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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스레딕하다가 우연히 햝은 스레인데...
진짜 다 읽고 계속 생각이 나서 퍼왔습니다.
스압이 쩔어주니 안읽으신분은 댓글에 "드르륵..." 이런거 남기지 않아주셨으면 해요...
진짜 한번은 읽어주세요. 옆에 적힌 영어중에 nlQpeifsv0E 가 스레주...그러닌깐 글쓴이 입니다.
1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7:17:29.38 ID:nlQpeifsv0E
들어줄사람 있으려나?
4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7:19:44.67 ID:VsUFrZOfRSA
왠지 바보+감동 이야기일것 같다. 풀어줘.
5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7:20:32.42 ID:g1age1Lhur+
ㅇㅇ
6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7:20:40.81 ID:nlQpeifsv0E
일단 간단하게 내 소개를하자면 난 미국에서 유학생활중인 고등학생
남들보기엔 공부도 꽤 잘하는 녀석이지만 이래뵈도 최고의 바보라고 자부한다
그리고 나에게 바보병을 옮긴 나보다 더 최강인 무적의 바보에 대해 써보고자해
7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7:21:58.05 ID:nlQpeifsv0E
헉.. 은근히 많이들 있었구나
음 충동적으로 쓴거라 좀 체계적이지 못할수도 있지만 그래도 들어주었으면 고맙겠어
일단 그 바보를 만난건 6살때였다. 그때 처음 아버지 일때문에 미국이란 나라에서
1년간 지내게 되었지
8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7:23:17.64 ID:nlQpeifsv0E
근데 엘리트인 가족, 사촌들과 달리 나는 우리가문 역대최고의 바보
6살이나 먹었는데도 어버버 한글도 제대로 말 못하는 바보킹으로 명성이 자자했다
그런데 생각을해봐 한글도 못하는데 무슨 미국을와. 당연히 내 영어실력은
최하중에 최하.
10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7:24:46.33 ID:nlQpeifsv0E
내겐 누나가 있는데 누나는 그당시에도 엄청 똑똑해서 가자마자 몇일만에
미국 초딩학교에 입학, 수많은 친구들을 사귀고 안그래도 유창한 영어실력은
더욱 늘어만 가서 영어로 내이름하나 쓸줄 몰라서 부모님한테 '얘 지이름 영어로못씀'
이라는 편지를 받게한 나와는 차원이 달랐다
12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7:26:19.74 ID:nlQpeifsv0E
>>9
나도알아..ㅠㅠ 지금도 내실력은 똥망인데 그땐 어떻겠어
아무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아무튼 백인, 흑인, 동양인 모두다 영어로 쏼라쏼라 하는곳에서 내가 설자리는 당연히
구석탱이. 억울한일을 당했을때 선생님께 해명할 영어실력조차 없어서 유치원생임에도
불구하고 왕따라는 루트를 타버리고 말았다. 아니 그나이때는 왕따라는 개념 자체가
없어서 애들이 따돌리는지도 모르고 혼자 당당하게 다녔던걸로 기억
15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7:27:46.23 ID:nlQpeifsv0E
그런데 끼리끼리 논다고 나 외에 구석에서 항상 뭔가를 읽고있는 애가 있었다
예쁜 은발..은 갭뿔이고 할머니들보다 더하얀 새하얀 백발에 눈은 파워레인저 레드
헬멧색깔처럼 시뻘건.. 그렇다기보다는 분홍색눈에 피부는 백인들 사이에서도
하얗다고 할 수있는 뭔가 생김새부터 귀신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녀석이었다
16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7:29:13.83 ID:nlQpeifsv0E
이녀석이 내가 만난 최고의 바보, 그리고 솔직히 앞으로 이런 바보를 또 볼수있을 것
같지도 않다. 내가 영어글자를 읽을줄 알았던게 초등학교 2학년때부터. 그러니까
그당시에는 읽는법도 몰르고 아는단어라곤 워터랑 애플정도가 한계였다
아무튼 항상 혼자있는 그녀석한테가서 나는 여자애들처럼 아이들의 뒷담을 까였다
물론 한국말로.
17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7:30:50.65 ID:nlQpeifsv0E
알아들을리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어린마음에 계속 애들욕, 선생님욕을 그 녀석이
책보는 옆에서서 엄청해댔었다. 뭐 저녀석은 야비하고 저녀석은 어떻고 불라불라...
솔직히 내가 처음 그녀석한테 말하기 시작했을때 녀석은 가끔 곁눈길로 훑어보기만
했지 아무 반응도 보이지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댄 나는 선천적인 바보
18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7:32:36.99 ID:nlQpeifsv0E
내가 다니던 유치원은 멀어서 항상 아버지나 어머니께서 차를타고 데려다주시곤 했는데
대부분 어머니가 오셨지만 어느날 아버지께서 일을 빨리 끝마치고 오신날이었다
그 바보녀석의 겉모습은 분명 백인중에서도 상백인인데 어째 동양인 아줌마가
그녀석을 데리고 가는걸 보았다. 의아했어 아니 그녀석 진짜로 하얗다고 동양인분은
진짜로 동양인이었다고
19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7:34:21.52 ID:nlQpeifsv0E
우리집에 도착하고나서 나는 엄마, 아빠는 나가시고 누나랑 집안에서 지루한 시간을
보내고있는데 창문을 우연히 보니 이게 왠일, 그 바보녀석이 타고갔던 차가 우리집
앞집에 주차되어 있는것이다 그녀석 내 앞집살고있는녀석인데 썡까고있던거였어
20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7:35:16.92 ID:wTbKwDUXMiE
와 재밌따 더해봐ㅠㅠ
21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7:35:28.97 ID:nlQpeifsv0E
그날 이후로 난 틈만나면 앞집관찰을 하였다
동양인 아줌마가 나오는건 수차례 봤지만, 절대로 절대절대 네버
어떤 아저씨가 나오거나 혹은 그 새허연놈이 나오는 경우는 한번도 본적없었다 그때까지
22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7:37:18.35 ID:nlQpeifsv0E
어느날 우리가족과 아버지 직장동료 가족분이 다같이 우리집에서 저녁을 먹고있을때
였다. 아버지 동료분한테 딸이 하나있었는데 이런 십새키가 나보다 나이도 한살어린데
누나한테는 언냐언냐 하면서 잘따르는데 나한텐 반말하고 해서 나도왠지 놀기가싫어서
그래 니들끼리 잘놀아라 하고 난 밖에서 곤충관찰이나 하고있었다 그때가 초저녁쯤이어
서 막 어두워지기 시작한찬라
23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7:38:28.24 ID:nlQpeifsv0E
그때 앞집에서 아줌마가 나오는게 보였다
나는 갑자기 잊고있떤 호기심이 발동, 그리고 동시에 그 당시 최악의 악동 바보꼬마
였던 나는 누가 가르쳐주지도 않은 벨튀를, 그 아줌마가 머나먼곳으로 사라지자마자
엄청나게 해댔다
24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7:40:03.09 ID:nlQpeifsv0E
근데 반응이 있어야지 벨튀가 재밌지 아무 반응도 없으니까 재미가없어져서
이제는 그냥 대놓고 벨누르고 문두들기고 해댔다 그러다가 그제서야 창문으로
커튼이 살짝 움직이는게 보이더라 그 대문구조가 커튼, 벽, 모기장 이렇게 되있던것
같은데 모기장은 열지않고 문만 살짝 열렸다 어른이 나와서 털릴까봐 쫄았지만
그 허연 꼬마놈이었다
26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7:41:07.79 ID:nlQpeifsv0E
나는 막상 사람이 나오니까 뻘쭘해져서 영어로 '하...하이!'라고 외쳤다
그랬더니 돌아오는 말은
"니가 왜 여깄어?"
한국말이었다
27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7:41:58.29 ID:nlQpeifsv0E
그때 든 생각이 뭐였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아마
'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였을거같다. 이건 막상 본사람은 정말 다들 공감할텐데 정말 백인이면 백인이지
동양인은 절대 아니었을 외모의 소유자였으니까
28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7:42:38.14 ID:0AnhbaaHbb+
>>27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반전 드라마
29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7:43:32.04 ID:nlQpeifsv0E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그애는 한국인, 순수 한국인
나는 한국인머리색깔이 왜그러냐고 하니까 걔는 사람마다 머리색깔이 다를수도
있다고 하더라. 지금같았으면 엄청난 반박의 잔해들을 쏟아낼텐데 그땐 6살,
게다가 난 선천적으로 바보의 재능을 타고나서 그런 반박마인드는 갭뿔도 없이
무조건 걔말이 맞는줄 알았다
30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7:44:57.38 ID:nlQpeifsv0E
그날은 내가 어떻게 돌아갔는지 정확하게 기억이 안난다
그래도 확실히 아는건 그 다음날부터 그녀석도 내게 말문이 열렸다는것
우리는 유치원내의 유일한 한국인들로써 드디어 서로 소통이 되었다
내가하는말은 거의다 애시키들 뒷담, 주로 내가말하고 걔가 듣는식의 형식이 계속되었지
31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7:46:56.28 ID:nlQpeifsv0E
뭐 첫만남은 그렇게 내가 6살때, 만났다
다음해에 한국으로 돌아가기전 그 아이와 무슨말을 했는지 정확히는 기억안난다
이런 이런식으로 말하니 왠지 이야기의 끝같군
그 한해 이후 결국 미국문화에 심취되신 아버지때문에 거의 매년 방학마다 미국에 가게되었고, 나와 그 허연녀석의 만남은 매년계속되었다
32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7:48:17.34 ID:nlQpeifsv0E
초등학교 2학년인가 3학년인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는다
그때도 미국에 좀 오래지내게 되어서 학교를 다녔는데 물론 동네학교를 다녀서
그 허연녀석과 같은초딩학교, 근데 왠걸 이녀석 우리 학교 1등이라고 애들이그러더라
아물론 그땐 이제 영어의 입문자 단계라 간단한 대화정도는 가능한 수준
33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7:49:41.04 ID:nlQpeifsv0E
뭐 하나의 예를 든거지만, 아무튼 매 해가 지날때마다 녀석은 점점더 굉장해져
있었다 뭐랄까... 정말 못하는게 없는인간이 되어가고있었다
그리고 매 해가 지날때마다 나의 바보력은 점점더 굉장해져서 중학교 1학년,
반학생수 전체 42명중 뒤에서 8등이라는 굉장한 성적을 받기도 하였따
35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7:50:47.81 ID:0AnhbaaHbb+
>>32
스레주의 바보의 기준이 궁금해.
스스로도 공부 잘 하는데 바보라고 하고,
그 하얀 애도 1등인데 바보라니.ㅋㅋ
36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7:50:59.05 ID:nlQpeifsv0E
음 초6때 얘기를 뺴먹었네,
내가 '이녀석...진짜 엄청 바보네'라는 생각을 하게된건 초딩렙 마스터인 초6때
모두가 "아 그애?? 똑똑한애잖아!"하면 "엥? 그녀석 바보인데요?" 라고 대답하기
시작하던때가 그떄였던 것 같다
37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7:52:31.77 ID:nlQpeifsv0E
>>35
좋아 이제부터 그녀석이 바보라는걸 바보답게 증명해보도록 하지
일단 지금부터 하는말은 전부 레알이다. 픽션같은게 아니야
그녀석이랑 몇년이나 알고지내던 사이이니 친해졌기 때문에 그녀석집 정원에서
수학문제를 같이 풀고있을때였다 그때 한말은 아직도 생생하지 학교 1등이란 놈이
수학문제를 풀다가 뜬금없이 한말이 "아, 나 뺄셈하는 법을 까먹었어"
38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7:53:16.90 ID:0AnhbaaHbb+
>>37
.........................미안. 오해했어.
39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7:53:57.14 ID:nlQpeifsv0E
이건 레알이었다 날능가했다 그당시가 13살이었는데 솔직히 유치원생들도 아는
뺄셈을 까먹어서 공부를 지질이도 못하는 나한테 뺄셈하는법을 다시가르쳐 달라했다
좀 어이가 없긴했지만 마치 초등학교 교사가 된 기분으로 하나하나 다시 가르쳐주었다
"이렇게 하는거임 ㅇㅋ?" 하니까 "아 이해했어~" 하고 또 해맑은 고유의 바보표정으로
문제를 슥슥 풀어나가더라..
40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7:54:22.91 ID:CZvth+fJcu2
>>37
뭐라구..!! ㅋㅋㅋ 나 완전 열심히 읽고 있어 계속 이야기해줘 ㅋㅋ
41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7:55:06.10 ID:0AnhbaaHbb+
>>39
전교 1등의 뺄셈 질문 ㅋㅋㅋ
근데 스레주, 그 못 하는게 없게 되어 갔다는건 뭘 말하는 거야?
뭐 그 나이에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했다던가?
42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7:55:27.42 ID:nlQpeifsv0E
>>38
괜찮아.. 나도 몇년동안 이녀석 천재인줄 알았었거든
그리고 그 일이 있은 몇일후에 나랑같이 피아노 연습을 하기로 했었는데
이녀석 피아노 연습도중에 뜬금없이 피아노치는걸 멈추더니 갑자기
"야 나 빼기하는법 또 까먹었어 다시알려줘"
43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7:56:41.46 ID:nlQpeifsv0E
>>41
피아노하나는 진짜 허벌나게 잘쳤다 그나이때 나는 피아노지식이 거의 없어서
얼마나 잘치는건지 몰랐는데 나중에 알고보니까 왠만한 전공자 만큼 잘쳤던거였어
근데 그런주제에 억울하게 성적도 잘나와서...
45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7:58:10.90 ID:CZvth+fJcu2
>>38
난 뺄셈도 덧셈도 심지어 곱하기도 잘하는데 왜 바보지..ㅋㅋ
46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7:58:14.88 ID:nlQpeifsv0E
아무튼 이녀석한테 뺄셈만 1년내에 한 5번은 다시 가르쳐주곤 했다
그리고 내가 피아노라는걸 처음 배운사람이 이녀석한테서인데 이녀석 피아노 나한테
가르쳐주던 도중에도 낮은음자리표 높은음자리표를 헷갈린다거나 하는 조금 평범한
레벨부터 시작해서 나중엔 왼손도를 오른손 도로알고 치고 정말 혼자보기
아까울정도로 점점 바보짓을 해댔다
47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00:01.86 ID:CZvth+fJcu2
천재랑 ㅋㅋㅋ바보는 ㅋㅋㅋ한장차이인가ㅋㅋㅋㅋㅋㅋ
48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00:16.41 ID:nlQpeifsv0E
>>45
그녀석 이상하게 뺄셈만 못하더라고, 아니 그보다 나도 다할줄아는데 바보
음.. 또 적당한 예가 많이생각나진 않는데 그냥 생각나는대로 써보자면 그녀석
뺄셈부터 시작해서 길을 걷다가 갑자기 뜬금없이
"난 왜 손가락이 6개가 아닐까" 라거나 "근데 아인슈타인이 누구였지? 우리선생님
인가? 어디서 들어본사람이름인데.." 이런말들을 하곤했다 정말이라고
49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01:35.09 ID:nlQpeifsv0E
아 또 생각난거 하나있다
언제한번 같이 컴퓨터를 하는데 컴퓨터를 오래해서 그런지 본체가 좀
뜨거워진 상태였다. 그때 이녀석이 "잠시만 기다려" 한다음에 물한컵을 가져오더니
그대로 컴퓨터에 부어버렸다
물론 컴퓨터는 그날 사망
50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04:29.25 ID:nlQpeifsv0E
아무튼 유난히 초딩마스터 초6일때 녀석의 바보짓은 정말 극을 달렸던 것 같다
그리고 중1때, 녀석의 평판은 정말 '뭐든지 잘하는 엄친딸' 타이틀이었다
그리고 내 타이틀은 '아버지 얼굴에 먹칠하는 놈'타이틀
딱히 술, 담배 이런걸 한건 아닌데 아버지 직업에 비해서 공부같은걸 너무못했다
사실 아버지 직업이 정말 공부 열심히해야 가질수 있는 직업이여서 사람들은
나도 잘할줄 알았나보다. 물론 우리누나는 그때도 킹왕짱
51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06:02.23 ID:nlQpeifsv0E
아무튼 중1때 나를 한단어로 표현하자면 '최악' 이었다
공부는 수도없이 언급했고, 노래꽝, 운동은 기적의 몸치, 몸치라서 춤도못춰,
사람들한테 이쁨받는 타입도 아니고, 세세한거까지세자면 옷을 잘 못입는다거나
하는.. 아무튼 정말 과장하는게 아니라 잘하는게 딱 1개도없었다
52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07:32.98 ID:nlQpeifsv0E
그런상태로 중1 1학기를 끝나고 미국에가서 그애를 만났을때
아무래도 사춘기라서 그랬던건지 좀 까칠한 상태였다
나는 공부같은걸 못하는 진정한 트루의미로 '바보'
그녀석은 뭐든지 잘하는데 뭔가 어딘가 항상 멍하니 있고 2%부족한 '바보'
다른사람은 우리더러 뭐라안했지만 우리는 스스로를 바보콤비라 불렀지
54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09:23.59 ID:nlQpeifsv0E
그래도 나는 남자, 그녀석은 여자
이제 단둘이 만나는걸 조금은 의식하는 중1의 나이가 되었을 시기였기 때문에
왠지 그녀석과 만나는게 조금 설레기도 했었다
미국에 있을땐 거의 하루같이 매일만났는데 어느날 만나서 다음 겨울방학에,
그러니까 정확히 12월 26일날 같이 쇼핑가자고 제안을 했었다
물론 그때는 여름방학
55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11:30.61 ID:nlQpeifsv0E
왜 12월 26일로했냐면은 크리스마스는 사람이너무 많고 크리스마스 다음날은
크리스마스때 안팔렸던 물건이 할인하는 황금기간 우리둘은 그걸 노린거지
그전에는 크리스마스마다 집마당에 누워서 하늘보다가 추워서 덜덜떨며 잠들고
감기걸리고 이런 정말 바보같은 짓만 했기때문에 올해는 좀 제대로 해보자!하는
마음으로 겨울방학계획을 여름방학때부터 김칫국마시며 새웠지
56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12:32.13 ID:0AnhbaaHbb+
>>55
아 박싱 데이를 말하는건가. 한국에서도 해.
57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12:36.36 ID:nlQpeifsv0E
여름방학때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기 1주일전쯤인거같다.. 더 전일수도 있고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남한테 '상담'이란걸 해보았다 그녀석한테 가족들, 사촌들은
너무 잘났는데 나는 잘나지 않았다 뭐 이런상담을 했었지
58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13:14.12 ID:nlQpeifsv0E
>>56
헉 저..정말!? 몇일뒤에 크리스마스 이후까지 잠시 한국들리는데 뭐라도 사야겠다!
60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14:21.53 ID:nlQpeifsv0E
아무튼 그랬는데 나는 상담이란것 자체를 처음해봤기때문에 좋은상담, 나쁜상담
구분을 못하였다. 그래서 내인생 최초이자 최고의 상담, 그 녀석은 상냥하게
웃으면서 해주었던 상담을 그당시의 나는 '이녀석 바보처럼 실실웃잖아'하는 느낌과
함께 자기일 아니라고 너무 쉽게 말하는거아냐? 하는 마인드로 삐뚤어지게 들었다
61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15:38.94 ID:nlQpeifsv0E
6살때 만났으니까 아마 9년??
만난지 9년만에 그녀석한테 처음으로 화를냈다 대충 개념없던 중1때라 아마
"니가 나에 대해뭘알아! 너같이 잘나고 예쁘고 뭐든지 잘하는 녀석이 뭘알아
이 바보자식아!" 이런식으로 소리쳐댔던것 같다.
62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16:45.04 ID:nlQpeifsv0E
뭐 너는 고민거리 없으니까 그렇게 쉽게 말하지 않느냐는 둥
정말 그떄는 별의 별 소리를 다하고 막말을 다했던 것 같다
"다른사람도 사실은 너 뇌없는 바보인거 아냐?" 뭐 이런말도 했었고
아.. 중1떄의 나 과거로가서 죽이고싶어
63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19:06.04 ID:nlQpeifsv0E
아무튼 그상태로 덜컥화를 내니 그녀석의 표정은 정말 울먹울먹이었다
나는 정말 아무런 경험없는 인생의 뉴비였던지라 남을 울려본적도 없었다
그래서 뻘쭘해서 그런지 "너같이 아무것도 모르면서 똑똑한척하는 바보녀석이 제일
싫다!" 이런식으로 내뱉고 얼른 집으로 도망치듯이 뛰어왔다
64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20:21.12 ID:V+Q0Oih6dFw
오 재밌다 이거
방금 정주행 해봤는데 알비노에 천재네
신기하다...
내 지인중에 아이큐 160이 넘는사람이 있는데 젓가락질을 잘 못해 ㅋㅋ
65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20:25.26 ID:nlQpeifsv0E
그뒤로 남은 1주일정도 그녀석한테 가서 사과라도 할까 했지만 그냥 빈둥거리다가
결국 한국으로 컴백. 한국으로 돌아오고나서 왠지 죄책감이 엄청나게 들었었다
아니 그래.. 아무리 바보이지만 그 행동은 바보같았어 바보이지만 정말 바보같았다고
하는 멍청한 생각이나 하면서 지내고 있었지
66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21:03.17 ID:nlQpeifsv0E
>>64
알비노를 알고있네 맞아 걘 알비노였는데, 그 얘기 마침 하려고했었어
67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22:22.51 ID:fO0NEiUY3Xk
>>34 무시돋네 ㅠ0
68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22:30.32 ID:nlQpeifsv0E
내가 중1때 가장먼저 만난친구가 운좋게 전교1등하는 녀석이라서
다행히도 중학교떄 친구들은 다들 공부잘하고 착한 좋은녀석들이었다
어느날 중학교 클럽활동시간에 앉아서 얘기를 하는데 내가 문득 그 바보녀석이
생각나서 정말 아무생각없이 혼자 뱉듯이 말했다
"있잖아, 눈이 빨간사람도 있을수 있는걸까?"
71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24:09.60 ID:nlQpeifsv0E
67 정말 미안! 못봤다 ㅠㅠ
아무튼 계속 하자면 그 때 내친구가
"응 알비노 눈 빨갛잖아" 라는 대답을 해서 난 알비노라는거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다빈치코드 영화에도 알비노가 나왔다고...
72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25:13.88 ID:nlQpeifsv0E
그날 정말 집에가자마자 컴퓨터켜고 알비노 검색했던게 떠오른다
알비노라는건 선천적으로 몸에 색소가 없어서 피부가 하얀사람, 머리카락도
색소때문에 검은색이여야하는데 하얗고, 눈도 피가 비춰보여서 빨간색 뭐 요약하자면
이런 유전병
73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26:14.83 ID:nlQpeifsv0E
그때 기분이 잘 생각은 안난다
근데 엄청창피했겠지 나란녀석은..
9년동안 알아온사이에대해서 겉모습만 딱봐도 이상한게 느껴질텐데 그거하나 모르고
"니가 나에대해서 뭘알아!"라고 한 나녀석은 그녀석에 대해서 뭘아나 싶었다
75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27:40.93 ID:nlQpeifsv0E
여러가지 생각을 마치고 몇일뒤, 나는 문구점에가서 편지지를 잔뜩 사왔다
그리고 그녀석한테 편지를 썼다.
처음에는 매일매일쓰다가 점점 주제거리가 떨어지니 특별한 일이 있을때
'오늘은 이런이런 일이 있었는데 너가 생각났다'라거나 '너가 가르쳐준대로해서
맞았다'라거나 하는 그녀석과 관련지어서 썼다
76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29:59.93 ID:nlQpeifsv0E
하루에 2통이상쓸때도 있었다. 정말 다시읽어보면 엄청나게 부끄러운 내용의
편지를 엄청나게 써대서 한 100~200통정도 쓴거같다 아니 200통 넘을껄
내가 편지를 쓴 정확한 이유는 확실하게 결정짓지는 못하겠지만
아마 사과하고 싶은 마음과, 부끄러웠던 내자신에 대한 고백을 편지에 쓴다거나
그리고 무엇보다 그정도 몇백일이 걸린 정성을 받고 기뻐할 바보의 얼굴을 생각하며
써댔다. 솔직히 말하면 그냥 사랑 받고싶었던걸지도..
77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30:59.05 ID:nlQpeifsv0E
지금까진 묵묵히썼는데 이제부턴 정말 진실된 의미로 바보의 스토리를 써내려가야해서
내가 묵묵하게 써내려갈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써내려가겠다
이제부턴 정말 다른사람 기준에선 모르겠지만 내기준에선
나도 그녀석도 최고의 바보가 된다
78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32:29.00 ID:nlQpeifsv0E
그 해 겨울, 난 도착한지 몇일만에 그녀석집으로 달려갔다
우리가 미국에 올때마다 살았던집을 팔아버려서 그녀석집에서 조금 더 먼곳으로
이사했지만 걸어서 10분정도면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였다
엄마, 아빠한테 "나 여자애만나러감 뿌잉뿌잉 ㅋ"하면 "하라는 공부는안하고"
해서 처맞을게 뻔해서 엄마아빠 외출하시고 누나 집에있을때 빨리 갔다오려고
뛰어갔다
79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32:40.39 ID:V+Q0Oih6dFw
>>77
멋지다 ㅋㅋㅋ
80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33:32.68 ID:nlQpeifsv0E
그녀석이 언젠가 말한적이 있다
"너처럼 발로는 문차면서 손으로는 벨누르는애는 없어 ㅋㅋ"라고 바보같이 웃으면서
그래서 나는 매번 그러듯이 발로는 문을 차고 손으로는 벨을 누르면서 요란하게
난리를 쳤다
81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33:58.05 ID:0AnhbaaHbb+
>>80
스레주 바보화 되고 있어 ㅋㅋ
82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34:20.03 ID:nlQpeifsv0E
당연히 그녀석이 나올줄 알았지
근데 나온건 다른 사람.
6살때 이후로 한번도 본적은 없지만 그당시에 본 바보녀석의
엄마라고 추정되는 동양인 아주머니였다. 뭐 이제 한국인인거 다 들통났으니까
한국인 아줌마
83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35:28.87 ID:nlQpeifsv0E
졸라 쫄았다
솔직히 그떄만큼 쫀적이 인생에 몇번있나 싶다 왜냐면 그아줌마 표정..
진짜 보면 "오메 ㅋ" 소리 나올정도로 굳어있었다
난 그 아줌마가 한국인이란걸 직감적으로 알고 한국말로
"아..안녕하세요" 라고 정중하게 인사를
하려고 했는데 그아줌마가 영어로 먼저 막 뭐라해댔다
84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36:41.76 ID:nlQpeifsv0E
내가 한국말로
"아니.. 저 한국인이예요" 하니 그때 아줌마 표정이 조금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했다 그리고 꼴에 여자애들 웃기려고 수행해둔 말솜씨로 다행히 아주머니에게
잘 말씀을 드렸다 근데 말씀을 드리는 도중에 아줌마 표정이 또 굳었다
그러니까.. 화나서 굳은게 아니라 똑같이 굳은건 굳은건데 뭔가 달랐다
86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38:12.92 ID:nlQpeifsv0E
그녀석 잠깐 만나고 빨리 집가고싶었는데 아주머니가 내가 하는말이 재밌다고
들어와서 얘기좀 하다 가라했다 솔직히 가고싶긴했지만 어른이 그러는거라
거절은 못하고 들어가서 소파에 앉아서 신나게 얘기하고있었다
그러다가 난 본목적을 까먹은 바보란걸 다시한번 자각, 아주머니에게
"아주머니.. 근데 저 그녀석한테 줄 게 있는데 걘 어딨나요?"
87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39:28.25 ID:nlQpeifsv0E
아주머니는 줄게 뭐냐길래 나는...
"펴..편지요.." 하고 조그맣게 말하고 내 편지뭉치들을 살며시 보여줬다
솔직히 남자애가 여자애한테 주는 편지 = 러브레터 아님? 하는 인식이 있을꺼라
생각되어서 아줌마가 별로 안좋아할줄 알았는데 뭔가 정말 예쁘게 웃으셨다
바보녀석 웃음은 그 아주머니한테 물려받았구나 싶었다
88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40:46.23 ID:nlQpeifsv0E
아줌마는 "잠시만기다려라" 하고 쿨하게 말하더니
갑자기 작은 핸드백가방을 들고와선
"OO이는 지금 집에 없는데 마침 그 애한테 갈생각이었는데 같이가자"
이래서 난 가까운데인줄 알고 "넹" 하고 순수하게 따라갔는데
차를 타라고 하더라
89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42:02.43 ID:nlQpeifsv0E
뭔가 나도 본능에 순수한 소년이었기 때문에
'아나 이아줌마 나 이상한데 데려가서 이상한짓 할지도...'하고 생각했다
아니 집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은 안중에도 없었던것같아 그때의 나
그래도 아무튼 차를타고 갔다. 차타고 얼마 안걸렸다 한 5분? 아줌마가 전혀
예상치못한곳에서 차를 세우더니 내리자고했다. 그때부터 난 '설마'하는 생각이들었다
90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42:49.33 ID:clpShgd+72w
정주행하다가 알려주는건데. 그거 알비노.
알비노환자는 그냥 은발다호가르게 눈이 빨개.
그리고 멜라닌색소가 없어서 자외선에 극히 취약하기 때문에 햇빛아래 나가 서있을수 없어.
그래서 네가 그 소녀가 집밖으로 나오는걸 본 일이 없는거야
91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43:14.75 ID:nlQpeifsv0E
내린곳은 묘지
그때부터 아줌마의 분위기가 변했다. 물론 나도 어느정도 예상하고
눈치껏 행동했다. 아줌마를 따라갔다
한 묘비앞에 섰는데 거기에 그녀석 이름이 적혀있었다
92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43:54.29 ID:nlQpeifsv0E
>>90
그래 나도 알아 그래도 집밖으로 가끔 나오기는 했는데 항상 모자같은걸 쓰고있었어
93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44:48.00 ID:nlQpeifsv0E
이제 다들 눈치챘겠지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녀석
내가 돌아가고나서 몇주뒤에 교통사고로 운명했다더라
뭐랄까.. 이글을 쓰면서 가슴이 답답해지긴 했지만 아직 눈물은 안나와서 계속 쓰겠다
96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46:40.12 ID:nlQpeifsv0E
그녀석 이름이 적혀있는 돌앞에서 아주머니한테 그녀석말을 엄청나게 들었다
친구들이 있긴 했지만 언제나 친구들이 어디 같이가자고 부른적도 없고
알게모르게 따돌리고 했었다고
초등학교때는 대놓고 눈덩이 같은 별명으로 불리고 눈이랑 긴머리가 매치가되서
하얀귀신이라고 애들이 놀리기도 했다더라
98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48:26.40 ID:nlQpeifsv0E
그리고 아버지는 일찍이 모녀를 남기고 어디론가 떠나버렸다고 한다
지금은 살아있는지 어쩐지도 모른다고 아마 그 녀석때문에 떠난것 같다고 했다
아주머니께선 자기가 낳은자식 키우겠다고하고, 아빠쪽은 정기적으로 병원가고
이런거에 돈이 많이들것 같아서 고아원으로 보내자 이런식의 케이스였떤 것 같다
99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48:31.70 ID:fO0NEiUY3Xk
헉;;;;;;;;어떡해;;;;
고인의 명복을빈다...
100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49:38.43 ID:nlQpeifsv0E
그리고 내얘기를 자주 했는데 정말 할때마다 해맑게 웃으면서
자기한테 알면서 아무것도 안물어줄정도로 상냥하고, 편견없이 대해준다는 둥
아무튼 내얘기는 좋은 식으로 엄청나게 했다 하더라
101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50:51.66 ID:nlQpeifsv0E
난 내가 바보라는 사실이 언제나 싫지않았던 사람이었다
사람들이 '바보바보'해도 별로 신경안쓰고 그런가보다 했는데
정말 그땐 내가 바보란게 너무 싫었다
난 아무것도 몰라서 묻지않은거였는데 내가 다아는데 안물은거라고 생각했었던것 같다
102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52:41.31 ID:nlQpeifsv0E
그리고 얘기를 들으면서 그녀석이 얼마나 바보였는지 알았다
정말 나보다 더 고생많은, 아니 나는 고생이라고 할수 있는것도 그때까지
하나도 없었지. 정말 뭐든지 열심히해서 노력해서 다 자신이 할 수 있는건
다 해냈음에도 생김새때문에 약간이건 강하게이건 편견이 있어서 아무리 노력해도
고생하는 그녀석에 비해 나는 노력하나 안했다 생각하니 왠지 진짜 바보같았다
103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53:14.98 ID:lJ4GgRvmOwY
진짜 영화나 소설에서만 볼법한 그런 이야기다...
104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53:48.64 ID:nlQpeifsv0E
왜그 바보녀석은 내 칭찬을 그렇게 하고 내가 좋다고 그리 말해댔으면서
나한텐 힘든소리 한번도 안했을까 진짜 바보긴 바보인가 보다
하는 생각은 아직까지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녀석 내가 화내고나서 그이후로 갈때까지 쭉 우울한 상태였던 것 같다
105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55:01.91 ID:nlQpeifsv0E
난 그때도 울지 않았다 지금도 울고있지 않고
하지만 그래서 더 바보같다고 생각했다 그당시에,
정말 의지하고 좋아하던 사람이 떠났는데 눈물한방울 흘리지 않는 내가
피도 눈물도없이 냉정한 냉혈한같았지
106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56:28.64 ID:nlQpeifsv0E
얘기를 하던도중 아주머니가 얘기를 멈추고 눈물을 흘리시기 시작했다
우시던 아주머니께서 핸드백에서 편지봉투 몇개를 꺼내더니 내게 주셨다
나처럼 몇백통은 안되더라도 나랑 싸운 이후로 2주정도 매일 쓴거라면서
107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57:47.99 ID:nlQpeifsv0E
편지에는
'그러고보니 정말 너에대해 많은것을 몰랐네 함부로 말해서 미안' 이런식의
편지가 첫편지, 그리고는 나처럼 점점 일상과 나를 관련지어서 썼었다
정말 바보인 나한테는 너무나도 과한 편지였다
편지내용처럼 대단한사람은 어디에도 없었는데 말이지
108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58:16.55 ID:V+Q0Oih6dFw
>>106
아...잠시만 눈물좀 닦고....
109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8:59:07.72 ID:nlQpeifsv0E
내 편지들은 그녀석 묘비에 놓을까 하다가 아주머니에게 주고
어디서 겉멋만 들어가지고
"여기 올때마다 하나씩 읽어주세요" 하고 말도안되는 부탁을했다
지금생각해도 수락해주신 아주머니께 너무 감사드린다
110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9:00:29.24 ID:nlQpeifsv0E
아주머니께서는 차로 집까지 바래다주시겠다고 했지만 나는 괜찮다고 그냥
아주머니 집까지만 바래다주면 된다하고 도착후, 인사드리고 정말 뒤한번
안돌아보고 뛰어서 집까지 왔다
그때도 눈에서 눈물은 나지 않았다. 이정도로 냉혈한인 나는 바보라기보다는 정말
나쁜놈, 악당같았어
111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9:01:19.84 ID:V+Q0Oih6dFw
>>110
그건 심했다...
나같으면 펑펑울겠는데...
112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9:01:22.32 ID:nlQpeifsv0E
12월 26일은 혼자서 보냈다
방에서 멍하니있으면서 그녀석이 썼던 편지를 한 100번은 읽어본거같네
113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9:02:25.96 ID:nlQpeifsv0E
>>111
나도 내 자신한테 정말 실망했었어
아무튼 그 일이 있고나서 한국으로 귀국후, 난 정말 내인생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114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9:02:36.15 ID:V+Q0Oih6dFw
>>112
지금은 어때?
115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9:03:30.13 ID:nlQpeifsv0E
뭐랄까.. 그냥 처음엔 무식하게 공부했다
바보라서 그런지 공부도 바보처럼해서 수시간 공부해도 조금공부한애들이랑 비슷하게
나오고 그랬다. 그래도 굴하지않고 정말 내인생에서 처음으로 공부란걸 했다
116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9:04:45.67 ID:nlQpeifsv0E
중1때 반 42명중에서 뒤에서 8등
중2때 1학기 성적은 전교생 400명중에서 앞에서 8등이었다
지금생각해도 좀 어이없는게 선생님한테 컨닝한거아니냐고 한소리듣고
나중에 안건데 집에는 내가 컨닝했는데 안했다고 우긴다고 전화까지 왔었다고 한다
117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9:06:30.08 ID:nlQpeifsv0E
어느날 꼭 한번씩은 들어보는 질문
"넌 꿈이뭐야?" 를 들었다
뭐랄까.. 난 내꿈도 몰랐다. 그리고 그와동시에
'아 그 바보녀석 꿈은 뭐였을까?' 하는 물음과 그녀석에대해서 많이 모른다는
생각이 또들었다
118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9:08:16.85 ID:nlQpeifsv0E
그녀석 생각에 처음에는 알비노인 사람들을 도와주자!
하다가 알비노인 사람들을 치료해주자! 로 변했다가
지금은 더 광범위하게 열공해서 불치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도와주고
치료해주자! 라는 유치원생이나 가질법한 꿈을 가졌다
119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9:09:18.84 ID:V+Q0Oih6dFw
>>117
스레 읽으면서 스레주가 불쌍하기도 했지만 굉장히 부럽단 생각도 든다...
나도 남보다는 꽤나 특이한 인생 살고있다고 자부할수 있을정도지만
누군가의 인생에 있어서 저렇게 큰 영향을 끼칠수있는 사람이 자기 생에 한명이라도 있다는게....
스레주 개인적으로 연을 쌓고싶을정도다
120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9:10:11.43 ID:nlQpeifsv0E
뭐 그리고 지금까지의 일을 요약하자면
정말 ㅈ빠지게 공부해서 유학왔다
장학금타려고 했는데 너무 허접해서 실패했고
부모님께 사정사정해서 결국 오긴하였지
121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9:11:14.74 ID:nlQpeifsv0E
>>119
땡큐, 나도 긍정적으로건 부정적으로건 나한테 영향을 준사람이 많지만 가장
큰영향을 준녀석은 이녀석이라서
122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9:12:15.94 ID:nlQpeifsv0E
뭐 그녀석이랑 관련된얘기도 엄청나게 많고, 이녀석이 간 이후에도
이녀석영향때문에 일어난일이 굉장히 많은데 아무 생각없이 시작한 스레라서 그런지
정리도 안되있고 횡설수설에 빼먹은것도 많네 ㅋㅋ
124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9:13:47.60 ID:nlQpeifsv0E
뜬금없이 이런 푸념이야기를 한 것은
조금전에 내가 드디어 울었다
이 스레 쓰기전에 잠깐 잠이들었었는데 그 녀석이 나오는 꿈을 꿨다
그녀석 꿈 이렇게 선명하게 꾼건 처음인거같아 일어나서 멍하니 꿈생각하는데
나도모르게 눈물이 고이더니 펑펑 흐르더라고 여전히 바보같긴 하지만
냉혈한 바보는 졸업한거 같아서 기쁘다
125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9:14:33.59 ID:7jD7sR73aP6
스레주 나도 비공개로 이 스레대려가도되냐ㅠㅠㅠㅠㅠㅠ
127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9:15:47.57 ID:nlQpeifsv0E
>>125
물론 괜찮긴한데.. 정말 막쓴거라서 횡설수설에다가 빼먹은 이야기도 많아서
전혀 와닿지도 않을텐데 그래도 괜찮으면 나야 고맙지
129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9:17:35.99 ID:nlQpeifsv0E
사실 요즘 유학생활에 공부하는 것 자체는 하면 되니까 힘들지 않은데
정말 그것말고도 신경쓸게 너무 많더라고.. 혼자 아무것도 모르고 겁대가리 없이
와가지고.. 유학생신분이다보니 한번작살나면 한국다시 돌아가야하는데 한국학교는
자퇴해서 돌아갈때도 없고 하다보니.. 많은 일들이 있어서 좀 힘들었는데 그녀석이
꿈에 나와서 좀 기운차린것같다 꿈하나로 기운차리다니.. 역시 나 단순한바보
131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9:21:06.23 ID:nlQpeifsv0E
휴.. 스레를 읽기만했지 풀어본건 처음이라 좀 떨리고 그랬지만
어쨌든 여기에라도 이 얘기를 털어놓으니 조금 더 괜찮아진것 같다
몇사람 안되더라도 들어준 사람들 모두 땡큐~
이곳시간 새벽 5시 21분.. 공부좀하다가 자야겠다
133 이름:이름없음 :2010/12/12(일) 19:24:44.85 ID:V+Q0Oih6dFw
>>131
흠...그런가...
뭐 나름대로 극복하고 그걸 밣판삼아 남들보다 빨리 달릴수있다면 그걸로 된거겠지
인생 재밌게 산다...
첫댓글 우와 스레더 여기서 보다니 ㅋㅋ
......ㅠ
술먹고 읽으려니 귀찮아서
웃긴짤이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뭔가 감동적이면서 스펙터클?한 이야기를 읽은 느낌이다.
정말 영화나 소설에서나 나올법한 이야기다... 감동적이다
워.. 나의 인생에도 나를 바꿀 사람 하나 나오게 될까..
요약좀 해줏요....
ekdlfrdjTek.. gksrmfdldkscuwudy rmsep dlrj wlsWk rkaehd,,bbb
길어 ..
현실 반쪽달 스레같은 느낌의 스레네요.
근데 스레면 일본인 아니예요? 왜 한국인이지;ㅂ;
암튼 나도 알비노 친구 있으면 좋겠다....
한국것도 있더라구요...ㅋㅋㅋㅋㅋ그래서 그런지 말투도 일본어 번역해놓은거 가틈ㅋㅋㅋㅋ
아오 반읽다 포기 귀찮게 졸라늘려쓴다
볼만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