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황달로 입원했던 아가 이야기가 올라와 있네요.
우리 한결이도 태어나서 1주일만에 황달로 입원했었거든요. 그때 생각이 떠올라 그때 썼던 육아일기 올려요.
다들 황달은 별거 아니니 걱정없다고 하는데도 어찌나 눈물이 나오던지.... 사랑이 어머님도 힘내세요.
저는 아가 입원했을 때 4시간마다 유축하고 아이가 젖을 거부하지 않아서 9개월이 된 지금까지 계속 혼합수유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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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련한 엄마라는 자책에 가슴이 미어지다.
점심시간에 전화를 하면 아이 혈액형 등 전날 검사 결과를 알려주겠다고 해서 전화를 했다. 간호사는 "아이 혈액형은 B형이고요." 한 뒤, "잠시 만요." 하더니 좀 더 고참 간호사를 바꿔준다. 그러더니 근처 가까운 대학병원이 어디냐고 묻는다. 갑자기 웬 대학병원? 의아해하는데 어제 황달검사수치가 19.4가 나왔는데 매우 높은 편이어서 개인 소아과 말고 대학병원에 가서 다시 진찰을 받으라는 거다. 너무 놀라 전화를 끊었다가 다시 전화를 해서 얼마가 정상이냐고 했더니 보통 10이하라고 한다.
엄마에게 이 사실을 전한 뒤, 너무 놀라 나는 무조건 옷부터 챙겨 입는데 엄마는 동생에게 전화를 걸어 다니는 소아과 의사선생님한테 그 정도가 어떤 상태인지 물어보라고 한다. 동생에게서 전화오길 기다리는 잠깐의 시간동안 정지됐던 사고가 다시 작동하면서 지역의 아동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인 후배가 떠올랐다. 전화를 하니 그 정도면 바로 입원해야 한다며 자기네 병원으로 오든가 근처 대학병원을 가라고 한다. 친정에서 서울까진 너무 멀어서 근처 한림대병원에 전화를 걸어 신생아 입원실이 있는지 확인한 후 바로 택시를 타고 병원으로 향했다.
황달에 대한 기초지식이 없었던 지라 당장 어떻게 되는 건 아닌지 택시 안에서 내내 조마조마했다. 병원에 도착해 진찰실로 들어서니 의사 선생님이 하루에 소변 기저귀를 몇 번 가냐고 묻는다. 하루 2~3번이라고 하니 적어도 6~8번은 갈아야 한다고 바로 입원해서 치료 받아야 한단다.
바로 입원 수속을 밟고 쏭이가 입원한 곳은 신생아 중환자실. 중환자실이란 말이 어찌나 무섭던지... 중환자실 간호사는 이것저것 설명하면서 황달 수치가 20이 넘으면 핵황달을 의심해 볼 수 있는데 병균이 뇌까지 침투했나 뇌초음파까지 찍어봐야 한단다. 가슴이 서늘한 얘기를 들으니 다른 설명들이 잘 귀에 안 들어온다. 남편 전화번호를 묻는데 갑자기 생각이 안 날 정도로...
신생아중환자실은 아이들만 입원시키고 하루 2번 면회만 가능했다. 쏭이를 입원시킨 시간은 오후 3시. 오후 면회시간은 6시여서 그냥 병원에 있다가 아이를 보고 가기로 했다. 지하로 내려와 기다리는데 1분, 1분이 너무 더디게 흘러갔다. 엄마랑 함께 있어서 의연한 모습을 보이고 싶었는데 배고파하는 아이를 눈치 채지 못했던 내 자신이 한없이 미련스럽게 느껴져 그냥 눈물이 났다. 화장실에서 줄줄 쏟아지는 눈물을 삼키며 계속 마음속으로 되뇌었다. '미안하다 아가야. 정말 미안해.'
한참 시간이 흐른 후, 면회 시간에 창밖에서 본 아이의 모습은 안쓰러움 그 자체였다. 특수형광등을 쪼이는 치료를 받느라 눈에는 안대를 하고 얇은 손목엔 수액주사기가 꽂아져 있었다. 게다가 병원에서 잰 황달수치가 22이란다. 뇌초음파는 안하겠다고 하지만 아이가 잘못되는 건 아닌가 계속 마음이 쓰였다. 그런 아이를 병원에 두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올 들어 제일 춥다는 날씨가 더 싸늘하게 느껴졌다. 집안 여기저기 널려 있는 아기옷들과 침대밑 아이의 빈자리가 너무 크게 다가왔다. 잠들기 위해 불을 끄는데 또 다시 눈물 방울이 볼을 타고 흘러 내렸다.
아이가 아프면 엄마도 아프다. 참 많이 아픈 하루가 흘러간다.
2008. 11. 18. 화. 쏭이 탄생 9일째
병원에서까지 사진을 찍는 철없는 남편
쏭이의 오늘 황달수치는 13.2. 13정도면 정상치로 본다는 의사의 말에 다소 마음이 놓였다.
점심 면회시간. 남편과 함께 병원을 찾았다. 남편이 챙겨온 가방 안엔 카메라가 들어 있었다.
사진 찍는 사람들에겐 기록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같은 게 있는 걸까.
아니면 우리 남편이 좀 유별난 걸까.
어느 언론사에 소속된 것도 아니지만 남편의 어딘가엔 기자 마인드가 숨어있는 것 같다.
자기 아이의 아픔까지도 다 기록하려고 하니 말이다.
무튼 면회를 하면서 남편은 인큐베이터 속 아이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생애 처음 분유 먹는 모습까지...
아이가 크는데 어디 좋은 날만 있을까.
아이의 기쁨, 슬픔, 아픔, 괴로움까지 함께 하는 부모가 되고 싶은데 마음처럼 가능할지 모르겠다.
그래도 남편의 카메라 속엔 그중 일부분은 담기겠지.
그 순간순간을 기록하는 아빠의 카메라에 쏭이가 얼마나 익숙해질지 자못 궁금하다.
얼른 아이가 퇴원하고 많이 커서 “쏭이가 어렸을 때 말야…”라면서 옛이야기를 전할 때가 왔으면 좋겠다.
그러기엔 10일이라는 시간은 너무 짧구나. 얼른 한 달이라도 지났으면 좋겠다.
쏭이가 퇴원해서 ‘엄마 맘마’를 기억해줄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새벽에까지 일어나 유축기로 젖을 짜내면서 내일은 황달치수가 많이 떨어지길 기원해본다.
오늘도 하루가 참 길게 느껴진다.
2008. 11. 20. 목. 쏭이 탄생 11일째.
쏭이야 '엄마 맘마'를 기억해 줘서 고마워~
아빠는 어제 저녁부터 황달수치가 정상수준으로 내려왔으면 아이를 퇴원시키자고 말씀하셨다.
병원에서는 퇴원 후 다시 올라갈 때를 대비해 7~8까지 내려가면 퇴원시켜준다고 했는데 13은 좀 높은 편이었다. 10정도까지만 내려가면 나도 퇴원을 할 수 있는지 물어봐야겠다고 마음 먹었는데 아침에 물어보니 10.3이란다. 다른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 후배를 통해 알아보니 거긴 10정도면 퇴원시킨다고 아이가 병원에 있어서 엄마가 우울해지고 있다면서 퇴원을 한 번 우겨보라고 조언해 준다.
아이 옷가지들을 챙겨서 점심 면회시간에 갔다. 면회보다는 퇴원을 목적으로. 면회 후, 의사 선생님과의 면담시간. 선생님은 황달수치가 많이 내려갔다며 "이 정도면 퇴원도 가능한데요. 하루 이틀 더 보고…" 라고 말을 이으려 했지만, 나와 엄마는 "그래서 퇴원했으면 해서요." 라고 말을 막았다. 그렇게 해서 갑자기 내려진 퇴원 결정. 간호사들은 약간 우왕좌왕했지만 쏭이가 눈 가리고 하루종일 갑갑한 인큐베이터 안에서 누워 있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마냥 기뻤다.
오후 세 시가 넘어 병원에서 나와 산부인과 진료를 위해 서울로 향했다. 차 막히는 시간에 산부인과 갔다가 서울 집까지 잠깐 들리니 저녁 시간이 돼 버렸다. 병원에서는 화요일 진료 올 때까지 분유를 먹이라고 했지만 분유를 챙겨오지 못해서 젖을 먹여야 하는 상황이 됐다.
컴컴하고 불편한 차 안에서 4일 만에 젖을 물리는데 쏭이는 별 거부감 없이 열심히 '엄마 맘마'를 빨아댔다. 아이는 엄마 젖을 잊지 않고 있었다.
'고맙다. 쏭아. 엄마 맘마를 기억해 줘서. 이제 아프지 말고 맘마 많이 먹고 무럭무럭 자라라'
퇴근길 흔들리는 차안에서 아이에게 젖을 물리면서 고마운 마음에 가슴이 온통 따뜻해 옴을 느꼈다.
11. 21. 금. 쏭이 탄생 12일째.
육아 Tip. 신생아 황달
황달은 혈중 빌리루빈이 증가해서 생기는 병이다. 빌리루빈은 간에서 대사를 거쳐 장으로 배설되는데 신생아의 경우, 간 대사가 미숙해 대부분 '신생아 생리적 황달'에 걸린다. 이 경우, 생후 2~3일부터 황달을 보이다가 5~7일경 좋아지는데 그 이후에도 계속될 경우, 원인을 찾아내야 한다. 모유를 먹는 아기의 경우, 모유양이 부족해 걸리곤 하는데 7일 이후에도 황달 수치가 높을 때는 진찰을 받아야 한다. 황달수치는 아이의 출생주수와 생후 며칠인지, 활동량 등에 따라 기준이 다르지만 보통 15가 넘으면 입원치료를 한다고 한다.
신생아 황달은 특수형광등을 켠 인큐베이터 안에서 광선치료로 진행된다. 광선치료로 빌리루빈을 다른 형태로 변형시킨다고 한다. 어떤 의사는 모유 황달일 경우 모유를 더 먹이라고 권유하기도 한다는데 치료를 위해 분유만 먹이는 경우가 더 많다. 그 동안 엄마는 유축기로 모유를 짜 둬야 이후에 모유가 줄어드는 걸 막을 수 있다.
광선 치료를 하다보면 간혹 설사가 생기기도 한단다. 또 아이 피부가 약간 까매지기도 한단다. 광선 치료는 너무 오래 안 하는 것이 좋단다. 쏭이는 다행히도 설사는 없었고 얼굴이 약간 구릿빛으로 변하긴 했다.
첫댓글 눈물납니다 화이팅
건강히 잘자라렴
눈물이 그렁그렁..
ㅠㅠㅠ
어느새 저두,,앙 안쓰러워요~
저걸보니 우리 민서 첨에 황달떔에 입원햇던 기억이 나네요 아가야~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자라서 엄마맘을 쓰다듬어줘라
울 정민이는 기계로 잴수 없을만큼의 수치가 높아서 광선치료대신 수혈을 맞았어요. 수혈도 제친구가 준 피로요.. 피가 좋아서인지 아님 울 딸램이 건강해서인지 4흘만에 정상치로 돌아와 퇴원했지요.. 저희아가도 위에 아가처럼 손발에 링거꼽고 눈가리고 있는 모습 지금생각해도 눈물이 날 지경입니다.. 지금은 햐얀피부에 넘 건강하네요..
저희아가는 생후9일째 가서 검사를 받았답니다.. 집이랑 멀어서 혼자 중환자실에 두고 왔었네요..
저도,,,,,우리 아가 황달이 심해서 병원에서 입원을 권했었어요.. 13.8이라는 수치..인터넷으로 하루종일 찾아서...입원을 할수도 있고.. 지켜볼수도 있는 수치라고 해서.. 젖몸살과 함께.. 모유수유를 인제 겨우 시작한 저에겐...이대로는 분유로 가야 하는...여러가지 생각과...함께...하지만..일부러 의연하게 대처를 했어요... 2일만 지켜보고,,.하면서 병원만 왔다갔다 했어요.. 점차 조금씩 내려가서...11.3까지 내려가고 그담에는 10.1... 점차 내려갔습니다.. 지금은...괘안아 졌습니다.. 잘 견디셨으니.건강하게 잘 자랄꺼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