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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유기체
샤르별의 외계문명연구소는 피라미드로 지어져 있는 본건물과 다양한 형태의 부속건물들이 숲과 조화를 이루며 지어져 있다. 외계문명연구소는 말 그대로, 지구를 비롯한 우주의 다양한 문명 세계에 대해서, 연구하고 이해하는 기관이다.
샤르별의 피라미드 건물은 햇빛이 비치는 각도에 따라 시시각각 색깔이 변한다. 또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서 건물들의 색이 달라진다. 넓은 공원처럼 조성된 정원에는 수풀 사이로 질펀한 초원이 깔려있고 여기저기 화사한 화초들이 자라고 있으며, 푸른 숲에서는 새소리들이 그치지 않는다.
그러나 샤르별의 모든 건축물이 피라미드 시설로 지어진 것은 아니며, 무릉도원 같은 경관 속에 다양한 형태로 지어진 집들은 형형색색신비한 모습 일색이었다.
그 세상의 식물과 동물들은 지구의 생명체들과 비슷한 유전인자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느낌을 주었다. 지구도 창조주의 솜씨라면 4차원 문명세계인 그 세상도 역시 똑같은 창조주의 솜씨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푸른 숲의 과일나무에는 탐스러운 열매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는데, 사람들은 누구도 열매를 따먹지 않는다. 그래서 모든 열매의 주인들은 산과 들에서 살아가고 있는 짐승들의 몫이다.
뿐만 아니고, 그 세상 사람들은 야생동물들의 먹이가 되는 식물이나 열매들을 일부러 야산에 가꾸거나 심기도 한다. 그래서 산과 들의 지천에는 야생동물들이 먹고 살아갈 먹이들이 풍부하다. 지구 인류들은 자신들의 식량으로 삼기 위해 농사를 짓지만, 샤르별인들은 동물들의 먹이를 위해 농사를 지어주고 있었다.
샤르별 인류들은 자신들이 먹고살기 위한 식량을 얻기 위해 농사를 짓지 않고, 산과 들에서 살아가고 있는 동물들의 먹이가 될 식량을 만들기 위해 농사를 짓는다는 현상이 지구와 달랐다.
샤르별 인류들 중에서 특히 더스난이라고 하는 농경족農耕族들이 우주 첨단 문명을 거부하며 살아가는데, 샤르별의 모든 농사는 이들이 맡아서 경작한다. 샤르별의 모든 비어 있는 공간은 부드러운 풀이나 꽃으로 덮여 있고 모든 건물의 주변에는 수풀이 우거져 있는데, 이런 녹색사업 조경사업이 모두 더스난이 농경족들의 몫이다.
더스난이 농경족들의 노력으로 샤르별의 산과 들에는 동물이 먹고 살아갈 먹이들이 풍족하며, 그래서 샤르별은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체들의 천국이라고 표현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산과 들에 먹이가 풍부한 그 세상의 짐승들은 사납지 않고, 사람 손으로 길들이지 않는 야생동물들도 사람들과 친밀하게 살아간다. 샤르별의 동물들은 사람을 보고도 겁내거나 도망치지 않으며, 사람을 보면 오히려 먼저 다가와 아는 체를 하기도 한다.
샤르별 외계연구소 정원의 주변에는 깊은 밀림이 우거져 있고, 밀림의 계곡에는 사계절 내내 온천수가 흐르고 있다. 미네랄 성분이 풍부한 밀림의 온천수에는 언제나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초시의 딸인 샤르비네와 나도 자주 온천수를 찾아 몸을 씻고 휴식을 즐겼다.
샤르별 인류들은 밥을 먹지 않기 때문에 대변이나 소변을 보는 일이 없다. 체내의 모든 배설은 거의 살갗을 통해 땀으로 배출된다. 그래서 샤르별 사람들은 누구나 아침 잠에서 깨면, 반드시 주변의 초원에 모여서 우주 활력무라고 하는 운동을 하고, 땀을 흘린 후 야외 온천에 나가서 몸을 씻는 습관이 일상처럼 되고 있었다.
샤름별 사람들이 땀 흘리고 몸을 씻는 습관이 곧 몸속의 노폐물을 씻어내는 배설행위이기도 했다.
샤르별 사람들은 누구나 야외 온천에서 남녀가 함께 벗은 몸으로 목욕을 하는데, 벗은 몸을 부끄러워하거나 감추려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 세상 사람들은 남녀생활이 문란하거나 소위 성범죄가 발생하는 세상도 아니었다. 그 세상은 무엇도 숨기거나 감추거나 하는 비밀이 없는 세상이었다.
오히려 감추고 숨기거나 비밀이 되는 일들은 죄악과 같은 행위로 여겨지는 풍습이 샤르별의 세상에서 전해지고 있었다.
샤르별 인류들은 모든 소중한 것들을 공유하고 모든 아름다운 것들을 공유하며 숨기고 감추는 버릇이 없기때문에, 아름다운 몸매라고 하여 남에게 감추고 숨기려는 행동이 없었다.
샤르별 외계연구소 바로 뒤편에는 샤르별의 지붕인 주스니라 고봉이 하늘을 찌를 듯 우뚝 솟아 있는데, 그 높이는 자그마치 3만5천 미터에 이르고, 정상은 일년내내 백설 같은 만년운萬年에 가려있어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주스니라 고봉의 만년운은 좀체 벗겨지지 않고, 늘 변하지 않는 그 모습으로 높은 산의 정상을 감싼 채 두껍게 덮고 있는 구름층이다. 그래서 만년운에 가려져 있는 높은 산의 정상을 땅에서 바라보는 일이 쉽지 않다. 지구의 높은 산에는 만년설이 덮여 있다면, 샤르별의 고봉들은 대부분 만년운인 짙은 구름으로 덮여 있는 자연의 현상이 이색적이다.
땅에서는 안 보이는 높은 산의 정상들이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다 보인다. 구름 위로 솟아난 높은 산의 봉우리들은 마치 하늘의 구름바다에 떠 있는 섬처럼 보여서 장관이다.
눈처럼 희고 솜처럼 부드러운 만년 백운白雲으로 짙게 가려져 있는 주스니라 산의 정상에는 샤르별의 살아 있는 신, 샤르으디가 살고 있는데, 그 나이는 우주 나이 450세였다. 우주 나이 450년이라면 지구나이로 수천 년에 이를 것이다.
샤르별 사람들은 샤르으디의 이름 대신 산타르시안이라고 부르기를 좋아했다. <산타르시안>이란 뜻은 우주 성인 또는 우주 대각성자大覺性者란 의미다. 샤르별에는 산타르시안으로 불리는 대각성자들이 샤르으디 외에도 몇몇 더 살아가고 있었다.
산타르시안 보다 낮은 차원의 각성자는 러우라했고, 러우는 곧 샤르별 인류들의 지도자나 스승 역할을 담당한다. 샤르으디는 모든 각성자 중에 으뜸가는 선각자인데, 그는 샤르별 인류들의 정신적 아버지였고, 가끔 인간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하늘의 소리를 들려주곤 한다.
샤르별 인류들은 샤르으디라고 하는 우주 대각성의 거목으로 인해 항상 든든한 정신적 지주로 삼으며, 온 인류가 일사불란한 화합을 다짐하며 아름다운 삶을 펼쳐가고 있다고 확신해도 좋을 것이다.
샤르별에는 나라라든가 왕이라는 이름이 없다. 그 세상의 사람들은 나라의 법에 따라 살지 않고 스스로 자율성이 보장되는 자율법自律法을 실천하면서 살아가며, 그러한 자율법 속에서 산타르시안과 러우라고 하는 스승들의 가르침에 따르며, 평화로운 세상을 우주에서 연출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 신비로운 기운과 아름다운 경관으로 둘러싸여 있는 샤르별의 외계문명연구소는 신선의 세계나 별천지처럼 느껴졌다. 연구소의 정원인 초원에는 여기저기 신비한 모습의 화초들이 수없이 휘늘어지게 피어있지만, 그중에서 우무시 꽃으로 이루어진 꽃동산의 모습이 가장 눈에 띄고 아름다웠다.
샤르별 사람들은 우무시 꽃이 피어 있는 꽃동산을 <언약의 동산>이라고 부른다. 언약의 동산은 샤르별 사람들이 중요한 약속이나 언약을 맺을 때 찾아가는 신성한 장소다. 우무시 꽃의 상징이 믿음과 사랑이었고, 샤르별 사람들은 반드시 중요한 약속을 맺을 때 우무시 꽃동산을 찾아가서 하늘의 태양을 바라보며 언약하는 습관이 있었다.
말하자면 우무시 꽃동산은 언약의 의식을 진행하는 신성한 장소다. 샤르별 인류들의 오래된 전통에 의하면 신성한 장소에서 맺은 언약은 함부로 폐기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러한 우무시 꽃동산은 샤르별의 모든 공원이나 정원 같은 공공장소에 조성되어 있고, 샤르별 사람들은 어떤 화초밭보다 가장 정성들여 가꾸고 있었다. 전통이 깊은 우무시 꽃동산 중에는 수천 년의 역사를 간직한 장소도 있다고 한다.
우무시 꽃동산에서 언약식을 올릴 때는 반드시 상대끼리 손바닥을 마주 대고 서로의 눈빛을 바라보면서 하늘의 태양을 향해 의식을 치른다. 많은 사람이 함께 언약식을 맺을 때는 서로 번갈아 가며 눈빛을 마주친 후 언약의 맹세를 한다. 언약식의 증인은 태양이다. 태양이 나타나지 않으면 언약식은 진행할 수 없다.
샤르비네와 나도 우무시 꽃동산을 찾아가 일심동체의 언약식을 가졌다. 일심동체 언약식이란 서로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의식이었다.
그렇다고 일심동체 언약이 육체적 사랑이나 우정 또는 혼약 같은 내용을 의미하지는 않고, 진실한 영혼과 영혼이 마음으로 맺을 수 있는 우주적 의식의 관례였다. 즉 우무시 꽃동산의 언약은 육체적 언약이 아닌 영혼의 언약식이었다.
샤르별 인류들은 우주 의식이 강한 탓으로 육체적 의식보다 정신적 의식을 중하게 여겼고, 일심동체 언약식은 가장 진실한 사이끼리 맺을 수 있는 우주 의식이었다.
일심동체 언약식에서 샤르비네는 하늘을 향해 간절한 염원을 올렸고, 우주가 사라지는 그날까지 우무시 꽃동산의 약속을 변치 말자고서로 다짐했다.
우무시 꽃동산의 언약식을 나누고 나서 샤르비네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부터 당신의 마음은 제 마음이며, 제 마음은 당신의 마음입니다. 곧 당신의 슬픔은 나의 슬픔이며 당신의 기쁨도 나의 기쁨이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당신이 지구별로 돌아가더라도, 우리 서로의 마음은 언제나 하나의 유기체처럼 연결되어 삶의 고락을 함께하게 될 것이랍니다. 샤르비네의 말에 동의하나요?"
“동의합니다, 샤르비네... 그러나 한편으론 궁금합니다."
“무엇이 궁금하나요?"
“우리가 가까이 살아간다면 두 마음이 하나 되어 삶의 고락을 함께할 수 있겠지만, 우주 끝 멀리 떨어져 살아가는 우리들이 어떻게 일심동체의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을지 궁금하오.”
“서로의 마음이 통하는 건 거리와 상관없어요. 곧 마음은 시공을 초월한 현상이니까요. 우주의 모든 존재는 우주의 유기체이기 때문에, 멀리 떨어져 있다고 마음이 통하지 않고 가까이 있다고 마음이 잘 통하는 것이 아니에요. 가까이 있으나 멀리 있으나 진실한 마음은 항상 통할 수 있어요."
“그리고 거짓된 마음이라면 아무리 가까이 있어도 통하지 않지요. 그것은 우주의 소중한 법칙이며 영원히 깨지지 않는 우주의 룰이에요. 당신은 지구로 돌아가서 우주 끝 아무리 멀리 떨어져 살아도, 당신의 진실한 마음을 항상 나에게 전달해 줄 수 있나요?"
"그렇게 하겠소."
“그 말을 들으니 기뻐요. 지금 이 순간을 영원히 잊지 않으며, 항상 하늘을 향해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갈게요. 그리고 하리가 아무리 우주 끝 지구별에서 살더라도, 항상 마음을 당신이 있는 곳으로 향할게요."
“그리고 내 영혼의 향기가 당신의 코끝에서 맴돌 때, 샤르비네의 마음이 당신 곁에 머물고 있음을 믿어주세요. 당신 하리의 향기가 역시나의 코끝에서 느껴지면, 당신의 마음이 내 곁에 다가왔다고 믿을게요. 그러면 우린 서로 항상 행복한 마음으로 살아가겠지요?"
“그럴 것이라 생각이 들어요. 그러면 나도 항상 멀리 떨어져 살아도 아니(샤르비네)가 곁에 있는 것처럼 아니의 우정을 기억하며 살아가겠소."
“그래요. 우리 이제부터는 우주 끝 아무리 먼 곳에 떨어져 살아도, 서로가 서로의 곁에서 동행하는 느낌으로 서로를 기억하며 살아가기로 해요. 하리의 말을 들으니 아니는 너무 행복해요. 그리고 이제부터 우리 언약의 표식으로 서로의 이름을 바꿔서 부르기로 해요."
“우리의 이름을 어떻게 바꿔 부르나요?"
“당신 하리는 샤르앙이고 나 아니는 샤르비네로 바꿔서 부르기로 해요. 어때요, 마음에 드는 이름인가요?"
“좋은 이름인 거 같아요. 우주를 지키고 우주를 가꾸는 우주 전령사로 살자는 의미니까요. 그런 이름으로 불려진다면 내게는 영광이라는 생각이 드오.”
그 후로 나는 지구로 돌아와 멀리 떨어져 살아도 항상 샤르비네의 향기를 맡으며 살아갈 수 있었다. 샤르비네의 말처럼 샤르비네의 마음이 내 곁에 다가오면 반드시 샤르비네 영혼의 냄새가 코끝에서 느껴진다. 싱그러운 계절 유월의 장미꽃에서 발산하는 그 향기...
샤르비네 뿐만 아니라 모든 영혼에게서는 고유의 향기가 발생한다. 사람마다 모든 생김새가 다르듯, 모든 영혼마다 고유한 향기가 있으며 비슷한 영혼의 향기라도 천차만별의 차이가 있어 구분이 가능하다.
샤르비네는 영혼의 향기에 대해서 이런 설명을 들려주었다.
“영혼의 향기는 영혼의 등급이지요. 그래서 영혼의 세계에서는 영혼의 등급으로 살아가며, 높은 등급의 영혼이 낮은 등급의 영혼들을 다스리며 살아가는 공평한 세상이지요. 높은 등급의 영혼은 어둠을 밝혀주는 빛과 같아, 높은 영혼들이 이끄는 대로 낮은 등급의 영혼들이 따라갈 수밖에 없어요."
짐승들은 냄새만 맡고도 자기 새끼와 남의 새끼를 구분하고 동료와 적을 구분하듯, 영혼의 세계에서도 영혼들이 서로 냄새만으로 서로의 존재를 구분할 수 있다고 한다. 영혼의 신분과 영혼의 등급이 그 향기로서 결정되는 영혼의 세상...
세상에서는 많은 재물과 권력을 소유한 자가 높은 신분으로 살아가지만, 영혼의 세계에서는 아름다운 향기를 가진 아름다운 영혼들이 높은 등급의 신분으로 살아갈 수 있다니, 하늘의 질서가 오묘하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었다.
샤르비네는 영혼의 향기를 구분하기 위해서 영혼의 눈을 바르게 뜨는 일이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영혼의 눈을 뜨면 영혼의 향기만 맡지 않고, 그 영혼의 빛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해 주었다. 샤르비네의 설명을 종합해 보면 이렇다.
“아름다운 향기를 가진 영혼은 아름다운 빛을 발하고, 역겨운 냄새를 가진 영혼은 어두운 빛을 발하지요. 나는 항상 당신에게서 아름다운 영혼의 향기를 맡을 수 있어 행복하고, 당신의 영혼이 가진 아름다운 빛을 바라볼 수 있어 행복해요."
“그리고 이다음 우리들이 영혼의 세상에서 다시 만날 때, 아름다운 영혼의 향기와 아름다운 영혼의 빛이 얼마나 축복되고 행복한 삶인지느끼며 살아갈 수 있을 거예요. 세상에서는 겉으로 드러난 조건에 의해서 행복이라든가 만족이라는 느낌이 결정되지만, 영혼의 세상에서는 내면에 숨겨진 조건이 만족과 행복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항상 명심하고 살아가길 바래요."
샤르비네의 설명을 빌리자면, 영혼의 세계에서는 가장 밝은 빛을 가진 영혼이 왕일 것이며, 어두운 빛을 소유한 영혼은 짐승이나 다름없이 살아가게 될 것이다. 그래서 샤르비네의 설명처럼 영혼의 향기가 영혼의 등급을 나타내는 기준이라는 설명은 하늘의 질서를 놓고 볼 때 공평타당하다고 느껴졌다.
샤르비네의 말처럼 아름다운 향기를 소유한 영혼들과 어울려 지낼 때처럼 행복한 순간들은 없다. 역겨운 냄새를 풍기는 영혼들과 어울릴 때는 그만큼 마음도 어두워지고 고통스런 순간들이 뒤따른다.
<행복해지고 싶거든 물질이 풍부한 사람들과 사귀기를 힘쓸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향기를 가진 영혼들과 사귀어라.>나는 만나는 사람들마다 이런 말을 전해 주고 싶다.
성인에게는 성인의 향기가 있고, 의인에게는 의인의 향기가 있으며, 살인마에게는 고약한 살인마의 악취가 있다. 마음이 향기로우면 향기로운 영혼의 냄새가 풍기고, 마음이 음침하면 역겨운 영혼의 냄새가 풍긴다. 그래서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저절로 마음이 끌리는 대상이 있고, 왠지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대상이 있는가 보다.
샤르비네의 설명처럼 영혼의 눈이 떠지면 저절로 영혼의 향기를 맡을 수 있다. 의식이 맑고 신비한 기운을 가진 영혼의 향기일수록 고상한 향기를 느낄 수 있으며, 그렇지 않은 영혼의 향기는 코를 막고 싶을 만큼 비리고 역겨우며 이상야릇한 악취가 풍겨온다.
그래서 영성이 발달한 자들은, 영혼의 향기만 맡아도 지금 누구의 마음이 내 곁에 왔고, 누구의 마음이 내 곁에서 떠나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영혼의 향기에 대해서 샤르비네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이 죽어서 영혼의 세상을 찾아갈 때 천당과 지옥행은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며, 하늘이 악의 대가로 벌을 주고 의의 대가로 상을 주기 때문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아름다운 향기의 영혼들은 그들끼리, 악취를 풍기는 영혼들은 그들끼리 짝을 지어 유유상종하며 살아갈 뿐이에요. 그러므로 인간은 맹목적인 신앙으로 하늘을 섬길 것이 아니라, 영원한 세상에서 영원한 삶을 결정해 줄 영혼을 잘 가꾸기 위해 올바른 신앙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보면, 세상에서 아무리 위대한 이름의 신앙이라도 영혼을 상처 입히는 신앙은 헛되며, 이름 없고 조용한 신앙이라도 영혼의 향기를 높일 수 있다면 바른 신앙이라고 생각해요. 샤르앙도 세상을 살아갈 때 올바른 신앙관을 그렇게 설정하길 바래요.”
그리고 샤르비네는 이런 설명도 들려주었다.
“지구 인류들은 우주의 절대자를 하느님이나 부처님 같은 존재로 호칭하는데, 호칭이야 어떻게 부르든 우주의 절대자를 마치 우주의 골목대장쯤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우주 창조자는 결코 인간이나 영혼들에게 직접 벌을 주거나 상을 내리는 졸렬한 존재가 아니에요. 어떤 재앙이나 벌도 그 영혼 스스로 받고, 어떤 축복이나 상도 그 영혼 스스로 누릴 뿐이라고 생각해요.”
“결국 고운 의식을 가진 고운 영혼들은 아름다운 세상을 창조하며 살아갈 것이고, 더러운 의식을 가진 더러운 영혼들은 혼탁한 세상을 만들어 살아가겠지요. 현실의 세계에서나 영혼의 세계에서나 그 우주의 섭리는 변치 않은 현상이라고 생각해요.”
샤르비네의 설명을 듣고 나니 살고 죽는 문제가 중요하지 않고, 어떤 상태의 영혼을 지니고 사느냐가 중요하다고 느껴졌다. 형식적이고 거창한 이름의 신앙보다. 아름다운 영혼을 가꾸는 신앙이 보람되고 참되다는 생각도 가질 수 있었다.
그렇다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자가 누구일까? 항상 아름다운 영혼의 향기들이 자기 곁에서 떠나지 않고 머무는 존재일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자가 누구일까?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영혼의 냄새들이 곁에서 머무는 존재일 것이다.
세상의 모든 존재들은 우주의 신경계와 연결된 유기체이기 때문에, 자기를 사랑해주는 마음들이 많이 전해오면 행복한 기분에 젖게 되고, 자기를 미워하는 마음들이 전해 오면 불행한 기분에 젖게 되는 것이 모든 존재들의 인지상정일 것이다.
나는 사랑하는 영혼의 향기가 항상 내 곁에서 머물고 떠나지 않을 때 가장 행복감을 느낀다. 향기로운 영혼을 가진 동반자들과 함께, 현실 세계와 미래세계를 영원히 함께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젖어들 때에 나를 행복하게 한다.
빛과 무한이론의 세상을 지배하는 주인공들 - 도선당(백마신선) 저
첫댓글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