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들이 기억해야 할 한국교회 위인들 [17]
한경희(韓敬禧, 1881-1935)➂
한경희 목사가 1928년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신의주형무소에서 3년 3개월의 옥고를 치르는 동안 그의 장남 한청옥이 공산당에게 암살당하는 슬픔까지 겪어야 했습니다. 출옥 후 1933년에는 다시 북만주로 향했고 그곳에서 복음을 전하며 교회를 세우는 일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나 감옥에서 나온 후 2년 정도 되었을 무렵 한경희 목사는 북만주로 오게 되었는데, 당시에는 말을 타고 무리를 지어 다니는 마적(馬賊), 무장을 하고 다니는 비적(匪賊), 그리고 공산당으로부터 언제든지 살해를 당할 수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1935년 1월 초 공산당원 40명 정도가 나타나서 길을 가던 한경희 목사 일행을 붙잡아 강가로 끌고 가서 총살하고 시신을 차가운 얼음물에 던져버렸습니다. 이때 일행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한 사람이 있었는데 이낙섭이라는 신자였습니다. 그가 전하는 바에 따르면 공산당원들은 한경희 목사를 일본 스파이라고 하면서 두 시간 동안 구타한 끝에 일행 4명과 함께 총살을 했다고 합니다. 길림성 동북쪽 지역 교회에서 사역할 사람이 없어 안타까워한다는 소식을 듣고 그곳에 가려고 했을 때 친구들은 그 지역에 공산당원들이 많고 비적도 있어서 위험하기 때문에 적극 만류했으나 나라를 잃고 해외로 망명하여 슬퍼하는 동포에게 복음을 전하고 독립정신을 일깨우는 것이 자신의 사명이라고 하면서 기꺼이 가고자 했고, 결국 그쪽 지역으로 파견되어 열심히 봉사하다가 그 지역 교회들을 순방하던 중에 순교를 당한 것입니다. 20여년 후 그의 차남 한순옥 목사도 6·25 전쟁 때 순교를 당했습니다.
<참고: 한반도에 새겨진 십자가의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