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남성들에게 쓰는 글이다.
2번남이 아니라 20대 남성 전원에게 쓴다.
편의상 20대 남성을 '너희들'이라고 호칭할건데 너희들을 무시하고자 함이 아니라 문맥상 필요해서
한 선택이니 이해해주길 바란다.
이제 갓 20살이 된 대학생 자식과 한참 대화를 나눴다.
그리고 동년배 여성에 대한 너희의 분노, 피해의식, 혐오감 이런 것들이 모두 사실이며,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음을 확인했다.
너희가 어떤 이유로 이번 선거에 이런 집단행동을 했는지 확실히 알았다.
물론 페미 이슈가 결정을 내린 이유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매우 중요한 이유인 것 만큼은 알았다.
너희들은 금번의 투표로 숙적이었던 페미를 척결하였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너희의 존재 가치를 만천하에 드러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집단행동에 따른 승리를 만끽하고
있다는 것도 알았다.
축하한다.
너희가 원하는대로 페미의 코를 납짝하게 만들었으니.
그런데 말이다 이후에 너희 인생에 맞닥뜨리게 될 여러 일들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아무리 봐도 내 눈에는 너희들이 이상하다.
그래서 이제 아무렇지도 않게 너희 인생에 일어날 일들을 몇가지 알려주마.
1. 사회의 공평
너희의 관심사인 채용을 예로 들어본다.
임원의 주 업무 중 하나는 너희들의 면접관이 되어 너희들을 평가하는 것이다.
어느 회사나 비슷하게 임원들이 채용에 결정권을 가진다.
그간의 암묵적 분위기로는 채용시장은 20대 남성들에게 매우 프렌들리했다.
이건 너희들도 인정할 것이다.
20대 남성 5명과 20대 여성 5명이 면접관인 내 앞에 있다고 가정해보자.
최종 선발인원이 2명이라면 통상 이렇게 뽑힌다.
"남성 2명" 또는 "남성 1명+여성1명"
여성 2명을 뽑지는 않았다는 것이지.
너희들이 생각하기엔 이게 공평한가?
아니다. 여성에게 불공평하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이런 불공평을 암묵적으로 묵인해왔다.
미래의 한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을 육성한다는 약간은 억지논리로 이런 불공평이
만연해 있었고 20대 남성들은 그간 혜택을 입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지금보다는 조금 더 공평한 채용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당장 다음주에 나는 너희들 수십명을 만나게 된다.
그간 너희들, 아무 이유없이 남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너희들에게 프랜들리했던 내 자신을
부끄러워하며 너희들을 평가할 것이다.
너희가 원한대로 그렇게 될 것이다.
참고로 단지 채용만 예로 든 것이다.
조직에서 남성들에게 프랜들리한 사례는 '평가', '실수의 용인', '승진', '업무 기회' 등 채용 말고도
수 없이 많다.
2. 공동의 책임
물론 공평한 판단에 따른 이런 피해(?)는 1번남에게도 그대로 돌아간다.
1번남은 억울할 것이다.
왜 2번남과 같은 취급을 받아야 하냐며 항의할 것이다.
그런데 그게 투표다.
어찌 되었건 결과에 따른 책임은 구성원들이 함께 지게 되는 것이니까.
나같은 기득권층은 너희가 20대 남성이라는 것만을 알 뿐, 1번남인지 2번남인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지 않겠느냐?
원하지 않아도 그렇게 같이 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그게 싫었으면 너희들안에서 자정했어야 했다.
3. 기득권층에 대한 도전
4050의 3명 중 2명은 1번을 찍었다.
너희는 반대로 3명 중 2명이 2번을 찍었다.
물론 너희의 투표권이므로 누굴 찍건 자유다.
그런데 결과를 놓고보면 너희들은 4050과 반대의 선택을 했다.
너희는 4050이 꼰대로 보이겠지만 내 눈엔 너희들이 철부지로 보인다.
게다가 너희가 이런 선택을 한 결정적 이유가 그저 "페미니즘 척결"이었다는 것을
이제 4050도 확실히 알게 되었다.
너희는 페미를 잡기 위해 선거를 이용했고,
그 결과 나같은 기성세대의 눈에 색안경을 씌웠다.
나 역시 색안경을 벗어내려고 조금은 노력하겠지만 솔직히 쉽게 벗겨질까 의문스럽긴 하다.
너희가 "꼰대" 취급을 하는 4050은 어느 조직에서나 권한을 가진 세대이다.
꿀빨았다고 조롱하는 4050이 바로 너희들이 모셔야 할 고용주이자, 상사이자, 선배라는 것이다.
너희들이 무슨 행동을 했는지 잘 모르는 것 같아서 아주 정확하게 설명해준다.
너희들은 현재 사회의 최고 기득권층에게 정면 도전한 것이고, 조롱한 것이다.
좋은 사회를 만들어 너희에게 물려주려고 했던 선배들의 수십년간의 노력을 기만했고,
우스꽝스러운 촌닭처럼 취급했다.
내 앞에 20대 남성이 3명 서 있다면 당분간 난 이렇게 생각하게 될 것이다.
"이 중 2명은 2번남이겠구나"
그런데 이런 색안경이 옹졸한 내 눈에만 씌워졌을까?
추측건대 아닐것이다.
너희들은 반강제적으로 '20대 남성'이라는 하나의 군집안에 들어가버렸다.
이렇게 되기 전에 왜 너희들의 아픔을 기성세대에서 이해해주지 못했냐고 징징대지 말아라.
내 눈에는 '부모가 싫어서 일부러 탈선하는' 비뚤어진 어린이의 모습으로밖에 보이질 않는다.
너희들 생각엔 남녀평등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가치였을지 몰라도 우리 사회에는
남녀평등에 못지 않은 중요한 가치들이 많다.
이걸 알고 있는 기성세대들의 눈에 너희들은 그저 눈을 가리고 앞으로만 뛰는 경주마와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이다.
4. 상식의 전환
너희들은 이제 곧 수많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그동안 너희들이 누리던 당연하다고 여겼던 혜택들이 사라지게 될 것이다.
정권이 바뀐다고해서 기득권층이 내는 세금이 드라마틱하게 적어지지는 않는다.
단지 그 세금의 사용처가 바뀔뿐이다.
역사적으로 진보는 약자들에게 혜택이 가는 정책을, 보수는 강자들에게 혜택이 가는 정책을
고수해왔다.
너희들이 스스로 강자라고 생각해서 보수를 지지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약자들에게 널리 제공되던 혜택이 하나둘씩 사라질 것이라는 것만큼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너네들이 당연하게 여기던 그런 혜택을 만들어 낼려고 기성세대들이 피터지게 노력해 온 것이다.
그런데 정작 수혜자인 너희들은 이 중요한 사실을 모르는 것 같다.
다시 말하지만 페미에게 이긴 것을 축하한다.
너희들은 그 댓가로 나머지 혜택들을 다 차버렸다.
5. 왜 우리한테만 뭐라고 해?
너희는 6070을 비난하지 않고 왜 너희들한테만 뭐라고 하냐고 징징대고 있다.
숫자를 보자.
10년전의 60대는 진보에 30%도 주지 않았다.
이번 선거의 60대는 40% 가깝게 진보의 손을 들어 주었다.
바뀌고 있는 것이다.
잃어버린 10년을 지켜봤던 50대가 60대가 된 것이니까.
그런데 너희들은 정체가 뭐냐?
주위 친구들이 모두 롱패딩 사서 입고다니니 같이 사서 무리에 속하고 싶은 그런 마음으로
선거에 참여한 것이냐?
그저 왕따되기 싫어서 이런 것이냐?
너희들은 페미를 잡겠다고 국운을 건 것이다.
6. 입장차이
6070은 수입없이 축적된 자산으로 노후를 버티는 세대다.
급격한 변화가 두렵고 불편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보수를 지지한다. 이해한다.
강남권 거주자는 부자이다. 당연히 재산증식에 대한 욕구와 쌓아놓은 재산을 지키는 것이
관심사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보수를 지지한다. 이해한다.
영끌해서 아파트에 올인한 서울거주 중산층들. 겨우 겨우 집한채 마련했더니 진보에서
부동산 규제한다고 난리다.
그래서 보수를 지지한다. 이해한다.
그런데 너희들의 보수 지지 이유는 뭐냐?
너희가 기득권층인 것이냐, 잃을 재산이 있느냐?
동년배 여성을 적으로 규정하고 사회의 기득권층인 4050을 적으로 규정해서 너희가
얻을 것이 무엇이냐?
기성세대들이 독재와 부당에 대해 자유를 얻기 위해 싸웠다면 지금 너희들은 뭘 얻기 위해
이러는 것이냐?
7. 눈을 떠라
이렇게 쓰고 끝내면 너희들에 대한 저주의 글이 될 것이다.
내가 이 글을 쓴 이유는 '20대 남성' 너희들을 비방하고 때리기 위함이 아니다.
너희들의 시각이 얼마나 좁고 너희들의 판단이 얼마나 편향적인지를 알려주고자 함이다.
솔직히 희망은 너희들밖에 없다.
20대 남성을 해외해서 수입해 올 수는 없는것 아니겠느냐?
앞으로라도 다시 바로 잡기위해선 너희들밖에 없다.
너희들이 너무나 소중하다.
너희들이 빨리 개안하는 것만이 희망이다.
자극적인 내 글에 불쾌했다면 내 의도가 잘 전달된 것이다.
눈을 떠라.
너희들이 눈을 감고 있으면 대한민국에 미래는 없다.
너희들이 눈을 뜨면 떠나갔던 4050도 다시 돌아와서 너희의 편에 설 것이다.
정신차리라고 쓴 소리 하는 것이지 너희의 존재 자체를 미워하지 않는다.
내 자식이 20대인 바로 너희들이며,
내가 6070이 되었을땐 너희들이 기득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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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간 아무것도 듣지도 보지도 않았다.
출퇴근 시간
펄럭이는 시뻘건 플랭카드에 넓적한 그놈 얼굴이 보일때면
애써 눈길을 돌리며
속에서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느라 홧병이 생길 지경이다.
두근거림과 불면증은 덤
쥐명박과 닭그네가 당선될때와는 차원이 다르다.
나도 곧 60대 이지만 나이든 이들을 마주칠때마다
가슴속 깊은 곳에서 무언가 말 못할 증오심마저 꿈틀거린다.
이러면 안되는데
이러면 안되는데
지나가는 윤석렬 선거차를 향해 박수치며 환호하던 노점상
그 순간의 모습이 갑자기 생각난다.
길가다 행색이 누추한 노인들 보면
측은지심보다는 울화가 치밀어 오른다.
어찌 궤도에 올려놓은 민주정치인데
개 밥그릇 속에 던져버렸구나
그깟 아파트 가격 하나로 모든 것을 망쳐버렸구나.
그런 생각들
주변에서 경상도 사투리가 들려오면
고개가 돌려진다.
대구. 경상도. 기독교. 신천지. 기자. 검사. 판사.
나와는 직접적으로 부딛힐 일 없는 사람들
미래를 개밥그릇에 던져버린 것들
오늘도 잠 자긴 글렀다.
얼마나 갈지?
또다시 광화문 광장에 서게 된다면
이 목숨 불태울 각오는 되어 있다.
아직 60대는 아니지만 옛날에 비한다면 살 만큼 살았다.
에이 씨발것들.
찌라시들과 기레기들 세뇌에 넘어가는 서푼어치도 못되는 분별력이라면
그래, 차라리 노예가 되어 살아가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 그쟈???
에이 젓같은것들,
첫댓글 글쎄, 모든 딱딱한 것들은 이미 어머니의 자궁을 기억할 수 없으니 돌아갈 길이 없다. 제 스스로 물처럼 부드러워져 자유자재하기 전에는, 제 속에 내재된 딱딱함을 스스로 녹이기 전에는 더 이상 새로워질 수 없다.
세상이 딱딱하면 딱딱할수록 제 스스로 부드러워지지 않으면, 물처럼 부드러워지지 않으면 저쪽에 닿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