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일주일 정도 예상하고 옷가방을 챙기라하고 나는 그보다 조금 더 넣었습니다.
그 전에 끝낼 수 있을 것으로 나는 기대하고 있지만, “일은 해 봐야 안(한)다”는 경험을
떠올리면서요.
나는 늘 전체를 보(봐야 하는)는 입장.
원목작업 할 때도, 현장작업 할 때도 그리고 스태프들과 같이 일 할 때나 설비, 전기,
최종마감재 등 하청작업을 하면서 각각의 공정을 조정할 때도 전체를 보아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의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고, 누구에게 어떤 임무를 맡겨야 하는 지
언제 어떤 공정과 자재가 필요한지를 항상 주의 깊게 파악하고 있어야만 하지요.
남아있는 목공작업이 대부분 마무리공정이라 가지 수가 많아 그렇지 분량이 많은 건
아니었어요. 창틀 내부 몰딩작업을 하는 동안 타일시공을 병행했고
출입문을 달면서 2층 난간 밑판을 설치하는 그런 방식이에요. 지난 번 작업 기간 동안
한참을 생각하다가 난간 밑판을 어떻게 할지 좋은 생각이 떠올랐지요. 그래서 작업장에
복귀해 발코니 발판의 여분으로 준비했던 홍송을 규격과 표면을 다듬어가지고 왔어요.
나이스! 마음에 듭니다.
지난 토요일에 설비사장이 들러 2층 배관을 확인해 주었기 때문에 벽장 안쪽 점검구와
벽장내부, 선반까지 마무리할 수 있었고요.
2층 건식 온수온돌 배관까지 연결할 수 있었답니다.
나(행복한짖짓기)는 2층 난방에 1층과 같은 습식난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습식화장실도 거의 하지 않아왔고요.
20년 전 안면도에서 목조주택현장실습을 할 때부터 당연시하던 2층 습식화장실 그리고
2층 습식(소위 방통 몰타르)바닥 난방을 시공하는 걸 봐 왔습니다. 또한 멀지 않은 곳
대형 통나무팬션단지에서는 아예 2층 바닥을 철근콘크리트 시공하고 그 위에 통나무로
2층 구조를 만든다는 것도 전해 들었지요. 우리의 욕실사용 관습상 방법이 없다며 목조
화장실 안쪽에 벽돌로 내벽을 쌓고 화장실을 만들던 지인(건축시공)이 이번에는 층간
소음 때문에 예의 목조주택 2층 철콘바닥 시공을 한다는 소식입니다. 당연히 얼마간의
하중을 지탱할 구조재보강 등의 후속작업이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일반건축을 하다가
목조주택을 시공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건축경험에 목조주택시공을 차용하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반면에 나는 오히려 점점 더 철저하게 건식마인드로 무장하고 있습니다. 집주인에게도
건식공법으로 인한 불편을 감수하기를 요청하고 설득하며 아예 바닥 일체형 샤워실과
건식화장실, 2층 건식난방 시공을 고수하고 있지요. 행복한집짓기 통나무집에서의 층간,
실간 소음은 감수하거나 설계로 해결하시고, 펜션 등 다중이용 숙박시설은 독립형태로
설계하라는 것입니다. 그것이 행복한집짓기에서 짓는 통나무집의 ‘영속성’을 담보하는
방법이라 믿기에.
마지막 ‘복병’이었던 천창skylight 블라인더(Blinder)와 방충망 달기. 궁금한 집주인께서
이리저리 살피고 계십니다. ^^
데크 레이아웃.
몇 년 전부터 DECK상판을 방부목구조재인 2×6 또는 2×8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단면이 보이든 보이지 않던지 상판 재는 통나무집에 비하면 너무 얇아서... 그렇다고
구조재가 충분하지는 않지만 발을 딛고 올라서 보면 훨씬 짱짱한 느낌이 전해집니다.
비계를 걷어 내고 집의 전면이 온전히 드러난 모습. 세실님은 집 모양이 딱 떨어진다는
표현을 자주 하십니다. 깔끔하고 담백한, ‘캐빈형 통나무집의 전형’을 만들어 보겠다고
말씀드렸지요.
현관과 중문을 달고
남쪽은 이웃 담장이 있기 때문에 먼 거리에서 사진을 찍을 수 없답니다. 반 좌측 모습.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입체감을 느껴보시죠. 처마가 내려오는 방향이지만 주방이 있는
남향이어서 여러 개의 창문을 배치했습니다.
현장에서의 마지막(?)날 아침 티타임. 벌써부터 왠지 섭섭한 기운...
지난 두 달 동안 세실님은 거의 한 번도 빠짐없이 아침마다 커피를 내리고 여러 가지
따뜻한 차를 우려 티타임을 보장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한 번을 제외하고는 두 달 동안
매일 점심상을 정성껏 차려서 우리를 기쁘게 해 주셨지요. 아마도 이런 정성이 우리들
마음을 조금 더 움직이지 않았을까. 새삼 감사드려요.
11월 9일 지난 주 월요일. 현장을 모두 정리하고 작업장으로 출발하기 전.
중간에 서로 지치고 힘들어할까봐 혹은 조금 더 일정을 당기려고 몇 번이나 인원보강을
망설였으나 번번이 ‘이번에는 우리끼리, 소수정예로 마무리 해 보자!’는 결론을 내렸죠.
나도 아들도 나름의 큰 역할을 했으나 만주르와 프라하의 헌신적인 수고가 아니었다면
이 만큼의 완성도를 이루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조명기구 설치. 수요일부터 드디어 눈에 표시가 팍팍 나는 외주 마무리작업 시작.
아래에서 보는 발코니 바닥 장선과 홍송 원목 바닥재. 이런 발코니... 나도 갖고 싶다.
저녁에는 모든 실 내외조명기구를 켜 보았습니다. 그렇게 둔 채로 멀리 장항까지 나가
집주인내외분과 저녁 식사에 반주까지 곁들이고 느지막하게 통나무집으로 돌아왔지요.
짙은 어둠속, 멀리서부터 보이기 시작하는 서천 산천리통나무집의 야경. 환한 조명으로
통나무집의 뾰족지붕과 그 안쪽 따뜻하고 은은한 브라운 빛 색감에 의해 드러나는 포치
기둥과 현관, 2층 발코니와 그 위의 원목구조, 창 안으로 보이는 실내의 모습들...
깜깜한 밤에 사진을 여러 장 찍었으나 현실에서 보았던 실감이 전혀 담기지 않더군요.
세실님 내외분은 물론 구경나온 동네사람과 지인들이 연달아 감탄합니다.
목요일은 이른 새벽부터 원목마루 바닥재 깔기
그리고 낮에는 욕실에 샤워부스가 시공되었죠.
금요일에는 주방가구가 설치되었고 어제(토요일)는 계단과 2층 발코니에 단조 난간을
조립 완료했답니다. 다음 주 수요일 일부 벽에 한지도배를 할 예정이고 그 무렵 우리가
계단난간 핸드레일작업과 부분적인 씰링 및 최종 점검하러 다녀올 계획입니다.
그 후 약 열흘, 솜씨 좋은 집주인께서 책꽂이 등 여러 원목가구를 제작 설치한답니다.
그러므로 내 외부 완성된 모습은 천천히 보여드리도록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