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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꼴이 이게 뮙니까?꼭 저잣거리 머슴들같습니다 그려."
보모상궁이 어이없다는 듯 소관자의 부축으로 가마에서 내리는 그녀를 내실로 떠다시피 재촉하며 한소리해댔다.
그의 유모가 순간 문간에 나타나더니 그녀를 욕실로 밀어넣고는 서둘러 먼지투성이의 평복을 벗겼다.
"아랫것들이 눈치채면 위신을 깎이십니다.어서 목욕하고 갈아입으셔야합니요."
"내가 혼자 씻겠네.목욕은 늘 혼자했으니.."
"마마께서는 혼자만 되시면 항상 사단을 내시잖습니까?마마는 항상 절대 혼자 두어서는 안된다는 게 황상의 명이었는데도 남몰래 마장에서 말을 타고 출궁나가시다니요.호위병들이 따라잡도 못했다면서요?이제 혼자 후원에도 못 나가실 겁니다."
그녀를 씻기는 손이 등이고 다리고 하얀 살결이 발갛게 되도록 향비누를 묻힌 해면을 박박 문질러대는 걸보아 유모도 어지간히 화가 나 있는 듯 싶다.
"그것보다...황상이나 태후께서 아셨나?."
그녀는 불안한 듯 조심스럽게 물었다.
"소관자가 아뢰었을테니 이미 아실겁니다."
상궁은 엄하게 대답했다.
"일몰 후 저녁에 마마의 처소로 오신다했으니 크게 꾸지람을 내리 실 듯 합니다.처음이 아니니 황상께서 몹시 걱정하셨으니 심히 노하신 듯 합니다.간곡히 용서를 구하셔야 진노가 풀리실지나 모르겠습니다."그녀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으며 한숨이 나왔다.이 고자질장이들..
어떻게 이 위기를 모면하지?
유모가 화가 난 듯하여 그녀는 더 말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경대앞에서 마침내 그녀는 낮게 비명을 지르지않을 수 없었다.
"아파,유모 .살살 좀 하게."
"황상께서 곧 오실텐데 예장을 갖추셔야지요."
"머리칼이 다 뽑힐거같애.말리지도 않고 비녀로 틀어 올릴수가 없네.그냥 빗어만주게."
"누가 몰래 출궁해서 사단내라고 했습니까?"
"행궁에서 돌아와서 내내 후궁에 갇혀 있었어."그녀가 입을 삐죽이며 불평했다.
"일반궁녀들도 허락없이 출궁하면 회초리맞는데 하물며 마마는 귀비마마가 아니십니까,?거기다 도관까지 몰래 가 시정잡배들의 싸움에 말렸으니 마마뿐 아니라 황실위신이 어떻게 되었겠습니까?"
"태후나 황후전에서도 아시나?"
그녀는 머뭇거리며 물었다.
"그게 문제가 아니라 황상께서 진노하고 심려하신걸 걱정하셔야지요.황상이라고 항상 마마를 감쌀 수만은 없는 게 황궁법도이옵니다.사가에서처럼 항상 귀애하실거라고 여기십니까? .선머슴도 아니고 황궁내명부로 이런 시비에 관여하다니요...귀비마마면 황후다음 신분인데..."
유모는 거침없이 머릴 빗기며 어이가 없는 듯 나무랐다.
"오라버니 정말 화나셨어?"그녀가 머뭇거리며 물었다.
"직접 뵈면 아실것입니다.마마는 몰라도 시비들이 형장을 맞지나 않을까 모르겠군요.태후가 방금 궁문의 시위들을 불러갔는데.."
그말에 그녀는 덜컥 가슴이 내려앉았다.
"오라버니,아니 황상께 내가 해명할께.."
밖에서 인기척이 들리더니 날카로운 중년여인들의 음성이 들렸다.
"귀비마마 태후마마의 전갈이옵니다.지금 당장 태후전으로 드시라는 하명입니다."
태후전의 상궁둘이 들이닥쳐 매섭게 입을 열었다.
그녀는 시녀들과 꼼작없이 태후전으로 끌려갔다.
그녀는 바닥에 깊게 허리를 숙여 절을 올렸다.
"마마를 문안하나이다.."
"귀비의 시녀들 ,저 미련한 것들을 꿇어 앉혀라."하지만 태후는 절을 받지도 않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
"무슨 일이신지요?그애들은 내 지밀시녀들인데?"
"태후께서 몰래 마마의 저잣거리로 출궁한 일을 아셨나이다."
"그건 황상의 허락을 받은 일입니다.이미 황상께서도 아시는 일이고.."
그녀는 지지않고 대꾸했다.
"그게 문제가 아니라 태후마마께서 마마가 도관에서 다투고 황실위신을 훼손시킨 일을 아셨나이다."
늙은 태후전의 상궁이 입을 열었다.
"귀비 네 불경한 죄를 네가 모르겠느냐?"마르고 갈라진 목소리가 주렴뒤에서 들렸다.
"마마가 출궁한 일이 문제가 아니라,저 애들이 마마를 잘 모시지 못한 게 문제입니다.비빈들의 출궁이나 행차때는 항상 너울을 써야하며 시비를 거느려야하는 게 법도입니다.그런데 마마께서는 남장을 하셨다 들었습니다. 또한 저잣거리까지 다니며 천민들과 다툼을 벌이셨다지요."
그녀는 뜨끔했다.
"태후께서 뒤늦게 금위병들을 하문하여 아시고 노하여 마마를 잘 모시지못한 시비들을 벌하라 명하셨나이다.궁의 규율을 어겼으니 이것은 태후께서 내리신 처벌입니다."
"지금 밖으로 끌고가 매 이십대를 치거라.복상궁" ..순간 그녀의 가슴이 서늘해졌다.그녀는 애원하는 듯한 시선으로 매달렸다.
"마마..그건 저애들 잘못이 아닙니다."
"닥치거라."감찰상궁이 시녀둘을 끌고나가자 매질하는 소리가 들렸다..
"마마 .제발 부탁인데..잘못은 본궁이 한겁니다.".그녀의 놀란 목소리가 사정하듯 매달렸다. 이내 창밖에서 시녀들의 비명이 울려퍼졌다.
"태후마마,차라리 저를 치십시오'"
"윗사람을 잘모시는 것이 아랫것들의 임무인데 귀비가 잘못을 하게 내버려두었으니 당연히 벌을 받아야지않겠는가?"
태후가 차갑게 대꾸했다.
"멈추게.제발!"
놀란 그녀는 황급히 밖을 나가 참나무형장으로 매를 치는 상궁에게 매달렸다.상궁은 코웃음을 쳤다.태후전의 심복으로 세도가 당당한 이였다.
"태후마마는 마마보다 윗전입니다.잊으셨습니까?후궁이 태후마마의 명을 막다니.."
"자네보다는 내가 윗전일세."
"궁의 법도는 그렇지 않습니다. 설마 ..마마께서 황상의 총애를 믿고 지엄한 궁의 법도를 무시하시는 겁니까?"
상궁이 메다른 음성으로 힐난하듯 말하고는 그녀를 밀어내고 매를 들어올렸다.
"황상의 총애에 간이 부어 무서운 줄 모르시나봅니다."
"무슨 소란들이냐?황상께서 드셨네.'"
소관자가 들어서 황제의 도착을 알렸다.
"무슨 일이냐?"
그녀도 상궁들도 할 말이 없어 입을 열지 못했다.
"시비들을 일으키거라..황상의 면전에서 무슨 추태들이냐?"
"황상께서는 경연에 계실 시각아니신지요?"
태후가 나와서 침묵을 깨고 물었다.
"강론끝나고 차 한잔하러 들렀습니다만...귀비의 차달이는솜씨가 일품이니 귀비가 태후전에 와있다기에..그런데 이게 뭔 소란입니까?"
"태후께서 소인들이 마마의 출궁시 마마를 잘 모시지 못했다고 벌을 내리셨나이다."
월이가 떨며 아룄다.
"그 일은 이미 짐이 근신하라 처벌을 내렸소."그가 대수롭지않게 대꾸했다
"마마에 대한 처분이 아니라 시비들에대한 처벌이옵니다.법도를 어기셨는데 시종을 제대로 하지못하였으니 태후께서 매 이십대를 치라하셨나이다".
"그애들은 내 시비이고 권한은 신첩에게 있네" .그녀가 쏘아붙였다
"그만하고 물러들가게.귀비는 짐이 타이르겠네."
"하지만 태후께서.."
"감히 황명을 거스르는 건가?"
그가 날카롭게 힐문하자 상궁들은 마지못해 절을 하고물러났다.
"황상..안으로 들어와 차나 하시지요?"태후가 가라앉은 음성을 입을 열었다.
"귀비..따라오너라..태후께 사죄드리거라.."
그는 그녀를 이끌고 안으로 들어가 그녀를 끓어앉게했다.
"태후마마 모두 신첩의 잘못이옵니다."
태후가 뭐라 하기도 전에 그가 고함부터 쳤다.
"그대는 아랫것들이 그렇게 고역을 치르도록 윗사람위신하나 지키지 못하는가?"
그가 버럭 성을 냈으므로 태후도 깜짝 놀랐다.
"귀비는 도관에 얼씬도 말거라.황실도관에서 그런 사단을 일으키다니.."
"죽여주십시요,황상."
"당장 평안궁으로 물러가 근신하거라!"
소관자가 그녀를 일으키더니 순간 그녀가 휘청하는 듯했다.
"마마,발이.. 발이 저리십니까?"
"소관자,후궁의 몸에 손을 대다니..?비키거라!"
그가 냉큼 다가와 그녀를 부축하더니 그들은 비단펄럭이는 소리를 내며 휭하고 태후전을 떠났다.
태후는 한숨을 쉬었다.또 젊은 황제에게 당한 것이다.
"이것아, 조용히 나다니라고했지?"
그가 문안으로 들어오자 핀잔던지듯 말했다.
"좀 일찍 오지 그랬어요 오라버니,우리가 들키기전에.."
"겨우 잠깐 꿇어앉았다고 진짜 못걸을만큼 저린거냐?"
"말을 타던 몸이라 그렇게 쉽게 병나겠어요?"
그녀가 웃으며 기대있던 그에게서 떨어졌다.
"마마..황상.."시녀들이 다가와 절했다.
"얼마나 다친거냐?"
"한두대 안맞았습니다.황상 황은에 감읍하옵니다."
"소관자 어의를 보내주거라.물러가쉬어라."
그가 손을 내젓자 시녀들이 일어났다.
"평안궁은 며칠 조용하다싶으면 아수라장이니...네 시녀들은 주인을 잘못만나 매맞을 복이 넘치는군."
그가 혀를 차며 입을 열었다.
"누구때문인데요?"
그녀가 발끈하여 따지듯 입을열었다.
"태후가 한 마디할 줄은 알았다만..제 친척들이 파직당하고 귀양갔다고 네 시녀들을 이잡듯 할 줄은 몰랐다.그대가 황궁법도를 어긴 건 사실이다.그대가 허락도 없이 출궁해서 남장하고 저잣거리돌아다닌 것만 문제가 아니라 시정잡배들의 시비에도 말렸으니..벌써 몇번째야.일곱번째냐?여덟번째냐,?주인이 윗전의 미움을 받으니 아랫것들도 고역이지.현아야 짐이 감싼다고 하지만..시비들한테 화풀이할줄은 몰랐다.."
"내궁이 전쟁터같아요."
"조정도 지금 그렇다.방심하기만하면 약점을 잡고 늘어지니...나다녀도 이젠 조용히 다니거라.금위병중에 네 얼굴을 아는 이들이 꽤 많아."
그가 그녀의 뺨을 꼬집으며 일렀다.
"당분간 출궁못하겠구나.태후전에서 알아챘으니.."그녀는 한숨을 쉬었다.
"태후의 경화문에 못질을 하든 네 처소의 문에 밀납을 부어 짐이 출입할때만 여닫든지해야 궁안이 조용하겠다.그럼 냉궁까지 안가도 될테니.."
"아예 내쫓아서 출궁시켜주시지요?"
그녀가 발끈하자 그가 웃었다.
"평안궁은 짐만 드나드는 네 처소라고 엄포를 놓든지..."
그녀가 한숨을 쉬었다.
"빨리 짐이 조정을 장악하지않으면 현아의 시녀들이 태후의 눈밖에 난 네대신 매맞아 죽을지도 몰라.."
"오라버니!"
그녀가 경악하며 소리쳤다
"벌을 받아도 제가 받을거에요."
그가 빙긋 웃었다.
"너나 오라버니한테 혼나지않게 조심하거라.얌전히 다니면 될 것을 꼭 발끈해서 나선단 말이지..."
그가 그녀를 품에 안으며 타일렀다.
그가 들어서자 상궁들이 허리를 굽혀 절했다.
"유모,현아를 잘 감시하라고 했잖아."
"제가 수라간에 간동안 아기씨가 마장에 가신다더니 몰래 출궁해서 어쩔수없었나이다.상궁들은 승마도 못하는데다 말도 무서워하니 마장까지 따라갈수가 없잖나이까?크게 위험할 뻔 하셨나이다.아기씨가 출궁할 때 호위할 시위병들을 늘려주시지요 .궁안에서 따르는 시녀와 환관들로는 부족한 듯합니다." 그의 유모는 그녀가 얄미운 듯 고자질하자 그녀는 눈살을 찌푸렸다.
"현아에게 숨도 못쉬게 늙은 상궁들 대여섯여명을 붙여놓을까?옷수발 목욕수발 식사시중 공부시중 ..모든 시중드는 것을 각기 따로 하게끔...?"
"그리해주신다면 소인들이 황은에 감읍할것이옵니다.안심하고 절로 물러나 선황제폐하들의 명복을 빌수있겠습니다요."
"궁에 든지 이십년이상된 노상궁들중에서 새로 선발하라 이르지.귀비를 잘 가르치고 돌보도록..시위병들도 금위병살수들중에서 배로 늘려뽑고.. ."
"그럼 아기씨가 말썽부릴 일도 없겠나이다."
"오라버니, 싫어요.!"
그녀가 질급하자 그가 그녀를 무릎위에 올려놓으며 말했다.
"모두 나가거라."
손짓으로 시녀와 상궁들을 내보냈다.
그의 유모는 더 아무 말도 않고 물러갔지만 황상이 따끔하게 혼을 좀 내주시지요하는 얼굴이었다.
"제가 숨막혀죽는 걸 보고 싶으세요?"
"이 말썽꾸러기 얼마나 오라버니한테 혼이 나야 말을 들을래? 지난번 경친 걸로는 모자른 거냐?"
그가 품안의 그녀를 쏘아보며 따지듯 입을 열었다.
그녀는 변명할 말을 궁리하며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순간 그의 얼굴빛이 변했다.
"현아.어디서 다친거냐? 도관에서 사내놈들한테 주먹질이라도 당한거냐?"
그녀가 의아한 얼굴로 바라보자 그가 그녀의 뺨을 양손으로 감쌌다.
"멍이 시퍼렇게 들었는데 여지껏 몰랐느냐?"
그녀가 놀라 거울을 들여다보고는 경악했다.왼쪽 뺨에 푸른 멍이 자두만큼 들어있었다.
해질녁에 궁에 돌아와 어두컴컴한 욕실에서 그녀도 상궁들도 미처 깨닫지못한것이다.
"다른 다친 데는 없는거냐?"
"잘 모르겠어요.오라버니,."그녀가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소관자.당장 어의를 들라고 해."
그가 방밖에 대고 소리쳤다.
"말괄량이 아니랄까봐 저잣거리부터 마시장에서 도관까지 나다니다 얼굴에 흠집이나 나고..여염집규슈들도 그런 일이 없는데 귀비가 되서 꼴 좋다.."그가 혀를 차며 한심한 듯 한마디했다.
"도대체 네 시비들은 주인을 어떻게 모시길래 이런 사단이 나는 거냐? 얼마나 형장을 맞아봐야 정신들을 차리겠느냐...?"
"오라버니,벌을 받을 사람은 저예요.제 시녀들은 잘못이 없어요."
그가 그녀를 품으로 끌어당기더니 매운 손으로 그녀의 하얀 복숭아빛이 도는 뺨을 꼬집었다.
"아파요."
그녀는 낮은 비명을 질렀다.
"아파 ?"그가 웃더니 그녀를 놀렸다.
"네 시녀들은 더한 벌을 받는 다는 걸 알아야지.이 말썽꾸러기..다시 이런 소란을 피우면 그땐 짐이 네 볼기를 칠테다.한동안 자리보전해야 몰래 출궁해서 말썽을 못 부리지."
그러면서도 그는 미소지었다.그의 어조가 부드러워졌으므로 그녀는 마음을 놓았다.근래 그가 그녀를 어린애취급하는 일이 눈에 띄게 줄었다.
갑자기 밖에서 소관자의 음성이 들렸다.
"황상, 변경에서 전갈이옵니다."
"다시 짐이 네 처소에 돌아올 때까지 꼼짝 말고 있어..."
"다친데는 없는거냐?"
그가 방에 들어서자마자 진맥하던 어의에게서 그녀를 나꿔채며 물었다.
"타박상외에는 별 부상은 없으십니다.좀 놀라신 것같습니다."
그가 손짓하자 어의와 시녀가 물러났다.
"바보같으니..말사고파는 사내들이 얼마나 험한데 겁도 없이 그런데까지 가서 싸움에 끼여?그대가 거래에 나서지 않아도 소관자가 있는데?"
그가 그녀의 손목을 꽉 잡자 그녀가 자지러지는 비명을 질 렀다.
그가 놀라 소매자락을 제치고 그녀의 가는 손목을 살펴보더니 한숨을 쉬었다.그가 약을 집어들고 검푸른 빛이도는 멍든 자국에 조심스럽게 바르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 꼴이냐?전령처럼 가장하고 병부의 동정을 살펴본다더니 황궁마장에서 말시장까지 쫓아가서 ..무뢰배들에게 맞은 거냐?말한테 채인거냐?"
그가 멍자국이 난 그녀의 뺨에 상아막대로 약을 도포하면서 물었다.
그녀가 대답이 없자 그가 한숨을 내쉬었다.
"황비의 몸에 상처를 내면 황상을 구타한 거나 다름없는 대역죄야.그 말팔던 놈을 잡아들여 혼을 내줘.?"'
"그러실 것 없어요.말팔던 사람말도 일리가 있어요.
"은 스무냥은 줘야하는데 병부에서 열 닷냥밖에 안 주니까 화가 나 제게 화풀이했을거에요."
"이 삼일은 꼼짝말고 처소에 있어.얼굴에 멍까지들어서..이 꼴로 나다니면 비웃음거리야.다시 멋대로 나돌아다니다가는 오라버니한테 호되게 혼날줄 알아.볼기가 퉁퉁부어서 며칠 앉지도 못해야 말을 듣겠어? ..황궁출입금표를 압수해야겠군."
그가 그녀를 노려보자 그녀는 홱 고개를 돌렸다. 합궁을 한뒤로는 완전한 아내로 대우를 해서 한동안 아이취급을 않더니 또 어린애다루듯 하려든다.놀리는 건지 으름장을 놓는건지 모르지만...
"군마는 황궁마장에서 그대가 타는 말과 다르다.사납고 드세..조심해야해..궁밖출입할땐 소관자를 대동하거라.시녀들만 데리고 다닐 게 아니야."
그가 타이르듯 말하며 그녀의 어깨를 쓰다듬자 그녀의 굳은 얼굴이 풀렸다.
이내 침의로 갈아입은 그가 금침안으로 들어와 그녀곁에 드러눕자 그녀는 그의 품으로 파고 들었다.
그의 손길이 그녀의 가는 목덜미를 거쳐 하얀 등을 어루만지자 그녀의 몸이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웁.."그의 애무가 거세어지자 그녀가 신음했다.
"아무래도 마장에서 소란으로 몸이 상한 것같다.몸으로 밀고 당겼으니 그때문에 타박상이나 근육통이겠지."
그는 여느 때의 밤처럼 그녀와 합궁해 운우지정을 나누려던 모양이었다.그녀의 몸위로 올라타려던 그가 체념한듯 말하고는 금침안에 나란히 누웠다.
"내일쯤되면 네 몸 여기저기에 멍이 생길지도 몰라.아니면 늙은이들처럼 허리니 어깨니 맞은 것처럼 아플 수도 있다.그런 놈들과 몸싸움을 했으니..."
이윽고 그가 그의 팔을 베고있던 그녀에게 일렀다.
"현아,짐은 내일부터 며칠동안 대도주위의 고을들을 돌아보며 변경을 순시하러 출궁한다.얌전히 처소에 머물러있거라."
그녀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짐이 궁에 없다고 후원뒷문으로 몰래 나다닐 생각은 마라."
"오라버니께서 얼마나 엄한 감시인들을 몇명이나 붙여놓으시고 가시는데요?"그녀가 투덜거렸다.
"입궁할 때는 후궁이니 비빈들만 출입하는 황궁옆문으로 들어왔지만 황후가되면 정문으로 출입할수있을거다."그가 웃으며 타일렀다.
그녀는 무릎을 굽혀 절했지만 웃어지지가 않았다.
"환궁을 감축드리옵니다.원로에 무탈하신지요?황상?"
"귀비의 정성이 지극하군.전령에게 서찰과 날마다 보내는 물품을 무사히 받았소."
그가 손짓으로 상궁들을 물리쳤다.
"잘 지냈나? 이 말괄량이 ? 달리 말썽부리지 않았지?"
"신첩주위에 감시꾼들이 한둘인가요?황상께서 출궁하실 때마다 금족령에 금구령까지 내리시니.."
그녀가 투덜거리자 그는 웃었다...
"그늙은이들 잔소리에 말라죽지는 않았군."
그가 그녀가 건내주는 찻잔을 받으며 웃었다.
"네가 좋아하는 여지야.남방산물이지.오래 저장하지못하니 빨리 먹어치우는 게 낫겠어."
그가 은쟁반에 놓인 여지를 집어들며 말했다.
"여지를 더 보내라 명을 내릴까?"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여지는 옛 촉땅의 산물이라 운반이 멀고 보관이 어려워요.강남보다 더 먼 곳이니 신첩이 그걸 조른다면 백성이 고생이겠지요.제가 양귀비가 다시 나타났다고 손가락질 받을거예요."
그가 웃었다.
"짐의 말괄량이가 참 생각이 깊구나.
태묘에는 다녀왔느냐?"
그녀가 고개를 저었다.
"아직 필사가 덜 되어서.."
"빨리 끝내야 다른 걸 할텐데.."
"마마, 세번이상 같은 과일을 들지않는게 법도입니다."
과일을 가져오던 상궁이 입을 열었다.
"늦었으니 그만 물러가라."
"궁중예법이란 참으로 따분하군요.왕부에서 소박한 삶에 예법이란 거추장스러울 뿐입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에는 오라버니께 검을 배워볼까 합니다."
"호오,검이라 .."그녀주변에 호위로 붙인 이가 몇인데. .
"이렇게 가는 팔로 무거운 검을 드시겠다?"그는 웃으며 그녀의 하얀 팔을 어루만졌다.그가 그녀를 침상으로 안아들고갔다.
"너는 짐이 그립지않았더냐?변방에서 짐은 현아가 몹시 그리웠다."
"왜 아니겠어요?독수공방이 이리 외로운지 처음 알았는걸요?"
그가 그녀의 금실로 수놓은 비단 허리띠를 잡아당겼다.여며입은 흰비단 속치마와 가슴을 동여맨 수놓은가리개가 드러나자 그녀는 한손으로 여미려들었지만 그는 아랑곳않고 그녀의 손을 밀어내고 하얀 수밀도에 입맞추었다.가냘프면서도 마냥 무르지만않고 상아로 깎은 조각마냥 따뜻하면서도 흠하나없었다.그가 슬그머니 그녀의 머리를 묶어올린 비단끈을 풀자 검은 머리칼이 침상위에 폭포처럼 흘러내렸다.그녀의 검은 머리칼에 양손을 묻고 그녀의 하얀 살결을 입술로 음미하면서 그는 제품안의 그녀를 마음껏 탐닉했다.그의 엉큼한 뜨거운 손이 그녀의 침의자락을 더듬더니 비단자락을 슬며시 걷어올렸다.그녀가 순간 흠칫떨며 몸을 웅크렸지만 그는 이미 억센 손안에 그녀의 매끄러운 허벅지를 쥐고 있었다.왕부에서 쉴새없이 움직이며 자라서 그런지 진주같은 매끄러운 살결이면서도 군살하나없이 탄력있는 몸이었다.늘씬한 그녀의 다리를 어루만지며 그는 하얀 종아리를 꾹꾹 주물렀다.근래 입궁하고는 험한 일을 않으니 손은 고와졌지만 몸을 움직이지못하는건 답답해하니 오후마다 춤을 연습하지만 적성에 썩 맞는 건 아닌가보다.그보다 그녀는 종종 말을 타고 싶어했다.그때문에 처소의 후원에서 새벽마다 그와같이 작은 화살을 쏘기도하고 인적이 드문 해질녁이면 황궁뒷문에서 말을 타고 나가 마장이나 황궁옆에 위치한 호수주위를 한바퀴씩 도는 게 일과였다.그때문에 경호무사가 불평했지만 그들은 아랑곳않았다.귀비가 말을 타고 승마뿐아니라 궁술도 할줄 안다는 건 처소시녀들만이 아는 일이었지만 이내 황궁사람들이 쑥덕이는 비밀이 되었다.그때문에 그녀의 다리는 늘씬하면서도 단단했고 가는 팔이라도 마냥 약하지는 않아보였다.부친이 무인이었던만큼 그녀도 요조숙녀같아보이지만 승마든 궁술이든 무예의 기초를 어려워하지않았다.그녀의 매끄러우면서도 운동으로 단련된 탄력있는 몸의 감촉은 오직 자신만이 알고 있었다.다른 귀족이나 황족여인네들처럼 마냥 부드럽거나 풍만한 것과는 달랐다.
"으음.."
그녀가 낮은 만족스러운 신음소리를 내며 그녀의 몸이 달뜨기 시작했다.충분히 어루만지고 안아준후에 몸을 섞어야한다는 혼인한 친구들의 충고가 그는 빈말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그녀대로 며칠 혼자 지내며 독수공방한게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마장에서 사내들과 다투며 몸싸움할시 생긴 몇군데 든 멍이 옅어졌으니..그의 말대로 근육통과 타박상으로 며칠 앓지않을 수 없었다.그가 자신의 몸에 멍자국이 여기저기 난걸 알면 무사히 넘어가지 않았을 것이다.그 사내들은 경을 칠 뿐만 아니라 자신도 꾸지람한자락 안듣고는 지나갈수 없는 일이었다.
운우지정을 나누느라 새벽녁이나 되어서 깊이 잠든 그들에게 상궁하나가 방밖에서 길게 목소리를 끌며 알렸다.
"황상.선황의 법회를 올릴 시간이옵니다. "
"잊고 있었군.죽은 황형의 기일이군.탈상한 뒤로 일년에 한번인데.."
"법회가 열리는 날이군요."
잠이 깬 그녀가 일어나다말고 상아를 깎은 듯한 나신을 가리기위해 비단이불을 몸에 휘감았다.
그는 맹수가 탐스러운 먹잇감을 노리듯 열망에 찬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다가 이내 그녀의 가는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다.
그녀가 신음하자 그는 그녀의 가냘픈 선의 하얀 어깨에서 입술을 떼고 이내 만족스러운듯 웃었다.
"냉큼 예복으로 갈아 입거라.보모상궁, 뭐하고있나?빨리 현아 준비시켜."
그녀는 못마땅한 얼굴이었으나 잠자코 일어났다.
"같이 가자,궁에 돌아왔으니 한번은 분향하는게 법도니.."
"법회만 아니라 다회도 있어요."그녀가 불만스럽게 말했다.
"정무가 끝나면 황실사찰에 들리겠다."
"고역이에요.법회가 있는 날은 종일 염불하고 있어야하니..."
"이제 한해에 하루뿐인데 뭘그리 불만스러워해.?
"선선황제폐하와 선황제폐하들의 추모법회만 일년에 세번인데요?"그녀가 투덜거렸다.
"상중에 궁에 들어왔을때는 달마다 법회와 제례였는데.?.황후가 사찰에서 신료들부인들과 다회를 연다지..내외명부가 다들 모이는데 웃음거리되지않도록 얌전하게 행동해..태후나 황후에게 말대꾸도 일절말고..."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으나 그는 마음이 안놓으는듯 봉보상궁에게 한마디 더했다.
"유모 , 법회에 따라가서 현아가 말썽피울것같으면 옆에서 엉덩이 좀 꼬집어줘."
" 여부가 있겠사옵니까?" 그녀는 눈을 흘겼지만 유모는 웃으며 대답했다.
"다회에서 말썽을 부리지는 않았지?"
그가 내실로 들어서며 물었다.
"염불하느라 반나절 꿇어앉았더니 발이 저려서 대꾸할 기력도 없었어요."그녀가 지치듯 대꾸했다.
"이제 하루일과가 끝났군.."
둘만 남게되자 그가 웃으며 그녀의 머리에 쓴 검은 비단 너울을 홱 걷어 던지고는 그녀의 대례복을 벗기기 시작했다.
"마장에 가자.해지기전에 석양에 승마하고 오는게 어떻겠느냐?"
그가 그녀의 소매가 긴 예복 겉옷을 벗기자 그녀는 긴 한숨을 쉬었다.
"호 ,층층히 껴입었군.걷기도 불편할텐데...?일곱벌속옷까지 다 껴입고 있는거냐?무거운 머리장식하며...넘어지지는 않았어?"
"조심히 걸을 수밖에요."
그녀가 투덜거렸다.
그녀의 유모는 융통성이나 있지 죽은 선황의 유모였던 보모상궁들은 아무리 그녀가 싫어해도 속곳위에 폭넓은 속바지와 세벌 속치마를 껴입히고 비녀하나까지 빼먹지않고 꽂아준다.문안부터 법회나 제례의 참석,궁중의 번잡한 의례와 규율대로 그녀에게 간섭하다못해 강요하다시피해서 그녀는 불만이 많았지만 수십년간 궁의 법도에 젖어 살아온 이들이니만큼 완고하고 엄격했다..
ㅡ턱을 들고 걸으셔야합니다.허리를 펴시지요.ㅡ
ㅡ하루종일 이러셔야합니다.저리하셔야합니다.ㅡ
일거수일투족 귀에 못이 박힐 지경이었다.
"목이 부러질것 같아요."
그가 웃으며 그녀의 봉관을 벗겼다.그녀는 긴 한숨을 쉬었다.
"궁에든지 삼년인데도 봉관의 무게를 견디기 힘든거냐?"
"단순히 무겁기만 한게 아니지요"
그녀가 조심스레 봉관의 진주를 만져보더니 대답했다.
"이 진주하나가 농민의 일년 수입보다 비쌀거에요.황후의 봉관하나면 농민들 수백명의 전재산과 같아요."
"현아는 구두쇠이니 비단으로 만든 관을 써야겠구나."
그녀는 경대위에 상자에 주의깊게 살펴보며 봉관을 밀어넣고 옆의 자개박은 상자에 비취팔찌와 열손가락에 낀 금과 옥가락지들을 서둘러 뽑아 넣고는 높이 올린 머리를 풀기위해 자유스러워진 손을 부지런히 움직여 긴 비녀를 빼냈다.
"몸가짐이 조신해 졌구나..역시 노상궁들를 붙여놓았더니 전과 달리 말괄량이같은 데가 없어졌군.아주 얌전해졌는데?"
"네명의 상궁들이 제 상전이네요.누가 윗사람인지 구별이 안돼요."마침내 그녀가 불평을 터뜨렸다.
"한동안은 참으라고했잖아.곤녕궁에 들어가면 다 절로 내쫓아버려.그나마 선황의 유모들이라 어릴적부터 현아와 안면이 있기때문에 네 보모상궁으로 들인거야.죽은 사촌황형이 왕부에 놀러올때마다 따라와 현아를 데리고 같이 노는 걸 돌봐주었으니 ..짐이 내쫓은 훈육상궁들만 열은 넘을거다.그대를 들볶는다고 울어대서..."그녀가 할말이 없어 입을 삐죽였다.
"하루종일 상궁들 잔소리에 한림학사의 수업을 듣고 공부하는 것도 고역이었겠는데?"
"황명이었잖아요?오라버니가 직접 명하신..왜 제게 이부의 일이나 조정일에대해 가르치시라 한거죠?"
"짐에게 생각이 있느니라.."
"하지만 태후나 황후마마가 알면..후궁이 분수를 모른다고 트집잡힐지.비빈은정사에 관여할수 없다는게 법도인데..."
"역대 선황들과 황후들의 일을 예기와 함께 가르치라 명했다고했어.비빈이니 궁중의 일은 알아야한다고..뭘 공부하는지는 학사와 너밖에 몰라."
그가 그녀의 땋아올린 머리를 풀더니 촘촘히 박힌 보석들과 떨잠들을 뽑아냈다.
"시녀들을 부를께요.상궁들이 보면 또.."
"짐이 의대수발하는 건데 무슨 참견이야.평안궁의 안주인이 현아인데 현아보다 윗사람노릇하려면 곤란하지."
그녀가 숱많은 머리를 풀며 머릿결을 정리하자 그가 겹겹이 그녀의 속치마허리띠를 풀며 대꾸했다.
"마장에 가자.시위옷으로 갈아입어."
그가 손수 그녀의 대례복을 벗기고 저고리옷고름와 치마의 허리띠를 풀었다.
"여전히 풀어도 풀어도 끝이 없군."
"꺅, 그만하세요."
세번째의 속치마가 흘러내리자 맥없이 그에게 기대있던 그녀는 얼른 떨어졌다.그가 그녀의 속적삼여밈을 잡아당기더니 탐스러운 유방을 쓰다듬으며 희롱했기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그녀를 돌려세우고는 허환진의 끈을 풀어준다음 거울앞에 앉게하고는 그녀의 부은 종아리를 꾹꾹 주물러주었다.
하지만 슬며시 그가 그녀의 하얀 허벅지를 더듬자 그녀는
병풍뒤로 도망쳐 겹겹의 속바지와 속옷들을 벗고 시위옷을 걸치며 불평했다.
"오라버니는 얼마나 불편한지 모르시죠?언제까지 이런 벌을 받아야하죠?종일 네명의 상궁들에게 둘러싸여...."
" 아직은 안돼.그러니 얌전해질 수밖에...선녀같이 예쁘기만한데..."
치마폭을 넓히기위해 세벌의 속치마아래 짧고 긴 얇은 비단속바지들을 겹겹이 껴입어 복숭아처럼 부푼 모습을 보고 그가 또 뭐라 놀릴지 두려웠다. 한여름에는 땀띠날 지경인데 예쁘다고만하면서 불편한 걸 아는지 알고도 모른 체하는건지...?
"현아,아니 귀비마마.,몰라보겠습니다.어릴적에도인형같더니 지금은 선녀가 하강 한 듯 싶군요.화용월태라는 표현이 모자랍니다."
"승우 오라버니..."
그녀가 차를 따르며 얼굴을 붉혔다.
"강남에서 언제 궁에 든겁니까?"
"벌써 몇해가 지났네."
"후원에 있는 줄 몰랐구나. 짐의 홍안지기에게 차나 한 잔 올리거라."
그녀가 잠자코 그의 곁에서 차를 우리기 시작했다.
"강남에서 오신지 얼마나 되셨는지요?"
"3년이 안돼었지요.아직 출사한지 얼마되지 않으니..조정의 일이 바빠 소식을 묻지 못했군요."
"현아,그만 처소로 돌아 가 있거라.후궁이 조정대신을 만난다는 소문이 돌면 좋지않으니.."그가 조용히 일렀다.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더니가볍게 고개를 숙여 절을 하고 일어섰다.
"신첩은 이만 물러가옵니다."
"현아에게 황궁이 맞지 않았을텐데.".승우가 나직히 중얼거렸다.
"당연하지.천성이 망아지같으니..저 말괄량이 때문에 내궁이 한동안 시끄러웠지."
그가 웃으며 대꾸했다.
"하지만 지금은 내궁에서 짐의 장자방이야.짐의 꾀주머니노릇 톡톡히 한다네."
"본디 어릴 적부터 총명하지않았나이까?"
"너무 영리해서 문제지.후궁의 귀비가 조정의 현안과 문제점을 속속들이 꿰뚫고 있으니...태후와 황후가 눈엣가시같이 여길수밖에..."
"황상의 정책에 태후와 국구가 심히 반대하지 않나이까?"
승우가 문득 물었다.
"황후마마와는 ...곤녕궁의 친족인 대신들과는 의견대립이 심하신데 괜찮으신 겁니까? 소관자의 말로는..."
그는 고개를 저었다.
"좋을 수가 없네.상관없다.황후는 국모의 자질이 전혀 없네.내궁에서도 평이.좋지않아.국구를 축출하고 나면 현아를 훗날 황후로 세울테니.."
승우가 놀란 듯 그를 바라보더니 입을 열었다.
"황상.아무에게도 내색하셔선 아니됩니다."
"알고 있네."
"기회를 보아..아직 회임한 것도 아니니..자네 참 아들이 돌이라지.."
"황상께서도 어서 태자를 두셔야지요."
"현아가 철이 없어서...아직 거기까지 생각이 못미쳐..강요할 수도 없고.."
"아직 두분다 젊으시니..."
"자네의 사촌 형을 흠차대신으로 구휼하러 파견했는데 일처리를 아주 잘하더군.자네가 호부의 실세이니 잘 도와주게."
"그 사촌형님은 어릴적부터 수재였고 성격도 과단성이 있어 부정한 비리를 척결하는데 앞장섰습니다.권신들의 눈밖에나 한직을 돌았지만 폐하께서 이번 재난에 발탁하셨으니..."
"강남에서 죽마나 같이 타고놀던 녀석들이 지금 이리 도움이 될 줄이야..."
그는 싱긋 웃었다.
"하지만 조심하십시오.척신들의 역공을 맞을 수 있습니다."
"무과에 급제한 녀석들을 모아보거라.조만간 병권을 장악해야하니..."
"태후일가는 병권에 직접적인 권한이 없지않습니까?"
"모르는 소리 ...군대의 요직에 태후일가와 가까운 사람들이 아직 자리를 차지하고 있네.겉으로는 중립인척하지만 밀정을 붙여 조사했지.."
"이번에 언관들이 대다수 갈렸는데.."
"현아를 가르치던 한림학사들에게 쓸만한 인재를 추천하라고했지.현아가 총명하니 호감을 갖더군.자주 칭찬하기도하고.."
승우는 전각의 문가에서 문득 안에서 들려오는 말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황상께서 조정에 자기사람을 심으시려는게 아닌가?"
"아직 직책이 낮지않습니까?"
"미관말직들이라지만 모두 명문출신이고 능력이 출중하니 눈에 띄지않겠나?"
"흠차대신을 파직하신 건 좀 과격했지요."
"아니면 언관들이 탄핵했을걸세.한림원과 언관들은 이미 폐하의 편에 서있네."
늙은 대신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역시 눈치빠른 능구렁이들이군.
그는 일부러 문소리를 크게내고 들어섰다.
"오 자네 이게 누군가?"
"탕약을?아직도 현아의 몸이 시원찮은게야?"평안궁의 침소에 들어가려던 그가 약쟁반을 올리는 시녀를 보고 그는 곁의 상궁에게 물었다.
"사랑도 좋지만 마마의 몸을 좀 생각하시는 것이 좋을 듯하옵니다."
"운우지정도 정도껏 하라?"
그는 길러준 유모를 돌아보고 싱긋 웃었다.
"현아의 회임이 빨라질수록 그대의 근심도 덜어질텐데..그대는 좋지않은가?유모?"
"황상께서 아침에 나가시고나면 마마께서는 정오가 되도록 자리에서 일어나지못하고 앓으십니다."
"꽃을 피해가는 나비도 있던가?"
"회임이라도 하시면 긴긴 겨울밤을 어찌 견디려하십니까?"
그는 소리내 호쾌하게 웃었다.
"자네도 벌써 후사걱정을 하는건가?"
"태아도 지아비가 지어미를 위해주는 걸 느낀답니다."
"알았네 새겨듣지.."
첫댓글 현아에대한 황상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네요 그래도 사랑하는 여인이니 귀옆게 봐주는거지요 잘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