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비판의식
생물학을 전공한 최재천교수는 읽기 편한 과학교양의 저자로도 유명하다.
그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책은
동물들의 삶을 통해 우리 인간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글들로 이루어져 있다.
신문 등 언론매체에 연재되었던 글들을 모아 놓은 책으로,
기술할 당시의 시사적인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의 사회상과 맞지 않는 내용도 있고, 철지난 비판이 있기도 한다.
그런 것에 대해 비난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정도 감안하면서 읽으면 되고, 당시의 일들을 회상하는 기회마저 되니까 말이다.
시대에 비판정신을 칭찬할 만하다.
자연계열을 연구하는 학자도 당 시대를 사는 지식인으로
비판의 시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저 외곬으로 자신의 학문에만 전념하는 것도 지식인의 한 태도로 볼 수 있으나,
진정한 지식인은 행동하는 지식인이라고 생각한다.
최재천 교수의 책은 이번이 처음인데,
자연계열 지식인이면 그런 사회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계시는 것이 마음에 든다.
1. 지구의 주인
인간은 지구의 주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
지구에서 살고 있으니 엄염한 주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혼자만의 주인은 아니다.
지구에 살고 있는 생명체들이 지구의 주인이다.
엄밀하게 따지면 인간은 지구의 주인이라고 생색내기에는 많이 부족하다.
지구 탄생 46억년을 하루로 보았을 때
인류의 출현은 밤 11시 59분이 넘어서야 출현한 것이다.
지구의 역사로 보았을 때 인류가 걸어온 길은 순간이다.
그런데 그 순간을 살고 있는,
그리고 지금 행하고 있는 것으로 봐서는 곧 사라져서
지구의 역사에서 아주 짧은 순간동안 존재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류가
지구에 끼친 영향은 그 어느 종보다 크다.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서 지구를 만신창이로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서 다른 많은 생명체들을 멸종시켰다.
미래를 생각하지 못하고, 현재의 편의를 위해서 사는 인류에 대한 자연의 댓가는
그 어떤 종보다 빠른 멸종인 것이다.
최재천 교수는 말한다.
인류가 멸종되고,
또다른 생명체가 지구에 출현하게 되어 인류를 평가할 때
굵고 짧게 살다간 동물로 기록할 것이라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인류가 정신을 차리고 다른 생명체들과 더불어 사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2. 다른 눈으로 보라.
동물들이 예상치 못했던 일을 하거나
사람들 같은 행동을 보이고 하며
신기해 하며 TV 프로그램의 소재로 쓰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원숭이,침팬지 등 유인원들이 자주 TV 소재로 나오는 이유도 그런 이유이다.
이 원숭이, 침팬지들은 마치 사람처럼 도구도 사용하고,
해맑게 웃기도 하니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신기한 것이다.
동물이 별거 다 하네,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그건 오해이다.
동물들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의외로 똑똑하다.
동물들이나 인간이나 영혼을 가진 하나의 생명체이다.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그들도 사랑을 하고, 사회를 가지고 있고, 언어도 있다.
갈매기는 부부의 사이가 좋기는 하지만, 그들도 이혼이라는 것이 있다.
그리고 금슬 좋다는 원앙의 경우,
실제로 수컷의 바람기가 대단하다고 한다.
그들은 할 건 다 한다.
또, 개미나 꿀벌들은 우리보다 더 조직적인 사회를 가지고 있다.
벌꿀들은 꿀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려는 언어가 있다.
인간들의 조그마한 입으로 내는 그런 언어가 아니고,
온 몸으로 공중회전을 하며 알려주는 역동적인 언어이다.
지은이 최재천 교수는 학생들에게 꿀벌의 언어를 알려주고,
꿀벌의 춤을 해석하여 꿀의 위치를 맞추는 것으로 시험을 대신하기도 했다고 한다.
개미나 꿀벌 같은 종은 인류의 역사보다 훨씬 오래되었다.
그런 오랜 역사를 가진 그들이 언어가 있다는 것이 뭣이 신기한가?
이제 이런 동물들의 행동에 신기해 하지 말아야 한다.
3. 인류의 기원
인류의 기원은 아직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이다.
그러다보니 이 책을 보면서도 느낀 것인데,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말처럼
인류는 정말 지구의 생명체가 아니고 외계에서 불시착한 생명체인 것 같다.
지구의 환경에 이렇게 적응하지 못하는 동물이
과연 지구의 동물이냐 말이다.
남의 행성에 불시착해서 살게 되었으면
고맙게 살아야 할텐데...
굴러들어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는 꼴이니...
인간들이여~ 반성합시다.
4. 책 속에서
인간은 참으로 대단한 동물임을 부인할 수는 없으나
왠지 그리 오래 번성하진 못할 동물인 것 같다.
스스로 저지른 온갖 잘못 때문에 갈 길을 재촉하기 때문이다.
인간이 사라진 후 이 지구에 우리만큼 혹은
우리의 지능을 능가할 동물들이 나타나 지구의 역사를 정리한다면
그들은 과연 우리 인간이라는 존재를 인식할 것인가?
불과 몇 분도 채 못 살고 떠나버린 우리를 기억이나 할 것인가?
나는 그들이 우리를 기억하고도 남으리라 생각한다.
시간적으로는 흔적조차 남길 틈이 없었을 것 같지만,
지구 구석구석 저질러 놓은 잘못이 너무도 심각하여
짧고 굵게 살며 어지간히 말썽을 많이 부리고 가버린 동물로나 기록될 것 같다.
책제목 :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지은이 : 최재천
펴낸곳 : 효형출판
펴낸날 : 2001년 1월
독서기간: 2007.4.27 - 2007.4.30
페이지: 267 page
첫댓글 이번 책모임 책이라 연휴중 읽었네요..샘은..벌써 10년전에 읽으셨네요~역시~!그러실줄.ㅎㅎ 꾸준한 독서 존경스러워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