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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룡유회(亢龍有悔)
하늘에 오른 용은 뉘우침이 있다는 뜻으로, 하늘 끝까지 올라간 용이 더 올라갈 데가 없어 다시 내려올 수밖에 없듯이, 부귀가 극에 이르면 몰락할 위험이 있음을 경계해 이르는 말이다.
亢 : 높을 항(亠/2)
龍 : 용 룡(龍/0)
有 : 있을 유(月/2)
悔 : 뉘우칠 회(心/7)
주역(周易)은 육십사 괘(卦)를 가지고 세상의 모든 일의 이치를 풀이한다. 육십사괘 가운데서 건괘(乾卦)는 대표적인 괘이고 하늘을 상징하는데 모두 양(陽)으로만 되어 있다.
이 건괘는 세상의 원리와 사람의 처세 방법 등을 용을 등장시켜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하나의 괘는 여섯 개의 효(爻)로 되어 있는데, 가로 그은 막대는 양(陽)을 나타내고, 가운데 끊어져 있는 막대는 음(陰)을 나타낸다. 여섯 개의 효는 아래서부터 기운이 작동한다.
건괘의 첫 번째 효에서는 ‘잠겨 있는 용이니, 쓰지 말아라(潛龍勿用)’라고 했다. 다 자라지 않은 청소년으로 학덕이나 능력 등이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이다.
두 번째 효에서는 '나타난 용이니, 밭에 있다(見龍在田)'라고 했다. 학덕과 능력을 갖추고 세상에 나와서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하려는 단계이다.
다섯 번째 효에서는 '나는 용이 하늘에 있다(飛龍在天)'라고 했다. 용이 하늘에 날아오르듯이 사람이 때를 얻어 자기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단계이다. 임금이 되어서 세상을 다스리는 것도 이렇게 비유했다.
두 번째와 다섯 번째 효 뒤에는 '위대한 사람을 만나보는 것이 이롭다(利見大人)'라는 말이 붙어 있다. 능력을 발휘하려고 할 때나 전성기에도 자기만의 생각이나 능력으로는 안 되고, 자기보다 나은 사람, 앞선 사람의 말을 듣고 의논하는 것이 좋다는 뜻이다.
다섯 번째 효가 가장 높은 것이 아니고, 그 위에 여섯 번째 효가 더 있다. 여섯 번째 효는 '너무 높이 올라간 용은 후회가 있다.(亢龍有悔)'라고 했다.
다섯 번째보다는 여섯 번째가 더 좋을 것 같지만, 여섯 번째 효까지 올라가면 돌아설 수 없는 데까지 가서 어떻게 할 수가 없게 된다.
'주역'은 점치는 책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사람에게 올바른 이치를 가르쳐 미리 대비하고 신중히 하고 경계하라는 것을 가리키고 있다. 주변에서 너무 높이 올라가 돌아설 수 없는 경우에까지 간 사례를 많이 본다.
처음 음식점을 개업했을 때는 주인이 아주 친절하고, 손님의 말을 듣고 개선을 한다. 장사가 좀 잘 되면 종업원들에게 맡겨 놓고 주인은 향락을 누리며 돌아다닌다. 연예인들도 조금 이름이 나면 문제를 일으킨다.
학자들도 조금 이름이 나면 재충전보다는 강연하러 다니기에 바쁘다. 국회의원들도 초선, 재선일 때는 유권자를 존중하고 선거운동을 열심히 한다. 3선 이상 되면 교만이 붙어서 유권자들은 안중에도 없다. 다 도가 지나친 것이다.
지금 대통령, 법무부장관, 여당 국회의원들은 도를 넘친 것 같다. 일 처리를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하지 않고 힘으로 밀어붙이려고 한다. 말도 함부로 한다.
서로 견제하도록 하기 위해서 삼권이 분리되어 있는 것인데, 재판의 결과가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당장 탄핵 운운하는 것은 너무 오만하게 구는 것이다. 자신을 위해서도 '항룡유회'의 지경까지는 가지 않는 것이 좋겠다.
■ 항룡유회(亢龍有悔)
上九曰; 亢龍, 有悔. 何謂也. 子曰 : 貴而无位, 高而无民, 賢人在下位而无輔, 是以動而有悔也.
초구에 이르길, 잠긴 용은 쓰지 말라 함은 무슨 말인가? 공자가 말했다. "존귀함이 있으나 구체적인 자리가 없고 지위가 높아도 아랫사람이 없다. 어진 사람들이 아래에 있지만 도움이 돼 주지 않으니 이런데도 움직인다면 뉘우침이 있게 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전쟁이 발발하였다. 춘추전국시기의 전쟁이 땅따먹기전쟁이었다면 현대전은 경제전이 주류를 이룬다.
형식은 무기와 땅덩어리를 들이대더라도 그 실질적이고 궁극적 목적은 경제적 이익이다. 경제적 이익을 취하기 위해 전쟁을 하면서도 명분은 늘 다른 것으로 둘러댄다. 러시아의 경우 역사적으로 우크라이나가 자기들의 지부에 해당한다는 맥락을 들먹이면서 전쟁을 시작하였다.
작게 보면 지리적으로 끊임없이 부동항을 추구해 왔던 러시아의 야욕으로 볼 수 있고 크게 보면 옛날 대일통의 영화를 꿈꾸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줄곧 러시아의 경제력은 유가나 가스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와 비례한 역사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런데 이보다 더 주목해볼 점은 현 지도자의 리더십이다. 22년째 장기집권을 하는 러시아 푸틴의 리더십이다.
우리나라의 대통령이 DJ부터 시작해서 현재까지 다섯 명이 바뀔 동안 푸틴은 계략상 한번만 빼고는 줄곧 러시아의 대통령을 지내왔다. 거칠게 자란 어린 시절과 첩보국의 경력과 정부 요직을 지낸 후 운 좋게 대통령이 된 후 지금까지 장기독재를 하고 있는 셈이다.
최고 권력자의 상징 중 하나가 용인데 '주역'에서는 하늘을 높이 나는 용에 대해서 두 부류로 말했다. 상(上)과 항(亢)이다. 상(上)이 높은 자리를 의미한다면 항(亢)은 궁극까지 지나치게 올라간 자리를 의미한다.
손자는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민심(民心)과의 합일여부라고 하였다. 지금 세계 시민들의 지탄과 각국의 경제 제재를 받으면서까지 자신의 야욕을 추구하는 푸틴을 보자면 딱 항룡의 상이다.
■ 항룡유회(亢龍有悔)
하늘 높이 날아오른 용은 후회하기 마련이다
주역(周易)의 맨처음 괘(卦)인 건괘(乾卦; ☰이 위 아래로 있는 괘)의 상구(上九; 괘의 여섯 개 효爻 중 맨 위의 양효)의 효사(爻辭)는 하늘 높이 날아오른 용은 후회하기 마련이라는 뜻의 항룡유회(亢龍有悔)다.
이에 대해 상전(象傳)은 간략하게 풀이하기를 "하늘 높이 날아오른 용은 후회하기 마련이니, 가득 차면 멀지 않아 기운다(亢龍有悔 盈不可久也)"라고 하였다.
문언전(文言傳)에서는 이를 설명하여 "항룡유회란 무슨 말인가(亢龍有悔 何謂也)? 공자가 말했다. 존귀하나 자리가 없고, 높으나 백성이 없다. 어진 사람이 아래에 있으니 도울 수가 없다. 이런 까닭에 움직이면 후회하기 마련이다(子曰; 貴而無位 高而無民. 賢人在下位而無輔. 是以動而有悔也)"고 하면서,
亢이란 말은 나아갈 줄만 알고 물러설 줄은 모르며, 있는 것만 알고 없어지는 것은 모르며, 얻는 것만 알고 잃는 것은 모르는 것이다. 아마 성인뿐일까? 나아감과 물러섬, 있고 없음을 알고 그 올바름을 잃지 않는 사람은 아마 성인뿐일 것이다(亢之爲言也 知進而不知退 知存而不知亡 知得而不知喪. 其唯聖人乎? 知進退存亡 而不失其正者 其唯聖人乎)고 덧붙이고 있다.
달도 차면 기울듯이 오를 대로 오르면 그 다음은 내려오는 일만 남을 뿐이다. 따라서 오를 대로 오르면 다음에 내려올 것을 생각하여 항상 삼가고 조심해야 한다.
오를 대로 올랐는데도 독선과 오기에 사로잡혀 근신할 줄 모르면, 따르는 사람도 없어지고, 돕고자 하는 사람도 없어진다. 너무 높은 데 있어 따르기도 힘들고 도울 수도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리가 지극히 높긴 하지만, 텅 비어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런 상태에서는 내딛는 걸음걸음마다 후회만 있기 마련이다. 사람은 모름지기 나아갈 때는 물러설 것을, 올라갈 때는 내려올 것을, 높은 곳에 있을 때는 낮은 곳을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럴 때만이 항상 마음가짐을 경건히 하고, 모든 일에 삼가고, 조심할 수 있게 되며, 또 그렇게 해야만이 하늘 높이 날아올라도 후회하는 일이 없게 된다. 남의 위에 오르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명심해야 하는 말이다.
항룡유회란 말이 그 누구보다도 가장 절절히 와 닿는 사람이 아마 대통령이라는 자리일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다는 대통령이란 자리에 앉아 있다가 이제 내려와야만 하는 그 심정은 항룡유회란 한 마디 말로 밖에 표현할 방법이 없다.
지난 5년 세월의 고비고비마다 후회의 한탄이 가슴을 저며 올 것이다. 그렇지만 그야말로 있을 때 잘해야지, 이제 와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원래 항룡유회란 말은 지난 일을 후회하자고 있는 말이 아니다. 높은 자리에 있을수록 항상 삼가고 근신하여 나중에 후회할 일이 없게 하자고 있는 말이다.
그런 뜻에서 항룡유회란 말을 누구보다 명심해야 할 사람은 바로 차기 대통령 당선자다. 5년이란 세월은 결코 긴 세월이 아니다. 어느 정권인들 이런 꼴을 당하고 싶어서 당했겠는가?
계강자가 공자께 정치에 대해 물었다. 공자께서 대답하여 말씀하셨다. "정치란 올바름(正)입니다. 당신이 솔선하여 올바르게 행동하시는데 누가 감히 올바르지 못한 짓을 하겠습니까(季康子問政於孔子. 孔子對曰 政者正也. 子帥以正 孰敢不正/논어 안연)?"
지금 차기 당선자에게 무엇보다 절실한 것은, 정경유착 등 군사독재 시대의 부정부패가 그의 집권 동안에 다시 등장하지 않을까 하는 국민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이다.
특검 수사의 결론이 어떻게 나오던 간에 그의 치부 과정이 정상적이었다고 믿는 국민은 아마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런 그가 이 나라의 국정을 책임졌으니 국민들은 그런 우려를 할 수밖에 없다. 지나간 일은 이미 지나갔다 치더라도 앞으로의 행동 하나하나를 국민들은 지켜볼 것이다.
자공이 말했다. "군자의 잘못은 일식이나 월식과 같아서, 잘못을 저지르면 모두가 바라보고, 고치면 모두가 우러러본다(子貢曰, 君子之過也 如日月之食焉. 過也 人皆見之, 更也 人皆仰之)."
그동안처럼 적당히 얼버무리면 되겠지 하는 자세로 임했다가는 그야말로 후회막급(後悔莫及)이 될 것이다. 정치란 正일 뿐이다. 당선자 스스로 正을 솔선수범하여 5년 후에 항룡유회란 말이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 그것은 당선자에게도 축복일 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에게도 축복이 될 것이다.
■ 항룡유회(亢龍有悔)의 교훈
하늘 끝까지 올라간 용이 내려갈 길밖에 없음을 후회한다.
주역(周易)에 여섯용(六龍)이 있는데 그 중에 제일 높은 곳에 있어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어 진로가 궁(窮)한 용이 항룡(亢龍)이다.
그 항룡(亢龍)에 3무(三無)가 있다. 첫째가 귀이무위(貴而無位) : 지위가 없고, 둘째가 고이무민(高而無民) : 부하가 없고, 셋째가 재하위이무보(在下位而無輔) : 도와주는 사람이 없다.
항룡은 너무 높이 올랐기 때문에 존귀하나 지위가 없고, 너무 높아 교만하기 때문에 자칫 민심을 잃게 될 수도 있으며, 남을 무시하므로 보필도 받을 수 없다고 했다.
항룡유회(亢龍有悔), 하늘 끝까지 올라간 용이 내려갈 길밖에 없음을 후회한다. 주역(周易)건괘(乾卦)의 육효(六爻)의 뜻을 설명한 '효사(爻辭)'에 나오는 말이다. 부귀영달이 극도에 달한 사람은 쇠퇴할 염려가 있으므로 행동을 삼가야 함을 비유한 말이다.
주역의 건괘는 용이 승천하는 기세로 왕성한 기운이 넘치는 남성적인 기상을 표현하고 있다. 주역에서는 특히 이 기운을 다루는 데 신중을 기하여 이 운세를 단계별로 용에 비유하고 있다.
그 첫 단계가 잠룡(潛龍)으로, 연못 깊숙이 잠복해 있는 용은 아직 때가 이르지 않았으므로 덕을 쌓으며 때를 기다려야 한다.
다음은 현룡(現龍)으로, 땅 위로 올라와 자신을 드러내어 덕을 만천하에 펴서 군주의 신임을 받게 되니, 곧 때를 얻어 정당한 지위에 있으면서 중용의 도와 선을 행하며 덕을 널리 펴서 백성을 감화시키는 것이다.
그 다음은 비룡(飛龍)으로, 하늘을 힘차게 나는 용은 본 괘의 극치로서 제왕의 지위에 오르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하여 절정의 경지에 이른 용이 바로 항룡(亢龍)인 것이다.
항룡(亢龍)은 하늘 끝까지 다다른 용으로, 곧 '승천한 용'인 셈이다. 그 기상이야 한없이 뻗쳐 좋지만 결국 하늘에 닿으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공자(孔子)는 "항룡은 너무 높이 올라갔기 때문에 존귀하나 지위가 없고, 너무 높아 교만하기 때문에 자칫 민심을 잃게 될 수도 있으며, 남을 무시하므로 보필도 받을 수 없다"고 했다.
따라서 항룡의 지위에 오르면 후회하기 십상이므로, 이것이 바로 '항룡유회'라는 것이다. 즉, 일을 할 때에는 적당한 선에서 만족할 줄 알아야지 무작정 밀고 나아가다가는 오히려 일을 망치게 된다는 말이다.
요컨대 건괘는 변화에 순응할 것과 지위가 높을수록 겸손을 잃지 말 것을 강조하여, 스스로 분수를 알고 만족하는 삶이 양생에 이롭다.
이사(李斯)는 진(秦)나라 때의 정치가로 시황제를 섬겨 재상이 된 사람이다. 그의 일족은 모두가 고위 고관에 올라 최고의 권세와 번영을 누리고 있었다. 어느 날, 이사가 축하연을 베푼 자리에 조정의 문무백관이 모두 참석해 축사를 올렸다.
그러자 이사는 깊이 탄식하며 "나는 일찍이 스승 순자(荀子)로부터 매사에 성(盛)함을 금하라고 가르침을 받았는데, 오늘날 우리 일족은 부귀와 영예가 모두 극도에 이르렀다. 달도 차면 기울듯이 영속을 기할 수 없는 법. 앞으로 나에게 닥쳐올 일이 두렵다"고 말했다. 과연 그가 염려한 대로 그의 일족은 조고(趙高)의 참소로 몰살 당했다.
한편, 항룡유회의 교훈을 일찍 깨닫고 지극한 영예를 스스로 멀리해 조용한 만년을 보낸 지혜로운 사람도 있다. 장량(張良)은 전한(前漢)의 고조(高祖)를 도와 공을 세운 개국공신이었다.
천하를 평정한 고조는 한나라 황실의 안녕을 위하여 전쟁에 공로가 있었던 여러 장수를 차례로 주살하여 뒷날의 걱정거리를 없앴다. 고조의 이러한 의중을 살핀 장량은 일체의 영예와 권력을 마다하고 시골에 운둔하는 삶을 선택하여 고조를 안심시키고 천수를 누렸다.
周易 01 重天乾
십익 문언전(十翼 文言傳)
文言曰 元者 善之長也 亨者 嘉之會也 利者 義之和也 貞者 事之幹也 君子體仁足以長人 嘉會足以合禮 利物足以和義 貞固足以幹事 君子行此四德者 故曰 乾 元 亨 利 貞
문언에 이르기를, 元은 선한 것의 우두머리다. 亨은 아름다운 것이 모인 것이다. 利는 의리가 조화로운 것이다. 貞은 일의 줄기이다. 군자가 인을 체득하는 것은 長人이 되기에 충분하고, 아름다움의 모임은 예를 합하는데 족하며, 만물을 이롭게 하는 것은 의리를 조화롭게 하는데 충분하고, 바르고 굳건함은 일을 주관함에 충분하다. 군자는 이 네 가지 덕을 행하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건, 원, 형, 이, 정”이라 하였다.
(해설)
元은 봄이요 생육하는 덕이라 선의 어른이 되고, 亨은 여름이요 뜻이 서로 통해 아름다운 모임이 되고, 利는 가을로 그 결실의 의가 조화되고, 貞은 겨울로 씨앗을 갈무리하고 새봄을 준비하고 책임지므로 일을 주장하는 줄기가 된다.
初九曰 潛龍勿用 何謂也 子曰 龍德而隱者也 不易乎世 不成乎名 遯世无悶 不見是而无悶 樂則行之 憂則違之 確乎其不可拔 潛龍也
초구에 이르길, 잠긴 용은 쓰지 말라 함은 무슨 말인가? 공자께서 이르길 용은 덕이 있으나 숨어있는 사람이다. 세상을 바꾸지 않고, 이름을 이루지 않고, 세상을 피해 살아도 근심이 없고, 옳은 것을 보지 않아도 걱정이 없으니 즐거우면 행하고 근심스러우면 피하니 그것이 확고하여 뽑을 수 없는 것이 잠긴 용이다.
九二曰 見龍在田 利見大人 何謂也 子曰 龍德而正中者也 庸言之信 庸行之謹 閑邪存其誠 善世而不伐 德博而和 易曰 見龍在田 利見大人 君德也
구이에 이르길, 나타난 용이 밭에 있으니 대인을 봄이 이롭다 함은 무슨 말인가? 공자께서 이르길 용은 덕이 있고 중정한 사람이다. 말을 할 때 믿음으로 하고 행동을 할 때 삼감으로 한다. 사악함을 막고 그 정성을 보존하며, 세상을 착하게 하지만 자랑하지 않고, 덕을 넓게 펼쳐 교화한다. 역에 이르길 나타난 용이 밭에 있으니 대인을 봄이 이롭다 함은 군자의 덕을 가리킴이다.
(해설)
군자는 성인의 말씀을 실천해야 할 사명을 가진 사람이고 성인은 하늘의 뜻을 깨닫는 사명을 가진 사람이다.
中은 正을 포함할 수 있지만, 正이 반드시 中인 것은 아니다. 주역은 상괘와 하괘로 구성되어 있다. 상괘가 천간에 해당하며 정신과 하늘의 뜻을 실천하는 것이라면 하괘는 지지에 해당하여 사람의 실천역을 강조한다. 2효는 군자는 될 수 있지만 성인은 될수 없는 자리이므로 正中이라고 표현했다.
九三曰 君子終日乾乾 夕惕若 厲无咎 何謂也 子曰 君子進德脩業 忠信 所以進德也 修辭立其誠 所以居業也 知至至之 可與幾也 知終終之 可與存義也 是故居上位而不驕 在下位而不憂 故乾乾因其時而惕 雖危无咎矣
구삼이 이르되, 군자는 종일 강건하고 저녁에는 두려워하면 위태로우나 허물이 없다 함은 무슨 말인가? 공자가 이르되 군자는 덕에 나아가 업을 닦는다. 충성과 믿음은 덕에 나아가는 바요, 말씀을 닦아 그 본성을 세우는 것이 업에 거하는 것이다. 이르러야 할 것을 알아 그것에 이르니 조짐을 알 수 있고, 끝내야 함을 알고 그것을 끝내니 더불어 의리를 보존할 수 있다. 이런 까닭에 윗자리에 거하지만 교만하지 않고, 아랫자리에 있으나 근심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강건하여 그 때에 따라 근심하는하면 비록 위태로우나 허물이 없다 함이다.
(해설)
이 문장의 중심은 進德脩業(진덕수업)이다. 무슨 일을 행하든 德을 기본바탕에 깔고 행해야 한다는 소리다. 業이라 함은 하늘에서부터 부여받은 천명으로 내가 사명을 가지고 행해야하는 왕천하사업과 같은 것이다. 따라서 그 일을 행할때는 마음의 중심을 잘 잡고 굳은 신념으로 행해야 한다. 忠은 원래 마음의 중심을 세우는 것을 의미한다. 내가 주체가 되어 일을 처리하는 것 같지만 이는 하늘의 지시한 바를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다(脩業)이다. 그러니 다른 사람을 다스림에 있어 교만해지면 안되고 항상 근심하듯 반성하듯 삼가해야 하는 것이다.
九四曰 或躍在淵 无咎 何謂也 子曰 上下无常 非爲邪也 進退无恒 非離群也 君子進德修業 欲及時也 故 无咎
구사에 이르기를, 혹 뛰어오르나 연못에 있으니 허물이 없다 함은 무슨 말인가? 공자가 이르길 위아래가 항상함이 없는 것은 사악하려 함이 아니고, 나가고 물러남에 항상함이 없는 것은 무리를 떠나려는 것이 아니다. 군자가 덕에 나아가 업을 닦아 때에 맞고자 함이니 그러므로 허물이 없다.
(해설)
용이 연못에서 승천하고 싶어서 뛰어오르려고 한다. 하지만 이것은 교만해서 그런것도 아니고 늘 하던 일상이 지겨워서 뛰쳐 나갈려고 그러는 것이 아니다. 그야말로 자기자신의 능력을 Upgrade시키고자 하는 순수한 열정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은 현재 자신의 위치에서 좀 더 노력해야 함을 깨닫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온다.
九五曰 飛龍在天 利見大人 何謂也 子曰 同聲相應 同氣相求 水流濕 火就燥 雲從龍 風從虎 聖人作而萬物覩 本乎天者親上 本乎地者親下 則各從其類也
구오에 이르길, 나는 용이 하늘에 있으니 대인을 봄이 이롭다 함은 무슨 말인가? 공자가 이르길 같은 소리가 서로 응하고, 같은 기운이 서로 구한다. 물은 습한 데로 흐르고, 불이 마른 것을 취하며, 구름이 용을 따르고, 바람이 범을 따른다. 성인이 그 역할을 행하니 만물이 우러른다. 하늘에 근본을 둔 것은 위와 친하고, 땅에 근본을 둔 것은 아래와 친하니 곧 각각이 그 동류를 따르는 것이다.
(해설)
동성상응 동기상구는 비유로 성인이 소리 내면 군자가 화답하고, 음은 음을, 양은 양을 구함을 이른다.
구름은 백성이고 용은 임금이다. 용이 일어나면 구름이 이는 모습으로 임금이 일어나면 백성이 따름을 말한다. 수기유통이 잘 되듯 서로 주고받고 상화교역 화합이 잘 된다.
上九曰 亢龍有悔 何謂也 子曰 貴而无位 高而无民 賢人在下位而无輔 是以動而有悔也
상구에 이르기를, 지나치게 높은 용이니 후회함이 있다 함은 무슨 말인가? 공자 가라사대 귀하지만 역할지위가 엎고, 신문은 높지만 백성이 없고, 어진 사람이 아래에 있으나 도움이 없다. 이러한 까닭에 움직이면 후회함이 있다.
(해설)
상구는 군사 혹은 상왕의 자리이다. 임금보다 높은 자리에 있는 고귀한 신분이지만 지위도 백성도 없으며 아랫사람의 도움도 없으니 하는 일 마다 후회함이 있는 것이다.
潛龍勿用 下也 見龍在田 時舍也 終日乾乾 行事也 或躍在淵 自試也 飛龍在天 上治也 亢龍有悔 窮之災也 乾元用九 天下治也
잠긴 용은 쓰지 말라함은 아래 있음이다. 나타난 용이 밭에 있다 함은 때에 따라 그침이다. 종일 강건하다 함은 일을 행함이다. 혹 뛰어오르나 연못에 있다 함은 스스로를 시험하는 것이다. 나는 용이 하늘에 있다 함은 위에서 다스리는 것이다. 지나치게 높은 용은 후회가 있다 함은 궁하여 재앙이 되는 것이다. 건의 원이 구를 사용함은 천하를 다스림이다.
潛龍勿用 陽氣潛藏 見龍在田 天下文明 終日乾乾 與時偕行 或躍在淵 乾道乃革 飛龍在天 乃位乎天德 亢龍有悔 與時偕極 乾元用九 乃見天則
잠긴 용은 쓰지 말라 함은 양기가 잠겨 감추어짐이다. 나타난 용이 밭에 있다 함은 천하를 문채로 빛나게 함이다. 종일 강건하다 함은 때와 더불어 함께 행함이다. 혹 뛰어 오르나 연못에 있다 함은 건도가 이에 바뀜이다. 지나치게 높은 용은 후회함이 있다 함은 때와 더불어 모두 극함이다. 건원이 구를 씀은 이에 하늘의 법칙을 봄이다.
(해설)
與時偕極; 모든 것이 극에 달했다는 것은 이제 아래로 내려갈 일만 남았다. 이때에는 정리해야지 뭔가를 새로 하는 타이밍은 아닌 것이다. 주식이 최고점일 때 매수를 한다면 손해볼 일만 남은 것이니 후회함이 있다. 주역에서 時는 時宜性을 의미한다. 그 당시의 사정으로 해석하면 된다. 뭐든 Timing이 중요하다.
乾元者 始而亨者也 利貞者 性情也 乾始能以美利利天下 不言所利 大矣哉 大哉乾乎 剛健中正 純粹精也 六爻發揮 旁通情也 時乘六龍 以御天也 雲行雨施 天下平也
건원이라 함은(건이 크다는 것은) 시작하여 형통하는 것이다. 이정이라 함은(이로움이 정고하다 함은) 정과 성이다. 건이 시작하면 아름다운 利로 천하를 이롭게 할 수 있다. 이로운 바를 말로 하지 못하니 크도다! 크도다 건이여! 강하고 굳세며(강건하며) 순전하고 순수하며(순수하고) 정미롭다. 육효가 발휘하는 것은 두루 뜻이 통함이다. 때에 따라 육룡을 타고 하늘을 어거함이다. 구름이 움직여 비를 내리니 천하가 평안하다.
(해설)
性은 하늘이 부여한 것이고 情은 마음의 작용이다. 봄, 여름에 오곡백과가 자라다가 가을이 되어 그 결실과 모습이 드러나는 모습을 말한다.
하늘의 본체는 剛하고 작용은 健하다. 純은 티끌만치도 섞임이 없는 깨끗함을 뜻하고(모든 효가 양이다) 粹는 끝까지 사악한데 물들지 않는 상태(끝까지 변함이 없다)를 말한다. 이 덕의 지극함이 精이다.
君子以成德爲行 日可見之行也 潛之爲言也 隱而未見 行而未成 是以君子弗用也
군자는 덕을 이루는 것을 행실로 삼으니 날마다 그 행함을 볼 수 있다. '잠기다 潛'이 말하는 것은 숨어 나타나지 않음이요, 행하되 이루지 않음이다. 이 때문에 군자가 쓰지 않는다.
(해설)
물에 잠긴 용을 설명한다.
君子學以聚之 問以辯之 寬以居之 仁以行之 易曰見龍在田 利見大人 君德也
군자는 배워서 모으고, 물어서 분별하고, 너그러움에 거하고, 어질게 행한다. 易에서 이르길 나타난 용이 밭에 있으니 대인을 봄이 이롭다 하였으니, 군자의 덕이다.
(해설)
주역에서 밭이란 마음밭을 이야기한다. 내 마음에 용이 들어왔다. 사주에서 辰의 물상을 보더라도 용은 봄의 마지막 절기로 계절의 여왕과 같이 화려하고 드러나고 싶어하는 성향이 강하다. 하지만 아직 시작단계고 경험부족하니 멘토와 선생같은 사람이 필요하다.
九三重剛而不中 上不在天 下不在田 故乾乾因其時而惕 雖危无咎矣
구삼은 거듭 강하지만 중에 있지 않다. 위에는 하늘이 없고 아래는 밭이 없다. 그러므로 그 때로 말미암아 굳세게 노력하고 두려워하면 비록 위태롭지만 허물이 없다.
(해설)
위태롭지만 허물이 없다는 것은 위태롭게 하면 하물이 없다는 식으로 해석해야 할 것이다. 주역에서 평서문은 당위성으로 해석하면 대충 맞다. 구삼은 인간세상에서 제일 신분이 높은 위치라서 세속적이고 속물성의 끝판왕이 되기 쉽다. 하지만 본인이 늘 저녁마다 깊이 반성하고 늘 마음을 졸이고 마음을 쓰듯이 신경쓰면 괜찮을 것이다.
九四重剛而不中 上不在天 下不在田 中不在人 故或之 或之者 疑之也 故无咎
구사는 거듭 강하지만 중에 있지 않다. 위에는 하늘이 없고 아래는 밭이 없으며 가운데 사람이 없다. 그러므로 ‘或之’이다. '혹지'는 의심하며 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허물이 없다.
(해설)
효를 두 개씩 묶어 볼 때 3,4효는 사람의 자리지만 구사가 음자리에 있어 실위하였으니 위로 하늘 아래로 땅 뿐 아니라 사람의 자리에도 있지 아니한 것이 되어 제자리를 의심하는 것이다.
夫大人者 與天地合其德 與日月合其明 與四時合其序 與鬼神合其吉凶 先天而天弗違 後天而奉天時 天且弗違 而況於人乎 況於鬼神乎
무릇 대인은 천지와 더불어 그 덕에 합하고, 일월과 더불어 그 밝음에 합하며, 사시와 더불어 그 질서에 합하고, 귀신과 더불어 그 길흉에 합한다. 하늘에 앞서도 하늘이 어긋나게 행하지 않고, 하늘에 뒤쳐져도 하늘이 때를 받든다. 하늘 또한 어긋나지 않는데 하물며 사람이리오? 하물며 귀신이리오?
(해설)
음양오행 자연의 법칙은 어긋나지 않고 늘 같은 길을 간다. 이것을 순행한다고 하고 사람도 이와 같이 자연의 법칙에 따라 어긋남이 없이 살아야 할 것이다.
亢之爲言也 知進而不知退 知存而不知亡 知得而不知喪 其唯聖人乎 知進退存亡 而不失其正者 其唯聖人乎
亢이 말하는 것은, 나아감은 알지만 물러감을 모르고, 존재함을 알지만 망함은 모르고, 얻는 것은 알지만 잃는 것은 모르는 것이다. 오직 성인뿐이다! 진퇴존망을 알아서 그 바름을 잃지 않는 것은 오직 성인뿐이다!
(해설)
따라서 인간이라면 너무 높은 위치에까지 올라가면 반드시 후회할 행동을 저지르기 마련이기 때문에 본인의 신분이 높아지면 질수록 더욱더 경계하고 반성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 亢(높을 항/목구멍 항, 사람 이름 경)은 상형문자로 肮(목구멍 항)은 동자(同字)이고, 忼(강개할 강)은 통자(通字)이다. 亠(돼지해머리 두)에 几(안석 궤)를 합한 경맥(頸脈)의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그래서 亢(항, 경)은 (1) '높을 항/목구멍 항'의 경우는 ①높다 ②극진(極盡)히 하다 ③지나치다 ④가리다, 덮다 ⑤겨루다, 필적하다(匹敵--: 능력이나 세력이 엇비슷하여 서로 맞서다) ⑥높이 오르다 ⑦자부하다(自負--), 자만하다(自慢--) ⑧목, 목줄기 ⑨목구멍 ⑩용마루(龍--: 지붕 가운데 부분에 있는 가장 높은 수평 마루) ⑪가뭄 ⑫별의 이름 따위의 뜻이 있고, (2) '사람 이름 경'의 경우는 ⓐ사람의 이름의 뜻이 있다. 유의어로는 上(윗 상), 卓(높을 탁), 喬(높을 교), 埈(높을 준), 尊(높을 존, 술그릇 준), 峨(높을 아), 峻(높을 준/준엄할 준), 崇(높을 숭), 嵬(높을 외), 嶢(높을 요), 昻(밝을 앙), 貴(귀할 귀), 隆(높을 륭/융), 高(높을 고) 등이고, 반의어로는 低(낮을 저), 卑(낮을 비) 등이다. 용례로는 기세 따위가 높아짐 또는 병세 따위가 심해짐을 항진(亢進), 교만하고 자존심이 강함을 교항(驕亢), 높은 코를 항비(亢鼻), 땅이 높아 메마름을 항조(亢燥), 궁극해서 여지가 없음을 극항(極亢), 오랜 가물음을 항한(亢旱), 제일 높은 품계를 항질(亢秩), 강직하고 과단함을 항절(亢截), 강직하고 옹졸함을 항졸(亢拙), 움쑥 패어 들어간 땅을 굴항(屈亢), 거들먹거리며 잘난 체함을 건항(蹇亢), 하늘에 오른 용이라는 뜻으로 썩 높은 지위를 이르는 말을 항룡(亢龍), 하늘에 오른 용은 뉘우침이 있다는 뜻으로 하늘 끝까지 올라간 용이 더 올라갈 데가 없어 다시 내려올 수밖에 없듯이 부귀가 극에 이르면 몰락할 위험이 있음을 경계해 이르는 말을 항룡유회(亢龍有悔) 따위의 뜻이 있다.
▶️ 龍(용 룡/용, 언덕 롱/농, 얼룩 망, 은총 총)은 ❶상형문자로 竜(룡)의 본자(本字)이다. 머리 부분에 辛(신) 모양의 장식이 있는 뱀을 본떠 용의 뜻을 나타냈다. 몸체(月=肉)를 세우고(立) 꼬리를 흔들어서 날아 오르는 용의 모양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龍자는 '용'이나 '임금'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용은 소의 머리와 뱀의 몸통, 독수리 발톱과 같이 다양한 동물들의 신체를 조합해 만든 상상의 동물이다. 용은 신비의 동물이자 신성함을 상징했다. 그래서 고대 중국에서는 용을 신비의 대상으로 삼아 수많은 신화나 전설을 만들어냈다. 龍자는 바로 그 전설의 동물을 문자화 한 것이다. 갑골문에 처음 등장한 龍자는 용의 머리와 몸통이 간략하게 묘사되어 있었다. 그러나 소전에서는 문자의 형태를 갖추게 되면서 다양한 글자가 조합되었다. 따라서 龍자에 쓰인 立(설 립)자나 月(달 월)자는 단순히 용의 모습을 한자화한 것일 뿐 글자가 가진 의미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그래서 龍(룡, 롱, 망, 총)은 ①용(龍: 상상의 동물) ②임금, 천자(天子) ③임금에 관한 사물(事物)의 관형사 ④비범한 사람 ⑤훌륭한 사람 ⑥명마(名馬) ⑦별의 이름 ⑧파충류(공룡) 그리고 ⓐ언덕(롱) 그리고 ㉠얼룩(망) 그리고 ㊀은총(恩寵)(총)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입신 출세의 관문을 용문(龍門), 옛날 임금이 타던 수레를 용거(龍車), 임금의 얼굴을 용안(龍顔), 폭포가 떨어지는 바로 밑에 물받이로 되어 있는 깊은 웅덩이를 용소(龍沼), 용의 아들을 용자(龍子), 용의 형상을 새긴 종을 용종(龍鐘), 전설에서 말하는 바다 속에 있다고 하는 용왕의 궁전을 용궁(龍宮), 용의 꼬리를 용미(龍尾), 용이 소리를 길게 뺌을 용음(龍吟), 숨어서 아직 하늘에 오르지 않은 용을 잠룡(潛龍), 누워 있는 용을 와룡(臥龍), 애꾸눈인 용이라는 독안룡(獨眼龍), 용문에 오른다는 등용문(登龍門), 머리는 용이고 꼬리는 뱀이라는 뜻으로 시작은 좋았다가 갈수록 나빠짐의 비유 또는 처음 출발은 야단스러운데 끝장은 보잘것없이 흐지부지되는 것을 이르는 말을 용두사미(龍頭蛇尾), 용문 아래에 모인 물고기가 뛰어오르면 용이 되고, 오르지 못하면 이마에 상처만 입게 된다는 뜻으로 과거에 낙방한 사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용문점액(龍門點額), 용 고기로 맛을 낸 요리와 봉새로 끓인 탕이라는 뜻으로 맛이 매우 좋은 음식을 가리키는 말을 용미봉탕(龍味鳳湯), 용이 서리고 호랑이가 웅크린다는 뜻으로 지세가 험하여 적을 막기에 좋은 환경을 일컫는 말을 용반호거(龍蟠虎踞), 용과 호랑이가 서로 싸운다는 뜻으로 두 강자가 서로 승패를 다툼을 이르는 말을 용호상박(龍虎相搏), 용처럼 날뛰고 범 같은 눈초리로 쏘아보다는 뜻으로 기개가 높고 위엄에 찬 태도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용양호시(龍驤虎視), 용이나 호랑이의 행보라는 뜻으로 위풍당당한 행동을 이르는 말을 용행호보(龍行虎步), 용과 뱀이 하늘로 날아오르다라는 뜻으로 살아 움직이듯 매우 활기찬 글씨를 일컫는 말을 용사비등(龍蛇飛騰), 용과 봉의 모습이라는 뜻으로 모습이 보통 사람보다 뛰어남을 이르는 말을 용봉지자(龍鳳之姿), 용이 그의 못으로 돌아간다는 뜻으로 영걸이 제 고향으로 돌아감을 이르는 말을 용반기연(龍返其淵), 용의 눈동자와 봉황의 목이라는 뜻으로 매우 잘 생긴 귀인의 얼굴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용동봉경(龍瞳鳳頸), 용문에 오른다는 뜻으로 입신 출세의 관문을 이르는 말 또는 뜻을 펴서 크게 영달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등용문(登龍門), 용을 죽이는 기술이라는 뜻으로 용이 이 세상에 없는 동물이므로 세상에 쓸모 없는 기술을 이르는 말을 도룡지기(屠龍之技), 큰 일을 하려다가 그 일을 이루지 못할 때는 모든 것이 실패로 돌아가 한 가지의 작은 일도 이룰 수가 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화룡유구(畫龍類狗), 장승요가 벽에 그린 용에 눈동자를 그려 넣은 즉시 용이 하늘로 올라갔다라는 뜻으로 가장 요긴한 부분을 마치어 완성시키다라는 뜻을 이르는 말을 화룡점정(畵龍點睛) 등에 쓰인다.
▶️ 有(있을 유)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달월(月; 초승달)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𠂇(우; 又의 변형)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有자는 '있다, '존재하다', '가지고 있다', '소유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有자는 又(또 우)자와 月(육달 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여기에 쓰인 月자는 肉(고기 육)자가 변형된 것이다. 有자의 금문을 보면 마치 손으로 고기를 쥐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내가 고기(肉)를 소유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니까 有자는 값비싼 고기를 손에 쥔 모습으로 그려져 '소유하다', '존재하다'라는 뜻을 표현한 글자이다. 그래서 有(유)는 (1)있는 것. 존재하는 것 (2)자기의 것으로 하는 것. 소유 (3)또의 뜻 (4)미(迷)로서의 존재. 십이 인연(十二因緣)의 하나 (5)존재(存在) (6)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있다 ②존재하다 ③가지다, 소지하다 ④독차지하다 ⑤많다, 넉넉하다 ⑥친하게 지내다 ⑦알다 ⑧소유(所有) ⑨자재(資財), 소유물(所有物) ⑩경역(境域: 경계 안의 지역) ⑪어조사 ⑫혹, 또 ⑬어떤 ⑭12인연(因緣)의 하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있을 재(在), 있을 존(存)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망할 망(亡), 폐할 폐(廢), 꺼질 멸(滅), 패할 패(敗), 죽을 사(死), 죽일 살(殺), 없을 무(無), 빌 공(空), 빌 허(虛)이다. 용례로는 이름이 세상에 널리 알려져 있음을 유명(有名), 효력이나 효과가 있음을 유효(有效), 이익이 있음이나 이로움을 유리(有利), 소용이 됨이나 이용할 데가 있음을 유용(有用), 해가 있음을 유해(有害), 이롭거나 이익이 있음을 유익(有益), 세력이 있음을 유력(有力), 죄가 있음을 유죄(有罪), 재능이 있음을 유능(有能), 느끼는 바가 있음을 유감(有感), 관계가 있음을 유관(有關), 있음과 없음을 유무(有無), 여럿 중에 특히 두드러짐을 유표(有表), 간직하고 있음을 보유(保有), 가지고 있음을 소유(所有), 본디부터 있음을 고유(固有), 공동으로 소유함을 공유(共有), 준비가 있으면 근심이 없다는 뜻으로 미리 준비가 되어 있으면 우환을 당하지 아니함 또는 뒷걱정이 없다는 뜻의 말을 유비무환(有備無患), 입은 있으나 말이 없다는 뜻으로 변명할 말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유구무언(有口無言), 있는지 없는지 흐리멍덩한 모양이나 흐지부지한 모양을 일컫는 말을 유야무야(有耶無耶), 형체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이라는 뜻으로 천지간에 있는 모든 물체를 일컫는 말을 유상무상(有象無象), 이름만 있고 실상은 없음을 일컫는 말을 유명무실(有名無實), 머리는 있어도 꼬리가 없다는 뜻으로 일이 흐지부지 끝나 버림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유두무미(有頭無尾), 다리가 있는 서재라는 뜻으로 박식한 사람을 이르는 말을 유각서주(有脚書廚), 만물은 조물주가 만드는 것이지 저절로 생겨나는 것이 아님을 일컫는 말을 유생불생(有生不生), 다리가 있는 양춘이라는 뜻으로 널리 은혜를 베푸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유각양춘(有脚陽春), 뜻이 있어 마침내 이루다라는 뜻으로 이루고자 하는 뜻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성공한다는 것을 비유하는 말을 유지경성(有志竟成), 벗이 있어 먼 데서 찾아온다는 뜻으로 뜻을 같이하는 친구가 먼 데서 찾아오는 기쁨을 이르는 말을 유붕원래(有朋遠來), 시작할 때부터 끝을 맺을 때까지 변함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유시유종(有始有終), 무슨 일이든 운수가 있어야 됨을 이르는 말을 유수존언(有數存焉), 있어도 없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있으나 마나 함을 이르는 말을 유불여무(有不如無), 말하면 실지로 행한다는 뜻으로 말한 것은 반드시 실행함 또는 각별히 말을 내 세우고 일을 행함을 이르는 말을 유언실행(有言實行), 끝을 잘 맺는 아름다움이라는 뜻으로 시작한 일을 끝까지 잘하여 결과가 좋음을 이르는 말을 유종지미(有終之美), 입은 있으되 말을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사정이 거북하거나 따분하여 특별히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유구불언(有口不言), 행동이나 사물에 처음과 끝이 분명함 또는 앞뒤의 조리가 맞음을 일컫는 말을 유두유미(有頭有尾),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서로 융통함을 이르는 말을 유무상통(有無相通), 장차 큰 일을 할 수 있는 재능 또는 그 사람을 일컫는 말을 유위지재(有爲之才), 끝까지 일을 잘 처리하여 일의 결과가 훌륭함을 이르는 말을 유종완미(有終完美), 이 세상의 모든 현상은 그대로 있지 않고 인연에 의하여 변해 가는 것이라는 말로 세상사의 덧없음을 이르는 말을 유위전변(有爲轉變), 가기에 잎을 더한다는 뜻으로 이야기에 꼬리와 지느러미를 달아서 일부러 과장함을 이르는 말을 유지첨엽(有枝添葉), 가르침에는 차별이 없다는 뜻으로 배우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배움의 문이 개방되어 있음을 이르는 말을 유교무류(有敎無類) 등에 쓰인다.
▶️ 悔(뉘우칠 회)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심방변(忄=心; 마음, 심장)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걸리다의 뜻을 나타내기 위한 每(매, 회)로 이루어졌다. 단념(斷念)하지 못하고 마음에 걸리다의 뜻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悔자는 '뉘우치다'나 '후회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悔자는 心(마음 심)자와 每(매양 매)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每자는 비녀를 꽂은 여자를 그린 것으로 이전에는 母(어미 모)자와 같은 뜻으로 쓰였었다. 이렇게 어머니를 뜻하는 每자에 心자가 결합한 悔자는 은혜에 보답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를 표현한 글자이다. 그래서 悔(회)는 ①뉘우치다 ②스스로 꾸짖다 ③한이 맺히다 ④분하게 여기다 ⑤뉘우침 ⑥후회 ⑦잘못 ⑧과오(過誤) ⑨깔봄, 얕봄 ⑩주역의 괘효 ⑪아깝게도 ⑫유감스럽게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한 한(恨), 뉘우칠 참(懺)이다. 용례로는 뉘우치고 한탄함을 회한(悔恨), 잘못을 뉘우치고 고침을 회개(悔改), 잘못을 뉘우치는 마음을 회심(悔心), 잘못을 뉘우치고 깨달음을 회오(悔悟), 뉘우침과 허물을 회우(悔尤), 지은 죄를 뉘우침을 회죄(悔罪), 뉘우치어 부끄럽게 여김을 회치(悔恥), 뉘우쳐 탄식함을 회탄(悔歎), 그릇된 것을 뉘우침을 회비(悔非), 잘못을 뉘우치는 태도나 얼굴빛을 회색(悔色), 잘못을 뉘우치는 빛을 띤 얼굴을 회안(悔顔), 잘못한 것을 뉘우치고 두려워 함을 회구(悔懼), 과거의 죄악을 깨달아 뉘우쳐 고침을 참회(懺悔), 일이 지난 뒤에 잘못을 깨치고 뉘우침을 후회(後悔), 몹시 뉘우침이나 뼈저리게 뉘우침을 통회(痛悔), 부끄러워하며 뉘우침을 참회(慙悔), 한탄하고 뉘우침을 감회(感悔), 잘못을 깨닫고 뉘우침을 오회(悟悔), 제가 한 일에 대해 뉘우침을 자회(自悔), 거짓 참회로 겉으로 뉘우치는 체함을 위회(僞悔), 슬퍼하고 뉘우침을 창회(愴悔), 잘못을 뉘우치고 착한 일을 하게 됨을 이르는 말을 회과천선(悔過遷善), 아무리 후회하여도 다시 어찌할 수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회지막급(悔之莫及) 또는 회지무급(悔之無及), 회개하려는 마음을 일컫는 말을 회개지심(悔改之心), 허물을 뉘우쳐서 스스로 꾸짖음을 일컫는 말을 회과자책(悔過自責), 하늘에 오른 용은 뉘우침이 있다는 뜻으로 하늘 끝까지 올라간 용이 더 올라갈 데가 없어 다시 내려올 수밖에 없듯이 부귀가 극에 이르면 몰락할 위험이 있음을 경계해 이르는 말을 항룡유회(亢龍有悔), 아무리 후회하여도 다시 어찌할 수가 없음이나 일이 잘못된 뒤라 아무리 뉘우쳐도 어찌할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후회막급(後悔莫及), 지난 일을 뉘우쳐도 소용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추회막급(追悔莫及), 끝내 회개하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종불회개(終不悔改)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