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여름 걷기길 방학을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다 출발한 길이였습니다만, 어느덧 절기 상 입추, 처서 다 지난 날씨는 참 신기하게도 8월말인데도 절기대로 가을이 어느덧 도착함을 알리는 시원한 바람과 함께 엔돌핀 뿜뿜한 길을 걸었습니다.^^
지난 달에 이어 이번 달도 여전히 무안 구간을 걸었습니다.
낮은 구릉은 완만히 흘러 바다로 이어지고, 여름 작물을 걷어내고 속살을 드러낸 빈 밭은 풍요를 알리는 남도의 붉은 흙이 유난히 눈에 띕니다. 짙푸른 잎사귀로 뒤덮힌 콩밭은 맑은 하늘과 더불어 눈도 마음도 걸음도 시원하게 해 주었답니다.
시원한 바람에 밀리듯 기분좋게, 상쾌하게 걷고 왔습니다.^^
(요즘 일정 기획이 좀 밀려 사진만 먼저 올려야겠습니다.^^;;)
금요일 23:30분 고속터미널역 출발, 밤새 달려 출발지 무안에 도착~
해뜨기를 기다렸다가 06시부터 걷기 시작. 해가 벌써 지난 달 보다 30분이나 늦게 뜨네요~
▶서해랑길 무안 22코스 : 영해버스정류장~운남버스정류장 / 12.2km / 4시간 / 쉬움
- 마을길과 들길을 잇는 평평한 길로 중간중간 보이는 서해 갯벌과 바다가 보이는 코스
특별한 포인트 없는 마을길, 들길을 잇는 길, 그 자체로 목가적인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 더 좋았을지도 모릅니다.^^
어스름한 영해마을에서 시작~
아침식사 전까지 22코스를 완보할 겁니다.
양배추 모종 심기가 한창~
해가 안보였지만 나름 분위기 있는 일출을 감상하며 걷기~
꽃이 귀한 지금 시절에는 계요등이 시선 독차지.
논두렁에 유난히 풍성하게 피었던 나팔꽃 군락들~
박주가리꽃도 한 꽃하는 계절.
동이 터 오는 상큼한 아침길 , 아직 아침 식사 전의 가뿐한 걸음이 참 기분좋은 걷기였어요~
유난히 잎사귀가 풍성하던 콩밭. 푸르름에 눈에 시원합니다.
해가 뜨며 파란 하늘에 다양한 모양의 구름이 멋들어지게 만들어지던 날~
여기는 진분홍빛 나팔꽃이 흐드러졌습니다.
아침 걷기라 만날 수 있는 아름다움이랍니다.^^
이번에도 선두는 태보이님께서 수고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파란하늘에 흰구름을 배경으로 하니 고사목 조차 아름답습니다.
가을 작물을 심기 위해 트럭에서 여기저기 밭에 거름을 주고 있습니다. 길 바닥에도 거름이 많이 쏟아져 있고, 걷는 내내 거름 냄새를 맡아 옷에 아예 냄새가 배었더군요.
으흠~~
하루 종일 이런 날이였습니다. ^^
여기는 흰색 나팔꽃. 흰색은 흔치 않은거 같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언덕 위에 배롱나무 한 그루가 홀로 잘 자라고 있습니다.
수형도 소담스러워 몇 년 후면 명물이 될거 같습니다.
구름에 빠지기 시작~~^^
걸음 속도는 평소 여행도보 보다 좀 내어 걷고 있지만, 자주자주 쉬어가며 걷습니다.
이건 오카라님의 작품인 단호박 죽? 스튜?
괴산에 아는 분이 있어 방문했다가 저희집 마당에 들려 딴 못난이 단호박 한 개를 혼자 드시지 않고, 여기다 몇 개를 더 추가해 함께 맛 보라고 이렇게 죽을 만들어 오셨답니다. 달달하니 맛도 좋았지만, 그 정성과 마음에 감동의 줄줄 쏟아졌습니다.
죽과 감동을 함께 먹었습니다.^^
아침식사 전 호박죽으로 속도 든든히, 감동도 듬북 채우고 다시 걷기 시작~
잠시 도로로 이어지는 길~
아직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차량 통행은 거의 없던 길.
사방이 푸르른 풍성한 들녘이라 어디다 시선을 두어도, 어떤 길을 걸어도 기분 좋~습니다.^^
영업용 잔디밭 위로 빛내림까지~
이 지역은 판매 잔디를 키우는 곳을 지난 달부터 여러 곳 보았습니다.
바다와 만났어요~
이번 달은 건너편에 보이는 저 풍력발전기를 가운데 두고 빙돌아가며 걸었습니다.
후미에 쳐진 짝지를 기다리는 맑은하늘님의 시선~~
그 시선을 반기며 좇아가는 찬별님~~
두 분의 애정 행각(ㅎㅎ~)에 여행 내내 부러움과 질타의 소리가 이어졌습니다. ^^
사실 배려하는 두 분이 진짜 부러웠답니다.^^
융단같은 초록 들판, 부드러운 적토에 그려진 선과 선의 만남....
모두 아름다움이였습니다.
오이꽃이 이렇게 탐스럽게 피었네요.
전기줄이 하도 많아 피할수가 없어 오선지 위에 오이꽃으로 음표를 그렸습니다.^^
정자에서 쉬어가기~~~
벼가 영글어 가고 있어요.
추석 때 햅쌀 수확이 가능할지 모르겠네요.
홀로 걷는 듯 함께 걷는 길,
두 분은 얼마 전에 다녀온 유럽여행 이야기를 나누고 계셨겠지요?~~^^
아, 이 사진은 현관문 참고용으로 찍은 것~~^^
시골 느낌 팍~ 납니다.
그러고보니 지금까지 지내온 동네들이 쓰레기 없이 말끔했었네요.
저는 이번 여행 내내 이 콩밭 푸르름과 더불어~~
얌전하게 갈아놓은 붉은 흙밭에 빠졌었네요.
참 예쁘지요?
자연은 정말 말 그대로 자연스러워요~~
확실히 콩밭에 빠졌습니다.ㅎ~
2주 전 다녀온 배롱나무꽃 전국일주 여행에서 본 것 보다 더 선명하고 꽃도 많네요.
장마가 지나가고 낮의 더운 햇볕이 꽃에 생기를 다시 불어넣었나봅니다.
22코스 12km를 아침 이슬 맞으며 후딱 걸었습니다.
산책길이라 하기에는 좀 길지만, 참 상쾌한 아침 길이였습니다.^^
이제 아침밥 먹으러 갑니다~~~^^
첫댓글 며칠이지났는데 어제걸은냥 선명하네요. 길을걸을때면 항상 가슴이 두근거려요~~
그설레임이 사진을 보는순간 살아나네요~~
밥먹으러가기 쉽지 않네요.
그래도 그래도 참 즐겁고 즐거운 도행입니다...
후기만 보아도 잘 알 수 있지요..
좋은 후기입니다요..
느닷없는 호박죽에 감동하구요..
아하하하하~~
토로님 후기보며 그 시간들을 되돌려보면 너무 행복해서리 읽는내내 웃음이 나요~~
참 잘 담아놓으십니다요, 토로님~^^
하얀 나팔꽃~ 예뻐요 🤩
좋은사진 좋은 칭찬 감사 합니다,,,,,,,,,,,
멋지십니다
부럽습니다
여유로워요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