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케이블·위성채널인 MBC-ESPN에서 방영되고 있는 ‘추억의 한국야구’가 장안의 화제다.
지난 1월 12일 첫회가 나간 뒤 매주 일요일 오후 9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방영되고 있는 ‘추억의 한국야구’가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MBC 이종도의 끝내기 만루홈런으로 태동한 프로야구 원년 개막전, 김재박의 개구리번트와 한대화의 결승 3점포가 터진 82년 세계야구선수권대회, 최종 7차전에서 유두열의 결승 3점포로 삼성을 침몰시킨 롯데의 84년 한국시리즈 등 팬들에게 잊을 수 없는 ‘그 때 그 시절’이 재생되면서 폭발적인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MBC-ESPN 측에 따르면 텍사스 박찬호의 시즌 중 등판경기와 맞먹는 높은 시청률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MBC-ESPN은 팬들의 전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84년 한국시리즈 1차전부터 7차전까지 모두 보여달라’, ‘재방송을 해달라’는 등의 주문전화가 폭주하기 때문.
프로그램이 끝나는 일요일 밤에는 MBC-ESPN 홈페이지(sports.imbc.com)뿐만 아니라 각 야구관련 홈페이지 게시판에 당시를 회상하는 글과 관전평 등 다양한 반응들이 올라오고 있다.
올드팬들은 기억 속에 남아 있던 아련한 향수를 떠올리고, 신세대들은 전설로만 듣던 장면들을 보면서 색다른 재미를 느끼고 있다. 야구인들에게도 인기다.
84년 롯데 감독이었던 강병철 전 SK 감독은 “당시 최동원이 7차전에도 등판할 수밖에 없었다. 임호균이 손가락 물집 때문에 나올 수 없었다. 최동원이 씩씩하게 던질 수 있다고 해서 밀어붙였다”면서 빛 바랜 ‘기억의 필름’을 되돌리기도 했다.
MBC-ESPN 제작팀의 이석재 PD는 “당시 필름이 너무 많이 훼손돼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예상보다 어려움이 많았다. 분실된 필름도 많아 무척 아쉽다. 밤샘작업을 하기 일쑤지만 그래도 팬들이 좋아하니 보람이 있다”며 흐뭇해했다.
‘추억의 한국야구’는 당초 주요경기 위주로 10부로 마감할 계획이었으나 팬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자 다양한 내용으로 구성해 계속 연장방영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