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면 청보리로 유명한 가파도올레....
이맘때 가파도를 일컫는 말....가파도에 가면 가파도와 나만있더라....
정말이지 딱 맞는 말이었다....나와 섬만 있더라...
그러나....20여분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 섬속의 섬에 도착해 바라다본 제주는 또다른 모습으로 거기 있더라.
이런 풍경 만으로도 5월의 청보리는 말끔히 잊어버릴만 했다.
이런 풍경만으로도 가파도는 충분히 한번쯤 와볼만했던 곳이라고 ...스스로 대견해 하기^^
바다를 건너와서도 보이는 산방산....하루 종일 산방산을 달고산다 ^^
올레길을 정비중이라 여기저기 심란스러운 풍경이 이어진다....다른 올레에 비하면 그 맛이 심심하기 이를데없지만
한바퀴 도는데 한시간여 걸리는 섬을 느긋하게 걸으며 제주본섬과 마라도를 두루두루 시야에 두는것도 재미난 경험이었다.
이짝으로 눈을 들어보면 제주 산방산이 ...또 저짝으로 눈을 들어보면 마라도가 한눈에...이런 경치가 어디있겠어^^
커다란 고인돌들이 밭가운데 무심하게 툭툭 자리를 잡고있다....그 옛날에도 이곳에 사람이 살았단 흔적...
무시하지 말자....가파도를 ^^
제주의 풍경중 거의 미치게 좋아하는 것중 하나...저멀리 보이는 돌담의 숭숭뚫린 구멍들...뭘로 설명할거야...이 벅차오르는 사랑스러움을....
이 길을 걷는데 갑자기 오즈의 마법사가 생각났다....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황금벽돌길....
물론...황금색은 아니지만...이런들 어떠하리...저런들 어떠하리....^^
오래된 돌담이 정겹네 하며 ...무심코 사진을 찍고 돌아섰다가 벌떼에 놀라 돌아가시는줄 알았다.
이름은 모르나 돌담에 잔뜩 엉켜있는 식물의 꽃에는 꿀이 많은가보더라....엄청난 양의 벌들이 몰려있는걸 모르고 무심코 다가갔다가 벌집될뻔했다....으이구...무시라...지금생각해도 무섭네^^ 벌들이 윙윙대는 소리가 아직도 들리는것 같다...가파도 가시는 분들...벌떼 조심^^
작은 섬이라 무시하지 말자....있을건 다있다...어엿한 절도 있다...커다란 석불도 계시더라...
벽화를 보고 아무도 없는데 퍼포먼스나 해볼까? 하고....
나도 저 벽화속 사람들처럼 만세부르며 사진찍으려 했는데 어디선가...불쑥...동네분이 나타나셔서 ....
뻘쭘하니...어정쩡하게 사진을 찍고 말았다는....ㅡ.ㅡ
11월 늦가을 햇살이 점점 사위어간다....가파도에 도착한게 2시 20분...다시 모슬포로 돌아가는 배를 타야할 시간이 4시 20분...두시간여를 작은 섬에서 보냈다.
볼것도, 걷는 재미도 심심하니 덤덤한곳이지만...색다른 재미를 주는 곳...가파도...꼭 가보길 강추!!!
모슬포로 돌아와 광주에 방어회를(큰거 한마리 2만5천원- 성인 4~5명이 먹을수 있단다..우왕 싸다)
택배로 보내놓고 산방산탄산온천 게스트 하우스에 전화를 걸었다.
레이지박스로 돌아갈까도 생각했는데 다른 게스트하우스는 분위기가 어떤지 보고싶어 숙박이 가능하냐 물었더니 혹시 빨간 옷 입고 계시냐 묻는다...@@
어떻게 아시냐 했더니 픽업차량이 내 바로 뒤에 서있었던거다...다른 올레꾼을 픽업왔다가 내 전화를 받았단다..^^
하룻밤에 2만원...방음엔 취약한 곳이지만 산방산탄산온천 이용권을 두장 준다...저녁과 아침에 쓰면 된다.
탄산온천은 정말 강추~강추~ 야외온천은 3천원을 더내야 할수가 있다는데 밤이 너무 늦어서 다음 기회로~
저녁은 1만원 내고 바베큐파티를 신청했다.
충주에서온 닭키우는 26살 총각, 과거에는 문경살았으나 현재에는 서울사는 제약회사 다니는 생물학도 출신 26세 처녀, IT하는 사람과는 절대로 결혼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던 나랑 동갑이라던 친구사이 아저씨 둘...그리고 팔자편한 나 이렇게 다섯이서 즐겁고 재미난 여행이야기와 인생이야기를 나누며 시간 가는줄 모르고 한라산 소주를 4명이나 마시며 즐거운 저녁시간을 보냈다....
여행의 재미는 이렇게 사람을 만나는 거다....지금생각해보니 통성명도 없이 그냥 고향을 이름삼아 부르며 즐겁게 이야기를 나눴는데...그 양반들...이제 다들 생업으로 돌아가 또다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겠지?
인연이 닿는다면 다시 한번 만나 이번엔 내가 한라산 소주를 5병쯤 사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