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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지교 담여수(君子之交 淡如水)
군자의 사귐은 담담하기가 물과 같다는 뜻으로, 무심한 듯 담백한 교제가 오래 가며, 이익이 개재된 달콤한 사귐은 오래 가지 못하고 끊어지게 된다는 교훈적인 말이다.
君 : 임금 군(口/4)
子 : 아들 자(子/0)
之 : 갈 지(丿/3)
交 : 사귈 교(亠/4)
淡 : 맑을 담(氵/8)
如 : 같을 여(女/3)
水 : 물 수(水/0)
사람과의 사귐을 말하는 교제(交際)는 남녀 간이면 사랑을, 사업상이면 이익을 위한 것이라 그 목적이 뚜렷하다. 친구간의 우정(友情)은 오랜 기간 상대를 위하고 희생을 감수해야 더 빛나는 관계가 되는 성어가 많다.
보통 사람은 아무래도 손익을 따져볼 수밖에 없다. 공자(孔子)도 익자삼우(益者三友)라 하여 정직한 사람, 성실한 사람, 견문이 많은 사람과 사귀는 것이 좋다고 했다.
또 남과 사이좋게 지내도 무턱대고 어울리지는 않아야 한다는 화이부동(和而不同)과 끼리끼리 모여 분란을 일으키지 말라는 군이부당(群而不黨) 등의 좋은 가르침을 남겼다.
모두의 스승인 공자에게 조언하는 사람이 있다. 자상호(子桑雽)라 불리는 은둔자다. 물론 가상의 인물인데 우언(寓言)으로 비유하여 통쾌하게 핵심을 찌르는 '장자(莊子)'에 나온다.
자상호에게 공자가 찾아와 노(魯)나라에서 두 번이나 쫓겨났고, 진채(陳蔡) 국경에선 포위당하는 등 여러 재앙이 닥쳐 지인들과는 소원해졌고 제자들은 흩어졌는데 왜 그런지 물었다.
여기서 "군자의 교제(君子之交)는 물같이 담백하다(淡如水)"며 설명하는 것이 '산목편(山木篇)'에 나온다. 세상일에 대하여 마음을 비우고 자기를 버려야 험난한 사회서 잘 살아갈 수 있다는 교훈적인 예화를 담은 곳이다.
자상호의 설명을 들어보자. "대체로 이익을 매개로 맺어진 관계는 어려움이 닥치거나 재앙을 만나면 서로 버립니다(夫以利合者 迫窮禍患害相棄也). 하늘이 맺어준 관계는 어려울 때 서로 보살피지요(以天屬者 迫窮禍患害相收也)."
그러면서 "군자의 사귐은 물처럼 싱겁고(君子之交淡若水), 소인의 사귐은 단술처럼 달콤합니다(小人之交甘若醴)"고 했다. 무심한 듯 담백한 교제가 오래 가며, 이익이 개재된 달콤한 사귐은 오래 가지 못하고 끊어지게 된다는 이야기다.
장자가 곳곳에 유교를 풍자한 것 중의 하나라도 군자와 소인의 사귐을 구별한 것은 옳다. 이 말은 명심보감(明心寶鑑)에도 인용됐다. 교우편(交友篇)에 이익만 앞세우지 말고 오래 겪어봐야 한다는 명언이 많은데 두 가지만 더 인용한다.
路遙知馬力, 日久見人心.
‘길이 멀어야 말의 힘을 알 수 있고, 세월이 흘러야 사람 마음을 알 수 있다.
酒食兄弟千個有, 急難之朋一個無.
술자리서 형 동생 하는 친구는 많으나, 위급할 때 도움을 줄 친구는 없다.
순오지(旬五志)의 속담도 있다. "그릇은 새것이 좋고, 사람은 옛 친구가 좋다(器非求新 人惟求舊)."
■ 군자의 사귐은 물과 같다
(君子之交淡如水)
친구를 사귀는 일은 인생에 있어 참으로 중요한 일이다. 그러므로 내가 군자를 사귀면 군자가 될 수 있고 소인을 사귀면 소인으로 전락한다. 사귀는 부류에 따라 나 자신이 물들어서 따라가며 변하게 되니 사람 사귀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가?
그렇다면 군자(君子)란 무엇이며 소인(小人)은 무엇인가? 중국 춘추시대 귀족과 평민에 대한 통칭으로, "군자는 다스리기에 힘쓰고 소인은 노동에 힘쓴다"는 개념으로 불러 오다가 당시의 통치계급을 군자라 칭했고 노동에 종사하던 사람들을 소인이라 불렀다.
춘추 말년부터 군자는 도덕과 수양을 갖춘 사람을 두루 가리키는 호칭이 되었다. 예기의 곡례(曲禮)편에는 "많은 지식을 품고 있으면서 겸손하고, 선한 행동에 힘써 게으르지 않은 사람을 군자라 한다"라고 하였다.
주무숙(周茂叔)은 그의 애련설(愛蓮說)에서 연꽃을 꽃의 군자(花之君子)라 하였는데 그 내용을 풀이하면, "세속에 살아도 세속에 물들지 않으며, 귀한 위치에 있어도 항상 고결한 품성을 지니며, 마음이 너그럽고 외모가 정직하며, 뜻이 산만하지 않고, 그의 명성이 멀리까지 알려지고, 고매한 품성이 돋보여서, 멀리서도 존경할만한 사람(出於淤泥而不染 濯淸蓮而不夭 中通外直 不蔓不枝 香遠益淸 亭亭淨植 可遠觀而不可褻翫焉)" 이라고 하였다.
공자는 말했다. 군자로 살려면 일생동안 조심할 일이 세 가지가 있다. "젊었을 때는 혈기가 안정되지 못하였으니 여색을 삼가고, 어른이 되어서는 혈기가 가장 강성할 때니 싸움을 삼가며, 늙어서는 혈기가 이미 쇠하였으니 과욕을 삼가라(少之時血氣未定 戒之在色 及其壯也 血氣方剛 戒之在鬪 及其老也 血氣旣衰 戒之在得)"고 하였다. 일생을 삼가고 삼가서 스스로를 다스려야 군자가 된다는 것이다.
이런 사람이 사람을 사귀면 담담(淡淡)하기 이를 데 없다. 마치 맑은 물맛과 같아서 아무런 맛이 없지만 누구나 일평생 마셔도 싫증을 내지 않는다. 맑고 투명하여 청정한 물일 수록 잡스런 맞을 느끼지 않는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변(變)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대로 소인배들의 사귐은 단술(醴)과 같아서 며칠 못가서 그 맛이 변한다. 단술이란 술이 숙성되기 이전 상태로 맛이 달콤해서 입에는 좋지만 오래두고 마실 수 없는 술이다. 좋은 술은 완전히 숙성되어서 오래 보관할수록 그 진가를 발휘한다.
그래서 "군자의 사귐은 맑기가 물 같고, 소인의 사귐은 달콤하기가 단술(꿀)과 같다(君子之交 淡如水 小人之交 甘若醴/蜜)"고 하였다.
의(義)를 앞세우는 관계는 마음이 변하지 않고, 이익(利益)을 앞세우는 관계는 이익이 없어지면 멀어지는 것이다.
열매 맺지 않는 꽃은 심지 말고, 의리 없는 친구는 사귀지 말자(不結子花 休要種 無義之朋 不可交)는 격언도 있다.
길이 멀어야 말의 힘을 알 수 있고, 오랜 세월 지내 봐야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다(路遙知馬力 日久見人心)고 하였다.
사람은 오래 사귄 뒤에 참으로 사귈만한 사람인지 아닌지를 알게 된다. 우정을 오래 유지하기 위해서는 서로 공경하는 관계가 유지되어야 한다. 친하다 하여 상대를 깔보는 언동을 삼가라는 것이다.
우정을 가늠하기 위해서는 항상 여일(如一)한 마음으로 대해야 인간관계가 변하지 않고 오래 유지되는 것이다. 맑은 물처럼 평생을 마셔도 생명에 보탬이 되는 그런 관계 말이다.
■ 인간관계, 담박하기가 그리 쉬운가?
▲ 참맛은, 담박함이다
참맛의 음식은 어떤 음식인가? 채근담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잘 익은 술, 기름진 고기, 매콤달콤한 음식이 참맛의 음식은 아니다. 참맛은 오직 담박(淡泊)함이다(眞味只是淡)"고 하였다.
양념이 진한 돼지갈비나 달콤한 감주는 입에 착 달라붙어 얼마든지 먹을 수 있을 것 같지만 곧 질리게 된다. 비록 감칠맛은 아니지만 밥이나 물처럼 담박한 맛의 음식은 오래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참맛의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채근담에는 이렇게 말했다. "신기하고 뛰어난 재주를 부리는 사람이 통달한 사람(至人)이 아니다. 통달한 사람은 그저 평범할 뿐이다(至人只是常)"고 하였다.
진실로 재주와 덕이 높은 경지의 사람은 함부로 드러내지 않는다. 겸손으로써 평범한 모습을 지닌다. 노자는 "군자는 성대한 덕을 지니고도 용모는 어리석은 것 같다"고 하였다.
이로 볼 때 음식이나 사람 모두가 오래 지속 될 수 있는 참맛은 담박함이고 평범함이다. 담박하면서도 평범한 사람이 참맛의 참사람이라는 것이다.
▲ 인간관계, 담박해야 한다
옛 글에 "군자의 사귐은 담백하기가 물과 같고 소인의 사귐은 달기가 단술과 같으니라(君子之交 淡如水 小人之交 甘若醴)"고 하였다.
군자는 상대의 마음을 보고 사귀기 때문에 물처럼 담백하고 변하지 않음이요, 소인은 이해득실을 따져 사귀기 때문에 이득이 있을 때는 단물처럼 달콤하다가도 이득이 없어지면 쉬어버린 단물처럼 변해버린다는 것이다.
더워지고, 추워지는 염량세태(炎凉世態)의 사귐이라 하겠다. 그래서 군자의 사귐은 "처음이나 나중이나 변함없이 담백해야 한다(君子之交 淡淡如水)"고 했다.
▲ 인간관계, 감정의 작용이 크다
옛 성현들은 인간관계는 변함없이 담박해야 한다고 했는데 보통사람으로서 그리 쉬운가?
인간을 이성의 동물이라고 하지만 감정의 영향을 더 받는다는 것이 현실적이다.
살면서 기쁘고 슬프고 화나고 미워하고 사랑하는 감정이 한순간도 떠나 본 적이 있는가. 인간의 감정은 그때마다 수시로 변한다. 삶에 순간순간이 감정을 떠날 수 없음이 아니겠는가.
인간관계도 이와 같이 이성보다 감정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하겠다. 처음 만났을 때의 그 반가움, 존중스러움, 사랑스러움의 감정이 그대로 지속되지 못하고 수시로 변한다.
인간관계가 변함없이 담박하기란 참으로 어려움이 아니겠는가. 부부관계에 있어서도 처음사랑 그대로 가지고 사는 부부가 얼마나 될까?
▲ 인간관계, 돈 이해관계에 의함이 크다
인간은 이기적 동물이라 순수하기란 쉽지 않다. 가장 순수해야 할 부모, 자식, 형제와 같은 혈연관계도 돈이나 이해문제로 인하여 흐트러지는 경우를 많이 보지 않는가! 하물며 남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더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사람의 의리는 다 가난한데로부터 끊어지고 세상의 인정은 돈 있는 집으로 향하니라(人義盡從貧處斷 世情便向有錢家)고 하였으니 돈이나 이해관계로 인해서 인간관계가 담박하게 이루어지기란 참으로 어려운 것이 아닌가.
그래서 "술과 밥을 함께 할 때에 형제 같은 친구는 천명이 있으나 위급하고 어려울 때에 친구는 하나도 없느니라(酒食兄弟千個有 急難之朋一個無)"고 하지 않았는가.
▲ 인간관계, 담박하게 하려면?
이처럼 인간관계가 감정에 의해, 돈이나 이해관계에 의해 변함없이 담박해지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성현의 가르침처럼 담박해지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렇게 해 보면 어떨까한다.
하나, 친할수록 존중의 예의를 지켜야 한다. 특히 언어예의를 잘 지켜야 한다.
둘, 아무리 친해도 그 친밀함을 행동으로 나타낼 때는 절제된 행동을 취해야 한다. 사소한 행동도 삼가고 조심해야 한다.
셋, 서로에게 언제나 믿음, 편안함, 존중의 마음을 지녀야 한다.
넷, 돈거래를 하지 말아야 한다. 정분이 끊어지는 것은 돈 때문이다.
다섯, 쓸데없이 자주 만나지 말아야 한다.
옛글에 친하던 사이도 자주 만나면 멀어진다 했다. 여섯, 자기를 전부 내 보이지 않고 약간의 신비로움을 갖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상대가 지속적인 관심과 매력을 갖도록 해야 한다.
그렇다. 있을 때 존중하고, 없을 때 칭찬하고, 어려울 때 도와주는 인간관계가 담박함이 아닌가!
▶️ 君(임금 군)은 ❶형성문자이나 회의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뜻을 나타내는 입 구(口; 입, 먹다, 말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尹(윤, 군)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음(音)을 나타내는 尹(윤, 군)은 손에 무엇인가를 갖는 모양으로 천하를 다스리다는 뜻과, 口(구)는 입으로 말, 기도하다의 뜻의 합(合)으로, 君(군)은 하늘에 기도하여 하늘의 뜻을 이어받아 천하를 다스리는 사람을 말한다. ❷회의문자로 君자는 '임금'이나 '영주', '군자'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君자는 尹(다스릴 윤)자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尹자는 권력을 상징하던 지휘봉을 들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다스리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직책이 높은 사람을 뜻하는 尹자에 口자가 결합한 君자는 군주가 명령을 내리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君(군)은 (1)친구나 손아랫사람을 친근하게 부를 때에 그 성이나 이름 아래에 붙여 쓰는 말 (2)조선시대, 고려 때, 서자(庶子) 출신인 왕자나 가까운 종친이나 공로가 있는 산하(傘下)에게 주던 작위(爵位). 고려 때는 종1품(從一品), 조선시대 때는 정1품(正一品)에서 종2품(從二品)까지였으며, 왕위(王位)에 있다가도 쫓겨나게 되면 군으로 강칭(降稱)되었음. 이를테면, 연산군(燕山君), 광해군(光海君) 등이다. 이와같은 뜻으로 ①임금, 영주(領主) ②남편(男便) ③부모(父母) ④아내 ⑤군자(君子) ⑥어진 이, 현자(賢者) ⑦조상(祖上)의 경칭(敬稱) ⑧그대, 자네 ⑨봉작(封爵) ⑩군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백성 민(民), 신하 신(臣)이다. 용례로는 세습적으로 나라를 다스리는 최고 지위에 있는 사람을 군주(君主), 군주가 다스리는 나라를 군국(君國), 임금의 명령을 군령(君令), 임금의 자리를 군위(君位), 학식과 덕행이 높은 사람을 군자(君子), 처방에 가장 주되는 약을 군제(君劑), 임금의 총애를 군총(君寵), 임금의 덕을 군덕(君德), 임금으로써 지켜야 할 도리를 군도(君道), 임금으로서 나라를 다스리는 것을 군림(君臨), 임금과 신하를 군신(君臣), 남에게 대하여 자기의 아버지를 이르는 말을 가군(家君), 엄하게 길러 주는 어버이라는 뜻으로 남에게 자기의 아버지를 일컫는 말을 엄군(嚴君), 남의 남편의 높임말을 부군(夫君), 남의 부인의 높임말을 내군(內君), 거룩한 임금을 성군(聖君), 어진 임금을 인군(仁君), 재상을 달리 일컫는 말을 상군(相君), 임금께 충성을 다함을 충군(忠君), 포악한 군주를 폭군(暴君), 임금의 신임을 얻게 됨을 득군(得君), 덕행을 베푸는 어진 임금을 현군(賢君), 군자의 세 가지 즐거움이라는 뜻으로 첫째는 부모가 다 살아 계시고 형제가 무고한 것 둘째는 하늘과 사람에게 부끄러워할 것이 없는 것 셋째는 천하의 영재를 얻어서 교육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군자삼락(君子三樂), 임금과 신하와 물과 물고기란 뜻으로 떨어질 수 없는 친밀한 관계를 일컫는 말을 군신수어(君臣水魚), 임금은 그 신하의 벼리가 되어야 함을 이르는 말을 군위신강(君爲臣綱), 임금과 신하 사이에 의리가 있어야 함을 이르는 말을 군신유의(君臣有義), 임금과 스승과 아버지의 은혜는 똑같다는 말을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 임금과 신하 사이에 지켜야 할 큰 의리를 일컫는 말을 군신대의(君臣大義), 군자는 근본에 힘쓴다는 말을 군자무본(君子務本), 군자는 큰길을 택해서 간다는 뜻으로 군자는 숨어서 일을 도모하거나 부끄러운 일을 하지 않고 옳고 바르게 행동한다는 말을 군자대로행(君子大路行), 군자는 일정한 용도로 쓰이는 그릇과 같은 것이 아니라는 뜻으로 군자는 한 가지 재능에만 얽매이지 않고 두루 살피고 원만하다는 말을 군자불기(君子不器), 군자는 표범처럼 변한다는 뜻으로 가을에 새로 나는 표범의 털이 아름답듯이 군자는 허물을 고쳐 올바로 행함이 아주 빠르고 뚜렷하며 선으로 옮겨가는 행위가 빛난다는 군자표변(君子豹變), 군자의 덕은 바람과 같아서 백성은 모두 그 풍화를 입는다는 뜻으로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말을 군자지덕풍(君子之德風), 임금이 치욕을 당하면 신하가 죽는다는 뜻으로 임금과 신하는 생사고락을 함께 한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군욕신사(君辱臣死) 등에 쓰인다.
▶️ 子(아들 자)는 ❶상형문자로 어린 아이가 두 팔을 벌리고 있는 모양을 본뜬 글자로 아들을 뜻한다. 지금의 子(자)라는 글자는 여러 가지 글자가 합쳐져 하나가 된 듯하다. 지지(地支)의 첫째인 子와 지지(地支)의 여섯째인 巳(사)와 자손의 뜻이나 사람의 신분이나 호칭 따위에 쓰인 子가 합침이다. 음(音)을 빌어 십이지(十二支)의 첫째 글자로 쓴다. ❷상형문자로 子자는 '아들'이나 '자식'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子자는 포대기에 싸여있는 아이를 그린 것이기 때문에 양팔과 머리만이 그려져 있다. 고대에는 子자가 '아이'나 '자식'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중국이 부계사회로 전환된 이후부터는 '남자아이'를 뜻하게 되었고 후에 '자식'이나 '사람', '당신'과 같은 뜻이 파생되었다. 그래서 子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아이'나 '사람'이라는 뜻을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子(자)는 (1)아주 작은 것을 나타내는 접미어 (2)신문(新聞), 잡지(雜誌) 따위 간행물(刊行物)의 어느 난을 맡은 기자(記者)가 자칭(自稱)할 때 쓰는 말 (3)십이지(十二支)의 첫째 쥐를 상징함 (4)자방(子方) (5)자시(子時) (6)글체에서, 그대의 뜻으로 쓰이는 구투(舊套) (7)글체에서, 아들의 뜻으로 쓰이는 말 (8)민법상에 있어서는 적출자(嫡出子), 서자(庶子), 사생자, 양자(養子)의 통틀어 일컬음 (9)공자(孔子)의 높임말 (10)성도(聖道)를 전하는 사람이나 또는 일가(一家)의 학설을 세운 사람의 높임말, 또는 그 사람들이 자기의 학설을 말한 책 (11)자작(子爵) 등의 뜻으로 ①아들 ②자식(子息) ③첫째 지지(地支) ④남자(男子) ⑤사람 ⑥당신(當身) ⑦경칭(敬稱) ⑧스승 ⑨열매 ⑩이자(利子) ⑪작위(爵位)의 이름 ⑫접미사(接尾辭) ⑬어조사(語助辭) ⑭번식하다 ⑮양자로 삼다 ⑯어리다 ⑰사랑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여자 녀/여(女), 어머니 모(母), 아버지 부(父)이다. 용례로는 아들과 딸의 높임말을 자녀(子女), 며느리 또는 아들의 아내를 자부(子婦), 아들과 사위를 자서(子壻), 아들과 손자 또는 후손을 자손(子孫), 아들과 딸의 총칭을 자식(子息), 남의 아들의 높임말을 자제(子弟), 십이시의 첫째 시를 자시(子時), 밤 12시를 자정(子正), 새끼 고양이를 자묘(子猫), 다른 나라의 법률을 이어받거나 본떠서 만든 법률을 자법(子法), 모선에 딸린 배를 자선(子船), 융통성이 없고 임기응변할 줄 모르는 사람을 일컫는 말을 자막집중(子莫執中), 자애로운 어머니의 마음을 일컫는 말을 자모지심(子母之心), 듣고 본 것이 아주 좁고 고루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자성제인(子誠齊人), 자식은 아비를 위해 아비의 나쁜 것을 숨긴다를 이르는 말을 자위부은(子爲父隱) 등에 쓰인다.
▶️ 之(갈 지/어조사 지)는 ❶상형문자로 㞢(지)는 고자(古字)이다. 대지에서 풀이 자라는 모양으로 전(轉)하여 간다는 뜻이 되었다. 음(音)을 빌어 대명사(代名詞)나 어조사(語助辭)로 차용(借用)한다. ❷상형문자로 之자는 '가다'나 '~의', '~에'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之자는 사람의 발을 그린 것이다. 之자의 갑골문을 보면 발을 뜻하는 止(발 지)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발아래에는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는데, 이것은 발이 움직이는 지점을 뜻하는 것이다. 그래서 之자의 본래 의미는 '가다'나 '도착하다'였다. 다만 지금은 止자나 去(갈 거)자가 '가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之자는 주로 문장을 연결하는 어조사 역할만을 하고 있다. 그래서 之(지)는 ①가다 ②영향을 끼치다 ③쓰다, 사용하다 ④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 ⑤어조사 ⑥가, 이(是) ⑦~의 ⑧에, ~에 있어서 ⑨와, ~과 ⑩이에, 이곳에⑪을 ⑫그리고 ⑬만일, 만약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이 아이라는 지자(之子), 之자 모양으로 꼬불꼬불한 치받잇 길을 지자로(之字路), 다음이나 버금을 지차(之次), 풍수 지리에서 내룡이 입수하려는 데서 꾸불거리는 현상을 지현(之玄), 딸이 시집가는 일을 일컫는 말을 지자우귀(之子于歸), 남쪽으로도 가고 북쪽으로도 간다는 뜻으로 어떤 일에 주견이 없이 갈팡질팡 함을 이르는 말을 지남지북(之南之北), 주머니 속에 있는 송곳이란 뜻으로 재능이 아주 빼어난 사람은 숨어 있어도 저절로 남의 눈에 드러난다는 비유적 의미의 말을 낭중지추(囊中之錐), 나라를 기울일 만한 여자라는 뜻으로 첫눈에 반할 만큼 매우 아름다운 여자 또는 나라를 위태롭게 한다는 말을 경국지색(傾國之色), 일을 맺은 사람이 풀어야 한다는 뜻으로 일을 저지른 사람이 그 일을 해결해야 한다는 말을 결자해지(結者解之), 알을 쌓아 놓은 듯한 위태로움이라는 뜻으로 매우 위태로운 형세를 이르는 말을 누란지위(累卵之危), 어부의 이익이라는 뜻으로 둘이 다투는 틈을 타서 엉뚱한 제3자가 이익을 가로챔을 이르는 말을 어부지리(漁夫之利), 반딧불과 눈빛으로 이룬 공이라는 뜻으로 가난을 이겨내며 반딧불과 눈빛으로 글을 읽어가며 고생 속에서 공부하여 이룬 공을 일컫는 말을 형설지공(螢雪之功), 처지를 서로 바꾸어 생각함이란 뜻으로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해 봄을 이르는 말을 역지사지(易地思之), 한단에서 꾼 꿈이라는 뜻으로 인생의 부귀영화는 일장춘몽과 같이 허무함을 이르는 말을 한단지몽(邯鄲之夢), 도요새가 조개와 다투다가 다 같이 어부에게 잡히고 말았다는 뜻으로 제3자만 이롭게 하는 다툼을 이르는 말을 방휼지쟁(蚌鷸之爭), 부모에게 효도를 다하려고 생각할 때에는 이미 돌아가셔서 그 뜻을 이룰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풍수지탄(風樹之歎), 아주 바뀐 다른 세상이 된 것 같은 느낌 또는 딴 세대와 같이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비유하는 말을 격세지감(隔世之感), 쇠라도 자를 수 있는 굳고 단단한 사귐이란 뜻으로 친구의 정의가 매우 두터움을 이르는 말을 단금지교(斷金之交), 때늦은 한탄이라는 뜻으로 시기가 늦어 기회를 놓친 것이 원통해서 탄식함을 이르는 말을 만시지탄(晩時之歎), 위정자가 나무 옮기기로 백성을 믿게 한다는 뜻으로 신용을 지킴을 이르는 말을 이목지신(移木之信), 검단 노새의 재주라는 뜻으로 겉치례 뿐이고 실속이 보잘것없는 솜씨를 이르는 말을 검려지기(黔驢之技), 푸른 바다가 뽕밭이 되듯이 시절의 변화가 무상함을 이르는 말을 창상지변(滄桑之變), 호랑이를 타고 달리는 기세라는 뜻으로 범을 타고 달리는 사람이 도중에서 내릴 수 없는 것처럼 도중에서 그만두거나 물러설 수 없는 형세를 이르는 말을 기호지세(騎虎之勢), 어머니가 아들이 돌아오기를 문에 의지하고서 기다린다는 뜻으로 자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어머니의 마음을 이르는 말을 의문지망(倚門之望), 앞의 수레가 뒤집히는 것을 보고 뒤의 수레는 미리 경계한다는 뜻으로 앞사람의 실패를 본보기로 하여 뒷사람이 똑같은 실패를 하지 않도록 조심함을 이르는 말을 복거지계(覆車之戒) 등에 쓰인다.
▶️ 交(사귈 교)는 ❶상형문자로 䢒(교)는 동자(同字)이다. 사람의 종아리가 교차해 있는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이 글자에서 咬(교; 씹다), 絞(교; 묶다), 校(교; 학교) 등의 글자가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交자는 '사귀다'나 '교제하다', '엇갈리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交자는 亠(돼지해머리 두)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돼지머리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交자는 다리를 꼬고 있는 사람을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交자의 갑골문을 보면 양다리를 꼬고 앉은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交자는 이렇게 다리를 꼬고 앉아있는 사람을 그려 '엇갈리다'나 '교차하다'라는 뜻을 표현한 글자이다. 그래서 交(교)는 ①사귀다, 교제하다 ②오고 가다 ③주고 받다, 바꾸다 ④인접(隣接)하다, 서로 맞대다 ⑤엇걸리다 ⑥맡기다 7넘기다, 건네다 ⑧내다, 제출하다 ⑨섞이다, 교차하다 ⑩성교하다, 교배하다 ⑪되다, 도래하다 ⑫임무를 마치고 보고하다 ⑬교제(交際), 우정(友情) ⑭벗, 친구(親舊), 동무 ⑮무역(貿易), 거래(去來), 흥정 ⑯서로, 상호(相互) ⑰곤두박질, 공중제비 ⑱옷깃 ⑲일제히, 동시에, 함께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서로 번갈아 드는 사람 또는 그 일을 교대(交代), 통신을 주고 받음을 교신(交信), 2개 이상의 선상의 것이 한 곳에서 마주치는 것을 교차(交叉), 암수 양성의 교접을 교미(交尾), 다른 종류의 암수의 배합을 교배(交配), 벗을 사귐 또는 친구와 교제함을 교우(交友), 섞어 합함을 교합(交合), 서로 맞붙어 싸움을 교전(交戰), 서로 바꿈을 교환(交換), 서로 물건을 사고 팔아 바꿈을 교역(交易), 자리나 역할 따위를 다른 사람 또는 다른 것과 바꿈을 교체(交替), 서로 주고 받음을 교류(交流), 일을 이루기 위하여 서로 의논함을 교섭(交涉), 막힘이 없이 서로 오가는 일을 교통(交通), 서로 사귀어 왕래함을 교유(交遊), 서로서로 어우러져서 뒤섞임을 교잡(交雜), 사귀어 담박하기가 물과 같다는 뜻으로 군자의 교제를 이르는 말을 교담여수(交淡如水), 벗을 사귐에 신의로써 사귐을 일컫는 말을 교우이신(交友以信), 사귄 지는 오래지 않으나 서로 심중을 털어놓고 이야기함을 이르는 말을 교천언심(交淺言深), 벗을 사귈 때에는 서로가 분에 맞는 사람끼리 사귀어야 함을 이르는 말을 교우투분(交友投分), 옛날 중국의 관중과 포숙처럼 친구 사이가 다정함을 이르는 말로 친구 사이의 매우 다정하고 허물없는 교제를 이르는 말을 관포지교(管鮑之交), 단단하기가 황금과 같고 아름답기가 난초 향기와 같은 사귐이라는 뜻으로 두 사람간에 서로 마음이 맞고 교분이 두터워서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해 나갈 만큼 우정이 깊은 사귐을 이르는 말을 금란지교(金蘭之交), 물과 물고기의 사귐이란 뜻으로 임금과 신하 또는 부부 사이처럼 매우 친밀한 관계를 이르는 말을 수어지교(水魚之交), 목을 벨 수 있는 벗이라는 뜻으로 생사를 같이 할 수 있는 매우 소중한 벗을 일컫는 말을 문경지교(刎頸之交), 쇠라도 자를 수 있는 굳고 단단한 사귐이란 뜻으로 친구의 정의가 매우 두터움을 이르는 말을 단금지교(斷金之交), 지초와 난초 같은 향기로운 사귐이라는 뜻으로 벗 사이의 고상한 교제를 이르는 말을 지란지교(芝蘭之交), 맑은 물의 사귐이라는 뜻으로 담박하고 변함없는 우정이나 교양이 있는 군자의 교제를 이르는 말을 담수지교(淡水之交), 시장과 길거리에서 이루어지는 교제라는 뜻으로 이익이 있으면 서로 합하고 이익이 없으면 헤어지는 시정의 장사꾼과 같은 교제를 이르는 말을 시도지교(市道之交), 금석의 사귐이라는 뜻으로 쇠와 돌처럼 변함없는 굳은 사귐을 이르는 말을 금석지교(金石之交), 아교와 옻의 사귐이라는 뜻으로 매우 친밀한 사귐을 이르는 말을 교칠지교(膠漆之交) 등에 쓰인다.
▶️ 淡(맑을 담, 질펀히 흐를 염)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적다의 뜻을 나타내기 위한 炎(담)으로 이루어지며, 맛이 적은 국물의 뜻이 전(轉)하여 담담하다의 뜻이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淡자는 '맑다'나 '싱겁다', '담백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淡자는 水(물 수)자와 炎(불탈 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炎자는 '불타다'라는 뜻을 가지고는 있지만, 여기에서는 '염→담'으로의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淡자는 물의 '농도가 옅다'라는 것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로 水자가 의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래서 淡(담, 염)은 빛의 엷은의 뜻을 나타내는 접두어로 ①맑다 ②빛깔이 엷다 ③맛이 싱겁다 ④담백하다 ⑤묽다 ⑥거친 음식 ⑦맛없는 음식 그리고 질펀히 흐를 염의 경우는 ⓐ질펀히 흐르다(염) ⓑ어렴풋하다(염) ⓒ물이 감도는 모양(염) ⓓ그림자가 희미한 모양(염)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맑을 열(洌), 맑을 숙(淑), 맑을 청(淸), 맑을 호(淏), 맑을 재(渽), 맑을 린(潾), 맑을 징(澄), 맑을 철(澈), 맑을 담(澹), 맑을 찬(澯), 맑을 류(瀏), 깨끗할 정(瀞), 물 맑을 식(湜), 물 맑을 영(渶), 물 맑을 형(瀅),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짙을 농(濃), 짤 함(鹹)이다. 용례로는 짠맛이 없는 맑은 물을 담수(淡水), 욕심이 없고 마음이 깨끗함을 담담(淡淡), 욕심이 없고 마음이 깨끗함을 담박(淡泊), 진하지 아니한 맛을 담미(淡味), 담담하고 소박함을 담소(淡素), 진하지 아니한 먹물 또는 먹빛을 담묵(淡墨), 짠 음식을 많이 먹지 아니함을 담식(淡食), 욕심이 없고 깨끗함을 담연(淡然), 엷게 낀 연기를 담연(淡煙), 엷고 맑게 낀 구름을 담운(淡雲), 엷게 채색한 그림을 담화(淡畫), 연한 빛깔로 진하지 아니한 빛을 담색(淡色), 대단하지 아니한 걱정을 담수(淡愁), 은은하게 향긋한 향기를 담향(淡香), 담백하고 우아함을 담아(淡雅), 소금을 약간 뿌려서 조금 절임 또는 그런 간을 담염(淡鹽), 아담한 자태를 담자(淡姿), 요란하지 아니한 담박한 화장을 담장(淡粧), 담박한 교제를 담교(淡交), 태도나 마음이 쌀쌀함을 냉담(冷淡), 짙음과 옅음 또는 그 정도를 농담(濃淡), 조촐하고 산뜻함을 아담(雅淡), 청렴 결백하여 욕심이 없음을 고담(枯淡), 욕심이 없고 담백함을 염담(恬淡), 마음이 깨끗하고 담박함을 청담(淸淡), 맑은 물의 사귐이라는 뜻으로 담박하고 변함없는 우정을 이르는 말을 담수지교(淡水之交), 엷은 화장과 짙은 화장이라는 뜻으로 갠 날과 비 오는 날에 따라 변화하는 경치를 이르는 말을 담장농말(淡粧濃抹), 느긋하고 침착하여 서두르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우유염담(優遊恬淡), 바다 물은 짜고 민물은 맛이 담백함을 이르는 말을 해함하담(海鹹河淡), 욕심이 없이 마음이 깨끗하고 담담함을 이르는 말을 무욕염담(無慾恬淡) 등에 쓰인다.
▶️ 如(같을 여, 말 이을 이)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동시에 음(音)을 나타내는 계집녀(女; 여자)部와 말을 뜻하는 口(구)로 이루어졌다. 여자가 남의 말에 잘 따르다의 뜻이 전(轉)하여, 같다의 뜻과 또 음(音) 빌어 若(약)과 같이 어조사로 쓴다. ❷회의문자로 如자는 '같게 하다'나 '따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如자는 女(여자 여)자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여기서 口자는 사람의 입을 그린 것으로 '말'을 뜻하고 있다. 如자는 여자가 남자의 말에 순종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부권 중심의 전통사회에서 여성의 순종을 미덕으로 삼았던 가치관이 낳은 글자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본래의 의미는 '순종하다'였다. 하지만 지금은 주로 '~와 같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어 쓰이고 있다. 그래서 如(여, 이)는 법의 실상(實相)이란 뜻으로 ①같다, 같게 하다 ②어떠하다 ③미치다(영향이나 작용 따위가 대상에 가하여지다), 닿다 ④좇다, 따르다 ⑤가다, 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⑥당연히 ~하여야 한다 ⑦맞서다, 대항하다 ⑧비슷하다 ⑨어찌 ⑩가령(假令), 만일(萬一) ⑪마땅히 ⑫곧, 이것이 ⑬~과, ~와 함께 ⑭보다, ~보다 더 ⑮이에, 그래서 그리고 ⓐ말을 잇다(=而)(이)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어떤 대상이 변함이 없이 전과 같음을 여전(如前), 이와 같음을 여차(如此), 얼마 되지 아니함을 여간(如干), 사실과 꼭 같음을 여실(如實), 어떻게 하는가 하는 것을 여하(如何), 왼쪽에 적힌 내용과 같음을 여좌(如左), 이러함을 여사(如斯), 일이 뜻대로 됨을 여의(如意), 있어야 할 것이 없거나 모자람을 결여(缺如), ~만 같은 것이 없음을 막여(莫如), ~만 못함을 불여(不如), 혹시나 설혹을 혹여(或如), 어떠함을 하여(何如), 뒤섞여서 어지러움을 분여(紛如), 뜻하지 않은 사이에 갑자기를 홀여(忽如), 3년과 같이 길게 느껴진다는 뜻으로 무엇을 매우 애타게 기다리는 것을 이르는 말을 여삼추(如三秋), 얇은 얼음을 밟는다는 뜻으로 몹시 위험함을 가리키는 말을 여리박빙(如履薄氷), 거문고와 비파를 타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부부 간에 화락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여고금슬(如鼓琴瑟), 손바닥을 뒤집는 것과 같이 일이 썩 쉬움을 일컫는 말을 여반장(如反掌), 바람이 귀를 통과하는 듯 여긴다는 뜻으로 남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 태도를 일컫는 말을 여풍과이(如風過耳), 새가 하늘을 날기 위해 자주 날갯짓하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배우기를 쉬지 않고 끊임없이 연습하고 익힘을 이르는 말을 여조삭비(如鳥數飛), 여러 사람의 말이 한 입에서 나오는 것처럼 한결같음을 이르는 말을 여출일구(如出一口), 시키는 대로 실행되지 못할까 하여 마음을 죄며 두려워함을 이르는 말을 여공불급(如恐不及), 물고기가 물을 얻음과 같다는 뜻으로 빈궁한 사람이 활로를 찾게 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여어득수(如魚得水), 원망하는 것 같기도 하고 사모하는 것 같기도 함을 이르는 말을 여원여모(如怨如慕), 개미가 금탑을 모으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근검하여 재산을 축적함을 이르는 말을 여의투질(如蟻偸垤), 천금을 얻은 것 같다는 뜻으로 어떤 일을 이루어 마음이 흡족함을 이르는 말을 여득천금(如得千金), 강을 건너려 하는 데 마침 나루터에서 배를 얻었다는 뜻으로 필요한 것이나 상황이 바라는 대로 됨을 이르는 말을 여도득선(如渡得船), 남의 마음을 꿰뚫어 보듯이 환히 앎을 일컫는 말을 여견폐간(如見肺肝), 아주 작은 고을을 콩 만 하다고 비유하는 말을 여두소읍(如斗小邑),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과 같은 뜻으로 무슨 일을 하는 데 철저하지 못하여 흐리멍덩함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여수투수(如水投水), 물고기가 물을 잃음과 같다는 뜻으로 곤궁한 사람이 의탁할 곳이 없어 난감해 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여어실수(如魚失水), 얼굴의 생김생김이나 성품 따위가 옥과 같이 티가 없이 맑고 얌전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여옥기인(如玉其人), 나는 새가 눈앞을 스쳐간다는 뜻으로 빨리 지나가 버리는 세월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여조과목(如鳥過目), 발과 같고 손과 같다는 뜻으로 형제는 서로 떨어질 수 없는 깊은 사이임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여족여수(如足如手), 원망하는 것 같기도 하고 호소하는 것 같기도 함을 이르는 말을 여원여소(如怨如訴), 한 판에 찍어 낸 듯이 조금도 서로 다름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여인일판(如印一板), 앓던 이가 빠진 것 같다는 뜻으로 괴로운 일을 벗어나서 시원하다는 말을 여발통치(如拔痛齒), 한쪽 팔을 잃은 것과 같다는 뜻으로 가장 믿고 힘이 되는 사람을 잃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여실일비(如失一臂),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아준다는 뜻으로 호랑이가 날개를 단 것과 같이 하늘로 비상하여 더 큰 일을 이룬다는 의미를 일컫는 말을 여호첨익(如虎添翼) 등에 쓰인다.
▶️ 水(물 수)는 ❶상형문자로 氵(수)는 동자(同字)이다. 시냇물이 흐르고 있는 모양을 본뜬 글자로 물을 뜻한다. 본디 물 수(水)部는 시내의 뜻이었다. 부수로 쓸 때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로 쓰는 일이 많다. ❷상형문자로 水자는 '물'이나 '강물', '액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水자는 시냇물 위로 비가 내리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水자의 갑골문을 보면 시냇물 주위로 빗방울이 떨어지는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이것은 '물'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水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대부분이 '액체나 '헤엄치다', '범람하다'와 같이 물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참고로 水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氵자나 氺자로 바뀌게 된다. 그래서 水(수)는 (1)오행(五行)의 하나. 방위(方位)로는 북쪽, 계절로는 겨울, 빛깔로는 검정을 나타냄 (2)수요일(水曜日)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물 ②강물 ③액체(液體), 물과 관련된 일 ④홍수(洪水), 수재(水災), 큰물(비가 많이 와서 강이나 개천에 갑자기 크게 불은 물) ⑤수성(水星: 태양에 가장 가까운 별) ⑥별자리의 이름 ⑦물을 적시다, 축이다 ⑧물을 긷다, 푸다 ⑨헤엄치다 ⑩물로써 공격하다 ⑪평평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내 천(川), 강 강(江), 물 하(河), 바다 해(海), 시내 계(溪), 바다 명(溟),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메 산(山), 큰 산 악(岳), 뭍 륙/육(陸), 불 화(火),빌 공(空)이다. 용례로는 물 속에서 몸을 뜨게 하고 손발을 놀리며 다니는 짓을 수영(水泳), 축축한 물의 기운을 수분(水分), 물속에 잠김을 수몰(水沒), 물을 보내는 통로를 수로(水路), 물의 겉을 이루는 면을 수면(水面), 홍수로 인한 해를 수해(水害), 물에 의해 발생하는 힘을 수력(水力), 물의 깊이를 수심(水深), 저수지에 설치하여 수량을 조절하는 문을 수문(水門), 물의 양을 수량(水量), 물 속에서 자라는 풀을 수초(水草), 물과 물고기의 사귐이란 뜻으로 임금과 신하 또는 부부 사이처럼 매우 친밀한 관계를 이르는 말 또는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친한 사이를 일컫는 말을 수어지교(水魚之交) 또는 수어지친(水魚之親), 물이 모이면 내를 이룬다는 말을 수적성천(水積成川),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는 뜻으로 작은 노력이라도 끈기 있게 계속하면 큰 일을 이룰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수적천석(水滴穿石), 물방울이 돌을 뚫는다는 뜻으로 미미한 힘이라도 꾸준히 노력하면 큰 일을 이룰 수 있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수적석천(水滴石穿), 산과 바다에서 나는 진귀하고 맛있는 것을 이르는 말을 수륙진찬(水陸珍饌), 산과 바다에서 나는 맛있는 음식물을 일컫는 말을 수륙진미(水陸珍味), 물이 맑으면 큰 고기가 없다는 뜻으로 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그 몸을 감출 곳이 없어 그곳에는 살지 않음과 같이 사람이 너무 똑똑하거나 엄하면 남이 꺼려하여 가까운 벗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수청무대어(水淸無大魚), 물이 샐 틈이 없음으로 단속이 엄하여 비밀이 새어 나가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수설불통(水泄不通), 깊고 넓은 물에는 큰 고기가 깃듦을 일컫는 말을 수관어대(水寬魚大), 물결이 일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수파불흥(水波不興), 물과 불은 서로 용납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서로 원수같이 대함을 일컫는 말을 수화상극(水火相剋), 흐르는 물과 하늘의 뜬구름이라는 뜻으로 과거사가 흔적이 없고 허무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 수류운공(水流雲空), 바다 멀리 수면과 하늘이 서로 맞닿아 그 한계를 지을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수천방불(水天髣髴), 물 위에 뜬 기름이란 뜻으로 서로 잘 어울릴 수 없는 사이를 이르는 말을 수상유(水上油), 물은 그릇의 모남과 둥긂에 따라 그 모양이 달라진다는 뜻으로 사람은 상종하는 사람의 선악에 따라 달라지므로 좋은 친구를 사귀어야 한다는 말을 수임방원기(水任方圓器), 물이 깊고 넓으면 고기들이 모여 논다는 뜻으로 덕이 있는 사람에게는 자연히 사람들이 따름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수광즉어유(水廣則魚遊), 물이 흐르면 고기가 다닌다는 뜻으로 무슨 일이나 때가 되면 이루어짐을 일컫는 말을 수도어행(水到魚行), 물이 빠져 밑바닥의 돌이 드러난다는 뜻으로 물가의 겨울 경치를 일컫는 말 또는 나중에 사건의 진상이 명백하게 드러남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수락석출(水落石出), 바다와 육지를 사이에 두고 멀리 떨어져 있음을 이르는 말을 수륙만리(水陸萬里), 물에 비친 달과 거울에 비친 꽃이라는 뜻으로 볼 수는 있어도 손으로 잡을 수 없는 것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수월경화(水月鏡花), 바다 멀리 수면과 하늘이 하나로 이어져 그 경계를 알 수 없을 만큼 한 가지로 푸름을 일컫는 말을 수천일벽(水天一碧), 물에 빠져 죽은 사람의 외로운 넋을 일컫는 말을 수중고혼(水中孤魂), 물이 흐르면 자연히 개천을 이룬다는 뜻으로 학문을 열심히 하면 스스로 도를 깨닫게 됨을 이르는 말을 수도거성(水到渠成), 오행에 수기가 왕성한 절기로 곧 겨울을 일컫는 말을 수왕지절(水旺之節), 시문을 짓는 데 재주가 샘솟듯 풍부하여 빨리 이루어 놓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수용산출(水湧山出), 물과 불은 서로 통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친교가 이루어질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수화불통(水火不通)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