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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자(追跡者)-21
“제임스! 나는 엘리자벳이 습격받아 상해를 입었을 때 에드먼드의 집 앞에서 당신과 대화를 가지며 믿었네. 그것은 지금도 변함이 없어. 그런데, 왜?”
릭 경감은 다 탄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끄며 나를 바라봤다. 대답을 하란 의미었다. 그의 눈은 충혈되어 있었다. 아마도 깊은 잠을 가지지 못한 것이리라. 사소한 발견에서 다국적 복잡성을 띤 사건으로 발전하리라는 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으므로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그는 이사건이 해결되면 곧 리타이어하고 싶을 것이다. 경찰생활 중 가장 힘든 사건에 관여하여 책임을 지게되어 해결을 위한 노력으로 그동안 쌓은 내공을 다 퍼붓고 있었을 것이다. 그는 내공의 한계를 절감하기 전에 해결하고 싶을 것이다. 더 확장되는 것을 바라지도 않을 것이며, 또 다른 세력의 참여를 바라지도 않을 것이며, 사건의 새로운 확대도 바라지 않을 것이다.
“처음과는 달리 점점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어서 에드먼드와 저의 행동에 대한 오해를 하지 않길 바라서입니다.”
“보험에 들자는 거군요.”
케롤이 두 손바닥을 꽉 잡으며 웃었다. 경사를 제대로 달았다. 포커로 단 것은 아니었음이
틀림없었다. 나는 에드를 봤다. 그의 눈을 보았다. 그는 초조해 하고 있었다. 그는 그가 알고 있는 비밀을 털어내고 싶어 하였다. 그는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나는 피터앤잭슨을 하나 주고 불을 붙였다. 그는 이민랜딩을 한 후 곧 담배를 끊었다고 하였다. 맑은 공기와 평화로운 환경에서 더 오래 살고 싶었을까?
지금 그는 담배를 깊게 입안으로 빨아들인 후 짙은 연기를 내 뿜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내는 칼림교 신자였습니다. 살해 당하기 전에도 그들과 메일 교신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살해 될 줄은 예상도 못 하고 있었던 거지요. 옥빌 20948 도 그 집을 찍어 계획적으로 구입하였습니다. 사주를 받았다는 것이지요. 이미 짐작하고 있었겠지만, 그 집에 사건 해결의 열쇠가 있거나 적어도 그 집에서 부터 사건 발생의 시작이 되었다는 겁니다. 발견된 마미가 잠자던 악마를 깨운 것이지요. 제가 그 악마를 불렀던겁니다. 나는 하루 빨리 이 일이 종결되어 아내의 장례를 치르고 아이들과 새로운 생활을 하고 싶을 뿐입니다.”
그는 두려워하고 있었다. 장차 또 다른어떠한 일들이 벌어질 것인가에 대하여 걱정하며 그는 불안해하고 있었다. 능숙치 못한 영어에 심약한 내면이 드러나도록 더듬거리며 속의 침전물을 토해내듯 천천히 그러나 할 말은 다 했다. 케롤은 삼성 터치 폰 인스팅(instinct)에 정신 나간 듯 기록하고 있었다. 그녀는 애플 대신 삼성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었다. 삼성 휴대폰은 made in Korea 였다.캐나다에서는 지금 가격이 가장 높음에도 불구하고 젊은 사람들이 가장 가지고 싶어하는 휴대폰 1 위를 차지하고 있는 선망의 제품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20948 을 수색하지 않는 거죠?”
케롤이 인스팅을 상의 왼쪽 가슴 쪽에 부착되어 있는 가죽 케이스에 집어넣으며 물었다.
“수색영장 없이? 무슨 명목으로? 조경순 살해사건으로 이미 수색은 다 마쳤는데 다시 정밀
수색을 위하여 가택 수색영장을 청구하기에는 현재 무리고 힘들다는 것은 케롤이 더 잘 알잖는가.”
릭 경감이 고개를 돌려 나를 보며 말했다. 그리고는어깨를 들썩였다.
“경찰이 제복을 입은 채 영장 없이 들어가서 수색을 한다는 것은 어렵겠군요.”
두 사람이 약속한 듯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아니. 정확히 말하면, 내 입을 보고 있었다.
나는 담배를 깊이 빨아 연기를 입안에 모았다가 코로 입으로 다 뱄어 내었다.
“제임스. 당신! 흡연을 하지 않구먼. 약은 사람이야.”
릭은 배반당한 것 같이 놀라워하였다. 나는 다시 깊게 한 모금 연기를 입안에 가득 채워
허공에 코로 입으로 뿜어내었다. 이제 그들은 다시 침묵하고 있었다. 릭 경감이 침묵을 깼다.
“제임스! 절대 혼자서 행동하지 말고, 적어도 두 사람에게는 알려주길 바라네. 나는 당신을 적극 도울 것이네. 지금 당신의 움직임은 낱낱이 그들에게 알려지고 있을 것이네. 내 말을 이해하겠나?”
그는 앞서 가고 있다. 그는 이 일의 종결을 스스로 만들고 싶은 것이다. 이해한다. 처음부터 그랬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나는 튀어서는 안 된다. 내가 튀면 내 주위가 어지러워진다. 나는 프로펫셔널이고, 나는 그림자이다. 본체가 무엇이고 누구인가에 따라 그림자는 달라진다. 지금 내 그림자의 본체와 본질을 알고 있다. 눈물 꽃은 그림자일 때 자라고 꽃이 피어나는 것이다. 허허실실. 그렇게 살아왔다. 지금 내가 튈 이유가 없다. 가치가 꽃봉오리에서 꽃으로 피어날 때. 그때 눈부신 햇살 아래 나설 것이다. 눈물 꽃이 어떻게 자라 어떻게 꽃을 피우는지, 그때 말할 것이다.
“그들이라면, 무엇을 말하는 겁니까? 릭경감.”
릭경감은 다시 담배 연기를 깊게 들이마신 후 허공중으로 내뱉으며 케롤을 보고 고개를끄덕였다. 케롤라인 경사 곧 왼쪽 가슴 위 포켓에서 삼성 인스팅을 꺼내며 주위를 살핀 후 입을 열었다. 그들 둘은 정보를 공유하고 있었다. 보고 체계는 제대로 갖추어져 있었음이 틀림없었다.
“아크샤와 잉거스터를 포함한 레드플라워와 칼림교의 조직원 수십 명이 제임스. 당신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봐도 잘못이 없어요. 현재까지 그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어요. 그들은 당신이 옥빌 20948 의 비밀을 알고 있거나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사람으로 믿고 있어요.제 정보가 맞았어요?”
“그렇게 생각하고 믿고 싶을 겁니다. 몇 몇가지 대안을 실행하기 전까지는. 못 맞았습니다.
빗나갔습니다.”
릭 경감이 테이블로 허리를 가까이하며 바른 자세로 고쳐 않았다.
“몇 몇가지 대안이라면?”
“왜, 20948 인가? 어째서, 20948 인가? 언제부터, 20948 인가? 무엇이, 20948 에 접근하려 하고 있는가? 20948 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이러한 것들을 하나하나 밝혀내면서 밝혀지는 실상에 대한 가상 시나리오를 만들 수 있어야 해결 방법도 만들어 준비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기에는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에드먼드가 말했듯이 그들 중 한 조직은 20948 을 구입하려고 시도하였습니다.”
에드가 내 말의 진정성을 증명하였다.
“아내가 살해 당하기 전에 한 리얼토(realtor=공인중개업자) 로 부터 매매 제의를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구입한 구입가 보다 더 올려서 구입하겠다는 사람이 있다 하였습니다. 또한, 제가 납치되었을 때 그 조직이 저에게 그 집을 원하는 대로 지불할테니 팔라 하였습니다.”
“그들은 조경순이 그 집을 살 때까지는 그 집에 대한 어느 것도 몰랐을 수가 있습니다. 알았다면, 그 집을 구입하는 것을 방해하였을 테고, 먼저 그 집을 구입하였을 겁니다. 그 후 마미가 발견되어 신문에의하여 드러났을 때부터 그들도 그 집이었음을 생각하게 되었고, 은밀하게 확인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엘리자벳에 대한 경고성 협박과 조경순의 살해가 발생했습니다.”
케롤라인 경사가 인스팅의 메모를 보며 말했다.
“그 때쯤 해서 에드먼드의 납치가 시도되며 레드플라워의 움직임이 포착되었고, 칼림교의 깊숙한 관여도 감지되었다. 이 말이죠?”
케롤라인이 미소를 지으며 두 손을 하늘로 들어 올렸다 내렸다. 똑 부러졌다. 그래서 더 이쁘게 보였다. 릭 경감이 주먹을 쥐고 케롤에게 내밀었다. 케롤 경감이 그 주먹을 자기 주먹으로 가볍게 치며 동의에 고마움을 표했다. 아직 일렀다. 그러기에는…물론, 대체로 잘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직 아니었다. 휴대폰 벨이 울렸다. 타미였다.
“보스! 한국에서 친구가 찾아와 급한일로 보스를 만나야 한다기에 휴대폰 번호를 알려줬습니다.”
“일요일인데, 일하고 있는 거야? 그곳으로 찾아왔었어?”
“오후 4 시부터 라져스 썬터에서 미국 뉴욕의 월가 거물 큰 손들이 이곳 은행 경영자들과 모임을 가집니다. 그때까지 일 좀 해달라고 해서 린다와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그 사람은 조금 전에 왔습니다. 급한 일이라서 이곳에 혹시 전화번호가 있을까 해서 왔다고 하였습니다. 이름은 원스타 강이라 하였습니다. 저희가 일한 것은 내일 보스께 보고하려 했습니다. 잘 못하지 않았길바랍니다.”
“타미. 잘했어. 좋아. 그 외는? 미스터 강에 대한 외견을 말해봐.”
“그 외 다른 일은 없습니다. 미스터 강은 저보다 좀 크고 보스 보다 조금 작은 것 같았습니다. 보스보다는 좀 페트한 것같고, 안경을 쓰고 있었습니다. 나이는 40 대 중반에서 후반 정도이었습니다. 이것은 린다와 의견이 같습니다. 앞으로는 어떻게 할까요?”
대체로 잘하고 있었다. 타미는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명문대 출신이다. 그는 화학을 전공했다 하였으며, 일과 나에 대하여 충실하였다. 학습력이 뛰어났다. 지키라고 한 것들과 하여야 하는 것들을 잘하고 있었다.
나는 한 장 더 메모를 정리하여 그 종이를 테이블 위로 릭 경감에게 밀어 보냈다. 그는 그 메모를 한번 보고는 케롤에게 넘겨주었다. 그도 역시 잘돌아갔다. 출입국에 확인해 볼 것이다. 나는 다시 한번 그에게 기억시켰다.
“그 사람 이름은 강지후 또는 강일성 일 것입니다. 더 상세한 정보를 가지게 되면 바로 저에게도 알려주십시오.”
그는 미소를 지었다. 그 정도 호흡은 맞아야 일을 할 수 있잖겠는가.
“이 일이 끝나면 당신이 말하는 그 내공이라는 것 나도 좀 배웁시다. 약속한 겁니다!”
그 역시 지금 한발 앞서 가고 있었다. 내 한 치 앞을 어떻게 간단하게 확언해 줄 수 있겠는가.
주문한 커피와 더블치즈 햄 그리고 야채가 듬뿍 든 버거가 나왔다. 각자 개성이 다른 네 명이 이 더블 치즈버거로 의견 일치를 가졌다. 참 특이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