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현재 발족을 앞둔 제5기 궁궐지킴이 여러분들과 그밖에 궁궐에 관심이 많으신 회원여러분들께서 궁궐관련 기본도서를 소개해달라는 주문이 있었습니다.
하여 아래와 같이 참고로 읽어볼 만한 책들을 몇 권 정리해 보았습니다. 물론 이책들은 어디까지나 제 주관적인 입장에서 골라 본 것임을 밝혀둡니다. 궁궐과 관련한 직접적인 입문서라는 것들도 적은 편인데, 대체로 그 이유는 궁궐과 관련한 전반적인 연구가 아직 미개척 단계이기 때문인듯합니다.
아래의 도서들은 주로 제가 궁궐과 관련하여 처음 관심을 가질 당시에 대충 훑어본 책들 가운데 우선 생각나는 몇 권이라는 점을 참고로 말씀드리면서, 분야와 상관없이 출간연대를 기준으로 열거하였습니다.
고궁산책, 허균, 교보문고, 1997
궁궐에 관한 대중적 관심을 처음 불러일으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책입니다. 딱딱하지 않고 쉽게 풀어쓴 감수성이 풍부한 문장은 이책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말 그대로 산책을 하는 느낌이죠. 그러나 전달하는 내용은 결코 가볍지만은 않습니다.
한국건축의장, 주남철, 일지사, 1998
이책은 궁궐뿐 아니라 우리나라 건축의 구성요소에서 빼놓을 수없는 요소, 즉 의장관계를 알기 쉽게 정리하여, 그림과 사진으로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꼭 한번 읽어볼만한 기본도서가 아닌가합니다.
정조의 화성행차, 그 8일, 한영우, 효형출판사, 1998
창덕궁 돈화문에서 떠나 수원 화성에 이르기까지 정조의 화성행차과정을 그대로 밟아가면서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화성행차의 의미를 풍부한 그림과 사진 등으로 알기 쉽게 풀어쓴 책이죠. 당시의 시대상과 궁중생활사의 단면을 엿볼 수 있는 반차도도 볼만하답니다. 이 책 또한 꼭 한번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우리궁궐이야기, 홍순민, 청년사, 1999
고궁산책(허균)이 대중적 관심을 환기시켰다면, 궁궐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폭발시킨 것은 바로 이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체계적인 전개와 다양한 그림과 사진들은 궁궐에 한 걸음 더 성큼 들어서게끔 했죠. 할말은 하고마는 궁궐박사 홍순민 선생님의 '시비걸기'(?). 궁궐에 대한 입문서로 단연 추천하는 궁궐지킴이들의 기본교재이기도 합니다.
고종시대의 재조명, 이태진, 태학사, 2000
부패한 조선황실의 무능한 군주 고종인가? 아니면 자주적 근대국가를 꿈꾸었던 대한제국의 황제 고종인가? 이책은 아주 평범한 의문에서 출발하여 여러 사료들을 근거로 고종시대를 새롭게 인식케해주고 있습니다. 일제의 식민사관이 얼마나 뿌리 깊었던가를 느끼게 해주는 책이죠. 꼭 읽어봐야할 책, 강추!
그림으로 보는 한국건축용어, 김왕직, 발언, 2000
궁궐 뿐 아니라 한국 건축용어 전반에 대한 알기쉬운 '현장메뉴얼북'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다양하고 풍부한 도면, 삽화, 사진들... 정말 쉽습니다. 아~ 공포스런 공포(拱包)여 이제는 굿바이~~~ 강추!^^
궁궐의 우리나무, 박상진, 눌와, 2001
아~ 아~ 마침내 나오고야 말았습니다. 궁궐에서 만나는 인문과 생태의 만남. 궁궐을 새로운 생태학습장으로 탈바꿈 시킨 바로 그책! 국내 목질문화재의 권위자 박상진 선생님의 쉽게풀어쓴 재미있는 우리나무이야기, 무대는 멀리 갈 필요없는 우리궁궐! 눌와출판사 편집진이 삽입한 사진도 큰 볼거리입니다. 나무와 표피, 열매 등을 체계적으로 쉽게 보여주지만 들인 공도 아주 큰 책입니다. 궁궐의 지도와 나무의 위치 등도 '궁궐의 생태 GPS'라 할만큼 놀랄정도로 정확합니다. "니들이 궁궐의 나무를 알어?" 나무들이 이렇게 묻습니다.
조선 왕실의 의례와 생활 궁중문화, 신명호, 돌베개, 2002
궁궐, 그 안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생활상을 알기 쉽고 이해하기 쉽게 풀어 쓴 책. 다양한 그림과 사진 또한 일반의 이해를 아주 쉽게 돕고 있습니다. 바로 이전에 나왔던 신명호 선생님의 '조선의 왕'(가람기획)의 업그레이드 버젼이라고 할까요? 궁중문화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서라 할 수 있으며, 그런만큼 필독서로 추천합니다.
서울의 궁궐건축, 김동현, 시공사, 2002
가장 최근에 나온 책이면서, 궁궐건축 그 자체에 대해 분석을 해 놓은 최초의 책입니다. 주로 궁궐건축에 대한 자료들을 모아놓은 책입니다. 말하자면 궁궐건축 그 자체가 텍스트인 셈이죠. 자칫하면 딱딱하게 느낄 수도 있다는 것이 단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은이는 前국립문화재연구소장을 역임했죠.
그밖에...
서울학연구소에서 간행한 궁궐지.1, 궁궐지.2, 두 권의 책은 서울시청 본관 홍보관에 가시면 저렴한 가격으로 구할 수 있습니다. 이책은 헌종연간에 쓰여진 궁궐지를 번역과 함께 원문을 싣고 있는데, 해제를 홍순민 선생님께서 쓰셨죠.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수 많은 전각들에 대한 기록을 찾아 볼 수 있답니다. 기본사료로서 가치가 매우 큰 책이죠.
또한 대원사에서 간행한 빛깔있는 책, 궁궐관련 시리즈도 꼭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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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나 '궁궐에 관한 입문서' 中 대중서로만 간추려봤습니다. 첫 입문서가 중요한 것은 이후의 관심을 지속시키고, 심화시키는데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소중한 우리의 궁궐에 대한 역사, 문화적 감수성을 키워줄 수 있는 좋은 책들이 보다 많이 나오길 기대해봅니다.
첫댓글 겨우 한고개 넘고 나서 숨 돌리고 있었더니 또 다른 고개가 저를 맞이(?)하고 있군요^^ 좋습니다! 좋구요~ 5기 졸업식때는 한 층 더 업그레이드된 내 모습을 위하여 계속 가볼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