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먹인 윤 대통령... 이날 벌어진 이해할 수 없는 행동
2023. 3. 27. 10:5
https://v.daum.net/v/20230327105404677
2021년 7월 천안함 희생자 배우자 빈소 방문...24일 유족 만나 '언제 작고하셨냐' 엉뚱 질문
[임병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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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의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 관련 기사들 |
ⓒ 구글 뉴스 화면 캡처 |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울먹였다는 기사가 언론에 대서특필됐다.
언론들은 윤 대통령이 "20대 청춘들이 생각나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는 소회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행사 준비 과정에서도 전사자들의 사진을 보고 말을 잇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김건희 여사는 고(故) 민평기 상사 모친 윤청자 여사의 손을 잡고 "진짜 죄송합니다, 어머님"이라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윤 대통령의 울먹이는 모습에 참석했던 유족과 대통령실 참모들, 군 장성들도 상당수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참 애틋한 사연이고 감동적인 모습이다. 그러나 이날 윤 대통령의 모습 중 이해하기 힘든 장면이 포착됐다.
2021년 빈소 방문했는데... 24일 "언제 작고하셨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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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스북 '기레기 추적자'가 올린 기사 |
ⓒ 페이스북 화면 캡처 |
페이스북에서 언론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페이지 '기레기추적자'는 두 편의 기사와 함께 "자기가 장례식에 방문했던 것도 기억 못 하고 그때 만나서 위로했다던 아들에게 '어머니는 언제 작고하셨나' 물어보는 대통령"이라는 글을 올렸다.
2023년 3월 25일 <세계일보>가 보도한 <尹, 정군에 "어머니는 언제 작고하셨니" 金여사 울컥하며 "얼마나 힘들어">라는 기사와 2021년 7월 23일 <펜앤드마이크>의 <"아빠! 아빠 얼굴 잊지 않을거예요!" 故 천안함 용사 부인상 홀로 남은 아들···尹 위로방문>이 그가 거론한 보도다.
윤석열 대통령은 2021년 7월 천안함 용사 고(故) 정종율 상사의 배우자인 고 정경옥씨의 빈소를 찾았다. 고 정 상사의 배우자 정씨가 암 투병으로 사망했고, 아들이 아버지에 이어 어머니를 잃어 혼자 빈소를 지켜야 했다는 안타까운 사연 때문이었다.
당시 그는 페이스북에 "특히 이제 막 고등학교에 입학한 홀로 남은 아들이 겪어야 할 상처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라며 "우리 모두의 온정과 관심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또한 "순직한 천안함 용사와 그 유가족에게 관심과 용기를 주시길 부탁한다"라고 덧붙였다.
대선주자로 자리매김하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빈소 방문은 언론에서도 제법 비중 있게 보도됐다.
한편 <세계일보>는 윤 대통령이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앞서 고 정종율 상사 묘를 찾아 아들을 만나 "어머니는 언제 작고 하셨니"라고 물었다고 보도했다. 또한 김 여사는 울컥하며 "얼마나 힘들어"라고 말 끝을 흐렸다고 전했다.
고 정종율 상사의 배우자 빈소에 가서 아들을 위로해 놓고 "어머니는 언제 작고하셨냐"라고 묻는 윤 대통령의 모습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의문을 자아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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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4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8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앞서 고 정종율 상사 묘역을 참배한 뒤 유가족 정주한 씨를 위로하고 있다. |
ⓒ 연합뉴스 |
대통령의 눈물은 때때로 정치적인 이유로 사용된다. 그래서 진정성에 의심이 생길 경우, 국민들은 그 의도를 의심하기도 한다.
실제로 박근혜씨가 세월호 참사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대국민담화에서 보인 대통령의 눈물은 오히려 후폭풍에 시달리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25초간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한 모습과 유가족을 위로하는 장면이 의도적인 연출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지난 24일의 상황과 2021년 7월의 상황을 견줘 보면 대통령의 발언과 행동에서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