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여행을 하며 하와이 이민자들이 살던 지역을 지날 때면 가이드가 꼭 알려주면서
이민 역사를 설명하기도 한다
사탕수수밭에서 일하며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초기 이민자들의 애환은
여러 소설에서도 다뤄진다
조정래의 소설 태백산맥과 한강을 읽고 아리랑을 집어 들었다가 나의 인내심에 한계를 느껴 집어던지듯 포기한 경험이 있다
일제강점기의 우리나라사람들의 삶이 너무나 힘들고 일본인의 만행에 치가 떨리도록 화가 나서 더 이상 읽기가 싫었다
내 기억이 맞다면 하와이로 이민을 갔던 우리 동포들의 삶도 다루었던 기억이 있는데
참혹하기 이루 말할 수가 없게 표현되었다
우리가 갔던 새우 푸드트럭이 있는 곳도 우리 이민자들이 일하던 사탕수수농장이 많았었다고 한다
지금은 새우를 양식하는 곳으로 변해 수많은 새우 푸드트럭이 곳곳에 서 있다
바다에서 잡은 새우인 줄 알았는데 양식새우다
한글로 친절히 안내한 걸 보니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곳인가 보다
일본글자도 보인다
이곳 하와이엔 실제 일본인들이 많이 살고 있다고 한다
푸드트럭에서 먹는 갈릭새우 맛은 내 입맛에 잘 맞았다
우리와 함께 야외 벤치에 앉아 새우를 먹는 여행객 대부분이 한국인 신혼부부들이다
예쁘고 풋풋한 신혼부부들 보니 참 기분이 좋다
오늘 여행코스가 북적이는 와이키키와는 많이 떨어져 있는 곳이기에 가는 길도 한적하고
하와이의 자연을 제대로 느끼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가는 길에 보았던 고사리도 미루나무만큼 크고 생강은 반송나무만큼 크다
이곳의 나무는 다 크다
복고풍 마을 할레이바올드타운을 달리며 보이는 집들은 모두 고급스럽다
저 언덕 위의 하얀 집이
마이클잭슨인가 앨비스프레슬리의 별장이었다고 가이드가 알려줬는데 둘 중 누구인지 가물가물
아시는 분 댓글 달아주세요
각 나라의 영사관이 몰려있는 지역을 달릴 때, 태극기가 휘날리고 있는 대한민국 영사관 앞에서는
속도를 줄이는 가이드의 센스!
건물이 소박하여 작은 하와이 섬에 잘 어울린다
이제 우린 익숙한 로고 돌(Dole) 이 쓰여있는 건물 앞에 차를 세웠다
과일 가공업체 돌(Dole)이 파인애플 농장을 경영하는 곳이다
농장에 들어가 넓디넓은 파인애플밭을 거닐어보는 줄 알았다가 히잉~~~
샘플로 조성된 작은 밭에서 갖가지 색의 파인애플을 만날 수 있다
그래도 초록색 파인애플만 있는 줄 알았다가 놀래긴 했다
빨강색
보라색
연두색
분홍색
이렇게 다양한 파인애플이 있는 줄 오늘 처음 알았다
파인애플 꽃인가 보다 짐작해 본다
파인애플이 과일이니 당연히 꽃이 있어야 하겠지
긴 줄을 인내심 갖고 기다려 파인애플 아이스크림 하나 사 먹었다
양이 많아 셋이서 하나면 충분하다
하와이에서 꼭 먹어봐야 할 음식 리스트에 담겼다고 하니 꼭 먹어봐야지
쫀득쫀득한 식감이 이태리의 본젤라또를 먹는 느낌이다
이제 오늘의 마지막 코스인 와이켈레 프리미엄 아웃렛으로 향한다
가이드의 시간제안을 받을 때 우린 아웃렛에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아요 하며 큰소리 뻥뻥 치다가
다들 약속한 시간 안에 모이느라 헉헉대며 뛰어오다시피 했다
미국에 갈 때마다 아웃렛에서 하나 둘 가방이나 딸들 옷을 사 왔는데
이번엔 딱히 사고 싶은 게 없어 별 구매의욕이 일지 않았었다
두 친구는 손주옷을 고르기 위해 의욕적으로 매장을 들어선다
서로 사고 싶은 것을 1시간 내에 해결해야 하니 각자 흩어져 다니기로 하고 헤어졌다
슬슬 구경이나 할까 하는 기분으로 걷다가 에코 골프화매장을 발견하곤 눈이 반짝였다
50% +10%라고 적힌 커다란 안내문이 나를 자연스레 이끌었다
그래 태국에서 후줄근해진 골프화 바꿀 기회를 엿보고 있었는데 잘 되었지 하며 골프화를 고르기 시작한다
한국에서 1켤레 값으로 나와 남편 것 두 켤레를 샀다
신난다
아울러 포기하려 했던 스노클링을 하기로 맘먹고 래시가드 상의도 샀다
저렴한 가격이 아주 맘에 든다
헉헉대며 버스에 오르는 우릴 보고 가이드가 한마디 한다
거 봐요, 1시간이면 충분하다더니 그렇지 않죠?
"히히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같나요?"
오늘 저녁도 우리가 사 먹어야 한다
짠딸이 꼭 먹어봐야 한다는 포케로 정하고 잠깐 줄을 서서 기다렸다
'마구로 스폿'이라는 포케음식점인데 꽤 유명한가 보다
우린 참치포케 중 가장 단순한 맛으로 골랐다
소스를 막 뿌려대는 음식은 정말 싫거든요
포장해 와 룸에서 먹을까 하다 호텔 안에서 쓰레기 처리하기 싫어 야외 테이블에서 먹고 오기로 한다
간장을 살짝 뿌리니 심심하던 맛이 확 살아나며 먹기 좋다
싱싱한 참치맛에 비린 느낌 없이 잘 먹었다
룸에 들어와 발코니로 나가니 보름달이 둥두렷 떠 있다
와우~~~
바다에 닿은 달빛이 이렇게 아름답고 은은한 윤슬을 만들어 뿌려놓다니
배우 장미희가 보았다면 흥분된 목소리로 외쳤을 것이다
"아름다운 밤이에요"
온 도시가 고요해지는 늦은 밤이면 철썩철썩 파도소리가 내 베개까지 들어와 귀에 닿는다
파도소리 들으며 잠들면 얼마나 좋게요!
첫댓글 똑똑한 독자분이 앨비스 프레슬리 별장이었다고 톡을 보내왔네요. 고마워요