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울프의 ‘델라웨이 부인’
버지니아 울프(1882-1941)는 20세기 영국의 모더니즘 작가이다. 울프는 의식의 흐름 장르를 탄생시키고
완성한 작가 중 한 사람이다.
울프의 결혼 전 이름은 애덜린 버지니아 스티븐이며, 1882년 1월 25일 런던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레슬리 스테판은 《18세기에 있어서의 문학과 사회》의 작가였으며, 어머니는 줄리아 덕워스이다. 버지니아는 아버지의 방대한 서재를 이용할 수 있었다. 1895년, 어머니가 사망하자 울프는 최초의 정신이상 증세가 나타났다. 1897년, 킹스 칼리지 런던에서 역사학과 그리스어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1904년 아버지가 사망하고 울프는 두 번째 정신이상증세를 보여 투신자살시도를 했으나 미수에 그쳤다. 1912년 레오나드 울프와 결혼하고 1915년 《항해》을 출판한 뒤 1919년에는 《밤과 낮》을 간행했다. 1925년에는 《댈러웨이 부인》이 큰 인기를 받았고 1927년에는 《등대로》, 1928년에는 《올랜도》가 호평을 받았다. 1941년 3월 28일 우즈 강으로 산책을 나갔다가 행방불명되었는데, 강가에 울프의 지팡이와 발자국이 있었다. 이틀뒤에 시체가 발견되었으며, 서재에는 남편과 언니에게 남기는 유서가 있었다. 자살의 원인으로는 허탈감과 환청,어린시절 의붓오빠들로부터 받은 성적 학대, 정신이상 발작에 대한 공포심 등으로 추정된다.
*델라웨어 부인의 줄거리
영국의 중상류층 부인인 델라웨어 부인의 단 하루 동안 일어난 일을 다룬다, 작가는 그를 쫓아다니면서 주변 인물들의 심리적인 움직임까지 풀어 나간다. 작가는 리젠트 파크를 중심으로 주인공의 말과 해동을 쫓아다닌다.
델라웨어 부인은 영국 하원 국회의원인 리처드 델라웨어의 부인이다. 부인은 사교계의 유명한 사람이다. 한편 셉티머스 웨렌 스미스는 제 1차 세계대전에서 총격을 받은 일이 있는 퇴역 장교이다. 소설 속에서 시간의 흐름은 주기적으로 알려주는 빅벤의 종소리로 나타낸다. 소설에는 두 개의 클라이막스가 있다. 델라웨어 부인의 화려한 파티를 기술하며서, 더 이상 세상을 살아 갈 자신을 잃고 자살하는 것이 하나이다. 또 하나는 스미스가 자살을 하는 것이다.
델라웨어 부인은 끊임없이 생겨나는 의식을 기술한다. 주변 사람에 대한 반응이지만 도덕적으로 비난하는 정도는 아니다. 자신의 선입견으로 약간의 비웃음도 보낸다. 비웃음을 당한 사람의 심리적 움직임도 기술한다.
이야기는 으식의 흐름이라는 기법으로 다양하게 기술하지만, 작품의 전편에 우울함이 느껴지는 것은 아니다.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스미스의 자살도 세상살이에 대한 우울증 때문이 아니고 자기 자신의 삶을 보존하기 위한 택한 길이었다. 작가 자신도 정신병을 앓았고, 마침내는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두 주인공은 양립할 수 없는 존재이다. 도시의 삶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도시라는 공간에는 수많은 타인들이 각자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어떤 이는 자살을 준비하고, 어떤 이는 저녁식사 준비를 한다. 두 사람을 연결해 줄 수 있는 어떤 다리도 없음을 소설은 말한다.
델라웨어 부인과 스미스는 계급으로, 성으로, 지역으로 보나 완전히 별개의 사람이다. 그러나 이 소설에서는 하나의 세계에서 다른 세계로 이동함으로 숨겨져 있으나 친밀한 연결고리가 있음을 암시한다. 스미스의 자살 소식을 들었을 때에 델라웨어 부인의 반응에서 나타난다.
델라웨어 부인은 모순의 소설이다. 남자와 여자, 부자와 가난한 자, 그리고 삶과 죽음 사이의 모순을 말하는 소설이다. 그러나 스미스의 죽음과 델라웨어 부인 사이에 흐르는 시적 분위기는 무언가 연결되어 있음을 암시하는 것 같다.
* ‘버지니아 울프의 책은 시대를 앞서간 불온성 때문에 매력이 있다’
버지니아 울프와 관련해 쓰여진 다양한 책들 중에 그녀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끔 쓰여진 몇 권의 책이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나이젤 니콜슨이 쓴 ‘버지니아 울프, 시대를 앞서간 불온한 매력’이다. 기존의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는 정신질환과 자살이라는 두 단어로 이미지화 돼어 있다. 하지만 ‘버지니아울프, 시대를 앞서간 불온한 매력’에서는 어둡고 우울한 이미지의 울프뿐만 아니라 그 강인함 뒤편에 있는 독창적인 예술성이나, 시대를 앞서간 페미니스트로서의 일면도 보여준다.
게다가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울프의 삶뿐만 아니라 그녀의 내면까지도 상세히 표현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그가 버지니아 울프에 대해 이토록 자세하고도 정확하게 쓸 수 있었던 이유인데 그 이유가 작가가 버지니아 울프의 유일한 여자 애인인 비타의 아들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집안에 남아있던 울프에 대한 기록들과 작가 자신이 기억하는 경험과 추억을 떠올려 울프를 생생하게 그려냈다. 동시에 작가는 객관적인 관점 역시 견지하며 울프의 작가로서의 면모뿐 아니라 철학까지 모두 그려낸다.
이 책의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버지니아 울프 작품들의 배경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버지니아 울프의 모더니즘 문학 대표작 ‘댈러웨이부인’, ‘세월’등을 비롯해서, 동성 애인이었던 비타를 향한 버지니아 울프의 사랑과 관심이 들어있는 ‘올랜도’ 등에 얽힌 생생한 에피소드들이 들어있다. 이점은 신선하게 그려진 버지니아 울프의 인간적인 면모들은 무미건조하고 과장된 글쓰기에 지루함과 부담감을 느꼈던 독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20C 문학계에서 의식의 흐름 기법을 개척한 신여성작가 버지니아울프에 관한 작품들은 이외에도 무궁무진하다. 울프의 작품너머에 있는 그녀의 철학들을 이해하고 싶다면 소설 혹은 책을, 원작 소설의 독창적인 구성을 빠르고 경쾌한 화면으로 느끼고 싶다면 영화를 추천한다. “추행과 폭력이 없는 세상, 성차별이 없는 세상에 대한 꿈을 간직한 채, 저는 지금 저 강물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버지니아 울프가 자살 전, 마지막으로 남긴 유서내용이다. 죽는 순간까지도 세계의 평화와 사회 속 여성평등을 외쳤던 한 여류작가의 간절한 바람. 그녀의 기구하고도 매혹적인 삶을 살펴보고 싶다면 그녀와 관련된 다양한 작품들을 접해보자.
첫댓글
세상살이에 대한 우울증 때문이 아니고
자기 자신의 삶을 보존하기 위한 자살-
시대를 앞서간 불온성
- 새로운 시각을 느낄 수 있습니다.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