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것은 아름답다
/양성우
아무리 작은 것이라고 할지라도
살아 있는 것은 아름답다.
모든 들꽃과 꽃잎들과 진흙 속에
숨어 사는 것들이라고 할지라도
그것들은
살아 있기 때문에 아름답고 신비하다.
바람도 없는 어느 한 여름날
하늘을 가리우는 숲 그늘에 앉아보라.
누구든지 나무들의 깊은 숨소리와 함께
무수한 초록잎들이 쉬지 않고
소곤거리는 소리를 들을 것이다.
이미 지나간 시간이 아니라
이 순간에 서 있거나 움직이거나 상관없이
살아 있는 것은 아름답다.
오직 하나
살아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것들은 무엇이나 눈물겹게 아름답다.
https://www.youtube.com/watch?v=NS-4i_hlDns
마치
태풍이 몰아온 듯
비바람 천둥까지
다 쓸어 가려나?
새벽에 요란하게 비가 내려 잠을 깼다
우릉우릉 천둥소리도 크다
얼른 전기 코드 빼고 다시 잠들었다
일어나니 4시가 넘었다
비는 그치지 않고 계속 내린다
빗소리도 엄청 크다
장성에 호우주의보라는 재난안전 문자
빗소리가 엄청 큰 걸 보니 그러기도 하겠다
일기 완성하여 톡을 보냈다
정학이에게 문자
오늘 침선생님과 집에 온다고 했는데 폭우가 내린다니 다음에 오도록하라고
호우주의보가 내렸는데 무리해 올 필요 없을 것같다
체조하고 스쿼트 3셋트
스쿼트를 시작한지 일주일
조금씩 몸에 적응이 되가는 것같다
다음주부턴 2셋트를 늘려 5셋트를 해야겠다
예전엔 하루 10셋트
그땐 허벅지 근육이 괜찮았다
운동을 하지 않으니 배는 나오고 허벅지 근육은 빠져 버리고
몸에 근육이 빠지기 때문에 쥐가 나는 것 아닐까?
물천어 지짐과 참치찌개로 아침 한술
물천어지짐이 맛있다
집사람은 강낭콩 넣은 밥이 고소롬해 맛있단다
아침을 잘 먹었다
새벽보다 억세진 않지만 비는 계속
비옷을 입고 동물 챙겨주러
집옆 하우스안에 물이 벙벙
산에서 흘러 내린 물이 하우스로 밀려 든 것 같다
따로 빼낼 수 없으니 비가 그쳐 물이 빠져나가길 기다려야지
부화기를 열어 보니 어? 병아리가 두 마리 태어 났다
어미닭이 알을 품고 있을 때 다른 닭이 들어가 알을 낳다보니 알 낳아 놓은 순서로 부화되는 것같다
앞으로도 알 세개가 더 부화할 것같다
병아리를 꺼내려고 부화기 속으로 손을 넣으니 전류가 흐른다
습기가 많아 부화기 겉면에 미세 전류가 흐르는 것같다
장갑을 끼고 병아리를 꺼냈다
육추기에 병아리가 8마리
요즘 우리집에 병아리 풍년
이 녀석들을 다 키우려면 사료 꽤나 들겠다
병아리장에도 물이 찼다
어젯밤 비바람이 넘 심했나 보다
그래도 병아리들은 물이 없는 곳으로 피해 놀고 있다
모이만 많이 주었다
닭장에 가보니
이게 뭐야
닭장안이 물바다
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놀이터 안으로 콸콸 흘러든다
기러기가 알을 품고 있는 곳도 물이 스며 들었다
이럼 알을 부화할 수 없는데...
물이 밖으로 빠지도록 울타리를 뚫어 물길을 내 주었다
비오기 전 물이 잘 빠지도록 조치를 해놓았어야했는데 내가 미처 생각지 못해 알품고 있는 기러기에게 미안하다
며칠 있으면 기러기가 태어날 건데 알이 물에 젖어 버렸으니 실패하겠지
여기도 모이만 많이 주었다
비가 또 내린다
천둥소리도 들리고
코드를 모두 뺐다
정학이게 전화
그렇지 않아도 문자 보고 연락했단다
다음에 날씨 좋을 때 오겠다고
오늘은 비가 너무 많이 내려 외출할 때 조심해야겠다
동생 전화
비피해는 없냐고
소나무 밭에 물이 찼지만 큰 피해는 없는 것같다고
일요일에나 들리겠단다
작은누님도 전화해 별 일 없냔다
내가 시골살고 있어 비 많이 내렸다니 걱정 되는 것같다
다른 일 없으니 누님 건강이나 잘 챙기시라고
형제들이 서로 걱정해 주니 고맙다
비오고 우중충하고 찝찝 갑갑
뭐라도 먹고 싶다니 집사람이 김치전 지져 준다고
맛있겠다
김치전에 막걸리 한잔 하면 기분이 나아질것같다
김치전이 맛있다
비오는 날은 바삭하게 지져 낸 전이 제격
막걸리까지 맛있게 마셨다
점심은 이걸로
비오니까 일찍 수담 즐기자고 단톡에 올렸더니 재봉생이 곧 나오겠다고
나도 일찍 나가 한수 즐겨야겠다
닭장을 한번 더 들러 보았다
아침에 물을 빼주었는데 다시 찼다
괭이를 가져와 물길을 크게
물이 쑥쑥 빠진다
물빠지고 나면 그리로 족제비나 너구리 들어 오지 않을까?
별 수 없지
내가 더 잘 지켜야겠다
바둑휴게소에 가니 몇분들이 나와 바둑을 즐기고 있다
김작가와 전총무도 왔다
잘모르는 분과 팀을 이뤄 팀바둑 한판
난 김작가와 두었는데
초반 포석 공방에서 실패하여 계속 끌려다니는 바둑을 두다가 끝내기 들기 전 역전할 곳이 없어 투석
수를 좀더 침착하게 읽었더라면 충분히 뒤집을 수 있었을 건데 한번 흔들리니 수읽기가 안된다
불리한 바둑도 역전 시킬 수 있어야 잘 두는 건데...
남우동생이 나왔길래 김작가와 한판 두어 보라고 난 잠깐 쉬었다
조사장이 물건 사러 나왔다가 들렀단다
이왕 나왔으니 한판만 두고 가라고
난 조사장과 두어야 재미있다
팽팽한 국면이었는데 끝내기에서 조사장이 먼저 큰끝내기를 해 버렸다
그러 인해 내가 좀 불리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계가를 해보니 두집을 졌다
내가 판을 더 세밀히 살피지 못해 진 것 같다
김회장이 왔길래 한판
패없이 잡는 걸 깜빡해 패를 만들어 주어 결국 팻감이 없어 져버렸다
위기의 순간엔 한번 더 살필 줄 알아야하는데 아직도 손이 빨리 나간다
오사범도 왔다
모두 가서 주담이나 나누자고
막걸리 한잔 마시며 조사장에게 이젠 바둑두러 나오라니 당분간은 하는 일 있어 안되겠단다
김사범과 전총무 김회장도 와서 멸치국수 한그릇씩
난 김회장 조사장이랑 막걸리만 많이 마셨다
십시일반 내어 전총무가 계산하면서 사장과 다투었단다
계란말이 하나를 만원이나 받았다고
이 근처 식당에서 이런건 서비스로도 준단다
바둑휴게소 옆에 있는 식당이라 이용해 주려고 했는데 안되겠단다
그래 새로 생긴 식당이라 자주 이용해 주려 했었는데 그럼 안되겠다
우리들이 자주 다니면 괜찮을건데 사장이 욕심을 부렸다
식사했으니 팀바둑 한판 하잔다
난 다시 김회장과 두었다
이번은 백으로
초반 공방에서 우세를 잡아 그대로 밀어 부쳤다
한번도 역전을 허락하지 않고 끝내기 들어서니 돌을 거둔다
그래 이렇게 두는게 내 바둑이지
작은형님 전화
비피해는 없었냐고
심혈관계통을 점검해 보려면 21세기 병원에 가서 해보란다
거기 내과 담당 정샘이 심혈관 계통을 아주 잘 본단다
아마 예약하지 않고도 쉽게 가서 할 수 있을 거란다
그도 참고할 일이다
승훈동생이 와서 막걸리나 한잔 하자고
나야 좋지
시골곰탕에 가서 막걸리 한잔
승훈동생도 바둑을 다시 두고 싶다며 언제 가르쳐 달란다
나에게 두세점으로 들어오면 둘만한 바둑
자기가 제일 미약하게 느끼는 건 전투라며 자기가 볼 땐 우리 바둑회원중 내가 전투를 제일 잘하는 것같다고
또 내가 바둑을 넓게 운용해 가는 것 같아 한수 배우고 싶단다
언제 시간나면 같이 두어보자고
바둑휴게서에 오니 조사장이 아직 들어가지 않았다
그럼 막걸리나 한잔 더 하자고
조사장과 또 한잔 마셨다
이래저래 술만 몽땅
조사장이 한판만 더 두잔다
오늘 바둑 맛이 들었나?
술은 마셨지만 좀더 신중하게 두어나갔다
중앙 공방에서 흑진을 깨고 백이 살아와 버리니 더 둘 곳 없다며 투석
술은 마셨지만 내가 살아가는 수를 정확히 보고 있었다
벌써 아홉시
한판 더 두자는 것을
난 안되겠다며 일어섰다
넘 오래 놀았다
비는 계속
언제나 그칠까?
집에 오자마자 툭 떨어져 버렸다
똑똑똑 낙숫물소리
님이여!
오늘도 종일 비소식
야외활동 절제하시고 비 대비 잘하시면서
날씬 흐리지만 마음만은 활기찬 하루 만들어 가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