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에 눈을 뜨면 또 하루를 선물로 주심에 감사하며 그날 해야할 일을 생각한다. 어제는 작년에 처음 쓴 소설 한 편을 퇴고하여 단체방에 올려야했다. 돌아오는 일요일에 합평을 받기로 해서 미루면 안될 것 같아 꼼짝않고 퇴고하고 또 했다. 그냥 쓰고싶어 소설방에 발을 디뎠는 데 어렵다. 24페이지를 12페이지로 줄이려니까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남겼는 지 모르겠다. 아무리 끼고 있어도 내 능력으로는 더 나아갈 수 없어 내 품에서 떠나보냈다.
오늘은 약국과 마켙을 다녀와야 한다. 우리 몸이 신비한 줄은 알았지만 예민한 것은 몰랐다. 어깨수술을 하고 열흘쯤 지나서 눈이 뜰 수 없게 불편했다. 마침 안과에 예약이 되있어 의사에게 물었다. "수술하고 몸이 약해져 눈물이 아예 안 나오는 거예요" 나는 이해가 안갔지만 의사가 처방해준 안약 3종류를 지금까지 6개월을 넣고 있다. 새끼 손가락만큼 작은 안약이 850불이란다. 약국에서도 이렇게 비싸야하는 지 모르겠다고 한다. 약이 비싸 보험회사에서 하루라도 먼저 줄 수 없다고 하여 오늘 다시 가야했다.
가든 그로브에 나간 김에 과일이랑 야채를 사러 마켙에 들렸다. 집에 김치가 남았지만 입맛없다는 남편이 먹게 김치찌개를 해주려고 새로 김치 한 병을 사왔다. 거의 김치는 담가먹는 데 어깨도 아픈 데 사 먹자고 해서 요즘은 사 먹는다. 집에 와서 김치를 다른 그릇에 옮겨 담으러고 장갑을 끼고 한 웅큼 집었다. 헌데 무언가 까만게 눈에 띄었다. 설마 벌레는 아니겠지 하며 자세히 보니 날개도 있고 벌레였다. 아무리 조심해도 어쩌다 들어갈 수 있겠다고 이해는 가지만 눈으로 보고는 못 먹겠어서 피곤한 몸을 이끌고 다시 마켙으로 갔다.
힘들어도 배추 몇 포기 사다 담그려고 했는 데 배추가 없다. 어제부터 배추가 없었다며 아마 몇일 지나면 괜찮을거라고 했다. 냉장고에 있는 김치를 찌개하려고 했는 데 아껴먹어야 겠다 생각하니 그나마도 얼마없기에 총각무를 6단 사고 단배추를 5단 사왔다. 저녁 7시에 줌 미팅이 있는 데 마음이 급했다.
나는 남편에게 총각무를 다듬어 달라고 부탁했다. 나보다 더 잘 다듬는 남편을 보며 "나보다 살림을 하면 더 잘 할텐데 이제부터 당신이 할래?" 물으니 하라면 할 수 있단다. 배추와 총각무를 절여놓고 방으로 들어와 부지런히 일상 스케치를 쓰고 있다. 누군가 내 글을 읽어주기에 될 수 있으면 늦지않게 쓰려고 노력한다. 읽어주는 것이 고마운 데 오밤중에 올리면 예의가 아닌 것 같은 마음이다.
요즘은 운전하는 시간이 신난다. 평소에도 운전하며 행복하다고 말하는 데 지금은 아들이 사다 준 작은 기계로 복음성가를 들으며 다니는 길은 그냥 좋다. 오늘도 마켙을 두 번 다녀오며 몸은 피곤한 데 마음은 성령 충만하여 힘이 넘친다. 찬양을 따라부르며 오가는 길은 지루하지 않아 아무리 먼 거리도 즐겁게 갈 수 있다. 찬양을 부르다 주님도 불러보고 은혜가 충만한 시간이다. 내 차를 박을 것처럼 험하게 운전하는 옆 차도 웃으며 넘겨주며 중얼거린다. "찬양을 부르는 사람이 그 정도는 넘길 수 있어야 한다고"
배추가 다 절었을 시간이다. 만약 벌레가 눈에 안 띄었다면 식구중 누군가 먹을텐 데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힘들어도 김치랑 총각김치를 깨끗하고 맛있게 담아 더위에 지친 식구들을 먹일 생각을 하니 견딜만하다. 김치만 먹다 어쩌다 총각김치를 해주면 식구들이 맛있게 먹는다. 매일 감사할 일이 넘치지만 오늘은 벌레가 내 눈에 보인 것에 감사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