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비가 날리는 다심원 정원을 뒤로하고 들어선 차실 분위기는 오늘 유난히 사색적이다. 오프닝 티로 만난 '조태연가 죽로차'~ 올 햇차는 아니지만 풋풋하고 고소한 향기는 여전하다. 역시 우리의 녹차맛이어라~^
백차의 본색~'백호은침' 차엽의 보송보송한 솜털은 언제봐도 독보적이다. 우릴수록 점차 황금색으로 변하는 '황금차'는 짙은 녹색보다는 조금 연한 취록색의 차엽과 청아한 향기에 독특한 맛이 일품인 중국의 대표적 녹차이다. "一兩黃金 一兩茶[일량황금 일량차]"라는 말이 있을정도로 귀한 황금차이다. 건차의 비주얼은 한국녹차 보다 좋은 반면 우리 녹차의 고소한 맛과 향의 밀도와는 전혀 달랐다.
'곽산황아'와 '몽정황아'는 황차의 특색중 하나인 '민황(悶黃)'이 이루어진 중국의 황차이다. 진득하고 홍차처럼 향기로운 우리나라 황차에 비해서는 그 맛이 한결 가볍고 은은하다. 녹차보다 부드러운 맛일 정도다. 곽산황아에 비해서 몽정황아가 조금 더 발효맛이다. 이경숙원장님께서는 봄에 맞는 차를 선별하는 과정에서 중국 황차를 내셨다고 한다. 쉽게 접하기 힘든 중국의 황차들이기에 그 만남에 신선했고 특별차회다움에 기뻤다.
자사호에서 우려낸 '백모단'은 10년이상이 된 백차라고 하니 우리들은 오늘 보배를 마신격이다. 마무리 茶로 중국 노반장 산에서 탄생한 '노반장' 보이차를 빙적암과 자사호에 우려서 맛을 즐겼다. 이미 유명한 노반장 보이차이지만 요즘 부쩍 떠오른 트렌드茶라고 박재원사범님은 귀뜸했다. 생보이차 노반장은 한모금만을 마셨는데도, 진한 생차향과 고삽미(苦澁味)를 입안가득 퍼트리며 "茶란 원래가 이런 맛이야"라고 말해주는것 같았다.
"인생반응 90대10의 원칙"(Stephen R.Covey)이 있다. 인생의 10%는 통제불가능한 사건들로 결정 되지만 나머지 90%는 우리가 어떻게 반응하고 선택하느냐에 따라 성공과 실패, 행복과 불행이 결정된다는 이론이다. 순간의 감정에 휘둘려 표출된 일상의 반응으로 도미노처럼 이어지는 악화된 상황들을 한번쯤은 경험해 보지 않았던가~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90%를 위한 마음챙김이 절실하다고 생각한다.
'특별차회'가 주는 가장 큰 환희심은 마음챙김을 위한 '위로'가 아닐까~ 내가 나에게~ 茶가 나에게 주는...甚深한 위로~ 또한 적어도 인생의 10%를 茶로 채우기 위함과 고명(高明)한 삶을 위해서 오늘도 차를 온전(穩全) 하게 만났던가~ 자문자답을 해본다.🍵
첫댓글 벚꽃이 피고
벚꽃이 지네
함박눈인양 날리네 깔리네
꽃속에
꽃길로
꽃을 밟고 나는 돌아가네
꽃이 달빛에 졸고
봄달이 꽃속에 졸고...
꽃이 지네...꽃지는 밤
꽃을 밟고
옛날을 다시 걸어/
꽃길로
꽃을 밟고
나는 돌아가네
한하운ㅡ ‘踏花歸’
좋은시간되셨길 바래요. 요즘 좀 바빠서 가을쯤에나 한번 참석할듯요. 글과 사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