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우 충청북도 교육감의 핵심공약인 혁신학교, 일명 ‘행복씨앗학교’가 조금씩 정착되어 가고 있다. 교육과정에서 학생이 주체가 되는 행복씨앗학교가 학생 및 학부모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 행복씨앗학교는 환경 친화적 생태교육 도입, 자유 토론 방식 운영, 특히 중·고등학교에서는 두발과 복장 규정 완화, 상·벌점제 폐지, 학생들의 동아리 활성화 등 학생이 주인이 돼 스스로 결정하고 참여하는 방향으로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행복씨앗학교는 교사들의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참여를 기반으로 수업혁신, 교육과정 혁신을 통해 행복한 교육을 이끌어갈 공교육의 새로운 모델 학교를 말한다.
2015년 △청주 동화초 △청주 성화초 △충주 남산초 △제천 덕산초중 △영동 상촌초 △괴산 명덕초 △청주 미원중 △충주 칠금중 △옥천여중 △충주 국원고 등 10여학교가 행복씨앗학교로 선정된 이후 올해에는 10개교가 더 늘어나 현재 20개교에 이른다. 특히 행복씨앗학교 준비학교로 20개교가 지정, 2018년에는 40개교로 늘어날 전망이다.
도교육청은 행복씨앗학교를 자율학교로 지정하고, 매년 학교 규모에 따라 평균 4000만원의 운영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학교 여건에 따라 학급당 학생 수를 25명 내외로 조정하고 교무 및 행정 보조 인력을 우선 지원할 계획이다.
1년 6개월을 맞는 행복씨앗학교 현장에서는 실제 어떤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지, 또 교사들은 어떤 준비를 하고 학생과 학부모들의 반응은 어떤지 성화초등학교를 통해 알아본다.
스몰스쿨제 운영
2007년 12학급으로 개교한 성화초등학교는 2016년 현재 특수학급을 포함한 44학급의 거대학교로 성장했다. 2015년 행복씨앗학교로 지정된 성화초등학교는 다른 행복씨앗학교에 비해 규모가 큰 학교로 당시 많은 우려와 걱정이 있었다. 하지만 스몰스쿨제 운영과 환경 친화적 생태교육 도입, 누구든 자기 의사를 밝히며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자유 토론 방식을 과감히 운영해 큰 학교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모범적인 혁신학교로 꼽히고 있다.
스몰스쿨제란 학교안의 작은 학교를 말하는 것으로 각 학년별로 1스쿨에서 6스쿨까지 구성되어, 학년별로 자율성 있게 학생중심의 교육과정을 실현한다. 각 학년 별로 스쿨장을 선출해서 학생중심의 교육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것. 잘 배울 수 있는 환경을 위해 학생 수를 25명 내외로 줄이고 업무지원팀을 조직하여 교사가 학생들의 지도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질 높은 배움을 위해 전담 교사들 간의 교육과정과, 수업 협의를 하고 각 스쿨별로 지원을 하고 있다. 이순화 교사는 “학년별로 다양한 체험학습을 운영하고 있다”며 “학년별로 교사들의 모임과 회의를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즐거운 배움
성화초등학교가 추구하는 인간상은 한마디로 ‘배움과 나눔으로 함께 성장하는 성화어린이’다. 즉 ‘즐겁게 배우고 따뜻한 마음으로 나눌 줄 알며 더불어 살아갈 줄 아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사실 이는 모든 학교에서 추구하는 인간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성화초등학교에서 이를 실천하는 방법은 특별하다.
우선 성화초 교사들은 즐거운 배움과 깊이 있는 교육을 위해 성장발달에 맞는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있다. 이순화 교사는 “아이들 환경이나 수준에 맞춰서 즐겁게 배우고 활동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과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수업에서 벗어나 교사와 학생간의 대화와 협력을 통한 배움으로 바꾸어가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 수업방식도 토론과 토의, 실험, 탐구, 체험, 프로젝트 등을 시도한다. 여러 교과가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통합 수업을 하기도 한다. 지역과 협력하여 마을이 공부의 장이 되고, 배움의 결과가 마을로 투입되는 배움 중심의 수업을 지향하고 있다. 실제 지난 4월 3학년 학생들은 성안길에서 수업을 진행, 내고장 청주에 대해 깊이 있는 공부를 했다.
평가방법에 있어서도 일반 학교와 확연한 차이를 두고 있다. 일종의 과정 중심 평가, 수업을 통한 평가를 하고 있다. 성화초는 지난해부터 중간, 기말고사를 없앴는데 평가는 교육과정 중에 보고서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장래필 교장은 “시험을 없애서 아이들이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사고의 수준이 높아지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면서 기쁨을 느끼는 차원 높은 평가가 되도록 변화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성화초등학교는 환경 친화적 생태교육을 학교 특색활동으로 실시하고 있다. 맹꽁이 생태문화관과 산림청 국유림관리소와 MOU를 체결하고 학생들에게 책에서만 보던 논농사와 벼농사도 직접 해보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산림청 국유림관리소와 MOU 체결로 매달 1회씩 숲해설가와 함께하는 숲 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학생다모임(학생자치) 활성화를 통해 민주시민이 갖춰야 할 소양을 배운다. 학생들은 스스로 작은 일이지만 의견을 모으고 결정된 의견에 따르며 불필요한 부분을 개선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동아리활동으로 꿈과 자존감을 높이는 활동도 하고 있는데 학생들은 매달 마지막 금요일마다 ‘꿈끼 발표회’를 연다. 특별한 형식은 없고 20분 동안 진행되는 꿈끼 발표회에서 학생들은 말 그대로 자신의 끼를 발표한다. 춤을 춰도, 노래를 불러도 좋다. 함께 응원해주고 즐기면 된다.
날마다 행복한 성화초
많은 우려와 걱정 속에 진행된 행복씨앗학교. 성화초등학교는 큰 학교이다 보니 사실 다양한 의견으로 인한 충돌과 이견도 많았고 정착되지 않은 제도 속에서 혼란도 있었다.
하지만 행복씨앗학교 1년 6개월을 맞은 현재 성화초등학교의 행복씨앗학교 성적표는 꽤 괜찮다. 최근 학부모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행복씨앗학교 만족도를 묻는 설문에서 학부모는 80%, 학생은 86%, 교사들은 80%가 긍정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큰 폭으로 향상된 수치다. 이순화 교사는 “어려움은 있었지만 아이들이 행복하다고 하니 뿌듯하고 힘이 난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이어 “교육활동에 필요 없는 것은 삭제하고 필요한 것은 과감히 도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교사들은 학년별로 수시로 모임을 갖고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공부한다”고 강조했다.
첫댓글 평가방법에 있어서도 일반 학교와 확연한 차이를 두고 있다. 일종의 과정 중심 평가, 수업을 통한 평가를 하고 있다. 성화초는 지난해부터 중간, 기말고사를 없앴는데 평가는 교육과정 중에 보고서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장래필 교장은 “시험을 없애서 아이들이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사고의 수준이 높아지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면서 기쁨을 느끼는 차원 높은 평가가 되도록 변화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