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서예[2778]東茶頌(동다송) <원문 및 해석>
東茶頌
第一頌 (德, 따뜻한 성품, 품덕, 소박함과 향기 등 차나무를 묘사)
后皇嘉樹配橘德 후황가수배귤덕 :
하늘(천지신명)이 예뻐하여 온 너 아름다운 나무여
그 덕스러움이 귀한 귤나무와 같도다.(君子의 德을 상징)
受命不遷生南國 수명불천생남국 :
네 텃자리를 옮기지 아니하여 따뜻한 남쪽에서만 자라나니 (부녀자의 貞節을 상징)
密葉鬪霰貫冬靑 밀엽투산관동청 :
풍성한 잎은 찬 기운과 모진 추위를 견뎌내 겨우내 푸르러라
(선비의 忠節을 상징 歲寒精神)
素花濯霜發秋榮 소화탁상발추영 :
하얀 꽃은 서리에 씻겨 가을풍광을 빛나게 하여이다 (純潔을 상징)
姑揶仙子粉肌潔 고야선자분기결 :
고야산에 노니는 신선의 살결같이 해맑아
閻浮檀金芳心結 염부단금방심결 :
갠지스강의 빛나는 황금같은 열매를 맺느니라
第二頌 (碧玉, 翠禽舌 같은 차나무의 줄기와 잎이 아침 안개로 덮여 있다)
沆瀣漱淸碧玉條 항해수청병옥조 :
맑고 백옥 같은 네 가지는 밤이슬에 씻기우고
(항해(沆瀣): 북방의 밤중에 내리는 맑은 이슬 기운)
朝霞含潤翠禽舌 조하함윤취금설 :
너의 잎 또한 새벽이슬 머금어 푸르른 새의 혀와 같으니
(조하(朝霞):아침 일찍 맑은 햇볕)
第三頌 (타고난 성품이 어질고 덕스러워 모두가 차를 좋아한다)
天仙人鬼俱愛重 천선인귀구애중 :
하늘사람과 신선과 인간세상, 귀신이 다 같이 사랑하고 아끼었으니
(제사를 지낼 때 모두 차를 올린다.)
知爾爲物誠奇絶 지이위물성기절 :
너의 물건됨이 참으로 기이함을 알 수 있도다
炎帝曾嘗載食經 염제증상재식경 :
땅을 다스리는 신농님(炎帝:三皇五帝중 한 명)도
이미 오래전부터 차의 효능을 식경에 실었느니라
第四頌 (차는 천하에 이름난 제호나 감로보다도 더 좋고 달콤하다)
醍醐甘露舊傳名 제호감로구전명 :
소락 제호(牛乳의 精液) 감로(달콤한 이슬)는 아득한 날부터 이어오는
가장 맛있는 이름이어라
第五頌 (차를 마시면 술을 깨게 하고. 잠을 고르고 적게 하는 효능이 있다)
解酲少眠證周聖 해정소면증주성 :
네 약성이 술을 깨고 잠을 적게 하니 이는 일찍 주공이 증험한 바라네
(周聖: 주공을 말한다.)
第六頌 (검소한 안영은 조밥, 고기, 알, 차나물을 먹었다.)
脫粟伴菜聞薺嬰 탈속반채문제영 :
제 나라의 재상(宰相) 안영(薺嬰)은 거친밥 차 한사발과 산채나물을 더불어 먹었다.
第七頌 (신선도 차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좋은 차를 알려 준다.
虞洪薦餼乞丹邱 우홍천회걸단구 :
차인 우홍은 제물을 바쳐 단구선인(신선)에 빌어 차를 얻고
(丹丘: 신선이 사는 땅. 밤낮과 죽음이 없는 곳)
毛仙示裘引秦精 모선시구인진정 :
털보 신선은 진정을 만나 차숲을 알게 해 주었다네
------------------------------------------------
第八頌 (차를 사랑하는 사람은 은혜를 아는 사람이다.)
潛壤不惜謝萬錢 잠양불석사만전 :
땅 속의 귀신도 차를 얻어 마신 은혜를 만금으로 사례하기를 아끼지 않았어라.
第九頌 (진기한 음식보다 차가 더 좋으니 차를 마시라는 것이다.)
鼎食獨稱冠六情 정식독칭관육정 : 산해진미 진수성찬의 음식 가운데
좋은 차는 그 아름다운 음식의 으뜸이어라.
(六情:喜,怒,哀,樂,愛,惡 등 여섯 가지 사람의 성정(性情)을 말함.)
第十頌 ( 차를 마시면 두통을 치료할 수 있다는 이야기)
開皇醫腦傳異事 개황의뇌전이사 :
수나라 황제 문제가 아픈 머리병을 이 차를 마셔 나았으니
이 얼마나 신이한 일인가
(開皇:수 문제의 연호)
------------------------------------------------
第十一頌 (당나라 때에 비로소 차에 이름이 붙여지기 시작했다)
雷笑茸香取次生 뇌소용향취차생 :
하늘 우렛소리(驚雷莢) 이름 붙인 차와 녹용 향기 스치는 차를
거듭거듭 만들었나니 (雷笑:차 이름)
第十二頌 (문물이 풍부한 당나라 때에 공주가 즐겨 마신 자영차가 있다)
巨唐尙食羞百珍 거당상식수백진 :
문물이 번창한 당나라 황실에서는 백 가지 진수성찬 속에 차 먹었는데
沁園唯獨記紫英 심원유독기자영 :
심원(공주 소유의 원림)에서 공주(同昌公主)는 자영이라는 차만을 마셨나니,
임금님은 그 차만을 하사했다네
第十三頌 (차를 일정한 법도를 따라서 만들어 맛있는 준영차가 생산됨)
------------------------------------------------
法製頭綱從此盛 법제두강종차성 :
법도에 맞는 제다법(法製)은 두강(頭綱)차로부터 성행하게 되었고
淸賢名士誇雋永 청현명사과준영 :
맑고 덕 높은 선비들은 차맛을 준영(雋永:지극히 맛있는 것)이라 좋아했다네
第十四頌 (송나라 때 많은 돈을 들여 용봉단다를 만들어 곱게 장식했다)
綵莊龍鳳轉巧麗 채장용봉전교려 :
용 문양 봉 문양 차(龍鳳團茶)를 만들어 곱게 장식하니 아름답기 그지없고
費盡萬金成百餠 비진만금성백병 :
만금을 다 들여 백여 덩어리 떡차를 만들었나니 (송나라 때 궁중으로 금으로 장식하여 진상한 차)
第十五頌 (차는 오염이 되면 진실한 향내, 맛, 빛깔을 잃게 된다.)
------------------------------------------------
誰知自饒眞色香 수지자요진색향 :
뉘라서 스스로 지닌 어여쁜 색깔과 참된 향기를 알 수 있으리
(眞香,眞味,眞色:차에 스스로 갖춘 향,맛,빛)
一經點染失眞性 일경점염실진성 :
문득 한 번 잡것이 스치면 그 진실한 성품을 잃나니
第十六頌 (도인이 몽정산에서 좋은 차를 만들어 임금께 바쳤다)
道人雅欲全其嘉 도인아욕전기가 :
도인(傅大士)이 좋은 차를 만들려고
曾向蒙頂手栽那 증향몽정수재나 :
일찍이 깊은 몽정산(蒙頂山)에 들어가 손수 차나무를 심어
養淂五斤獻君王 양득오근한군왕 :
다섯 근을 정성스레 만들어 임금께 바치었으니
------------------------------------------------
吉祥蕊與聖楊花 길상예여성향화 :
그 이름이 길상예 성양화차라네
第十七頌 (좋은 차란 온갖 정성을 다해야만 품질의 우열을 따지는 것이다.)
雪花雲腴爭芳烈 설화운유쟁방열 :
눈꽃 같은 차(雪花)와 살찐 구름 같은 차(雲膄)는 서로 향기를 뽐냄이여
雙井日注喧江浙 쌍정일주훤강절 :
두우물샘 차(雙井)와 태양이 이루는 차(日注)는 강서성 절강성 두 고장에서 명성이 풍성하도다
第十八頌 (물 맑은 단산에서 운감차, 월간차 같은 좋은 차가 많이 난다)
建陽丹山碧水鄕 건양단산벽수향 :
건양 땅 단산은 물이 맑은 고장으로 (좋은 차를 생산하기 좋은 곳이다)
------------------------------------------------
品題特尊雲澗月 품제특존운간월 :
이곳에서는 운감(雲龕)차와 월간(月澗)차를 특별하게 품격을 높였네.
第十九頌 (우리나라차는 맛과 약효를 다 겸비하였다고 한다.)
東國所産元相同 동국소산원상동 :
우리나라에서 나온 차도 원래 근본은 중국차와 서로 같아서
色香氣味論一功 색향기미논일공 :
원래가 그 빛과 향과 맛이 좋아 더불어 기운까지 제일이니
陸安之味蒙山藥 육안지미몽산약 :
육안지방 차(陸安茶,六安茶)는 맛이 좋고 몽정산 차(蒙山茶)는 약이 된다지만
古人高判兼兩宗 고인고판겸양종 :
우리 동차(東茶)는 맛도 좋고 약도 되어 두 가지를 겸비했다고 옛사람들 말했다네
------------------------------------------------
第二十頌 (차는 늙는 것을 방지해 오래 살도록 하는 신이한 효과가 있다.)
還童振枯神驗速 환동진고신험속 :
늙은이를 젊게 하는 신이한 효험이 있어
八耋顔如夭桃紅 팔질안여요도홍 :
팔십 도인의 얼굴 붉은 복숭아 빛 같게 하도다
第二十一頌 (일지암 유천 샘물로 백수당, 수벽탕을 끓인다)
我有乳泉挹成秀碧百壽湯 아유유천읍성수벽백수탕 :
내가 사는 일지암 기슭에는 어머니 젖 같은 달콤한 샘물이 있나니 수벽탕 백수탕 만드니
------------------------------------------------
何以持歸木覓山前獻海翁 하이지귀목멱산전헌해옹 :
어떠랴, 이 수벽탕 백수탕 달여 목멱산(남산골) 해거도인에게 드리고 싶으나
길이 멀어 어찌할 수 없구나.
第二十二頌 (차에는 아홉 가지 어려움과 네 가지 좋은 향기가 있다)
又有九難四香玄妙用 우유구난사향현묘용 : 차에는 아홉 가지 어려움과
청향 난꽃 향기 진실향 순수향 이 네가지(眞香, 蘭香, 淸香, 純香)가 있으니
현묘함을 다해야 한다.
第二十三頌 (지리산 칠불선원에서 수도하는 스님들은 차 만드는 법이나
끓여 마시는 법을 몰라)
------------------------------------------------
何以敎汝玉浮臺上坐禪衆 하이교녀옥부대상좌선중 :
이 구난 사향의 어려움을 옥부대 선방에 참선하는 스님네들에게 어찌 일러주리!
第二十四頌 (차에는 아홉 가지 어려움과 네 가지 향기가 있는데,
이를 어기지 않고 잘 만들어야만 임금님께 진상할 만한 좋은 차가 된다.)
九難不犯四香全 구난불범사향전 :
아홉 가지 어려움 그르치지 아니하고 네 가지 향기 온전하게 해야만 한다.
至味可獻九重供 지미가헌구중공 :
이 지극한 맛이 나야만 가히 구중궁궐의 임금님에게 바칠 만 하나니
翠濤綠香纔入朝 취도녹향재입조 :
비취빛 찻물 피어 어리는 녹향차 만이 어렵사리 조정에 보낼 수 있으리라
------------------------------------------------
第二十五頌 (총명한 차나무는 신령스런산에 그 뿌리를 의탁해서
그 정기를 받고 있으니, 차의 기운은 두루 통하게 마련이다.)
聰明四達無滯壅 총명사달무체옹 :
차나무의 성품이 맑고 총명하여 동서 사방으로 통달해 막힌데가 없으니 좋아할 만하고
矧爾靈根托神山 신이영근탁신산 :
신령스러운 차 뿌리 신령스런 산에 의탁하였으니 기이함이 뛰어나구나.
第二十六頌 (차나무는 신선같은 풍모와 옥 같은 기골을 지녔다)
仙風玉骨自另種 선풍옥골자령종 :
신선 같은 풍모와 옥 같은 기골을 지녔는데 다른 것과는 근본 종자부터가 다르다.
綠芽紫筍穿雲根 녹아자순천운근 :
푸른싹과 자줏빛 순은 바위를 뚫나니
------------------------------------------------
胡鞾犎臆皺水紋 호화봉옥추수문 :
오랑케 가죽신 들소의 가슴팍 같이 주름진 물결무늬라네
第二十七頌 (차를 딸 때는 맑은 이슬을 흠뻑 마신 차잎이 제일 좋다)
吸盡瀼瀼淸夜露 흡진양양청야로 :
차나무가 봄날의 맑고 깨끗한 밤이슬을 흠뻑 다 마셨는지
三昧手中上奇芬 삼매중상기분 : 삼매경에 든 손 끝에 기이한 향기 어리네
第二十八頌 (차의 현묘함은 체와 신을 하나로 만드는데 있다)
中有玄微妙難顯 중유현미묘난현 :
차에는 현묘함이 있는데 이 현묘함을 나타내게 하기는 참으로 어려운 것이니,
------------------------------------------------
眞精莫敎體神分 진정막교체신분 :
참다운 정기(현묘함)는 체(몸)와 신(정신)을 분리시키지 않고
중화를 이루도록 하는데 있다.
第二十九頌 (체와 신을 얻어 증정을 잘 지키면 건과 영을 얻게 된다)
體神雖全猶恐過中正 체신수전유공과중정 :
차의 체와 물의 신이 비록 온전하다 할지라도 오히려 중정을 그르칠까 두렵도다
中正不過健靈倂 중정불과건령병 :
중정을 잃지 않아야지 건과 영이 아울러 얻어지나니
第三十頌 (맑은 차 한 잔은 하늘나라에 오르는 듯 상쾌한 기분이 든다)
------------------------------------------------
一傾玉花風生腋 일경옥화풍생액 :
옥화 차 한 잔 기울여 마시면 겨드랑이에서 맑은 바람이 일어난다.
身輕已涉上淸境 신경이섭상청경 :
몸은 가벼워 하늘나라 신선인 듯 하나니
第三十一頌 (차를 마시는 자리와 분위기, 손님의 숫자에 대해서 논함)
明月爲燭兼爲友 명월위촉겸위우 :
밝은 달 촛불 삼고 아울러 친구 삼으며
白雲鋪席因作屛 백운포석인작병 :
흰 구름이 자리하고 더불어 병풍으로 둘러치니
竹籟松濤俱蕭凉 죽뢰송도구소량 :
댓잎 소리 솔바람 소리 한가지로 청량해
------------------------------------------------
淸寒塋骨心肝惺 청한영골심간성 :
맑은 기운 뼛골 속에 스며들어 간장과 폐부를 맑게 해주네.
唯許白雲明月爲二客 유허백운명월위이객 :
오로지 밝은 달, 흰 구름 이 두 손님만을 허락하노니,
道人座上此爲勝 도인좌상창위승 :
도인의 찻자리 더욱 이보다 빼어 날거나
------------------------------------------------
海居道人命作 해거도인명작 :
다도를 묻는 해거도인(洪顯周: 정조의 딸인 숙선옹주의 남편)의 부탁을 받아
시를 써서 보낸 것이다
艸衣沙門意洵禪師詩 :
초의사문의순선사시 : 출가 수행자인 초의 의순
(조선말 1786~1866 한국 차문화의 中興祖) 스님이 시를 지었다(1852).
東茶頌 동다송 :
한국의 차경전(茶經)이라고 할 수 있는 글로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차(茶)를 송구(訟句 칭송하는 글)로 예찬한 시 문체(文體)이다.
------------------------------------------------
[출처] 東茶頌 <원문 및 해석>|작성자 노즐밥 전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