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파로 너울이 진 한겨울의 동해바다에 다녀 왔습니다.
영하 8도의 날씨에 대구 지깅낚시를 위해 낚시경력 10년 이상의
제정신이 아닌 선수들을 모집해서... 강릉 안목항에서 도전을 했습니다...
원래는 집사람을 동행할까 했는데, 거의 폭풍주의보 수준의 파도 예보를 보고,
이건 고생 정도로 끝날 상황이 아니라는 판단에 선수를 교체했지요...ㅎㅎ
그동안 계속된 영하의 추위와 북동풍으로 동해 온 바다가 너울파도로
뒤덮힌 안목항에서 출항을 했는데... 우리가 추우면 대구도 추위를 타는지
몇시간 동안 헤매도 한마리도 얼굴을 보지 못했습니다.
제 낚시경력상 이렇게 완벽하게 꽝을 친 조행은 없었습니다.ㅎㅎ
<저멀리 남쪽의 정동진 곳부리 너머로 아침해가 떠올랐습니다.>
<아주 더럽게 바람이 불고 파도가 거친 바다상태를 황파라고 합니다. 멀리 강릉이 보입니다>
<후배님의 맞바람과의 파이팅...다들 얼어 죽는 줄 알았습니다.ㅎㅎ>
바다 한가운데서 온 몸으로 받는 겨울 삭풍은
따뜻한 아랫목이 얼마나 좋은지 저절로 생각나게 합니다.
원래 6시간 계획으로 출항을 했다가 3시간만에 도저히 바람과 황파에 지고
철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철수후 선창가 천막 어창에 모여 오징어 회를 먹는데
너울파도에 지친 탓인지 땅이 이렇게 안정적인지 감동적이었습니다.ㅎㅎ
오징어 회를 먹고 나서 몇시간 동안 언 몸을 남항진항의 삼식이 매운탕으로 녹이기로 했습니다.
참, 삼식이는 외지사람들 이름이고 현지에서는 물메기탕으로 부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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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의 남항진해수욕장 풍경입니다.
황파를 무릅쓰고 동해로 간 우리 팀도 제정신이 아닙니다만,
바다라서 체감온도는 영하 10도를 훌쩍넘는 추위에서
바닷가에 설 수있는 용감한 현지 꾼들 모습이 부럽습니다.
가서 뭘 잡는가 물어보니 숭어가 잘 나온 답니다.
집에서 쉬다가 한곱뿌 생각나면 나와서 한마리 잡아가지고 가서
숭어회에 한곱뿌하면 안주값이 많이 절약 될 것 같습니다.ㅎㅎ
숭어낚시는 주로 방파제에서 훌치기 낚시를 하는 모습을 많이 봐 왔는데
이곳에서는 던질낚시를 하더군요.
이곳은 강릉 남대천과 동해바다가 만나는 곳으로 사시사철 숭어가 나온다고 합니다.
이날도 파도가 엄청 높이 이는 데도 많은 꾼들이 물가에 섰습니다.
비록 주종목은 다르지만 저 분들의 마음을 십분 이해하는 선수 입장에서
일견 부럽기도 합니다. 우리도 배타지 말고 갯바위나 탈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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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항진 해수욕장의 아주 좋은 먹거리를 소개하겠습니다.
남항진 해수욕장 제일 안쪽, 그러니까 북쪽끝 남대천과 만나는 곳에
가건물이 보입니다. 간판은 아무 것도 없지만, 현지 미식가들과 선장들,
그리고 아시는 분만 단골로 찾는 포장마차(?) 식당입니다.
이곳 주 메뉴는 가자미 무침회와 삼식이 매운탕입니다 ...
제가 이곳을 찾았을때는 아쉽게도 며칠간 악천후로 출항을 못해서
삼식이가 떨어져서 가자미 무침회와 생태탕을 먹었습니다.
생태탕도 맛있었지만, 가자미 무침회가 백미였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가자미를 뼈채 썰어서 무침나물과 함께 무쳐서 먹습니다.
두껍게 썰면 뼈가 씹혀서 거북해 하시는 분이 있는데 이 집에서는 얇다랗게 썰어서
따로 양념된 무침나물과 함께 먹는데 싱겁게 느끼시는 분들은 초장을 더 곁들이면 됩니다.
<간판이 없어서 우리는 일명 빨간포장마차로 불렀습니다.ㅎㅎ>
<먹음직스러운 가자미 무침회입니다. 저는 조금 짜고 맵게 먹는 편이라 초장을 더 얹었습니다>
반찬도 깔끔하고 매운탕도 좋았습니다만, 삼식이가 아니라서 사진은 안찍었습니다.
<눈덮힌 대관령의 설경입니다. 강릉휴게소에서 찍었습니다.>
<끝>
첫댓글 가자미 무칩회, 가 눈에 쏘옥 들어 옵니다 빈빈 근성이 있나 봅니다. 맛있는 음식을 보면 침이 강물이 되어 흐릅니다 . 대관령 휴계소 설경이 그림 같습니다. 꽃삽 어딨지?
꽃삽님도 한번 가보십시요. 강릉비행장앞에 있는 남항진 해수욕장입니다. 다른 가자미회와는 달리 얇게 썰어서 전혀 부담없이 드실수 있습니다. 어제 추위에 꽁꽁 언 몸을 한곱뿌 소주와 가자미회로 녹였습니다.ㅎㅎ 한동안 엄청 추웠는데...곧 버들강아지가 필 것 같습니다. 감기조심하시고...밖에 다니실때 얼음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사진찍는 기술도 보통이 아니시지만.. 정동진에서 일출전 모습 넘 아름답군요.. 맛깔스럽게 설명또한 ...가자미 회무침이 입속에서 침이 고이는것 있죠? 겨울바다 잘 보았답니다...
감사합니다. 낚시꾼들은 언제나 일출을 보면서 움직입니다. 해뜨기 전 타임이 민물이든 바다든 피딩타임...그러니까 먹이활동을 가장 활발히 할 시간이라서 그 시간대를 맞춰서 물가에 설려니까 새벽에 많이 움직입니다. 동해쪽으로 가면 갈 때마다 새롭게 느껴집니다. 어제 뜬 해도 오늘 다시 뜨겠지만...보는 사람마다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보나님도 나중에 강릉가시면 꼭 들러보십시요. 실망하지 않으실 겁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오징어 회를 먹고 나서 몇시간 동안 언 몸을 남항진항의 삼식이 매운탕으로 녹이기로 했습니다." 현장의 박진감 넘치고 생생한 사진하며,감칠맛 나는 이야기에 무릅을 칩니다.
ㅎㅎ 말씀 감사합니다. 사실 엄청 추웠습니다. 낚시를 다니면서 많은 악천후를 만났는데 그 때마다 그 기상이 제일 나쁜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시간이 지나면 좋은 추억이 되어 상상속의 고생이 되더군요. 그리고...지금 이시간 내 상황이 또 최악의 상황이 됩니다. "지금 이 순간은 곧 지나갑니다."라는 말씀이 맞는것 같습니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도 곧 지나가고 보다 나은 상황이 됩니다. 반면 아무리 즐거운 시간도 곧 자나가고 보다 나쁜 상황이 되지요... 아마,제가 기억하기론 다윗왕과 관련된 금언이지요...? 임기석님의 관심과 격려에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