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란의 시리아전, 이 모든 것은 AFC - 대한민국대표팀 - 시리아대표팀의 합작품이다.
오늘 2016년 9월 6일, 대한민국 국민들의 혼란에 빠트린 엄청난 축구경기가 말레이시아에서 열렸다. 피파랭킹 48위 대한민국이 피파랭킹 108위에 빛나는 시리아대표팀을 상대로 0 대 0 무승부를 거뒀기 때문이다.
역사에 남을 이 경기는 시리아가 내전으로 인해 홈경기 개최가 불가해지면서 일어났다. AFC는 이 경기를 처음엔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 치르려고 했다. 하지만 이곳도 안전상의 문제로 경기장을 바꾸게 됨에 따라 대한민국과 인접한 중국의 마카오로 변경이 되었다. 그러나 마카오축구협회가 이 경기를 승인하지 않음에 따라 경기를 5일 앞두고 말레이시아 세렘반으로 극적으로 결정되었다. 하지만 이건 AFC의 행정적인 착오를 줄이기 위해 대한민국과 시리아를 희생시키는 상황으로 변해갔다. 특히, 대한민국은 원정팀의 입장이라 안타까움은 더 했다.
그런 법이 있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정도로 막무가내로 결정되는 경기장 변경과 그 밖의 상황들은 원정팀에 대한 심각한 결례라고 할 수 있다. 비행기 티켓을 전부 취소하고 숙소와 훈련장들을 다시 알아봐야 했다. AFC는 진정 최종예선이라는 시스템을 붕괴시키기 않을 작정이었다면 최소한 경기를 미루기라도 했어야 했다. AFC가 시리아의 홈 개최 문제로 손해 보기 싫어서 강행한 경기가 결과적으로는 최악의 스코어를 받아들이게 된 이유의 첫 단락이라고 할 수 있다.
시리아대표팀의 경기력과 그 팀의 골키퍼는 앞으로 두고두고 회자될 모습이었다. 상식적으로 90분의 정규시간 중 눈대중으로만 잡아도 20분 가까이 시간을 끄는 플레이를 하는 모습은 다분히 비정상적인 모습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경기는 경기장에 입장료를 내고 찾아온 관중에 대한 모독이자 축구에 대한 심각한 명예훼손이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다. 시리아의 골키퍼는 대단히 무례한 경기력이었기 때문에 할 말이 없다.
자국 국민들에게 희망을 안겨주겠다던 시리아대표팀의 침대축구는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분노를 안겨주었다. 0 대 0 무승부라는 결과가 어느 정도 수용할 수 있는 범위에서 나왔더라면 인정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경기는 수용범위를 벗어나도 한참을 벗어났다. 진정 이런 경기력을 가진 팀에서 월드컵 예선 출전권을 가져도 되는가 하는 부분은 앞으로 피파나 AFC에서 진지하게 논의를 해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대표팀은 자신들이 대표라는 이름에 걸맞은 실력과 마인드를 가졌는지 확인해보길 바란다. 만약 자신이 국가대표라는 타이틀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과감히 국가대표를 떠나길 바란다. 오늘 선수들이 보여준 경기력은 시리아의 침대축구를 비난 할 수 없을 정도의 수준이라고 말할 수 있다. 경기력이 올라올만하면 상대가 템포를 끊어서 어쩔 수 없었다와 같은 말을 할 거라면 당장 집어치우길 바란다. 가슴에 손을 얹고 이 경기를 어떤 마음으로 준비했는지 확인하길 바란다.
피파랭킹이 한참 낮다고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소홀히 한 것이 아닐까하는 우려가 지금 마음 깊숙한 곳에서 올라오고 있다. 중국전에도 그랬다. 오늘도 그랬다. 경기 중에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면서 뛰면 그리 무책임하고 수동적이고 아무런 희망조차 느낄 수 없는 경기를 할 수 있는지가 심각하게 궁금한 수준이다. 현재 주장을 맡은 기성용은 젊은 시절 “답답하면 네가 가서 뛰던지”라는 명언을 남기고 있다. 이 문장은 대표팀을 비난하는 사람들에 대한 방어막으로 쓰이고 있는데 나는 이런 말을 남기고 싶다. “너는 씨발 지금 답답하지도 않냐”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면서 20명만 뽑았다. 경기장 변경문제로 뽑았던 석현준의 합류가 불발되었기 때문에 시리아전은 19명으로 치를 뻔했지만 언론과 팬들의 성화에 공격수 황의조를 대체발탁해서 20명으로 맞췄다. 오늘 경기 결과는 감독의 오만한 결정이 낳은 사건이라고도 본다. 전술적으로 뛰어난 감독도 아닌 슈틸리케 감독이 소수인원으로 다양한 찬스를 만들어낼 전략을 지녔냐는 물음에는 당연히 고개가 가로저어진다. 하지만 20명만 뽑아서 보여준 경기력은 어떤 경기력이었나. 스코어보드가 없었다면 빨간 유니폼이 대한민국인줄 알고 착각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선수들이 기어 다닌다. 중국전에도 기어 다녔고 오늘도 기어 다녔다. 그러나 공격을 위해 교체할 카드는 권창훈, 황희찬, 이재성이 전부다. 유럽에서 윙으로 뛰는 지동원을 최전방에 넣어서 경기를 치른다. 후반전만 되도 정신 못 차리고 기어 다닌다. 압박이라는 것을 전혀 하지 않아 팀에 오히려 마이너스 요인이 되고 있고 공격형 미드필더가 잡은 찬스에서도 움직이지 않아 공을 줄 수가 없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교체카드를 쓴다. 황의조가 합류했지만 함께 훈련한 시간이 짧아서 넣지 않는다. 그래서 구자철을 빼고 황희찬을 넣는다. 성인무대에선 검증이 덜 된 선수다. 뛰지도 않는 지동원은 90분 풀타임이다. 황희찬은 어리다. 혼자서 무언가를 하긴 부족하다. 그런데 부상에서 회복이 덜된 권창훈이 들어온다. 마이너스다.. 교체카드 하나는 아예 쓰질 않는다. 도무지 이 감독은 무슨 생각인지 알 수가 없다. 디렉터를 뽑아온 건지, 감독을 뽑아온 건지 도무지 모르겠다.
명단은 23명을 뽑아야 경기에 따라 적절히 선수를 사용하고 자체연습에서도 서로 경기를 하면서 손발을 맞추거나 할 수가 있다. 필드플레이어 20명에 키퍼 3명이 뽑히니까 말이다. 근데 전체 20명은 자체 연습게임도 소화하지 못한다. 그리고 멤버가 적으면 경쟁도 적다. 선수들의 플레이가 안일하고 부족하면 바꿔주려고 해도 선수가 없다. 그게 무슨 배려인가. 뽑히지 못하는 선수가 먼 곳을 오가며 체력소비를 하게 될까봐 뽑지 않는다는 말은 두 번 다시 듣고 싶지 않은 말이다.
냉정하게 대한민국이 아시아에서 최고라고 자부할 수 있는 축구팀인가. 나는 아니라고 본다. 약팀에게는 대량득점을 할 수 있어야하고, 강팀에게도 견줄 수 있는 경쟁력이 있어야 최고가 되는 거라 생각한다. 현재 대표팀은 절대 최고가 아니다.
슈틸리케의 선수기용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진심으로 클럽 팀도 아닌 대표팀에서 선수들의 포지션변화를 요구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장현수의 풀백기용은 전혀 위력도 없고, 수비안정화에 기여하는 부분이 없다. 선수를 활용하고 싶으면 전술을 다양하게 하면 될 일이지 왜 선수들 고생시켜서 욕을 먹게 하는 건지 이해하기 어렵다.
전반 20분만 봐도 대강 상대의 스타일이 다 보이는데 그것조차 대응하지 못하는 코치진들은 진심으로 반성했으면 좋겠다. 또 부분전술을 다양하게 해서 경기에 임했으면 좋겠다. 코너킥이나 프리킥 찰 때 벽도 못 넘기는 선수들 보면서 훈련장에선 도대체 무엇 하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든다. 문전 앞까지 열심히 가서 페널티박스 앞에서 기회를 잡아도 기대가 전혀 되질 않는다. 벽이라도 넘겨야 뭐라도 할 텐데 다 걸리고 앉아있으니.. 코너킥도 마찬가지다. 완급조절이 되질 않는 건가.
마지막으로 JTBC에게 하고 싶은 말인데 인간적으로 축구를 독점중계 할 계획이었으면 저문 해설가와 선출 해설가를 같이 붙여서 MBC 모델로 가야지 왜 선수 두 명 붙여서 진행도 안 되고 재마도 없고.. 감동도 없고.. 카메라만 풀 세팅하면 무엇을 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그리고 네이버는 왜 축구중계권을 안사서 온라인 시청자들을 힘들고 귀찮게 하는 거냐. 국대 중계권이 너무 비싸서 그런가..
* 스트레스 받아서 그냥 써봤습니다. 경기를 보며 쌓인 화가 해소되네요. 중간에 욕설이 조금 포함되어 있을 수도 있는데 흥분해서 그러는 걸로.. 저는 한국축구 너무 사랑합니다. 그래서 경기가 이런식으로 되어도 풀타임을 다 보게 되는 자신을 컨트롤 할 수가 없네요.
글은 자료를 찾고 이런게 아니라 단순히 뉴스 기사를 봤던 내용을 머리속에서 떠오르는 대로 작성한거라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을 수 있고, 제 생각이 많이 투영된 글이라 보시다가 뭔 X소리야 라고 하실 수도 있습니다.
첫댓글 해설 솔직히 실망스러움.이천수 유상철 둘 다. 중계에 비해 해설이 못받쳐줌
선출 해설위원이 전부 이영표처럼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영입한건지.. 둘다 해설에 있어서 경력이 얼마없는데 최종예선이라는 큰 무대를 두고 이런 구성은 실망스럽습니다.
@가슴에별을달자 저도 갈꺼면 이 방식이 맞다고 봅니다.
축알못 입장에서 이영표해설 들으면 뭔가 왠지모르게 우리나라가 12:11로 싸우는듯한 든든한느낌이듬
구석구석 어떻게해야한다 구체적으로 자세히 설명해주니
갠적으로는 가장 좋은해설같음 한준희 장지현은국대안하니 제외하고
영표형님이 너무 잘하시는 바람에 방송계에 있으신 분들이 다 그렇게 될꺼라 착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이천수, 유상철 위원의 해설은 슛슛의 허정무 해설위원보다 떨어지는 느낌이에요. 허정무 해설이 슛을 남발하긴 해도 경기의 진행이나 상황에 대한 설명이 같이 되는데 이번 분들은.. 해설이 귀에 안들어와요.
잘읽었습니다 글잘쓰시네요
아닙니다. 읽어주셔서 고마울따름이죠.
삭제된 댓글 입니다.
차범근-배성재 콤비는 정말 든든한 느낌이죠. 이영표 해설은 캐스터만 잘 만났으면 더 빛났을텐데 아쉽죠.
이 글은 락싸와 알싸를 통틀어 내가 본 최고의 명문이었다. 심지어 기성용 부분에서 시발 너는 답답하지도 않냐?는 유머 감각까지 갖추었음.
게다가 닉네임까지 완벽함...
오우 극찬을 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답답한 심정 제가 쓰면 욕만 쓸텐데 차분히 입장 대변해주신거 같아 개사이다네요 ㅋㅋ
정말 한국축구를 사랑하는 팬으로서 이번 결과는 아쉽지만 다음 경기에선 꼭 승리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후우
깔끔한 정리네요. 격식갖춘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고 사이다 마신 느낌임.
저는 매너 좋으신 손님분께 극찬을 받은 쉐프의 느낌이네요~
솔직히 아차 하다 질 수도 있었던 경기, 아직까지 빡치네요
저도 어젠 잠도 잘 안오더라구요~ 극단적으로는 국대축구는 끊어야하나 싶던데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