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홀대론'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시절 겪었던 '호남 홀대론'에 이어, 이제는 '중국 홀대론'에 시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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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혼밥'이 홀대?…무리수='혼밥'이 중국 측 홀대의 증거라는 주장의 중심에는 문 대통령이 중국에서 10끼 중 2끼만 중국 지도부와 식사를 했다는 사실이 있다. 실제 문 대통령은 14일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만찬, 16일 천민얼 충칭시 당서기와 오찬을 가졌다. 두 일정 외에 중국 측 인사와 식사 자리는 없었다.
과거 사례를 보면 문제가 있는 수준은 아니다. 2013년 6월 박근혜 전 대통령도 문 대통령과 같은 3박4일 일정의 국빈방중을 했는데 중국 지도부와 식사는 3차례(시진핑·리커창·자오정융)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문 대통령처럼 '혼밥'을 하거나 교민·경제인들과 식사했다. 문 대통령의 경우 박 전 대통령에 비해 리커창 총리와 식사자리 하나를 마련하지 못한 셈이다.
중국의 '2인자' 리 총리와의 식사자리를 세팅하지 못한 게 큰 일이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문 대통령은 이번 방중에서 리 총리와 별도 회담을 가졌다. 회담시간은 기존 예상(40분) 대비 20분 늘어난 60분에 달했다. 리 총리로부터 '사드 보복' 해제 조치를 이끌어 내는데 성공했다. 회담이 빈 손에 그쳤으면 식사 자리를 마련하지 못한 게 '홀대'의 근거가 될 수 있지만, 회담은 내용적으로 부족한 게 없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불과 한 달전 필리핀 마닐라에서 리 총리와 만났었다. 두 달 연속으로 회담이 성사된 상황이었던 셈이다.
오히려 문 대통령은 시 주석의 최측근인 천민얼 충칭시 당서기와 식사를 하는 등 내실을 꾀하기도 했다. 리 총리는 중국의 '2인자'이지만 시 주석 체제에서 급격하게 영향력이 줄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반면 천 당서기는 '포스트 시진핑' 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박 전 대통령이 식사자리를 가졌던 자오정융 전 산시성 서기와 비교해도 그 위상이 분명 높다 할 수 있다.
문 대통령 '혼밥'의 또 다른 사례로는 지난 14일 베이징 서민 식당에서의 식사가 꼽힌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중국까지 불려가서 동네 식당에서 두 끼 연속으로 혼밥이나 먹고 있다"고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하지만 해당 일정의 경우 문 대통령과 청와대가 심혈을 기울여 '기획'한 일정이었다. 서민 식당에서 중국식 아침식사를 하며 중국인들의 정서에 '러브콜'을 보내기 위한 의도였다. '소프트파워'를 앞세운 외교 전략의 일종이었던 셈이다. 실제 현지에서 가장 문 대통령에 대한 반응이 좋았던 장면이기도 했다. 중국 주요 언론 및 포털에 중국식 식사를 하던 문 대통령의 모습이 도배가 되며 인기를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