월정사(月精寺)의 말사(末寺)이지만 여기서 월인석보(月印釋譜) 권17/18 1책 초간본이 사천왕 몸속에서 발견되어 국가 보물 제745-5호로 지정 보관되고 있는 사실로 수타사란 절 이름이 알려지고 그 덕에 인지도가 높아진 산이다.
월인석보는 한글 고문 판본체로 되어있어 우리 서예인들에게는 그 서체와 함께 내용조차 친숙한 책이다.
산 정상에서 보면 홍천군 일대가 한눈에 들어오고 산세가 공작이 날개를 펼친 모습과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봄에는 철쭉, 가을에는 단풍, 기암, 심소와 노송군락, 눈 덮인 겨울 산도 일품이다.
홍천의 제6경에 공작산과 수타사를 하나로 묶었다.
넓은 암반에 큼직한 소(沼)들이 곳곳 비경을 이루는데 계곡 양쪽으로 기암절벽과 빽빽이 우거진 노송 숲이 비경 삼매(三昧)에 빠져들게 한다.
수타사는 신라 33대 성덕왕(聖德王) 7년(708년)에 원효대사(元曉大師)에 의해 창건된 천년 고찰(古刹)이다. 대적광전(大寂光殿)의 팔작 지붕이라든지 1670년도에 만든 동종(銅鐘), 후불탱화(後佛幁畵), 고려 후기에 세워진 3층 석탑(石搭)이 있어 절의 의미와 가치를 더해준다.
대적광전의 지붕 용마루에 청기와 두 장이 얹혀 있어 파란색이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였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도 그대로 있는가 없는가 알 길이 없으나 청기와는 본래 궁궐의 전유물(청와대가 그렇다)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매우 특이한 일이다.
그래서 어쩌면 이곳이 세조의 비 정희왕후(貞熹王后)의 태실이 있는 곳(장소는 확인되지 않고 있음)임을 고려하여 세조가 특별한 배려로 월인석보 2권 1책과 청기와를 함께 보낸 것이 아닌가 싶다.
자연의 샘에서 흘러내리는 작은 개울이 매우 동심을 자극하는데 물길 주변으로 불도화 숲이 하얗게 군락을 이루고 있다.
정오에 가까운 태양이 인공 연못에 비치며 물잠자리들이 분주하게 알자리를 더듬는 순간에 안원찬 회장이 34인의 164점 작품들이 도열한 산책길 전시장 오픈을 선언하고는 마지막으로 “멀리 시흥에서 오신 출향 시인 지성룡 선생님을 소개합니다” 하며 더불어 나의 전문인 서예술까지 접목 소개한다.
무리 중에는 홍천군 예총회장 김기중이란 분이 훤칠한 자세로 다가온다.
인사를 나누자 자신의 전문인 음악 분야를 소개하기에 동속은 아니지만 동족인으로 서예술인 신분을 밝히고 낙향 하고 싶다는 감언을 늘어놓자 한층더 반색한다
34인 시인들의 164점 작품이 담긴 예쁘게 도안된 시집이 각자 손에 한권씩 쥐어주는데 겉 표지 달항아리 그림이 예사롭지 않다.
표지의 달항아리는 화가 보리 박우민님이 선지를 찢어 하나 하나 붙여 만든 그림 "항아리-3"이라 하며 작가로 부터 사용이 허락된 이미지라 하니 비록 작은 타브로이트판 시집이지만 안 지회장의 세심한 배려가 겉 표지에서 부터 느껴진다.
본제의 블로그 포스트 3회에서 작가 34인의 평균 5개의 작품 164개의 시문이 수록되겠지만 대표적인 작품 한 점씩을 골라 소개할 것이다
첫댓글 홍천문인협회 2022년 공작산 시화전 두번째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